2026.05.22 · 금요일
낭월명리학당 一念卽是無量劫 -순간을 영원처럼
인연이 되셔서 고맙습니다
05.22 · 금
오주괘 →
소설적천수

[617] 제46장. 대미(大尾)/ 3.오행원의 강주(講主)는 채운(彩雲)

[617] 제46장. 대미(大尾)/ 3.오행원의 강주(講主)는 채운(彩雲)

[617] 제46장. 대미(大尾)

 

3. 오행원의 강주(講主)는 채운(彩雲)

===========================

 

조용한 나날이 지나갔다. 입동(立冬)이 얼마 남지 않은 계절에 새벽의 풍경은 서리가 내리고 초목은 시들어 가고 있는 초가을의 고요한 풍경을 보면서 고월을 떠올리고 혜암 스승님도 떠올렸다. 새벽의 고요함과 더불어 여러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는데 인기척이 느껴져서 돌아다보니 수경(水鏡)이었다.

“스승님 편히 쉬셨어요? 일찍 나오셨네요.”

“응, 수경이구나. 반가워. 후학들 지도하느라고 여전히 수고가 많지?”

수경은 규율을 담당하면서 대중들의 질서를 지키는 일을 맡았는데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너무 철저하게 수행하는 바람에 오행원은 항상 화기애애한 나날이 이어질 수가 있음을 우창도 잘 알고 있었다.

“수고는 아니죠. 수경도 즐거워서 하는 일인 걸요. 스승님을 뵈면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었는데 지금 드려도 될까요?”

“무슨 말이든 하시구려.”

“실은 채운(彩雲) 사매 말인데요.”

“그래 채운이 왜? 혹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지?”

“무슨 일이 있기는요. 너무 열심히 공부해서 탈이죠. 호호호~!”

우창은 그날 기문도사의 만남과 후에 그의 제자들이 몰려왔던 일이며 그중에 수경과 채운도 있었던 것이, 흡사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라서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채운의 공부는 잘되고 있는 거지?”

우창은 채운에게 무슨 일이 있는가 싶어서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동안 스승님께서 고월 스승님의 빈 자리를 채우시느라고 제자들 가르치기에 바쁘셨잖아요.”

“바쁘기야 하지만 그것도 내 일상이려니 하니까 괜찮아. 그런데 왜? 혹 채운에게 내 일을 좀 떠넘기려고?”

“어머, 어떻게 아셨어요? 그래서 의논을 드리려고요. 호호호~!”

“그래? 듣던 중에 반가운 말인걸. 어서 해 봐. 수경의 생각이 뭔지 갑자기 궁금하군. 하하하~!”

“실로 채운은 한참 물이 올랐거든요. 스승님께서 강의하셨던 『적천수(滴天髓)』를 채운에게 넘기셔도 잘하겠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스승님의 정신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는지 천부적으로 명석한 사람이 열정까지도 식을 줄을 모르니까 스승님을 좀 편안하게 해 드려도 되겠다는 생각을 요즘 했었죠.”

“오호! 그랬구나. 역시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은 수경밖에 없네.”

“물론, 다른 제자들도 다 훌륭해서 저마다 맡겨만 주면 멋지게 가르칠 수가 있겠지만 그 깊이 파고드는 맛은 역시 채운을 능가할 제자가 없어 보여서요. 스승님 생각에는 어떠신지요?”

“그랬구나.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렇다면 오늘 당장 시작해 볼까?”

“아니, 아무리 그래도 미리 스승님께서 시험을 보시고 나서 판단하셔야지요. 맡겨도 되겠다 싶으면 그렇게 하시고 아니면 아직 더 크도록 지켜주시면 되니까요.”

“그럴 필요 없어. 수경이 그렇게 봤다면 그게 맞으니까. 오늘 사시에 공표(公表)하도록 하지.”

“그러면 채운에게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아마도 무척 좋아하지 싶어요. 배우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르치는 것을 무척이나 하고 싶어하는 것을 수경은 잘 알거든요. 호호호~!”

 

대강당(大講堂)

오행원의 제자들이 모두 모여서 중대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창이 착석하자 모두 자리에 앉아서 무슨 일인가 하고 잔뜩 궁금해하고 있었다.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라고 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오늘부터 새로운 강주(講主)를 공포(公布)하려는 까닭입니다.”

우창의 말을 듣고서 대중들은 옆 사람과 수군거렸다. 그렇지 않아도 고월이 떠난 빈자리를 누군가 맡아야 한다는 말은 공공연히 돌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이제 그 자리를 맡을 사람이 결정된 것을 모두 기뻐하는 표정이었다.

“앞으로 적천수를 강의할 사람은 채운(彩雲) 진혜원(陳惠媛)입니다.”

우창에게서 채운이라는 이름이 호명되자 대중들은 우레같은 박수로 환영했다. 그만큼 모두에게 인정받았음은 물론이고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매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무슨 질문이든 명쾌하게 풀이해 주고 모르는 것은 밤을 새워서라도 같이 연구하는 모습에서 사도(師道)의 모범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채운 강주님 환영합니다~~~!!!!”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외치는 소리를 듣고서 우창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더 말이 필요 없다는 것을 알고는 앞에 앉아있던 채운에게 앞으로 나오라고 하고서 우창은 뒤로 물러나 앉았다. 채운은 약간 멋쩍은 표정을 잠시 짓고는 이내 당당한 모습으로 강주의 자리에 앉았다.

 


 

 

그 모습을 본 대중은 일제히 일어나서 스승에 대한 예로 삼배(三拜)를 하고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채운의 말을 기다렸다.

채운은 목이 마른지 물잔을 들어서 두어 모금 마시고서 목을 가다듬었다.

“고맙습니다. 실로 막중한 책임을 맡겨 주셔서 감당할 수나 있으려는지 자신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존경하는 스승님께서 분부하시니 두말없이 달게 받겠습니다. 하시(何時)라도 게으르지 않고 면학(勉學)하는 오행원이 되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꾸려 가고자 합니다. 부족함은 많겠으나 도반들이 허물을 짚어 주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잡도록 약속하겠습니다. 그리고 꼭 하고 싶은 말은 열심히 공부하자는 것이고, 만약에 스승님을 제외하고는 누구라도 공부의 분위기를 해친다고 생각이 되면 가차(假借)없이 출원(出院)시키도록 약속하겠습니다. 이것만 지켜주신다면 내일도 오늘처럼 학문의 탐구(探究)가 즐거운 오행원이 될 것이 틀림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럼 많은 협조와 협력을 부탁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합장하자 대중들은 다시 우레같은 박수로 환영했다. 회의를 마치고 모두 처소로 돌아가자, 수경이 채운에게 다가와서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어쩜,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이 거침없는 말을 하지? 정말 감탄스러운 취임사였다니까. 호호호~!”

“그런 말 말아. 내심 얼마나 떨렸는데. 아직도 다리가 후들거려.”

“그럴 만하지. 앞으로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되었으니까.”

“그래도 걱정은 안 해, 수경이 끝까지 도와줄 거니까. 호호호~!”

채운은 그제야 마음이 놓이는지 웃었다. 두 사람이 백차방으로 들어가자 모두 일제히 환영했다. 강당에서 환영하는 것과는 또 다른 훈훈함이 있었다. 특히 연화(緣和)가 채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항상 늦게까지 차를 마시며 학문을 연구하더니 이렇게 멋진 스승님이 되셨네. 정말 축하하고 앞으로 나도 더욱 열심히 공부할 테니 많이 가르쳐 줘요. 호호호~!”

저마다 찻잔을 들어서 축하했다. 한참 후에 진명과 춘매가 들어왔을 때는 수경과 채운이 조용히 앞으로 오행원을 꾸려 갈 방법을 의논하고 있었다. 그때 지객 담당이 염재를 찾는 것을 보고 진명이 물었다.

“무슨 일이지?”

“아, 어떤 남자분이 책임자를 찾는데 분위기가 좀.....”

“그래? 내가 나가 볼게.”

진명이 찾아왔다는 사람을 만나 보는 순간, 느낌이 싸~했다. 진명의 영감은 더욱 밝아져 있었다.

“안녕하세요. 어떤 일로 오셨는지 제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까 찾아온 방문자는 한 사람이 아니라 대여섯은 되어 보였다. 저만치에서 곁눈질로 진명을 훑어보고 있는 것이 사뭇 긴장감이 넘쳤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이 분명해 보였다. 조용히 남자를 바라보니 그가 거친 음성으로 말했다.

“실은 임원보라고 하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이 일은 매우 중대한 일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으면 크게 화를 당할 수가 있으므로 조금도 숨기지 말고 있는 그대로 말해 주셔야 합니다.”

“임원보라고 하셨어요? 음..... 그런 이름은 처음 들어 보는데...”

“이곳이 오행원 맞습니까?”

“그렇습니다만, 그런 이름을 쓰는 사람에 대해서는 잘.....”

“참, 그는 호를 고월이라고 쓴다고 들었습니다.”

“아, 고월 스승님의 이름이 임원보셨구나. 잠시 착각했습니다. 호호호~!”

그 남자는 웃고 있는 진명을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것을 알면서도 진명은 짐짓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좀 늦으셨네요. 고월 스승님은 이미 몇 달 전에 떠나셨거든요. 일찍 오셨으면 만났을 텐데 아쉽게 되었습니다.”

진명은 온화한 음성과 미소를 잃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서도 남자는 믿을 수가 없다는 듯이 진명의 속내를 읽어 내려고 째려보며 말이 없었다. 그래도 파악이 되지 않았는지 다시 물었다.

“어디로 갔는지는 알고 있습니까?”

“그야 당연히 알죠. 스승님의 스승님, 그러니까 사조(師祖)님의 명을 받들고 산동(山東)의 노산으로 가신다고 했습니다. 거하게 환송식도 해드렸는걸요.”

진명의 말을 듣고서도 미심쩍은지 의혹이 찬 눈초리는 거두지 않았다. 그 남자는 품을 뒤적이더니 어사(御史)의 패를 들이밀며 말했다.

“만에 하나라도 거짓이 있으면 관부에 끌려가서 진실을 말해야 할 테니 곱게 말할 적에 사실대로 고하시오. 지금 우리가 노산에서 오는 길인데 무슨 말도 되지 않는 허언을 하는 게요.”

실로 진명도 고월이 노산으로 갔다는 것밖에는 아는 것이 없었다. 자원이 비밀로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가 있는 것이기도 했다.

“아니, 도대체 스승님께 무슨 일이 생기신 건가요? 급한 일이라서 지체할 수가 없다고 하시면서 서둘러 가셨는데 노산에 안 계신다면 어디로 가신 걸까요? 제대로 확인하신 것은 맞겠지요?”

남자는 진명의 당당하고 거짓없는 표정과 말을 듣고서 없는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자. 고개를 까딱하고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진명은 사라진 곳을 바라보면서 얼떨떨했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가 된 다음이었다. 다시 백차방으로 돌아오니까 자원도 마침 백차방으로 들어오다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진명을 보고서 물었다.

“왜? 무슨 일이 있었어?”

“나 참 황당해서 그러지. 몇 명의 수상한 남자들이 찾아와서는 어사패를 내밀면서 고월 스승님의 행방을 대라고 하잖아.”

자원이 그 말에 내심 느끼는 바가 있어서 물었다.

“그래서?”

“그래서는 뭘 그래서야. 언니도 아시다시피 노산으로 벌써 몇 달 전에 떠나셨다고 할 밖에 달리 할 말이 있나.”

“맞아, 그러셨지. 그런데?”

“그런데 이상하긴 하네. 그들이 노산에서 내려왔다고 하니까 말이야. 스승님이 노산으로 가신 것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가셨나 싶기도 하고.”

진명의 말을 들으며 자원은 내심으로 미소를 짓고는 화제(話題)를 돌렸다.

“그런데, 스승님은 채운에게 강주의 자리를 넘기신 이유가 뭐래? 나 같이 뛰어난 석학(碩學)을 두고서 말이야. 이래도 되는 거야?”

자원의 불평섞인 말을 듣고서 진명이 배꼽이 빠지라고 웃었다.

“와하하하~! 언니, 말은 바로 하셔야지. 아이고 배야~ 호호호호~!”

“왜 말이 안 돼? 공부를 한 것만 해도 내가 더 오래 했고, 스승님을 모신 것으로 봐도 내가 훨씬 선배인 것은 분명하잖아?”

“그야 모르겠지만 언니가 뒤뜰에서 목검을 들고 허공을 가를 적에 채운 언니는 등불 아래에서 잠을 아껴가며 책을 읽은 것만은 분명해. 호호호~!”

“그런가? 그건 인정해야 하겠네. 호호호~!”

 

그 일이 있고 나서 모두의 기억 속에서 고월은 사라졌다. 그리고 채운의 열띤 강의로 후끈후끈한 오행원이 되어갔다. 그렇게 평온한 세월이 흘러서 순식간에 3년이 흘렀다.

 

세상은 바뀌어서 새로운 왕이 등극했다거나 역적들을 모두 찾아서 벌했다는 이야기들은 오행원 밖의 이야기일 따름이었다. 우창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이른 아침에 백차방에서 연화가 만들어 준 계피향 가득한 차를 마시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때였다. 백차방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은 다름아닌 고월이었다. 우창은 잊고 있었던 고월이 나타나자 반가움에 얼른 일어나서 손을 덥석 잡았다.

“아니, 이게 누군가? 어떻게 지냈는가? 무척 궁금했더니 잘 지냈구나. 이렇게 건강한 몸으로 다시 만나니 죽었던 사람이 환생한 듯이 반갑네. 하하하~!”

“그렇지? 소연이 덕에 도관에서 옥추경을 열심히 읽었더니 이제 나도 웬만한 귀신들은 부릴 수가 있게 되었다네. 오늘도 호법신들이 오행원에 가보자고 하는 바람에 나도 잊고 있었다가 문득 생각하게 되었지 뭔가. 하하하~!”

“그렇다면 이것이야말로 전화위복(轉禍爲福)이 아닌가?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은 어떻게 해도 좋은 일만 생기는 모양이구나. 축하하네. 하하하~!”

“옥추경이 꽤 재미있더라니까. 적천수 못지않더란 말이네.”

“그래? 그렇다면 우리 오행원의 제자들에게도 그것을 가르쳐 줄 텐가? 모두 자기 몸 하나는 지켜 낼 만한 능력을 지니게 하면 좋은 일 아니겠나?”

“여하튼 우창은 자나 깨나 제자들 생각뿐이로군. 그래 강당은 아직도 우창이 지키고 있나?”

“무슨, 진작에 채운에게 넘겨줬다.”

채운이라는 말에 고월도 잘했다는 듯이 말했다.

“과연 우창의 사람 보는 눈은 틀림이 없군. 잘했네. 나도 황급히 떠나느라고 마무리를 못 해서 내심 걸렸는데 이제 마음 놓아도 되겠군.”

“그것은 마음 놓아도 될 테니 3년간 익힌 공부나 쏟아놓으시게.”

“이것도 운명인가?”

“그야 나도 모르지. 다만 중요한 것은 나도 이번 기회에 옥추경을 배우게 되었다는 것이라네. 하하하~!”

 

고월이 돌아왔다는 말이 오행원에 퍼지자, 누구보다 앞서 자원이 한달음에 달려왔다. 그러고는 무사한 고월을 보고서야 안도하는 마음의 눈물이 흘렀다.

 

다음날 강당에서 채운의 적천수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에 고월도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채운은 그것을 모른 채로 열띤 강의를 마치고 나자, 비로소 고월이 일어나서 채운의 열강을 찬탄하며 말했다.

“과연 오행원의 제자들은 스승 복이 많습니다. 이제 인간사에 대해서는 채운에게 배우면 되겠습니다. 그사이에 고월은 선계에서 영혼의 이치를 배우고 왔으니 만약 여러분이 원한다면 이에 대해서 몇 가지만 안내를 할 요량입니다만 원하지 않으시면 물론 그냥 지나가겠습니다.”

고월의 말에 모두 우레같은 박수소리로 환영했다. 한쪽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우창이 단상에 올라서 말했다.

“참으로 만나기 어려운 가르침입니다. 옥추경은 도교의 경전이라고 말만 들었는데 믿음직한 고월 선생이 그것을 3년이라는 긴 세월을 두고 터득하셨으니 그 내공이 자못 깊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것을 오행원의 제자들이 배우게 된다면 비로소 음양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음(陰)으로는 영계(靈界)와 통하고 양(陽)으로는 인계(人界)와 통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적천수와 옥추경을 익히고 통달해서 인천(人天)의 큰 복전(福田)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창의 말을 듣고서 모두 박수로 환영했다.

 

우창이 접객실로 돌아오자 진명과 소연이 담소하고 있다가 우창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일어나서 합장했다. 

“아, 놀러 왔구나. 앉아. 나도 차 한 잔 주고.”

서옥이 차를 가져다 앞에 놓아주고 옆에 앉았다. 그러자 소연이 진명에게 말했다. 

“언니 보셨어요?”

“뭘?”

“오색(五色)의 기운이 강당 입구의 문 앞에서 감돌고 있는 것을 말이에요.”

“아, 그게 그 빛이었어? 뭔가 왔다갔다 하는 것은 보였는데 그게 뭔지는 몰랐지. 그래 그 실체가 뭔데?”

“아마도 소연의 짐작으로는 한산사의 사대천왕이신가 싶어요. 적천수를 공부할 적에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갑자기 고월 스승님이 나타나서 옥추경을 가르친다고 하니까 신장님도 신이 나서 반가워하신 것으로 느꼈어요.”

“정말? 그렇다면 과연 신기한 일이기는 하네. 그렇죠. 스승님?”

“그럴 수도 있겠네. 그렇지만 적천수든 옥천수든 다 좋지만 자기의 본성을 잘 깨닫는 것만이야 하겠어? 하하하~!”

우창은 기분이 좋아져서 옆에 앉은 서옥을 바라보며 웃었다. 서옥도 우창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내 마음만 바로 지킬 수 있다면 그 나머지는 아무래도 괜찮을 거예요. 호호호~!”

 


 

 

그날 이후로 오행원에는 새로운 기운이 감돌았다.

 

오행소설 적천수 완결(完結).


목록으로 — 소설적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