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2 · 금요일
낭월명리학당 一念卽是無量劫 -순간을 영원처럼
인연이 되셔서 고맙습니다
05.22 ·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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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

친구네굴집

친구네굴집

친구네굴집

    굴..... 굴과의 인연은 참 오래 되었다. 안면도에서 8세에 처음 만난 굴에 대한 기억은 없다. 동네 아지매들이 겨울이면 저마다 꺼적을 짊어지고 갯바닥에서 굴을 까는 장면이 기억나고, 자신들을 일러서 '갯것들'이라는 말로 표현했던 것은 떠오른다. 20190119-01 어머님께서는 갯바닥과 친하지 못하셔서 굴을 까는 일은 못하셨다. 그래서 윗집 응규네 엄니께서 갯바닥에서 손을 호호 불어가며 애써 좃아온 굴을 한 대접 퍼주고 가시면 그것에 무를 썰어넣고 보글보글 끓여서 밥말아 먹었던 기억도 새롭다. 20190119-02 논산에 살면서 우연히 알게 된 천북굴단지를 겨울이면 몇 차례는 찾아가곤 했던 것도, 맛에 이끌려서일 수도 있지만, 더 깊은 곳에서는 이러한 어린 시절의 추억어린 향을 좇아서 찾아가게 된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20190119-03 세월이 많이 흘렀다. 그래서인지 굴단지에서도 세월의 흐름이 누덕누덕 엉겨붙게 되었다. 첨에는 쇠파이프에 비닐을 씌워서 번개탄 비슷한 것으로 불을 피워서 굴을 얹어놨다가 익으면 까먹는 것으로 시작했다. 가끔씩 굴껍질 터지는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면서 즐거웠던 순간들이었다. 당시에 감로사에서 기거하면서 공부하셨던, 특히 겨울에 공부하셨던 선생들은 아마도 기억이 나실게다. 산골에서 공부에 빠져서 머리가 뽀개질 정도가 될 무렵이면 천북으로 데리고 갔었던 시절도 있었다. 물론 모두 옛날 이야기이다. 기억은 옛날을 더듬고, 몸은 현재에 존재한다. 20190119-08 「단골」이 되었다. 그 집 아지매의 수다스럽지 않음이 맘에 들어서 인연이 되었다. 그리고 그 인연이 적어도 10년은 넘었을테지..... 단골의 의미는 언제 봐도 그 모양 그대로 존재할 적에 유지되는 것일게다..... 하우스집에서 콘크리트바닥으로 변하고, 번개탄에서 가스불로 변하면서 환경은 항상 변화하고 있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 것이 단골일게다.... 첨에는 불에다가 직화로 궈먹었던 굴도 이젠 찜통을 앞에 놓고 먹는 역사도 있다. 이것도 역사? ㅋㅋㅋ 20190119-04 작년 겨울이 끝나기 전에 찾아갔더니 임시거처로 옮겼단다. 그래서 또 즐겁게 맛있는 굴을 먹었다. 그리고 공사가 끝나면 또 어딘가에 자리를 잡겠거니.... 했다. 그런데, 지난 겨울 12월에 전화를 하던 화인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전화가 안 된단다. 아마도 자리를 개조하는 바람에 그만 둔 것 같단다. 그후로도 서너 번을 더 전화해 봤지만 여전히 전화는 통하지 못하겠다는 이야기만 전해 준다. 하긴 나이도 있고 세월도 있으니깐.... 그럴만 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왠지..... 서운함...? 이게 무슨 감정이람... 쯧쯧~! 연락이 없고 집도 사라졌으니 다른 집에 가서 굴을 먹었다. 그런데 같은 굴인 줄 알았는데 왜 맛이 다를까? 그 이유를 생각해 봤다. 그리고 어렴풋이나마 느낌이 왔다. 굴에는 굴만이 아닌 그 주인의 손길이 배어있었음을.... 20190119-09 화인 : 싸부님, 전화를 받으셨어요~! 낭월 : 그래? 장사를 하신대? 화인 : 자리 잡으셨대요. 전망도 좋은 곳이라는데요! 낭월 : 그럼 다행이구나. 연줄이 끊긴 느낌이었는데.. 하하~! 화인 : 10동 5호로 찾아오면 된다네요. 낭월 : 그래? 10은 도[十]이고, 5는 오행이니 대박이군. 하하~! 그렇게 해서 새로 자리잡은 친구네굴집으로 향했다. 이름이 바뀌었구나. 「친구네굴수산」이로군. 굴집에서 굴수산이 되었으니 크게 발전하셨구먼. ㅎㅎㅎ 20190119-13 주인 : 언제 봐도 늘 그대로시네요. 건강하시지요? 낭월 : 덕분입니다. 오랜만이네요. 주인 : 자리를 옮겼어요. 그러느라고 좀 바빴네요. 낭월 : 전화가 되지 않아서 그만 두신 줄 알았습니다. 주인 : 그만 두다니요. 앞으로는 이사하지 않을 거예요. 호호~! 낭월 : 자리도 기가 막히네요. 주인 : 바다도 바로 보이고 좋죠? 낭월 : 뽑기를 잘 하신 겁니까? 웃돈을 들인 겁니까? 주인 : 추첨했는데 이 자리가 들어왔어요. 주차장도 옆이라 좋아요. 낭월 : 이제부터는 더 바빠지시겠습니다. 하하~! 20190119-05 단골이라고 해봐야 서로 얼굴만 안다. 뭐 그럼 되었지 뭐가 더 필요하랴.... 어쩌면 크게 투덜거리지 않고 조용히 잘 먹고 가는 손님 정도로 기억하고 있을게다.... 논산에 산다는 정도는 알랑강..... 미리 도착 전에 전화를 해봤던 것은 행여나.... 영업을 재개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었고, 그래서 연락이 되었고,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바로 자리를 만날 수가 있었다. 20190119-06 최신식으로 만든 건물이라서 매우 깨끗하고.... 창문도 없던 비닐집에서 근사한 창문밖에는 천수만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밤이라서 전망은 어둡지만 뭐 느낌으로도 충분히 안다. 20190119-07 저 바다 건너에는 안면도가 있다는 것도... 그리고 어린 시절 주전자를 들고 바카지 잡으러 뛰어 다니던 쪼맨한 녀석도... ㅎㅎ 20190119-11 굴도 먹고, 칼국수도 먹고, 모처럼 굴맛이 나는 굴을 양껏 먹었다. 찜통 하나로는 부족해서 반 통을 더 시켰다. 그렇게 추억에 버무려서 또 하나의 사연을 덧씌웠다. 20190119-12 친구네굴수산으로 바뀌었거나 말거나, 그냥 친구네굴집으로 메모리에 저장한다. 그래야 비닐하우스의 역사가 왠지 한쪽켠에 묻어있을 것도 같아서인지 모를 일이다. 20190119-14 화인네 부부는 오면서 두 대가 같이 갈 필요가 없어서 차를 대어놓았던 사비문 주차장에 내렸다. 그리고 귀가해서 곤하게 푹 쉬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문득 그 이름이 떠올라서 일상의 풍경에 하나 넣어두고 싶었다. 그래서 오늘의 이야기 제목은 「친구네굴집」이다.   [추가하는 후기] 화인 : 싸부님~! 오늘 이야기는 좀 거시기 한 것 같아요!! 낭월 : 왜? 뭐가? 화인 : 너무 홍보성 글같잖아요? 낭월 : 홍보라니? 내가 홍보해 달라고 부탁받았남? 화인 : 그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이.... 낭월 : 다른 사람이 왜 신경쓰여?  화인 : 허위성 글들이 하도 많으니까요. 그래서... 낭월 : 그래서 고치라고? 삭제하라고? 화인 : 그렇다는 말씀이지요 뭐....  낭월 : 내가 없는 이야기를 썼남? 화인 : 그건 아니지요. 낭월 : 내가 누굴 비방한 건감? 화인 : 그것도 아니죠. 애고~ 몰라요. 알아서 하세요~! 호호~! 낭월 : 스스로 허물이 없으니 두려워 할 것도 없잖여?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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