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쓰일 때가 있다.

처음에 카메라를 장만하면서 덮어놓고 산 삼각대이다. 그때는 다리가 셋이면 삼각대인 줄만 알았다. 쎈터컬럼이 붙어있다는 것도 나중나중에야 알았지만 그것을 쓸 일도 없고, 쓸 방법도 몰랐었다. 기껏해야 가끔 무게를 가늠할 적에는 왜 이런 것이 붙어있는지 모르겠다는 궁시렁거림 정도로 넘어갔다.

그나마도 다른 삼각대는 중간에 들어있는데 이건 밖으로 나와 있다는 것도 특이하게 만들어 진 구조이다. 그러니까 쎈터칼럼이 아닐 수도 있겠군... 이름이야 아무래도 좋으니깐.

그런데 2008년도에 이것을 산 후로 10년이 된 오늘에서야 그 기능을 사용하게 되었으니 참 묘하다면 묘한 일이다. 그것도 전혀 다른 용도. 사진을 찍는 용도가 아니라 동영상을 촬영하기 위한 용도로 말이다.

오늘은 제자가 타로카드를 배우러 오는 날이다. 타로는 그림이 중요하므로 사람 얼굴은 나오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바닥을 찍을 수가 있을 것인지를 궁리하다가 문득 쎈터컬럼이 생각났다. 그래서 요래 조래 균형을 잡아 보니까 기가 막히게 사용할 수가 있겠구먼.

삼각대에 매달아 놓은 것은 문을 고정시키는 벽돌이다.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서 균형을 잡느라고 두 개를 매달았더니 제대로 버티고 있다.

이렇게 놓고 보니까 제대로 화면에 오쇼젠타로가 가득 찬다. 뭔가 맘에 드는 그림이다. 항상 삐딱~하게 놓고 찍으니까 맘에 안 들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또 깨닫는다. 세상에 필요 없는 것은 없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당장은 쓰이지 않을 지라도 다음에 어떻게 쓰일지는 알 수가 없단 것도.
그 물을 마시지 않는다고 우물에 침을 뱉고 가면 나중에 언젠가 그 물을 먹게 된다는 속담이 문득 떠오른다. 이렇게 준비해서 타로이야기는 즐겁게 마칠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