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순이의 겨울나기

눈이 내린 날....

그 위에 흔적.... 누구인지 대충 짐작한다....
노루가 먹을 것이 없나.... 기웃거린 모양이다.

깜순이다. 산고양이이다. 깜순이도 배가 고프긴 마찬가지이다.
죽은 삼발이 미망묘(未亡猫)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미망(未亡)이란 말도 여성 비하 아닌가?
아직 죽지 않은.... 이게 무슨 말인가.... 쯧쯧....
그냥 깜순이는 깜순이 일 뿐이다. 아무렴.

눈이 내리면 그나마 먹거리가 사라진다.
그래서 언제나 야생은 배가 고픈 계절이다.

먹이를 달라는 몸짓은 이미 하고 있지만...
그래도 냉큼 마음을 열긴 쉽지 않다.
식구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또 하나의 짐이기도 한 책임인 까닭이다.

그렇거나 말거나, 깜순이는 사료의 맛을 안다.
삼발이에게 제공했던 사료를 얻어먹었던 까닭이다.
그래서 깜순이의 소리가 들리면.... 짐작을 한다.
'오늘은 먹거리가 시원찮았던 게로구나....'
그럼에도 모른 채를 했다.

그런데...
눈이 내리니 안쓰럽다...
사료 한 포라고 해봐야 2만원 남짓이다.
그 돈,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산다....
물론 돈이 문제가 아니긴 하지만....

'올 겨울만..'
이라는 단서를 달고서 사료를 주기로 했다.
낭월 : 깜순이 왔냐?
깜순 : 니야아옹~
낭월 : 그래 밥 먹어라~!
깜순 : ....

산고양이는 곁을 주지 않는다.
최접근 거리 3m도 넘지 싶다.
삼발이는 1m까지도 접근했었는데....

하긴....
밥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지....

어여 먹어라.

그리웠던 냄새일게다.....

오도독, 오도독.......

다가가지 않는다. 걱정 말고 먹거라.

이제 다시 식구가 되었구나.....

그렇게... 열심히 먹고는...

뒤 한 번 돌아보고 홀연히 떠난다.
그래 또 배가 고프면 찾아 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