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의 석양(夕陽)

하루의 해가 기울어간다. 잠시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나서면서 카메라를 동행했다. 친구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싶다. 문득 길을 나서면서 떠오르는 것을 보면....

은행잎이 노랗다는 것만 생각했지... 이렇게 말라가는 것은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니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그 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가 없는 게다....

들여다 보면 볼수록 저마다의 고민이 한 바가지씩이다.

냉풍이 한 번 몰아치면 우수수 쏟아질 게다. 그렇게 가을의 깊어가는 분위기가 계룡산 자락을 가득 채운다.

이미 지난 비바람에 절반은 쏟아졌지만....

단풍나무도 겨울 준비를 다 마친 듯하다.

채 떨어지지 않은 잎에서 노인의 얼굴을 본다.

봄에는 벗꽃으로 찾는 이들을 즐겁게 해 주고....

가을에는 또 붉은 잎사귀로 가을을 장식한다.

하나 하나....

사연 없는 것은 없다.

저마다 이야기가 한보따리씩이다.

산중군자인 송엽도 단풍의 흐름에 동조한다.

그렇지. 뭐니뭐니해도 가을엔 억새지... 특히 늦가을엔....

꽃이 따로 없다. 억새는 가을꽃이다.

또 어디론가 길을 떠날 준비들이 한창이다.

아직은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녀석들도 있다.

그리고, 북서풍이 불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녀석들도...

또 어디론가 날아가서 자리를 잡고...
또 더러는 누군가의 생명을 이어주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겠지...

얼마나 많은 참새들이 겨우살이의 양식으로 삼을 지....

오늘 저녁의 풍경은 이러했다.

앗, 그 옆에는 달맞이꽃도. 반가워~!

억새꽃에 취해서 누비고 다녔더니...

도둑놈바늘도 제 일을 하느라고.... ㅋㅋㅋ
그래도 도깨비바늘보다는 덜 따갑다.

얼마 남지 않은 코스모스....

그리고...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