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환타지 (3/12)
두무진은 두모진(頭毛津)에서 나온 이름이라고 했겠다. 두모(頭毛)는 머리카락이니 백령도에서 머리카락에 해당한다는 말인지.... 생긴 것이 머리카락 처럼 생겼다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은 그렇게 생겼다.
백령도에서 제1순위로 봐야 할 곳은 두무진이라고 했다. 그래서 백령도스러운 풍경을 둘러보고서는 바로 두무진으로 방향을 잡았다.
군사시설은 사진을 찍을 때도 조심스럽다. 그래서 초점을 날렸다. 그래도 그게 뭔지는 대략 알 수가 있지 싶다. 이것이 백령도이기도 하다.
두무진항에는 횟집들이 복사판처럼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어서 주변의 풍경과는 무척 어울리지 않는다. 이렇게 밖에 못 하느냐는 생각이 살짝 들었지만 지나는 객이 여기에 가타부타 할 수도 없는 일이지 싶기는 하다.
두무진항의 어선들이 올망졸망 늘어서 있고 유람선을 타러 가는 길도 보인다.
백령도는 두 척의 유람선이 있는 모양이다. 저 배를 타고 두무진 관강길에 나서야 할 모양이다.
표를 구입하고 4시에 출항한다는 이야기를 겸해서 듣고 약간의 시간 여유를 갖고 주변을 둘러 봤다.
벽화도 있고, 슈퍼도 보인다. 다만 문이 닫혀서 음료수 하나도 사 먹을 수는 없었다.
왼쪽의 산 등성이에는 태극기가 펄럭인다. 여기 저기에 태극기가 많이도 펄럭인다. 여긴 대한민국이다.
주변의 암석들이 눈길을 끈다.
유람선을 타지 않는다면 이 정도의 풍경이 두무진의 모습이겠군.
800mm를 장착하고 당겨보기도 한다.
그리고, 빨간 안내판도....
바위 구멍 사이로 어선의 부표 깃발이 지나간다.
갈매기는 죽은 고기라도 뜯고 싶은지 뒤적거리고....
심심한 갈매기는 그물뜨개랑 노느라고 여념이 없다.
마음대로 잘 안 되는 모양이다. 그것을 또 지켜봐 주고 있다.
어떻게든 중심을 잡아 보겠다고.....
지나가던 갈매기가 말한다.
"뭐하냐~~?"
"아싸~~!!"
성공을 한 것이 대견한지 늠름하게 위엄을 부려 본다. ㅋㅋㅋ
문어 통발인가? 열심히 손질하시는 어부....
그것을 찍고 있는 연지님....
한가로운 어촌의 풍경을 만나니 여행객도 여유롭다.
아직 10여 분 남았군.
앗~!
갑자기 웬 갈매기 군무?
그래서 또 재미있는 이미지를 얻었다.
겨울의 철새 도래지 풍경이다.
하도 멀어서 당겨봐야 그 정도까지 밖에 안 된다.
당겨도 다가오지 않으면 오히려 반대로 밀면 된다. 그러면 전체를 가득 채운 갈매기들의 풍경들로 푸짐하기라도 하니깐. ㅎㅎㅎ
연지님께 뭐냐니까 학꽁치란다.
뜰채만 있으면 30마리는 간단히 건져 올리지 싶다.
그러나 그건 낭월의 소관이 아니다. 그냥 바라 볼 따름이다. 배를 타야 할 시간이다.
가마우지가 고단한 몸을 쉬고 있는 모양인가....
그러다가 셔터소리에 놀랐는지 화들짝 머리를 든다. 아니, 그냥 낭월의 생각일 뿐이다. 거리가 엄청나게 먼데 무슨 셔터소리가 들리겠남... ㅎㅎ
깃털을 말리느라고 분주하다. 주둥이로 봐서는 맹금류 같은데 백령도에 오니 가마우지가 많기도 하군.
여기도, 저기도, 모두가 가마우지와 갈매기들의 놀이터요 생존터전이다.
그래서 보이는 대로 바라본다.
드디어. 배는 출항했다. 이제부터는 설명이 필요 없지 싶다. 그냥 바라만 보면 되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아, 한 마디만 더 한다. 두무진은 늙은 신이 마지막 힘을 모아서 만들었다는....
이렇게 하얗게 날아가 버린 사진도 있다. 암벽이 어두워서 들이대느라고 이소를 확~ 올렸다가 밝은 곳을 찍으니 이렇게 되었지만 지금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풍경에서 그러한 것을 일일이 조정할 겨를이 없고, 그러지 않아도 된다. 다만 사진을 저장할 적에 반드시 로우(RAW)로만 저장한다면.
이렇게 라이트룸이 낭월이 봤던 것을 그대로 살려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위기를 살짝 달리 해도 새로운 느낌을 얻을 수가 있다는 말씀만 남기고 또 물러 간다.
딱, 1시간의 환상여행이었다. 4D 영화로 내셔널 지오그래픽 드라마를 본 것 같다. 문득 여기에 어울리는 구절이 하나 떠올 랐다.
이보환형두무진(移步換形頭武津)
기암절벽리속세(奇巖絶壁離俗世)
천하제일백령도(天下第一白翎島)
일견희락망백사(一見喜樂忘百事)
걸음걸음에 모습을 바꾸는 두무진이라니
기이한 바위들의 절벽은 속세를 떠났군
백령도가 천하 제일의 비경이라더니
한번 보는 순간 기쁨으로 모든 번뇌 여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