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빅토리아

그냥 빅토리아라고 하면, 작년에도 봤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연도를 붙여 본다. 꽃에 연도는 없지만 기억에는 연도가 있기도 한 까닭이다.
8월에 갔던 궁남지는 너무 더웠다. 그래서 9월에 다시 찾았다. 빅토리아는 9월에 가서야 제대로 된 꽃을 보여준다는 것도 오가면서 배웠다.

초저녁이라서인지 100여 명은 됨직한 촬영객들의 아우성... 그 기세와 분잡함에 눌려서 카메라를 꺼낼 엄두도 나지 않아 짐짓 가시연이랑 노닥거렸다.

기다리다가 보면 또 잠시 소란했던 연못가는 다시 조용해 지기도 한다.
진짜배기는 끈질기게 버티지만 뜨내기는 초저녁에 잠시 들렸다가 이내 떠난다.

작년에 본 꽃이라고 착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절대로 그럴 수가 없다. 작년에 본 꽃이라니...
'비슷한 것'과 '같은 것'의 차이를 모르면 그렇게 착각한다.
알고 보면 그것은 천지 차이라는 것을.

올해는 카메라가 바뀌었다.
작년에는 7R2였고, 올해는 7M3이다.
소니 미러리스를 아는이만 안다.
카메라가 바뀌면 사진이 달라진다. 작년에 사진을 보니 아쉽다.
그래서 다시 찾고 또 찾게 되는 모양이다. 그것이 추억여행일런지도....
대충 보면 그것이 그것이지만, 자세히 보면 천양지차이다.
물론 그것조차도 자기 만족이기는 하다. ㅎㅎ
'봐봐~ 얼마나 예뻐. 어제보다 더 컸지~~'
자기 자식은 그렇게 보이는 법이다.
그래서 호들갑이라고 하지만 정작 본인은 진지한 것처럼.
다소곳하게 핀 빅토리아 여왕의 대관식을 참관한다.
낭월 : 여왕 폐하, 작년에 볼 때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우아합니다.
여왕 : 그야 그대의 마음이 더욱 아름다워 진 까닭이니라.
낭월 : 영원히 아름다우소서. 그러길 기원드리나이다.
여왕 : 헛소리 말고, 내일 아침이면 사라질 것을...

잔잔한 연못에 바람이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