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2 · 금요일
낭월명리학당 一念卽是無量劫 -순간을 영원처럼
인연이 되셔서 고맙습니다
05.22 · 금
오주괘 →
사진기행

들깨섬과 대파섬(3/5)

들깨섬과 대파섬(3/5)

들깨섬과 대파섬(3/5)

  W2_01730 새벽이 되면 사진자명종이 자동으로 울린다. 오늘 일출은 5시 45분이다. 그러므로 늦어도 4시 반쯤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 새벽의 밝아오는 풍경을 어디에서 즐길 것인지는 어젯밤에 봐 뒀기 때문에 그곳으로 내달리기만 하면 된다. 20180815_160017 대광해변의 반대쪽에서 해수욕장의 전경을 담을 수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다짜고짜 가야 할 목적지가 된 셈이다. 20180815_160249 해변으로 길이 있으면 만고에 좋을 일이지만, 아직은 길이 마련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섬을 한 바퀴 돌아서 가야 하는 것으로 봤다. 어제 일찍 도착해서 여유가 있었더라면 밝은 날에 사전 답사를 했을 텐데 너무 늦게 오는 바람에 지도만 믿고 계획을 짤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일출은 버리기로 했다. 밝아오는 해변의 풍경을 목적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일찌거니 일어난 연지님과 함께 도찬리로 향했던 것이다. 그리고 아직은 어둠으로 길이 잘 보이지 않는 산길을 손전등을 의지해서 더듬거리고 올라가서 자리를 잡았다. W2_01727 도착하여 삼각대를 펼치고 자리를 잡은 다음에 찍은 첫 사진이다. 아무 것도 안 보여도 괜찮다. 바로 이 시간에 여기에 내가 있었다는 인증샷으로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저 멀리 보이는 형광등 같은 불빛은 배가 30초간 움직인 흔적이다. 30초의 장노출로 한 장 찍었다. 손떨방(손떨림방지기능)도 껐는지 확인했고, 이소(ISO)도 100으로 놓고 최대한으로 노이즈를 방지하도록 되어 있는지도 확인을 했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장착했을 적에는 반드시 확인하지 않으면 실수하는 것이 손떨방의 off이다. 이것으로 인해서 사진을 망쳐 보게 되면 저절로 터득한다. 강조할 필요도 없이. W2_01730 새벽의 맛이란..... 05시 10분의 사진과, 05시 16분의 사진을 비교해 보면 참으로 시간이 빠르게도 흘러간다는 것을 실감한다. 30초 사이로 흐르는 거대한 시간의 강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W2_01732 다시 5분 후의 풍경은 이렇게 밝아 졌다. 바다가 호수 같다. W2_01736 사진을 찍기는 대략 1분 간격으로 찍었지만 사용하는 사진은 이 정도의 간격이라야 구분이 되어서다. 그 시간의 차이는 5~6분인 것으로 보면 되지 싶다. 그리고 동시에 깨달았다. 여기에서 더 맘에 드는 사진을 얻기는 어렵겠다는 것을. 장장 12km나 된다는 모래사장은 중간에 있는 섬으로 인해서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계산을 잘못 했거나 구조적으로 그렇게 찍기엔 불가능한 위치였던 것으로 인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대광해수욕장에 밝아오는 여명의 사진으로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그렇다면 자리를 옮겨서 새벽 노을과 놀아보자. 그래서 서둘러서 짐을 쌌다. 이동이라고 해봐야 또 금방이다. 20180815_161637 솔개산 앞으로 가보자. 차가 들어갈 길이 대략 그 정도여서이다. 제방도 있고.... 그렇게 해서 두 번째의 자리를 찾았다. W2_01740 해상 일출이 2분 지난 시간이다. 산이 가로막고 있어서 아직은 붉은 새벽노을만 보이는 풍경이 오히려 다행이다. 해가 나오면 새벽 놀이는 끝나기 때문이다. N1_08987 임자도가 하도 작아서 이동하기도 참 좋다. 전국 유인도의 순위에서 몇 번째나 될까? 그게 또 궁금하다. 그래서 검색.... 20180815_162552 24위구나. 30등 안에 들어가네. W2_01747 하늘과, 태양과 구름의 삼중주이다. 하늘은 당연히 있다고 보면, 태양과 구름의 합주곡이 되는 셈이구나. 자연의 합주곡을 듣는 시간의 행복함이라니..... 태양은 화(火)이고, 구름은 수(水)라면, 수화기제의 합주곡이다. 이름하여 수화곡(水火曲)이라고 할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태양이 있어도 구름이 없으면 이뤄지지 않는 것이고, 구름이 있어도 태양이 없으면 또한 이뤄질 수가 없는 것이며, 더구나 태양과 구름이 있더라도 이 시간의 새벽 일출 전후가 아니면 불가능하니 뭐든 홀로 이뤄지는 것은 없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시간은 지휘자가 되는 셈이다. W2_01772 그렇게 새벽의 노을과 더불어 놀기를 한 시간..... 이제 자리를 뜰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낚시를 하는 사람은 행여나, 혹시나 하는 미련으로라도 앉아서 기다린다지만 사진을 찍는 사람은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면 바로 짐을 싼다. 더 이상 기다려 봐야 이보다 예쁜 그림은 얻을 수가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N1_09029 곰보 바위 에 돌이 하나 얹혀있나 했다. 그런데 그것도 바위의 일부였다는 것을 만져보고서야 알았다. 울릉도의 행남해안로에서 본 것이 떠올랐다. W2_01775 산너머에서 아침 해가 '까꿍~'한다. 그렇게 짐을 싸려는데 제방 저쪽에서 움직이는 실루엣이 아른거린다. 어? 뭐지? 싶어서 얼른 넣었던 카메라를 다시 꺼냈다. N1_09034 어느 여인이 새벽에 동남서북을 향해서 절을 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미쳐 망원을 꺼낼 겨를이 없어서, 그냥 105mm로 최대한 당겨서 담았다. 실루엣이니까 라이트룸에서 잘라내면 대략 윤곽은 보이겠거니..... 하고서. N1_09045 기원을 한다는 것.... 그것이 이뤄지고 말고를 떠나서 경건함이 깃든다. 이렇게 이른 아침에 상쾌한 공기를 마시면서 자연에게 절을 올리는 여인은 필시 그 마음도 행복이 가득할 게다. W2_01793 기도를 마치고서 자전거를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여인의 모습에 행복이 가득함이 느껴졌다. 여인 : 안녕하세요~! 낭월 : 안녕하세요~! 그렇게 한 마디만 주고 받고는 그만이었다. N1_09067 낭월 : 연지야, 인증샷 한 장 찍어 봐라. 연지 : 그래~! 사진을 보정하려고 보니까 이렇게 생겼다. 첨에는 지우려고 삭제 키에 손을 얹었다가 취소했다. 초점이 나가서 만들어진 몽환적인 모습이 오히려 이 시간에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야말로 또한 하나의 인증샷이 된 셈이다. 연지 : 이제 다 놀았어? 낭월 : 그래 숙소로 가는 길에 보이는 것이 있으면 구경하고... 연지 : 그럼 숙소로 가면 되네? 낭월 : 그러자. W2_01798 날이 밝아오자 주변의 풍경들이 드러났다. 대파를 재배하는 밭이었다. 여기도, 저기도, 또 저쪽에서도.... '오호~! 이것이 임자도구나.....' N1_09069 임자도에서만 볼 수 있는, 임자도에만 있는 풍경인 듯 싶었다. 그래서 다시 길을 멈추고 풍경을 담아야 했다. "이건 꼭 찍어야 해~!" N1_09070 바닥은 백모래이다. 안면도 삼봉에서 뒹굴며 놀았던 그 모래이다. 그러니까 여기도 예전에는 바다였겠다. 몇 개의 섬을 제방으로 막아서 만든 섬이 임자도라더니 이렇게 와서 보니까 그 이야기가 확연히 와 닿는다. N1_09073 그러니까 사막인 셈이다. 흙은 하나도 없다. 오로지 모두가 모래 뿐이다. 모래 위에다 대파를 심었다. 이 가뭄에... 무술년의 폭염에... 어찌 견딜까... 싶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한 해결책은 마련되어 있었으니... W2_01800 군데 군데 파 놓은 웅덩이들은 임자도 밭농사에서는 없어서 안 될 용신(用神)이었다. 이것이 없으면 농사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할 상황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N1_09075 한쪽 바닥이 촉촉한 것은 이미 물을 공급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는 막대기는 스프링쿨러였다. 잔디밭에서나 돌아가던 것이 밭에서 열 일을 하고 있었다. N1_09084 부지런한 농부들이 아침 해랑 같이 일어나서 화기를 제어하려고 양수펌프를 가동시키고 있었다. 잠에서 깨어난 물줄기가 시원하게 들판을 장식하니 그것도 하나의 멋진 풍광이 되었다. N1_09085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파는 가뭄에 말라가고 있었다. 농부의 마음도 덩달아 말라가고 있을 게다. N1_09095 부지런한 농부를 주인으로 만난 대파는 이미 시원하게 감로수로 샤워를 하고 있는데... N1_09107 게으른 주인을 만난 대파들은 도리 없이 타는 목을 인내로 견뎌야 한다. N1_09110 저녁에 드라마를 보느라고 늦잠을 잤는지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다가온다. 낭월 : 안녕하세요. 농부 : 안녕하세요. 낭월 : 가뭄이 너무 심하지요? 농부 : 그렇구먼요. 비가 참 오기 싫은가 봐요. N1_09113 낭월 : 대파의 끝이 마르는 것은 병인가요? 농부 : 가물어서 그래요. 낭월 : 그래도 물이 있어서 다행이네요. 농부 : 그게 없으면 농사는 생각도 못하지요. N1_09117 낭월 : 임자도에는 깨 농사를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농부 : 예전에는 그랬지요. 그런데 수입깨 때문에 안 돼요. 낭월 : 아하, 그래서 깨섬이 대파섬이 되었군요. 농부 : 맞아요. 그래도 깨보다는 대파가 수익이 낫거든요. N1_09112 농약도 쳐야 한다. 생육환경이 나쁘니 병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N1_09131 그래도 임자도임을 잊지 말라고 깨 밭도 보였다. 딱 한 뙤기였지만... N1_09132 그래서 임자도엔 깨와 대파를 가꾼다고 할 수가 있게 되었다. 김장철까지 상품이 되도록 키우려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아 보인다. 사막토를 보니, 우엉이나 마를 심는 것은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평생 볼 대파밭을 오늘 아침에 다 봤다고 하고서 다시 귀로를 서둘렀다. N1_09133 다음엔 뭘 보러 갈까.... 하고 있는데 연지님이 차를 세운다. 낭월 : 왜? 뭐가 있어? 연지 : 게들이 길을 건너잖아. 낭월 : 엉? 어디? 크리스마스 섬도 아닌데 웬 게? 연지 : 그니깐, 봐봐. 저기도 있네. N1_09134 움직이지 않으면 뭔지도 모를 크기의 아주 작은 게들이었다. 그래서 디지털줌으로 크롭해서 벗님의 시선에 부조한다. N1_09135 아하, 요렇게 생긴 녀석이구나. 첨 보네.... 그냥 달랑게라고 이름 붙일까....? 3_ligero_g0 이건 크리스마스 섬의 붉은 게들이다. 어떻게 보니 닮은 것도 같다. 1388070007605_red-crab-migration-22 자동차들이 지나가다가 게들로 인해서 타이어 파손도 많다고 했는데 임자도의 게는 그나마 작아서 타이어 터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 싶긴 하다. N1_09138 잠시 머뭇거리던 녀석이.... N1_09147 잽싸게 차 밑으로 달려 든다. 그늘막으로 생각했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 다치지 않게 확인한 다음에서야 출발을 했다. 그것도 임자도 풍경에 하나 추가할 수가 있어서 재미있구먼. ㅎㅎㅎ  

【부록】임자도의 대파농사에 대한 사연

평당 1,500원 임차료가 하루아침에 3,000원으로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평당 3,000원. 전국 최고 수준의 농지 임차료다. 내로라하는 곡창지대에서도 이같은 임차료는 흔치 않다. 그런데 물이 줄줄 새나가는 임자도 모래땅에 평당 3,000원의 임차료가 등장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문제의 땅은 신안군 임자면 대기리와 도찬리 일원이다. 본래는 모래흙으로 이뤄진 산으로, 규사 생산·납품업체인 동아흥업㈜이 1970년대에 매입해 채굴 허가를 받고 약 30년간 규사를 채취한 바 있다. 이후 어쩐 일인지 산림 복구는 이뤄지지 않았고 지금껏 농민들이 땅을 임차해 농사를 짓고 있다.

이 지역의 정상적인 농지 임차료는 평당 1,500원선. 문제의 땅도 줄곧 같은 수준으로 임대차가 이뤄져 왔다. 그런데 부산 소재의 소기업인 동아흥업이 멀리 떨어진 임자도의 땅을 관리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지난해부터 목포 소재 부동산 중개업자인 A씨에게 땅을 일괄 임대위탁했다. 1,500원의 임차료가 3,000원이 된 건 이 때부터다.

34003_20326_5358
전남 신안 임자도에서 농지 이중 임대로 인해 전국 최고액 수준의 임대차가 이뤄지고 있다. ‘평당 임차료 3,000원의 땅’에서 농민들이 대파를 수확하고 있다.
이곳에서 농사짓는 이들은 외지 출신이거나 생활 형편이 넉넉지 못한 경우가 많다. 달리 농사지을 땅을 구하기도 힘들어 비싼 임차료를 내고서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농사를 짓는 실정이다. 더욱이 올해 대파값이 폭락하면서 한층 심한 부담에 짓눌리고 있다.

A씨는 3,000원 임차료에 대해 “직접 농업회사법인을 만들고 농사를 지으려 하는데 기존에 그곳에서 농사짓던 분들이 본인들 땅인 양 나갈 수 없다 했다. 그분들 입장은 이해하지만, 나도 임차료를 내고 땅을 빌린 처지로 값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지난해 3,000원 임차료 조건을 걸긴 했지만 제대로 낸 사람이 몇 없고, 올해는 가격이 안좋은 만큼 작년보다는 조금 낮게 받기로 구두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임자도 주민 B씨는 “들어와서 농사짓겠다는 계획이 너무나 허황되고 뜬구름 잡는 얘기다. 결국 목적은 임대 장사로 돈을 벌겠다는 거고 농업법인은 구실에 불과하다”고 단언했다. A씨가 밝힌 농사 계획은 “시설을 지어 파프리카를 재배해볼까 했는데 판로가 마땅찮고, 임자도에 유명한 튤립을 해볼까 했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아 우선 시범적으로 조금씩 해볼 수 있는 것 중 인삼 수경재배를 생각해 보고 있다”는 것이다.

A씨의 계획이 진심인지 아닌지를 떠나 결과적으로 임자도엔 심각한 임차료 왜곡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단지 A씨로부터 직접 임차하는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민 C씨는 “모래땅의 물빠짐을 막기 위해 뻘흙을 깔고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놓은 밭도 평당 임차료가 2,000원대다. 아무 조치도 하지 않은 밭에서 3,000원을 받아버리니 임자도 전체의 임차료가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쓴소리했다.

경자유전 원칙이 무너지고 소작농화된 농민들은 지주와의 신뢰관계가 있어야만 농사를 지속할 수 있다. 신뢰가 무너지고 임대 주체마저 오락가락하자 믿고 농사짓던 농민들이 갈 곳을 잃었다. 현재 동아흥업 측은 문제의 직접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관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지자체 또한 문제를 방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목록으로 — 사진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