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2 · 금요일
낭월명리학당 一念卽是無量劫 -순간을 영원처럼
인연이 되셔서 고맙습니다
05.22 ·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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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행

임자도 가는 길(1/5)

임자도 가는 길(1/5)

임자도 가는 길(1/5)

  W2_01648 예전(3~4년전)에는 아무 때나 마음만 먹으면 출발했다. 그런데 언제부턴(화인이 결혼하고)가는 그게 맘대로 되지 않는다. 떼어 놓고 갈 적에는 물론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그러자니 또 맘이 걸린다. N1_08743 며칠 전에 호연이 말했다. 호연 : 싸부님, 날도 더운데 여행은 가지 않으십니까? 낭월 : 여행은 뭘, 울릉도 다녀 온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디... 호연 : 울릉도는 동해였으니 이젠 서해로 가시는 것이 어떠신지요? 낭월 : 왜? 바람쐬러 가고 싶으신감? 호연 : 여름에는 임자도를 가야 할 이유가 열 가지는 되잖아요. 낭월 : 갑자기 웬 임자도? 호연 : 임자도의 해수욕장이 전국 최장이라고 하네요.  낭월 : 해수욕장은 별로인디....? 호연 : 사진을 찍으시기에는 멋진 곳이잖아요? 비린내 나는 것을 좋아하는 호연이 임자도 이야기를 꺼낸 것은 보나마나 민어가 생각나서였을 것이라는 건 대충 짐작이 된다. 임자도에서 나는 민어가 최고라는 이야기를 진작부터 했었기 때문이다. N1_08746 이유야 어떻든, 일단 토요일이라야 출발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 조건이다. 화인도 모처럼의 여행이겠구나. 시모님 모시느라고 나름 애 많이 썼는데 바람도 쐬어 줄 겸 길을 나서게 된 것이 '임자도 가는 길'이다. 이름은 문득 '삼포 가는 길'이 겹친다. 여정(旅程)의 재미는 목적지보다 더 흥미로울 수가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는 낭월이다. 예전에는 날뛰는 편재(偏財)답게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 티가 팍팍 난다. 여정의 설램이라니.... 이번 길에서는 어떤 풍경을 만나게 될까... 정작 화인네 부부를 위한 여행길을 가장한 낭월의 남도기행이다. 임자도는 가 보지 못한 곳이기도 하다. 어쩐 일인지 자꾸만 섬을 맴돌고 있다. N1_08749 하긴, 인생이 섬이고, 삶이 섬이고, 목적지가 섬이기도 하다. 5대양에 떠있는 6대주도 결국은 섬이라면 섬이니까 섬은 물로 쌓여있지만 실은 물을 품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겉으론 섬이고, 속으론 땅덩어리니깐.... 이동 중에도 하늘의 풍경이 눈길을 끈다. 예쁘다. 투명한 청천(淸天)보다는 백운(白雲)이 오락가락하는 풍경이 매력적인 것은 누구나 같을 게다. 더구나 비가 좀 왔으면 싶은 무술년 여름의 폭염 속에 진행되는 가뭄이라니..... N1_08756 간간히 뿌려주는 빗줄기도 반갑기만 한 것은 폭염에 시달린 마음에 위로가 되는 까닭이려니 싶기도 하다. 사진은 못 찍어도 좋으니까 제발 속션하게 쏟아져라. 전국 어디에서라도 쏟아지는 폭우는 반가울 게다. 길만 떠내려가지 않는다면 말이다. N1_08758 자연은 맘이 없는데, 보는 이가 맘이 있으니 풍경을 보는 느낌도 다를 따름이다. 뭉친 구름도 예쁘고, 전면 차창을 때리는 빗방울도 예쁘고, 먼 산의 구름이 걸린 것도 예쁘다. 20180814_052634 점암선착장까지는 224km가 나온다. 대략 3시간을 잡으면 되지 싶다. 그리고 배로 임자도에 들어가서 다시 해수욕장까지 달리면 된다. 네이버지도는 길이 끊어지면 찾지 못하고, 다음지도는 뱃길조차도 이어지는 차이가 있군. 물론, 울릉도 같이 먼 뱃길은 제외하고 짧은 곳은 그냥 이어주는 모양이다. 다만 도로가 끊어지면 길도 못 찾는 것이 맞지 싶긴 하다. 그래서 네이버지도를 선택했다. 20180814_053149 이렇게 생긴 다음지도를 보고 착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뱃길이라고 하지 않아서 다리가 연결되어 있는 줄로 알았다는 착오를 일으킬 수가 있다는 것도 오류라면 오류이다. W2_01659 낭월의 카메라는 놀이기구이다. 절대로 다큐가 아니다. 광각이든, 망원이든, 그냥 즐겁게 놀면 되는 까닭이다. 좁은 곳은 광각렌즈로 확~ 넓혀버리고, 멀어서 잘 안 보이는 것은 망원렌즈로 쭉~ 당기면 재미있으니깐. 130도의 광각(廣角)은 좁은 차 안을 축구장만큼 넓게 만들어 버리고, 창문의 썬팅은 제대로 CPL렌즈 효과를 보여준다. 파란 하늘을 더 파랗게 만들어 주니 말이다. W2_01669 함평천지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야 한다. 2시간 반을 달렸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도, 혹시 모를 엔진의 발화(發火)를 생각해서도 쉬는 것이 옳다. ㅋㅋㅋ 그나저나 엔진에 불이 나서 곤란에 처한 차는 우짜노.... 싶다. 얼마나 열불이 날까 싶기도 하고, 위험한 상황에 처할까 불안불안한 마음이 안타깝기도 하다. 심지어 주차를 하지 말라고 하는 곳까지 생겨나고 있는 것을 보니...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W2_01677 반송 다섯 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다섯이면? 오행~! 사주쟁이의 눈에는 이렇게 보인다. 그래서 볼 것도 없는 장면이지만 눈길을 끌어서 저도 모르게 셔터를 누른다. 예쁘다~! W2_01682 앗! 이번엔 홍송(紅松)? 아니, 붉은 파라솔 두 개, 두 개면? 음양~! 그래서 또 찍는다. 그냥 그렇게 놀면 되는 것이다. ㅋㅋㅋ 자, 쉬었으면 또 가자~! 운전을 하지 않는 자의 여유로움. 언제나 오가면서 보이는 풍경을 두리번거릴 수가 있는 여유로움이라니~ 앞으로도 운전은 하지 않을 요량이다. 만약에 운전을 해 줄 사람이 없다면? 택시를 타면 되지 뭐. 문득, '먹을 빵이 것이 없으면 비스켓을 먹으면 된다'는 유럽의 어느 여왕이 떠오른다. 그녀를 나무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낭월이다. 그렇게 알고 살아가는 것도 그녀의 복이기 때문이다. 고로, 낭월은 복이 많다는... ㅋㅋㅋ N1_08764 휙휙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이정표(里程標)를 찍는 것도 재미있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얼마나 남았는지를 사진으로 알려주는 것은 이정표 뿐이다. 무엇보다도 문자중독(文字中毒)에 걸린 낭월에게 이정표는 박카스와 같은 청량감이 있다. 읽을꺼리가 있는 도로, 얼마나 행복하냔 말이지. 이러한 것을 즐기는 것이 여정인게야. 그래서 「임자도 가는 길」이기도 하지. 어떤 벗님은 지루한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게다. 그러나 할 수 없다. 언젠가는 오기는 길에서의 생각들에 대해서 공감하실 날이 올 수도 있을 테니까. N1_08773 "와우~! 대~박~~!!" 원, 호들갑스럽긴... 읽을 것이 많아서 반가워서 마음에서 외치는 소리이다. 도가 많아서 좋다. 도는 모두 옳다. 길[道] 끝에는 항상 섬[島]이 있다. 이 도나 그 도나 모두 도이긴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산(山)보다 도(島)가 더 좋은지도 모를 일이다. 임자도, 증도, 지도로 가는 길이 나타났다. 이제 목적지도 거의 다 와 같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도(智島)라니, 어떻게 이런 이름이 붙어 있을까? 새삼 화들짝 놀란다. 섬의 이름에 지혜의 섬이라니~~!! 어떻게 이러한 예쁜 글자가 붙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지. 찾아보니 섬의 모양이 '智자'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란다. 정말? 어디... 지도읍 뭐..... 닮았네..... 발가락이..... ㅎㅎㅎ N1_08774 오호~! 참깨 밭이다. 참깨는 그냥 깨이기도 하다. 임자도(荏子島)를 가는 길에 깨밭을 만났으니 이것도 조짐이라고 우긴다. 근데..... 좀 껄쩍찌근~한 것이 있긴 하다. 임자의 임(荏)은 들깨 임이라고 해 놔서.... 올 여름 물을 주느라고 나름 큰 고생을 한 들깨 밭이 떠오른다. 들깨섬이라는 말이었군. 그렇다면 참깨는 좀 다르긴 하네.... 여하튼 '깨'와 '지(智)'는 통한다고 우긴다. 왜냐하면, '깨'는 깨어난다[覺醒]의 의미가 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다. 깨어나는 것과 지혜는 서로 통하지 말이다. '깨'가 들어가서 '깨방정'말고는 좋은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싶기도 하다. N1_08780 지도의 점암나루터에 도착했다. 이 지도가 그 지도가 아닌데, 화인이 자꾸 낭월이 지도 지도 하니까 그 지도(地圖)인 줄로 알고 혼란스러웠더란다. 지도에 와서야 섬 이름이 지도인 줄을 알았더라나 뭐라나. ㅎㅎㅎ N1_08778 모충(毛蟲)을 보면, 나충(裸蟲)의 신세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삼복이 되면 유난히 드러나기도 한다. 진화 과정에서 털옷을 벗어버린 것은 조상님네의 말하자면, '신의 한 수'였던 게다. 그렇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냔 말이지..... W2_01690 섬을 잇는 다리 공사가 거의 마무리 중이었다. 얼마 남지 않은 공사 구간이다. 여기도 공사가 끝나면 차에서 내릴 일이 없겠군. 바로 다리를 통해서 내달릴테니깐. 그래서 이러한 장면을 남겨 놓는 것도 역사의 현장에 동참하는 것이려니 한다. W2_01698 점암나루터를 함께 담아 보기도 한다. 머지 않아서 기념으로 남을 곳이려니 싶어서 왠지 모를 짠~함이 배어 나온다. N1_08787 중간에 있는 섬은 수도(水島)란다. 낭월은 문득 수도(修島)이길 바랐는데, 그랬으면 지혜를 닦는 것이 될텐데 뜬금없이 물수(水)라니, 섬의 이름이 물수일 수가 있느냔 말이지. 뭐 따지고 보면 전혀 이유가 안 닿는 것 아니다. 왜냐하면 지(智)는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에서 수(水)를 담당하니까, 지도 옆에 수도가 있는 것이 어쩌면 일리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N1_08788 그러니까 공사를 해야 할 구간이 두 곳인 셈이구나. 지도에서 수도까지, 수도에서 임자도까지가 되겠군. 가만... 그러니까.. 수도의 水, 임자의 子, 온 천지에 물투성이잖아? 임자(荏子)도 임자(壬子)랑 통하네. 그래서 이 폭염에 임자도 나들이를? 여하튼 이리 저리 둘러 붙여 본다. N1_08786 여행 좀 다녀 본 화인은 뱃시간 표를 찍어 둔다. 점심도 대애충~ 때운 호연은 얼른 배가 안 들어온다고 안달이다. 그놈의 민어가 뭐라고. ㅋㅋㅋ N1_08789 배는 대략 1시간 간격이군. N1_08790 대합실도 조촐하다. 그야말로 표 파는 곳과 의자 두어 개.... N1_08792 연지 : 더운데 좀 앉아서 쉬셔~! 낭월 : 쉴 틈이 어딧노 귀경해야지. 선방에서 참선하는 스님은 화두(話頭)를 들고 몰입하지만, 집 나선 낭월은 카메라를 들고 몰입한다. 서로의 연장은 다르지만 몰입하는 것은 같다고 우긴다. 카메라를 들면 마음에 잡념은 말끔히 사라진다. 눈 앞에 전개되는 풍경에 취해서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가 이것이겠거니 한다. 선방에 앉아 있으면 건강관리를 잘 해야 하는데, 카메라를 들면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으니 전자동 운동이 일어난다. 아, 잠시는 가만히 있다.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순간은 움직이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순간이야말로 정신 집중인 셈이다. N1_08794 크레인이 서 있는 곳이 생지(生地)이다. 여기에서는 계속해서 변화가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크레인이 떠난 곳은 정지(定地)이다. 그대로 고정만 하고 있으면 되는 까닭이다. 지도에서 수도까지 연결하는 다리는 금년 이 다 가기 전에 개통이 되지 싶다. W2_01703 수도가 손톱 만하게 보이는 것은 광각렌즈의 장난이다. 그러니까 눈에 보인다고 해서 다 믿으면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N1_08800 다시 대합실. 신분증이 없으면 배를 탈 수가 없었는데, 이젠 전산화 시대를 맞이하여 없어도 배를 탈 수가 있는 방법이 있었구나. 등본발급기가 옆에 떡~ 하니 있었다. 그걸 안 찍었군... 그렇게 챙긴다고 해도 또 막상 이야기를 정리하다가 보면 뭔가는 빠져있기 마련이다. 그것도 여행이려니 하면서... ㅎㅎㅎ 1388931011397_CAM05457 뭐, 대충 이렇게 생겼다. 어디에서나 비슷하겠거니... ㅎㅎㅎ N1_08803 요금이 0원이다. 들어갈 적에는 표만 산다. 그리고 나올 적에 운임을 받는단다. 그것도 특이한 방법이군. 다른 곳으로는 갈 수가 없기 때문일까? 아니면 본사가 임자농협이니까 임자도에서 돈을 받겠다는 이야기인가? W2_01711 선박회사가 임자농협이라고 되어 있어서이다. 여하튼 무사히 배에 탔다. W2_01712 그리고 다리 아래로 다가가기를 기다렸다가.... W2_01719 뭔가, 느낌이 있으려나 싶어서 올려다 보고 한 장 찍었다. 말하자면.... 「천국로(天國路)」라고 이름을 붙이고, 하늘로 오르는 사다리라고 우길 요량이다. 문득 은하철도999가 생각난다. 999 열~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봐봐~! 틀림 없잖아~! 은하철도는 이렇게 생긴 정거장에서 멈췄다가 다시 허공으로 떠난다. 그 열차에 타고 있는 것이 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지... ㅎㅎㅎ N1_08831 수도를 돌아가니 다시 다리 공사의 현장이 나타난다. N1_08838 이건, 수도에서 임자도를 잇는 다리인데... 주기둥만 세워 놓았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는 뜻이겠거니 싶다. 지도에서 수도까지 먼저 개통하고 다음에 수도에서 임자도까지 배가 단축 운영이 될까? 뭐 그럴 수도... 안 그럴 수도... N1_08848 이내, 임자도의 진리나루터이다. N1_08852 늦은 시간이어서인지 승객은 별로 많지 않아 보인다. N1_08859 사람도 내리고 차도 내린다. N1_08863 여기가 들깨섬 임자도이다. N1_08864 임자도의 이력이 주욱~ 써 있으니 천천히 읽어봐야 겠군. 20180814_145246 임자도는 하나지만 임자면에는 섬이 이렇게나 많다. 대략 세어보니 66개이다. 그리고 임자도 자체도 네 개의 섬을 간척공사로 붙여놓은 것이라는 말도 있고 보면 과연 깨알같은 임자도라고 해도 되지 싶기는 하다. N1_08865 임자도와 튤립은 뭔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그래도 이것이 사실이다. 임자도에는 튤립이 있었다. 지금은 없으니깐. ㅎㅎ N1_08866 이렇게 해서 임자도 가는 길의 여정은 이렇게 끝이 났다. 푹 자고 내일 새벽에는 여명을 찾아서 움직여 봐야 하겠다는 상상을 한다. 낚시꾼은 낚시에 미끼를 달 때가 행복한 것이고, 여행객은 목적한 곳에 도착한 것이 행복하다. 내일 일은 또 내일에 맡기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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