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마실

낮에는 도저히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어둠이 대지를 감쌀 즈음이면 또 한 마음이 동한다.
빅토리아.... 연꽃이....
보름 뒤에 가보기로 했지만... 그 사이에 또 궁금해진다.

손석희의 앵커 브리핑을 보고 나서는 맘이 동했다.
낭월 : 연지야~~ 힘 들제?
연지 : 왜?
낭월 : 빅토리아가 궁금하네.....
연지 : 그럼 가보면 되지 뭘. 가자.

감로사에서 궁남지까지는 32분이 걸린다.
그만하면 잠시 밤 마실 나갈 만도 한 거리이다.
원래는 입추가 지나고 가보려고 했는데
날씨가 하도 뜨거워서... 난자에서 병아리도 나오는 마당이니...
어쩌면, 빅토리아를 볼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

새벽에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더니
밤에 보니 그것도 볼꺼리였구먼.

확실히 낮 보다는 기온이 떨어진다.
그래도 움직이니 땀이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군.
빅토리아는 피었다.
그런데 삼각대를 펼칠 정도는 아니었다.
몇몇 대포들이 지키고 있었는데 그냥 지나쳤다.
왜냐하면....
컴퓨터에 저장된 이미지에는 훨씬 못 미치는 자태여서. ㅋㅋㅋ
누구나 기준이 있기 마련이다.
그 꽃을 찍겠다고 모깃불과 함께 즐기는 것은 그대로.
아직은 좀 더 기다려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대로.

잠시 둘러보고는 대략 빅토리아의 분위기를 파악했다.
연지 : 아직은 좀 이르잖아?
낭월 : 그렇구먼. 보름은 더 있어야 할 모양이네.
연지 : 작년에도 찬 바람이 살살 불 적에 볼만 했어.
낭월 : 너무 더워서 빅토리아도 지친 모양이구먼.
연지 : 그래서 찍어 보지 않을 쳐?
낭월 : 들어가서 「한끼줍쇼」나 보자.

마침 강림하신 천사를. ㅋㅋㅋ
사랑의 궁남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