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타령
낭월 : 누고? 누가 비도 오는데 문을 뚜디리노~~!
달팽 : 햇살도 엄꼬 해서 마실 왔어요.
낭월 : 그랬구나. 하도 쪼맨해서 안 보였군.
달팽 : 잘 보지 않으면 밟힐 수도 있어요.
낭월 : 그렇겠다. 넌 비가 와도 좋겠구나.
달팽 : 비가 좋지는 않아요. 햇살보다 낫죠.
낭월 : 뭘 안 좋아? 집을 지고 다니면서.
달팽 : 그건 좋죠. 호호호~!
낭월 : 요즘 장마 중이라서 기분이 좋아졌구나. 하하~!
달팽 : 그렇긴 해요. 그래서 잠시 비가 꺼끔한 틈에 놀러 왔어요.
낭월 : 넌 뿔에 눈이 달려 있느냐?
달팽 : 뭔 말씀이세요?
낭월 : 뿔 끝에 눈이 달린 것이 맞지 않느냐?
달팽 : 아니, 시님은 눈인지 뿔인지도 구분하지 못하세요?
낭월 : 그럼 뿔이 아니란 말이냐? 다들 달팽이뿔이라고 하길래... (긁적긁적...)
달팽 : 남들은 다 뿔이라고 해도 학자라는 분이 그러심 안 되죠. 호호호~!
낭월 : 그러니깐 말이다. 식자우환이로다. 하하~!
달팽 : 책에는 뭐라고 했길래요?
낭월 : 아, 와우각상쟁(蝸牛角上爭)이라는 말이 생각 났느니라.
달팽 : 정말, 멍청한 사람이 지어 낸 말이로군요. 오타예요.
낭월 : 엉? 뭐가 말이냐?
달팽 : 와우가 아니라 황우(黃牛)였겠죠. 그래야 말이 되죠.
낭월 : 그럼 황소뿔 위에서 싸우고 있단 뜻이로구나....
달팽 : 어때요? 훨~ 낫죠?
낭월 : 그렇군.... 그런 생각을 못 했구나.
달팽 : 그럼 잘 계세요. 또 가볼래요.
낭월 : 왜? 더 놀다 가지 않구서.
달팽 : 콘크리트 바닥이 불편하네요.
낭월 : 그럼 풀위로 옮겨주랴?
달팽 : 그야 제가 알아서 갈텐데요?
낭월 : 아니다 나도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니라.
달팽 : 뭔데요?
낭월 : 아니, 누군가 달팽이를 잡아 먹었다고 할까봐... ㅋㅋ
달팽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낭월 : 아, 옛날 이야기니라. 어느 사진가의 이야기....
달팽 : 뭔데요? 말씀해 주세요~!
낭월 : 그럴까? 그럼..... 사진을 보여 줄께.
달팽 : 이런~~!!! 매우 슬픈 사진이네요.... 어쩜...
낭월 : 그러한 장면을 본 사진가의 마음도 슬퍼져서 찍은 것이란다.
달팽 : 그래놓고는 당연히 소녀를 구출했겠죠?
낭월 : 말인둥~!
달팽 : 예? 무슨.....?
낭월 : 당연히 구출했다는 구나.
달팽 : 그럼 되었잖아요?
낭월 : 사람들이.... 비난해서 그 사진가는 자살했더란다.
달팽 : 아하, 그러니까 시님도... 호호호호호~~!!
낭월 : 그래도 행여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니라. 하하~!
달팽 : 콘트리트 바닥보다는 좋네요. 코스모스군요.
낭월 : 그래 맛있게 먹으면서 습도 80%를 즐기렴.
달팽 : 고마워요. 일 보세요~!
낭월 : 어? 넌 또 누구냐? 민달팽이 아니냐?
민달 : 예, 도란도란 이야깃소리가 들려서 마실 왔어요.
낭월 : 워쩌냐, 이야기는 끝났는디...
민달 : 괜찮아요. 전 항상 느려서요. 후후후
낭월 : 근데 늘 궁금했는데...
민달 : 뭐가요?
낭월 : 넌 어떻게 그 흔한 집도 한 채 못 얻고 태어났느냐?
민달 : 그게 다 음양의 이치 아니겠어요?
낭월 : 뭐, 뭐, 뭣이라?
민달 : 집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집이 없는 사람도 있잖아요?
낭월 : 그야.... 그렇다만....
민달 : 집이 없는 대신에 덩치가 크잖아요.
낭월 : 집이 없어서 좋은 점도 있느냐?
민달 : 그야 많죠. 집이 없으니까 몸이 가볍잖아요. 후후후
낭월 : 아하~! 나도 선입견을 버려야 겠구나.
민달 : 모두 저마다 이유가 있어서 이러고 산답니다.
낭월 : 근...데... 넌 좀 징그럽구나.
민달 : 가와(家蝸)가 좀 귀엽긴 하죠?
낭월 : 그니깐 말이다.
민달 : 그 바람에 갸들은 식용으로 진화되었잖아요.
낭월 : 식용? 그건 프랑스.....
민달 : 우린 징그럽게 생겨서 목숨이 보존되니까요.
낭월 : 그러네. 그 생각을 못했네.
민달 : 집이 있어 빨리 죽는 것보다 훨 낫죠?
낭월 : 그래 오늘은 너에게 많이 배우는 구나.
민달 : 전 이만 갑니다요~!
낭월 : 그래 잘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