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과 앵두

05시 14분에 뜬다는 일출을 감로사에선 7시 7분에 본다.

대략, 동해에서 해가 솟은 다음에 2시간이 걸리는 구나...
동쪽에 금남정맥(錦南正脈)이 가로막고 있는 까닭이다.
멋진 일자문성형(一字文星形)이 일출 때만 아쉽다.
섬초롱 : 어데 갈라꼬요?
낭월객 : 가긴.... 그냥, 바람쫌 쐬구로.
섬초롱 : 오늘도 억수로 덥다카던데요.
낭월객 : 그래서 일찍 움직여 볼라 안카나.
섬초롱 : 인자 몸도 챙기이소~ 만날 청춘인줄 아능교.
낭월객 : 그래 조심하꾸마. 집 잘 보거라~
낭월이면 낭월이지 낭월객은 뭐꼬? 할 수도 있겠지만
별다른 의미는 없다. 글자를 맞춘다는 것 외에는...
그래도 객(客)은 좋다. 왠지 모르게.....
그래서 대화체에서 세 글자로 맞출 적에는 종종 사용한다.

울릉도가 원산이라서 섬초롱이라고 하나...
여하튼 섬초롱의 소박한 자태가 가끔씩 눈길을 빼앗곤 한다.
작약이나 목단의 화려함과 자꾸만 겹치는 까닭일까?
보면 볼수록 자꾸만 아내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어느 자손들이 산소를 정비하고 다듬어 놓은 땅에는 금계국이 만발이다.
마당가에 피어있던 금계국이 완전정복을 해 버렸다.
그래서 바라보는 마음도 덩달아서 꽃밭이다.
낭월 : 오랜만이다 길쭉이~!
음영 : 그렇구먼. 오늘은 왠 일로?
낭월 : 응, 금강수목원이나 구경갈까 하고.
음영 : 그래서 한 살림 짊어지고 나서는 겨?
낭월 : 가방을 새로 샀으니 시험삼아 나가 볼라고.

지금 한가롭게 이래 어정거릴 마음은 아니다.
그런데 연지님이 꿈지럭대고 있어서
하릴없이 그림자랑 수다나 떨고,
괜히 말없이 잘 살고 있는 담쟁이에게 시비를 건다.
내둥~ 7시에 출발한다고 했건만....
13분이나 지났는데.... 뭘 하시는지....

그래도 안 나오면, 아래까지 터벅터벅 걷는다.
오호~! 매실이 수확할 날을 기다리고 있구나.

아무래도 곧 불똥이 떨어지지 싶다.
매실을 따야 한다는 말이 수일 내로.....

올해에는 매화꽃이 서리를 맞지 않았던게로구나.
잔뜩 매달린 것을 보니 그 시절의 풍경을 짐작하겠다.

그 옆에는 더덕들이 잔뜩 엉켜서 키자랑을 하고 있다.
아침 햇살을 서로 먼저 받으려고 아우성이로군.

예쁘다.
모든 것은 아름답다.
이른 아침에 만나는 그 무엇인들....
예쁘지 않은 것이 있으랴....
비록 산더덕 만큼의 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더덕향이 살짝 풍긴다.

화인네 앵두나무에도 여름이 내려 앉았다.
바로 한웅큼 땄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꽃을 선물하는 것보담.
이렇게 싱싱한 새벽의 기운을 머금은 앵두가 제격이지.
혼자 만의 생각일까?
비로소 차가 내려오는 소리가 난다.
왜 늦었느냐고 투덜대면 안 된다.
20분이나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좋은 이야기를 얻었다고
그래서 고맙다고 해야 하루가 더욱 행복하다. 암~~!
그 바람에 이야기도 한토막 얻었으니 더욱 행복할 따름이다.
세상만사는 음양의 도리인기라....
이렇게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