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되어버린

이럴 줄을 어찌 알았으랴.....
내 손에서 지도책이 떠날 날이 오리란 걸....
집을 나서기 전에 제일 먼저 챙겼던 것.
지도책만 있으면 세상 어디를 가더라도....
전혀 두려울 것이 없었던 시절....

어디를 가면 가장 먼저 서점에 들려서 그 지역의 지도책을 구입했었다.
일행이, 그 시간에 한 군데라도 더 가보자고 해도
나는 알고 있다. 지도가 없으면 헛된 시간낭비의 뜻을.
그렇기에 일행은 언제나 신나게 보고 즐기면 되었다.
길을 찾는 것은 온전히 내 몫이었기 때문이다.
태국을 여행 할 적에도 김 사장은 차만 몰면 되었다.
울로, 알로, 욜로, 졸로~~!!
나는 이렇게만 하면 되었다.
김사장 : 참말로 신기합니데이~!
낭월객 : 뭐가요?
김사장 : 우째, 그것만 보고서 찾아갑니까?
낭월객 : 아니, 지도를 보고도 못 찾아가요?
가족들 10여 명을 데리고 대만을 갈 때에도
조수석에만 앉으면 차는 목적지로 갔다.
여전히 모두는 즐겁게 놀기만 하면 되었다.
그 모두는....
온전히...
지도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소중한 것도 때가 지나면 고물이 된다.

문득,
책장 한쪽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예전의 길동무를 발견하곤.
마음이 짠~~~~ 해 온다.
많이 믿었고, 부처보다도, 아내보다도, 더~!
그래서 언제나 제일 먼저 챙겼건만....
이제는 널 버리는 문제를 생각하게 된다.
공간을 차지할 만큼 의미가 있는지를....
그냥 과거의 추억에 대한 자랑꺼리 정도로...

그렇게도 찬란했던...
7만5천분의 1지도가 이렇게 초라해지는...
스마트폰의 지도 앞에서는 어떻게 지켜 줄 수가 없구나...
이젠,
지도책 대신에 와이파이 장비를 검색하게 되는....
그렇게 의미가 점점 희미해져가는...
아마 앞으로도 다시는 펼쳐 볼 일이 없지 싶은....
추억이 되어버린.....
낡은 지도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