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천의 우화((寓話)

논산천에는 거북이가 한 마리 살았다.
그는 항상 높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이 부러웠다.
지난 겨울에도 북쪽에서 날아온 철새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드넓은 세상의 신기한 이야기에 매료되었었다.
그래서 언제든지 틈이 나면 하늘 높이 올라가서
넓은 세상을 직접 한 번 보고 싶어했다.
거북 : 까치야, 까치야~!
까치 : 엉? 누가 날 불러?
거북 : 나야, 거북이 아래를 봐봐~!
까치 : 아, 너였구나. 왜?
거북 : 넌 날개가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
까치 : 아, 너도 날고 싶은게로구나.
거북 : 맞아! 나에게 하늘 구경을 시켜 주지 않겠니?
까치 : 어쩌냐..... 내가 너에게 하늘 구경을 시켜주기엔....
거북 : 왜? 내가 너무 무겁겠....지.....?
까치 : 네가 조금만 작았으면.... 어떻게 해 보겠는데....
거북 : 좋은 방법이 없을까?
까치 : 아~!
거북 : 무슨? 좋은 생각이 난 거야?
까치 : 가끔 놀러오는 왜가리가 있더라.
거북 : 그 녀석은 너무 무뚝뚝해서....
까치 : 원래 그래. 그래도 마음은 따뜻하거든.
거북 : 그럼 왜가리에게 부탁해 볼까?
까치 : 그래봐. 덩치가 커서 아마도 네 소원을 이뤄 줄거야.
거북 : 알았어~ 고마워~!

그때부터 거북은 항상 하늘을 보면서 왜가리를 기다렸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몹시 부는 날을 빼고는.....
그 날도 따뜻한 햇살이 세상을 초록으로 만들고 있을 때...
멀리에서 왜가리가 날아오는 것을 발견했다.
왜가리를 본 거북은 뛸듯이 기뻤다.
짧은 발로 딛고 있는 바위를 치면서 흥분했다.
왜가리가 가까이 날아오자 큰 소리로 말을 걸었다.
거북이 : 안녕~!
왜가리 : 어? 그...래... 안녕...
거북이 : 네가 나타나기를 많이 기다렸어. 반가워~!
왜가리 : 나를? 왜?
거북이 : 너에게 부탁을 할 것이 있어서지.
왜가리 : 부탁? 내게 부탁을 할 것이 있단 말이야? 뭔데?
거북이 : 넌 그 큰 날개를 마음대로 휘젓고 하늘을 누비잖아.
왜가리 : 그야... 뭐.... 근데?

거북의 이야기가 길어지자 왜가리도 잠시 옆에 앉았다.
거북이 : 어쩜~ 어쩜 그렇게도 멋진 날개를 가졌지?
왜가리 : 그야 나도 모르지. 그냥 그랬다고 밖에는....
거북이 : 사실 부탁이 있는데...
왜가리 : 뭔데?
거북이 : 그 큰 발로 나를 잡고 하늘을 한 번 날아 줄 수 있을까?
왜가리 : 그건 왜?
거북이 : 항상 논산천 바닥에서 하늘만 보니까 부러워서지.
왜가리 : 날아 봐야 아무 것도 없어. 온통 위험한 것 투성이야.
거북이 : 원, 그럴리가? 지난 겨울에 청둥오리 말을 들으니까...
왜가리 : 그 녀석들이 네게 바람을 넣었구나.
거북이 : 세상은 재미있는 일도 참 많다고 하던데?
왜가리 : 원래 오리는 허풍쟁이야. 믿지 마.
거북이 : (시...무...룩...) 아무래도 귀찮지....?
왜가리 : 아니, 귀찮은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말 해 주는 겨.
거북이 : 내가 너무 무거워서 네게 큰 짐이 되겠지?
왜가리 : 정말 날아보고 싶구나.....
거북이 : 그렇다니까. 오늘이 오기를 얼마나....
왜가리 : 그렇지만 위험할텐데.....
거북이 : 아, 그 걱정은 하지 말아. 꼭 매달릴께.
왜가리 : 그렇다면 어디 내가 소원을 들어 줄께.
그렇게 해서 거북이는 왜가리의 도움으로 넓은 세상을 구경했다.
논산 시내도 구경하고,
강경도 둘려봤으며,
계룡산에서부터 대천항까지도 다 구경했다.
그렇게 실컷 보고서야 다시 논산천으로 돌아왔다.
거북이 : 너무너무 신난다~! 고마워 왜가리~!
왜가리 : 다행이다. 그런데 둘러 본 소감은 어때?
거북이 : 너무 좋았지. 그런데 이젠 궁금하지 않아도 되겠어.
왜가리 : 막상 보니까 별 것도 없지?
거북이 : 세상이 그렇게 복잡한 곳인 줄은 생각도 못했어.
왜가리 : 맞아, 온통 위험한 것들 투성이지.
거북이 : 역시, 난 이 논산천의 아늑한 곳이 좋다는 걸 깨달았어.
왜가리 : 당연하지. 나도 밥통이 비면 여길 찾아 오잖아.
거북이 : 정말이네~!
왜가리 : 원래 자기가 있는 곳이 좋은 곳이 줄을 몰라.
거북이 : 내가 그랬잖아.
왜가리 : 그런데 집을 떠나 보니까 어때?
거북이 :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최고란 걸 깨달았어.
왜가리 : 참 다행이구나. 그럼 천년 만년 잘 살어.
거북이 : 또 어딜 가려고?
왜가리 : 나도 뭘 좀 먹어야 겠어.
거북이 : 아, 그렇구나. 배도 고프겠다.
왜가리 : 운동을 한바탕 했더니만....
거북이 : 저쪽 덤불 아래쪽에 붕어들이 많아.
왜가리 : 아, 넌 논산천에 대해서는 박사구나.
거북이 : 당연하지. 언제든지 오면 알려 줄께.

그렇게 거북이가 알려 준 곳에서 왜가리는 포식을 했다.
그리고는 다시 자신의 둥지로 훨훨 날아갔다.
그리고 거북이도 예전처럼 바위에서 하늘을 바라봤다.
물론, 예전의 그 눈빛이 아니었다.
이제는 바깥 세상을 모두를 알아 버린....
그래서 그냥 무심으로 해바라기를 할 뿐.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거북 :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이렇게 좋은 곳일 줄이야....
까치도 나무 위에서 노래를 불러 줬다.
바로 이곳이 극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