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는 휴업중

사정없이 퍼부은 계룡산의 눈이다.
대략 모으면 20cm는 왔지 싶다. 연 3일을 열심히 퍼부은 결과이다.
그래서 눈은 즐거운데.... 맘이 쓰리다.

지붕에 쌓인 눈을 보는 마음이 작년과는 달라졌다.
올해는 발전소가 차려졌기 때문이다.
꼬박꼬박 열심히 전기를 만들어 줬는데....
눈을 잔뜩 뒤집어 쓰고 있는 꼴이라니.....

혹시라도.....
눈은 하얀 색이니까.....
그 사이로 빛이 들어가서 약간이나마 발전이 될지도...
그런 생각도 해 봤었지. 그래서 궁금했었지.
그런데 이제 확연히 알겠구나.
눈에 덮힌 발전판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는 걸.

발전량 '0 와트'이다. 계속해서 빛을 찾고 있는 녀석....
기계는 기계로다. 허허허~!
옆에 것도 마찬가지겠거니....

어?
아니, 눈곱만큼이긴 하지만 전기가 들어오네....
그럴리가 없는데....
다시 봐도 분명히 현재 생산량이 21와트이다.
그야말로 장미전구 하나는 켤 만큼이로군.
근데 왜 한쪽은 일을 하나.... 싶어서 다시 잘 살폈다.

오호~!
그럼 그렇지. 세상에~!
딱 요만큼의 틈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전기를 만들고 있었구나.

참 기특하기도 하지.
점점 녹아내리면 2~3일 후에는 어느 정도 가동이 되겠지 싶다.
이런 것은 재해에 포함되지 않나? ㅋㅋㅋㅋ
그렇게 인과의 이치는 빈틈이 없음을 본다.
나쁜 짓을 하든, 좋은 일을 하든....
그것은 이렇게 염라대왕 명부에 빼곡하게 적히겠거니....
잠시 후.....

눈을 날려 보겠다고 지붕으로 올라가는 아들 녀석...
기특하군.....
근데 녹아붙어서 아마도 쉽지 않을 껴....

우선 낮은 산신각이라도 어떻게 해 보겠다고 한 모양인데
그게 쉽나. 억지로 안 되는 것도 자연의 이치려니....

그렇게 시도를 해 봤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해보지 않았다는 것보다는 해봤다는 거지.

엉켜붙은 눈얼음은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어서
그냥 내려왔다.
때론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최선임을....
운이 나쁠 적에는 요동발광을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는 의미를 방문자들도 잘 알아야 할텐데 말이다.
그리고..... 다음 날...
하룻사이에 발전소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불과 하룻사이에 집광판의 눈이 거의 다 녹아내렸다.
엉켜 붙어서 겨우 내내 그냥 있을 것만 같았던 어제....
자연의 시간이 도래하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어제는 불과 20와트를 만들었던 곳도 거의 바닥이 나타났다.
햇살의 힘이 이 정도라면... 분명 화극수(火剋水)렸다~!

그래서 때가 되면....
대동강 물도 풀리고.....
산천에 꽃이 피는 게다.....
그러한 풍경을 감상하는 즐거움....
시시각각으로 움직이는 변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