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발이 떠나다.

어디론가 떠났던 삼발이가 돌아왔었다.
그런데 예전과는 다른 모습에 느낌이 아렸다.
왠지....
작별하러 온 것만 같은 느낌.....
비명에 가까운 울음소리.....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치열한 싸움이 있었던가.... 싶은 짐작...

배가 고파서 왔나보다 싶었지만
주는 밥은 본 채도 하지 않는다.
구슬픈 소리..... 으흥... 응... 끙.... 비명...

코에는 피멍이 맺혔고....
풀이 죽은 모습에서 다시 힘을 차리기만 바랄 뿐....
그것이 삼발이에게 준 마지막 밥이 되었다....

그로부터 다시 열 흘이 지나고....
삼발이를 다시는 볼 수가 없었다.
간간히 깜순이만 찾아와서는 멀찌감치서 배회한다.
마치 삼발이가 같이 오지 못한 이유를 알기라도 하는 듯....
그래서 밥을 주는 것도 선뜻 먹기가 죄송하다는 듯....

그렇게 밥을 먹고 떠난 깜순이도....
그 후로는 보이지 않았다.
친구가 없는 더부살이는 많이 부담스러웠나.....
그래도 문득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얼른 나가보곤 했다.
행여 배가 고픈 삼발이가 찾아왔나.....

오늘 아침에 연지님이 말했다.
"동네 개들이 오소리랑 싸워서 가보니까...."
그래서 직감했다.
죽은 삼발이를 놓고 한바탕 소란이 일었음을....
그래서 삽과 괭이를 찾았다.
마지막으로 해 줄 수가 있는 일은....
편안한 땅에 묻어 주는 것 뿐....

드디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구나.....
5년....? 6년....? 조금 더....
그렇게 노루잡는 덧에 발을 잃고...
절름거리면서도 꿋꿋하게 잘 살았지.
이제 네게 자유가 주어졌구나.

두 그루의 소나무 사이에 묻어주고....꼭꼭 다졌다.
이제는 편안한 곳에서
힘차게 네 발로 뛰어다니렴....
그리고 다음 생에는 혹시 산고양이로 태어나더라도..
걸음 걸음에 조심하고....

조용히..... 낙엽을 덮어주는 위로....
함박눈이 쏟아진다......

이렇게 하나의 인연이 종료 되었다.
그래서 또 하늘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