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인아 해 따온나~!

사부님이 해를 따오라신다.
저물어가는 동지날의 해를 갖고 싶으시다네.
아마도, 글을 쓰다가 꾀가 나셨나 보다.
허공에 걸린 해를.....
그래도 사부님의 분부니깐.

지는 해가 소나무에 걸리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에 예상한 대로 해는 소나무 끝에 걸렸고,
때는 바로 지금이다.
동지 팥죽을 떠 먹었던 국자를 들고 뛰었다.

비록 헛 손질은 몇 번 했지만
그래도 반드시 해를 따다 드려야 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해를 낚은 끝에.

해가 너무 크면 국자에 안 들어가고,
해가 너무 작으면 사부님이 서운타실게다.
그래서 자꾸만 헛손질을 할 밖에....

마침내 뒤집어 씌우는 걸 성공했다.
역시 난 참 똑똑, 아니 현명, 아니 근사... 에라 모르겠고..

항상 중요한 것은 정성이다.
나무아미타불 세 번하고,
산왕대신 일곱 번 한 다음에...
얏~!
마침내 해는 국자에 담겼다.

사부님 해를 따 왔어요.
이번 보름 밤에는 달도 따다 드릴께요.

근데, 사부님 하늘에 또 하나의 해가 있네요?
사부님은 참 똑똑하시다.
"그건 이가 빠지면 새로 나오는 것과 같은겨."
그래서 마주 보고 웃었다.
-화인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