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의 설경
저녁에 퍼부은 눈이
아침에 꽃이 되었다.
설화, 설백화, 빙설백화..... 만발했다.
이불인 듯, 장갑인듯,
포근포근한 풍경이다.
잠시 그렇게....
분홍 색이면 벗꽃이니, 앵화(櫻花)라고 쓰고,
초록 색이면 잎꽃이니, 녹화(綠花)라고 쓰고,
빨간 색이면 풍꽃이니, 풍화(楓花)라고 쓰고,
하얀 색이면 눈꽃이니, 설화(雪花)라고 쓴다.
그래서 일년에 꽃이 네 번 핀다.
바람이 불면 흩어질 게고
햇볕이 나면 흘러내릴 게고
가만두면 하루는 갈랑가.....
단풍나무는 아직도 잎을 버리지 못했다.
지난 가을의, 지난 여름의
그 끈끈했던 집착을 털어버리지 못했다.
아마도 내년 봄이나 되어서...
새로운 잎이 피어날 때쯤이나...
사랑의 병은 사랑으로 치유하고
단풍의 낙엽은 새잎으로 치유한다.
이른 아침에 누가 지나갔나....
어젯밤에 누가 지나 갔나....
흔적을 남긴 존재와 함께
잠시 공감의 터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