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화(鳳仙花)랑 놀기

마당가의 봉선화가 제철을 맞았다.
고운 자태가 비를 맞고 나더니 더 싱그럽다.

잠시 비가 그친 틈에 꽃이랑 놀이에 빠졌다.

분홍 봉선화.
올해에는 하얀 봉선화가 보이지 않는 군.

이제 마악 피어난 듯.....
봉선화는 왜 수술이 안 보이노.....
안 보이는 건지, 못 보는 건지....
보이는 것이 수술인지....
같이 붙어 있는 건지....

언뜻 봐서는....
암술만 하나 덩그렇게 목 젖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

자꾸 들여다 보다가....
그 안으로 빨려들어갈 뻔 했다.
참 희한하게 생긴 꽃이다.

보라색 봉선화이다.
약간 청초한 맛이 있군.

저 안쪽으로 꿀샘이 있다지.....
그렇다면 암술도 그 안에 있을 가능성...?

목의 천장처럼 보이는 안쪽의
타일처럼 보이는 멋진 문양이 눈길을 끈다.
아마도 벌과 개미를 유혹하는 꿀 길이려니....

모양이 같아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또 제각각이다.
같은듯 같지 않은 다름의 모습이 있다.

주황색 봉선화이다.
어려서 담장 아래에서 가장 많이 봤던 색이다.
아니, 그렇게 기억이 된다.
그래서 손톱에 든 물의 색과 같을 듯...

초점이 목 젖에 맞았다.
이것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이번엔 안쪽이다.
자꾸만 빨려들어 간다.
늘상 그렇게 그냥 지나쳤었는데..
이렇게 한 마음이 동하면 또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이번엔 빨강이다.
가장 강렬한 빛을 자랑한다.
그래서 방문자도 등장을 했다.
조그만 개미 손님이다.

꿀 향에 취해서
자기도 모르게 끌려 왔다.
그리고는 자신만을 위해서 마련된
꿀의 길로 다가간다.
너와 나의 다른 점이 여기에서 갈리는 군.

나는 단지 바라다 볼 뿐인데,
너는 하나가 되어서 대화를 하는 구나.
나는 목마를 적에 물을 줬는데,
너는 꿀을 얻으러 왔구나...
나는 머슴이고,
너는 결실의 능력자이다.
나는 할 수가 있는 것이 없군.

그렇게 잠시 보이던 개미는 안으로 사라졌다.
그리고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그렇게 무심하게 시간만 흐른다....

개미가 안으로 들어가고 나니까
목젖이 이번에는 등불로 보인다.
'손님을 받았습니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는 알 바가 없다.

여전히.....
꽃은 피고....
꽃은 진다....
여름이 나붓낀다.
다시 쏟아지는 빗방울.

비가 오면 컴이랑 놀면 된다.
대충 훑어보고 영 아닌 것은 삭제하고....

라이트룸에 불러와서
다시 맘에 드는 걸로 사부작 사부작.....
미인은 동동구리모를 발라줘야.
진정한 미인으로 태어나는 것처럼.
예쁜 봉선화는,
라이트룸 샤워를 받아서
다시 새롭게 태어난다.
하루 해가 저물어 간다.

오늘도 행복 만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