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2 · 금요일
낭월명리학당 一念卽是無量劫 -순간을 영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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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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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

중국의 양귀비꽃

중국의 양귀비꽃

중국의 양귀비꽃

  _BDS4245 어느 여행이라도 며칠 지나고 나면 미처 못다 한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 말하자면 여적(餘滴)이라고나 할까? 그런 것이 떠오를 적에 또 일상의 풍경이 되는 것이다. 사실 여행기나 일상의 풍경이나 별반 다를 것도 없다. 궂이 다르다고 한다면, 여행기는 기승전결이 있고, 일상은 거두절미라는 것의 차이 정도일 게다. 여하튼 양귀비에 대한 이야기가 빠졌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보충하는 셈이다. 불경에서도 보충이 있음을 벗님은 모르실 수도 있겠다. 나이가 들어서 반야심경도 가물가물 할 지경이 되면 천수경을 송경하다가도 깜빡깜빡 할 때가 있을 게다. 그럴 경우에 죄송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생기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염려 말라고 고승들께서 배려를 하셨다. 보궐진언이다. [보궐진언(言)]: 옴 호로호로 사야목케 사바하. 보궐선거와 같은 뜻이다. 혹 빠진 것이 있으면 채워넣어 달라는 진언이다. 왜 이런 이름을 가진 것이 경의 마지막에 붙어 있을까? 물론 잊어먹고 빠뜨린 것이 있을 경우에 마음의 짐으로 남겨 두지 말고 거시기 하라는 의미일게다. 과연 정신건강까지 고려한 자비심이 아닐 수 없다. [보궐사진진언] :옴 깜빡했네 사바하.  여하튼 이렇게 인생살이에서는 까맣게 잊어버렸다가 문득 생각나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끔은 '아참~!'이라는 말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나저나 양귀비 이야기 한다고 제목에 써놓고 첫 사진은.....? 그게 아닌 것 같단 생각을 하셨을 게다. 맞다. 그게 아니다. 뭐냐? 전날 저녁에 대접을 받았던 식당의 풍경이다. 연길에서 가장 유명한 양꼬치 집이라고 해서 갔는데, 문득 공항에서도 붙어 있는 광고판을 본 기억이 났다. 20170628_102623 풍무(豊茂) 고관(烤串)이라는 상호이다. 다들 허기진 마음에 낯선 메뉴판을 보면서 흥미로워하는 것이 여행객의 느낌이 묻어났다. 더구나 돈을 내지 않아도 되니 얻어먹는 즐거움이란 또 하나 추가하는 맛이기도 하다. 그렇게 마지막 저녁을 보낸 것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도 뭐.... ㅋㅋㅋ _BDS4228 번호표를 받고 길게 서 있는 틈으로 미리 예약했다는 이유 만으로 당당하게 들어가는 것도 좋고, 엄청난 규모로 운영되는 대륙의 분위기도 좋았다. _BDS4234 정갈하게 요리사들이 준비하는 것도 격조가 있어 보인다. 중국요리는 지저분하다는 것도 맞고 깨끗하다는 것도 맞다. 다 맞는 말이다. _BDS4229 통로 아래로는 잉어가 헤엄치고 다니는 식당의 풍경이 조금 낯설기도 했다. 이렇게 불을 다루는 식당에서 물이 흘러다니는 것도 음양의 조화라고 해도 되지 싶다. 그렇다면 맛은? 음...... 이럴 적에 마련된 어투가 있다. "호불호가 갈리겠군~!" 별로 였다는 말을 애둘러 이렇게 미화시킨다. 그런데 저마다 체질에 따라서 반응이 달랐던 모양이다. 여인네들은 다들 좋았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 호불호(好不好)임이 분명하다고 해야 정답이긴 하지 싶다. _BDS4257 새벽에 잠이 깼다. 아침을 먹고는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야 하는 마지막 일정이 남은 상황이다. 그러나, 기억하시라, "이야기란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란 것을~!" 천지는 굉장히 춥다는 말에 준비한 겨울용 모자이다. 그런데 꺼내보지도 못하고 도로 집어 넣으려니까 뭔가 아쉬워서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기자고 ㅋㅋㅋ 아쉬웠다기 보다는 이딴 것은 없어도 될 만큼 팔을 데어서 허물이 벗어질 정도로 따끈따끈한 천지의 태양이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는 용도이기도 하다. 각설하고. _BDS4281 창 밖을 내다보던 연지님이 소리친다. 연지 : 어? 저건..... 양귀비네~! 낭월 : 양귀비라고? 어디~! 연지 : 봐 저기~ 양귀비 맞지? _BDS4277 연지님이 가리킨 곳을 보니 틀림없는 분홍색의 양귀비가 피어 있는 것이 보였다. 오호~! 역시 눈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야~!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대신 봐주고 알려주니까 말이지. 그래서 허둥지둥 카메라에 90mm접사 렌즈를 달아서 뛰어 나갔다. DSC03301 카니카지, 작년에 빠알간 양귀비를 봤는데 아쉽게도 분홍색의 양귀비를 볼 수가 없어서 약간 아쉬웠었다. 하나를 얻으면 또 하나가 아쉬운 법이다. 끝없는 탐욕이려니.... 그런데 이제 그 분홍색을 채우게 되었으니 서둘러야 한다. _BDS4288 위치를 가늠하고 바라보니까 저 멀리 살짝 가리워진 양귀비가 보였다. 재빨리 중간에 나 있는 길로 다가갔더니 할아버지가 그 옆집에서 물을 주고 계셨다. 사실 남의 화단같은 남새밭에 맘대로 들어간다는 것이 조금은 찝찝했는데 잘 되었다 싶었다. 낭월 : 짜오~! 할배 : (물끄러미....) 낭월 :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할배 : 예, 안녕 하시우~! 낭월 : 농사를 잘 지으셨네요. 하하~! 할배 : 가물어서 물을 줘야 함다~! 낭월 : 애쓰신 보람이 있네요. 할배 : 아, 사진을 찍으시우? 낭월 : 예, 저 윗층에서 내려다 보니까 예쁜 꽃이 있어서요. 할배 : 꽃이라니, 어디? 낭월 : 바로 옆 칸에 있습니다. 조오기~! 할배 : 아, 그렇구나. 낭월 : 근데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 할배 : 되지 뭘 안 되갔쑤. 낭월 : 고맙습니다. 그럼~ _BDS4263 구역을 보니까 할아버지 구역은 우리가 묵은 2층의 아래에 살아서 그 영역을 관리하시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양귀비는 옆의 집에서 관리하는 영역이었던 것이다. 서로 잘 아는 사이인가보다 싶어서 거침없이 옆 밭의 출입구를 통해서 다가갔다. 파, 토마토, 상추, 손펌프..... 그리고 경계울타리까정.... 정겨운 풍경에 앙귀비가 화알짝 피어 있었다. 일단 24-240렌즈로 스케치를 했다. 렌즈의 용도가 이렇게 다르기 때문에 최소한 3개 정도는 챙겨야 여행 짐이 완성되는 것이다.   _BDS4267 주변의 풍경들이 있음으로 해서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게 되는 것도 여행사진에서는 필요하다. 이 사진이 없었더라면 아파트 앞의 공터에 심겨진 꽃이란 것을 알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낭월은 해설가로써의 사진가라고 할 수가 있는 셈이다. 말하자면 해설사진이라고나 할까? 그런 것이 있나? 없으면 만들지 뭐. ㅋㅋㅋ _BDS4274 그리고는 90마로 바꿔 끼웠다. 사실 이번에 이 렌즈를 챙긴 것은 백두산에서 야생화가 피었을 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접사렌즈로 담아 보려고 준비한 것이었는데, 너무나 철두철미한 관리로 인해서 그 기회를 얻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 쓸 일도 없었던 것인데 여기에서 쓰이게 되었군. 그러니까 준비를 하면 언젠가는 쓰일 일도 생긴다는 진리이다. 왜냐하면, 기회는 기다리는 자에게도 오지만, 준비한 자에게도 주어진다는 것을 항상 깨닫게 되는 것이다. 여하튼 이렇게 핑크빛의 양귀비를 보게 되어서 반가웠다. 약간 아쉬운 점은 밤새 세차게 쏟아진 폭우에 상태가 썩 좋지는 않았다는 것이지만, 지금 그런 것을 가리고 있을 상황도 아니었다. 그래서 셔터를 누르고 있는데 웬 할머니 외침이 들렸다. 아차~! 주인인가보다..... 순식간에 서른두 가지의 상상이 떠올랐다. 왜 남의 화단에 허락도 없이 들어갔느냐로 시작해서 남의 꽃을 맘대로 찍으면 되느냐는 호통까지 상상이 초고속으로 이어지면서 동시에 작전도 떠올랐다. 낭월 : 안녕하세요~! 할매 : %$#@*~! 낭월 : 쩌거화 헌피요량(이 꽃이 참 예뻐서요)~! 할매 : 니, 주짜이썸머(넌 어디 사노)? 할배 : 그 할마이는 한족이라우~! 미리 인사를 터 놓은 공덕이다. 할배가 할매에게 낭월의 상황을 설명해 주는 동안에도 사진은 찍었다. 여차하면 튀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이 나에게 주어진 기회임을 어디 한두 번 겪어보나. ㅋㅋㅋ 그렇게 필요한 만큼의 이미지를 얻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 없었다. 다만 절대로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 그건 바로 "와우~! 양귀비가 엄청 예쁩니다~!" 와 같은 말이다. 요따우 말을 해서 아는 채를 했다가는 바로 난리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한국 사람이 여행왔다가 그냥 예쁜 꽃을 보고 사진 찍나보다.....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마약 재료이면 중국에서도 마약 재료이다. 더구나 중국은 양귀비에 대한 너무나 쓰라린 상처를 안고 있는 나라이지 않은가. 그러니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말이 가슴 속에서 마구마구 솟아올라서 귓전을 때린다. 그래서 예쁜 꽃만 강조하고, 양귀비라는 말은 절대로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아, 물론 중국에서는 양귀비라고 하지도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만 양귀비이다. 그리고 꽃양귀비는 우미인(人)이다. 그러니까 양귀비는 아니지만 양귀비에 버금가는 항우의 여인인 우미인으로 빗대어서 불러주는 것이다. 그럼 중국에서는 뭐라고 하느냐? 앵속화(罂粟花yīngsùhuā)라고 한다. 앵속은 열매이고 꽃은 앵속화이다. 그러니까 중국인에게 양귀비라고 해봐야 현종의 비였던 그 여인만 생각할 따름이다. 그래서 나라마다 통하는 코드가 있다는 것이다. 잉쑤화인 줄은 알지만 잉쑤화라고 하면 안 된다. 입에 올리면 안 되는 금기사항이기 때문이다. 최대한 고맙다는 표정으로 그 양귀비 주인 할매께 인사를 하고는 얼른 돌아왔다. 그리고는 홍박사에게 물었다. 낭월 : 중국에서는 양귀비를 키워도 되나? 박사 : 무슨 큰일날 말씀을요. 징역갈 수도 있어요. 낭월 : 그건 한국이랑 같구나... 박사 : 근데 갑자기 웬 양귀비예요? 낭월 : 지금 화단에서 양귀비를 찍고 왔거든. 박사 : 화단예요? 어디요? 낭월 : 이리 와 봐. 저기~ 보이지? 박사 : 정말이네. 그건 또 어떻게 보셨대요? 낭월 : 개 눈에는 거시기만 보이거든. 하하~! 그러니까 아무리 단속을 해도 예쁜 꽃을 보고 싶은 마음을 다 감당하진 못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길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구석에다가 댓 포기 가꾼 할머니의 마음이 우리네 할머니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단속하러 오면, '아, 늙은이가 배 아플 적에 삶아 먹을라고 약으로 심은 겨~!'라고 우길 참인 게다. ㅋㅋㅋ _BDS4265 이제, 핑크 양귀비는 접수했고.... 다음에는 보라 양귀비와 하얀 양귀비가 남았네. 약효가 뛰어나다는 흰 양귀비는 중동으로 가야 볼랑가.... ㅋㅋㅋ 이렇게 잠시나마 중국에서 양귀비 구경도 했다는 이야기를 보궐한다. 워낙 땅도 넓으니까 구석구석 단속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고, 어쩌면 옛날의 우리나라 처럼 화초로 몇 포기 키우는 것은 단속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넌즈시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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