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2 · 금요일
낭월명리학당 一念卽是無量劫 -순간을 영원처럼
인연이 되셔서 고맙습니다
05.22 · 금
오주괘 →
일상의 풍경

앗! 큰일 났다~!

앗! 큰일 났다~!
  _DSC7261 고사리 밭에 괴물이 나타났다고 고사리들이 난리가 났다. 우물쭈물하다가는 전멸을 당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마치, 미어캣처럼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온다! 온다! 서서히 동족들을 멸살하면서 온다~! _DSC1703 우리들을 무참하게 짓밟으면서 좋아한다. 정신 바짝 차려라~! 지난 가을에 달콤한 퇴비를 줄 적에 알아 봤어야 하는데... 입으로는 달콤한 말을 하면서.... 손으로는 하나도 남김없이 모조리 꺾어버린다니깐. _DSC1710 이미 그 악독한 손아귀에 죽어가는 동족을 보라~! 그러나 우리에게는 저 괴물을 물리칠 방법이 없다. 이 땅에 뿌리를 박고 있는 까닭이다. 세상 천지에 선량한 괴물은 없다. 오로지 희망하는 것은 덜 나쁜 괴물을 만나기만 바랄 뿐. 괴물의 눈이 나빠져서 우리를 보지 못하게 되기만 바랄 뿐이다. _DSC1702 괴물은 눈도 밝다. 구석구석 잘도 찾아 낸다. 검은 고양이도 흰 고양이도 괴물임에는 다 같다. 그래도 무력한 생쥐들은 예전에 검은 고양이로부터 시달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하얀 고양이가 오기를 기다리지만..... 생쥐들은 안다. 결국은 고양이 밥이란 것을. _DSC7262 도리 없다. 점점 괴물의 발자국 소리가 크게 들리잖아. 힘없고 빽없고 무능한 고사리들아~! 일단 숨어라~! 오늘까지만 우리 고사리들을 위해서 거름을 많이 주겠다고 한다. 내일부터는 다시 맛이 좋은 고사리부터 삶아 댈 것이다. 유토피아는 있는 걸까? 그런 세월이 있을까? 자연에서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으면서 그렇게 힘들지만 자유로웠던 시절이 그립다. _DSC7273 아싸~~!! 난 살았다~~!! 교묘하게 숨어 있다가 이렇게 잎이 피었으니 좋아라~! 적어도 올해는 자유롭게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살겠네. 아이들아~! 너거들도 잘 숨어보거래이~! 잎만 피면 절대로 꺾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 두란 말이야. _DSC1700 언니야~! 무서워~! 어떻게 해야 돼...? 동생아, 무섭긴 나도 마찬가지야. 얼른얼른 잎이 피어야 하는데... 왜 오늘은 햇살도 약한 거야..... 오늘을 넘길지... 큰일이네.... DSC03040-1 뭐, 누구는 괴물만 두려워하면 되겠지만... 난 당장 피를 빨아먹는 이 버러지들이 더 무섭다구~~!! 착 달라 붙어서 쫙쫙~ 빨아대는.... 파리들..... 아무런 구애도 받지 않고, 산들바람을 맞으면서.... 달콤한 비를 맞으면서 살고 싶단 말이야. 나도 그래. 그렇지만 우린 힘이 없잖니? 고사리 밭의 가냘픈 고사리일 뿐이란 말이야.... 밭을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가 없어..... 그래서 이렇게 매일 아침 발만 동동 구르는 수밖에... 아득한 옛날에 그런 스님이 계셨더란다. 진묵대사라고..... 주지스님이 고사리 꺾어오라고 하셨다나. 고사리 하나를 꺾어 들고 주지스님에게 갔다지.   "이 게을러 터진 놈아 왜 그냥 오느냐?" "고사리가 피를 흘리고 있어서 못 하겠습니다. 벌을 주십시오~!"   왜 이런 밭 주인은 없는 거야....... 그냥 내버려 두고 외부에서 도둑이나 못 오게 지켜주는.... 그래서 저마다 생긴대로 자연을 느끼면서 살도록.... 감언이설로.... 북핵위협으로..... 어떻게든 쥐어짜서 배를 불리려는......   아~~~!! 오늘만 넘기면 나도 자유를 얻을 수가 있는데..... 해야 솟아라~! 훈풍아 불어라~! 어서어서 잎이 피고 나도 잘 살고 싶다~! 괴물이 없는 깊은 산골에서 살고 싶어.... _DSC7275 난, 최대한 주변의 풀들로 위장했걸랑~! 어쩌면.... 날 못 보고 넘어갈 수도 있어~! 맛있는 거름도 반갑지 않아. 그냥 내 맘대로 살게 냅둬줘~~!! 풀님들 어서 쑥쑥 자라주세요. 제가 숨게요. 삶이 이렇게도 힘들고 두려운 것인가요....? _DSC7278 난 아예 풀처럼 옆으로 살짝 누웠다구. 이만하면 위장술이 완벽하지 않아? 현실에 맞춰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겨. 어제는 쇠비름처럼 행세하다가, 오늘은 이렇게 독사풀처럼 바람에 흔들거리잖아... 내가 왜 친일파야~! 내가 왜 친미파야~! 내가 왜 친중파야~! 냔 그냥 살고 싶었을 뿐이라구~~!! _DSC7265 수구리~~!!!! 더 바짝 엎어지란 말이야~~~!! 괴물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우린 그 흔한 위장을 할 풀 한 줄기도 없잖아... 부러워해봐야 소용없어. 빽은 옆에 풀이라도 나 있는 고사리들에게나 있지.... 맨땅에서 솟아난 흙숟가락에겐....... 우리를 위한 세상은 영원히 오지 않아. 지금 이 순간을 넘기는 것만이 유일한 도피처~! _DSC7266 더, 바짝 수구리~~~!!! 5일만 살아 남으면 우리에겐 자유가 보장 된단 말이야.... 또 그 다음의 5일은? 그건 그 다음에 생각하지 뭐..... _DSC7260 문득, 고사리 밭에서 망상에 잠긴다.... 민초(民草)라잖은가..... 고사리 같은 하루 살이의 나날들..... 오늘, 19대 선거일이다. 검은 고양이도 아닌, 흰 고양이도 아닌, 정말 어제 한 말과 같은 똑똑한 생쥐를 찾을 수가 없을까? 그래서 아무런 걱정없이 저마다의 삶에... 그렇게 행복을 찾아 갈 길은...... 희망과 좌절이 뒤엉킨 고사리 밭에 비가 내린다...... l_2017050801001103300082231 민초(民草)도 못 되는...... 이주초(移住草)의 절박함이란......    
목록으로 — 일상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