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2 · 금요일
낭월명리학당 一念卽是無量劫 -순간을 영원처럼
인연이 되셔서 고맙습니다
05.22 · 금
오주괘 →
일상의 풍경

보살과 동자의 대화

보살과 동자의 대화
_DSC5313   동자 : 보살님, 오늘이 입춘이라는데요? 보살 : 그게 무엇이냐? 동자 : 새로운 해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잖아요. 보살님은 그것도 모르세요. 보살 : 모른다. 동자 : 왜요? 알아야 되는 거잖아요? 보살 : 왜 그것을 알아야 하느냐? 동자 : 그야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척 해야 하니까요. 보살 : 왜 그래야 하느냐? 동자 : 중생과 더불어 사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닐까요? 보살 : 중생의 고뇌를 같이 아파하고 길을 찾아주면 되었지 뭘 더 해? 동자 : 나 참, 보살님도 헛보살이시네요. 보살 : 아니, 왜? 동자 : 같이 배를 타고 간다면서 그들의 말을 못 알아 들으시면 워짜요. 보살 : 그들의 말이 뭔데? 동자 : 오늘이 입춘잉게 방도 붙이구 혀야지? 하는 말을 이해 하세요? 보살 :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인데 이름은 지어서 뭣하노? 동자 : 그것 보세요. 보살은 헛보살이라니까요. 보살 : 이놈아, 넌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고 생각하느냐? 동자 : 저야 이렇게 불탑 밑에 앉아서 있으니 맨날 같은 날이죠. 보살 : 그런데 웬 헛소릴 하느냐. 동자 : 아이 참~! 답답하시네. 보살 : 뭐가 말이냐? 동자 : 중생들이 그런단 말이예요. '올해는 합격을, 올해는 며느리를~'이라고요. 보살 : 그러면 소원을 들어주면 될 것 아니냐. 동자 : 그니깐요. 소원을 들어주는 거야 좋죠. 보살 : 그럼 되었지 또 뭐가 필요하단 말이냐? 동자 : 아니, 동병상련이라고 모르세요? 보살 : 뭔데? 동자 : 공감은 아세요? 보살 : 그야 알지. 상대의 마음에 같은 주파수를 느끼는 것이 아니더냐. 동자 : 그건 아시네요. 보살 : 내가 뭘 공감하지 않은 것이라도 있느냐? 동자 : 쳇, 죽었다 깨어나도 몰라요. 헤헤~! 보살 : 중생은 빌어라, 보살은 소원이나 들어주면 되지. 동자 : 보살미는 있을지 몰라도 인간미는 없으신 거예요. 보살 : 나 참 쪼만한 놈이 별 걸 다 물고 늘어지네. 동자 : 보살님이 저보다 맘이 편하세요? 보살 : 보살은 원래 부동심이니라. 동자 : 그런데 왜 그렇게 심각하세요? 보살 : 내가 뭘? 동자 : 반가부좌를 하고 앉아서 세상 고민 다 떠안고 있는 폼이시잖아요. 보살 : 그야 중생의 마음이 아프니까 그런 것이 아니냐. 동자 : 부동심은 그런 것이었군요... 네에~! 보살 : 예끼 이놈~! 보살을 놀리면 못 쓴다. 동자 : 저는 놀린 적이 없는데 스스로 놀림을 당하신 거겠죠. 헤헤~! 보살 : 넌 공부도 안 하고 맨날 그렇게 보살이나 놀리고 있으면 좋으냐? 동자 : 그럼요. 좋고 말고요. 보살 : 공부쫌 해라~! 동자 : 공부는 말라꼬요. 전 모르는 것이 없단 말이예요. 보살 : 알도 못하는 놈이 조딩이만 여물어서 큰일이다. 큰일~! 동자 : 그봐요. 보살님도 제가 부담스러우시죠? 그럴 꺼예요. 헤헤~! 보살 : 오늘 가만히 보니, 네가 보살이고 내가 중생 같다. 동자 : 얏호~! 보살님, 의문의 일패~!!  
목록으로 — 일상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