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동국사
감로사에서 불과 한 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군산. 언제라도 맘만 먹으면 나들이를 할 수 있는 딱 좋은 거리이다. 모처럼 일찍 퇴근한 아랫집 친구들이 슬슬 바람을 넣는다. 그래서 충하면 동한다고 부시시 따라 나섰다.
군산항의 한 풍경이 세월을 가득 머금고 있었다.
얼마나 긴 순간들을 함께 하다가 이제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바지 선...
왼쪽으로는 아직도 공사 중인 동백대교가
장항으로 가는 길이 가까워진다고 전해 준다.
암초등대 하나가 썰물에 의미없이 오도카니........
세상의 운명이란, 이렇게 쓰이기도 하고 안 쓰이기도 하는 것.
비록 지금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존재에 불과하지만,
일단 밀물이 들이닥치게 되면 그 존재감은 다시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
군산길이 낯선 항해 선박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길잡이가 될 터이다.
지난 시절의 화려했음을 담소하는 것일까......
초로의 부부가 나누는 도란도란 옛 이야기가 정겹다.
군산에는 동국사가 있다.
40 여년 전에 바랑하나 달랑 메고 전국 유람을 나섰을 적에 하루 묵었던 곳.
동국사의 특별한 의미도 모른 채로 그렇게 스쳐 지나갔던 곳인데
이제 다시 세월이 제법 흐른 다음에 옛 추억을 더퉈서 빛 바랜 기억을 찾아 본다.
차문불문(此門不門)?
호연이 묻는다.
"사부님, 이 문은 문이 아니다가 무슨 뜻입니까?"
그러게.... 문을 만들어 놓고 문이 아니라니....
문득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이 그림의 제목은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이다.
르네 마그리트가 파이프 처럼 보이는 것을 그려 놓고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란다.
문의 기둥에다가 써 붙인, '이것은 문이 아니다'와 너무도 닮았다.
그럼 뭐냐? 라고 하면 이미 작자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다.
그럼 해답이 뭐냐?
'난 관심 없다.'
이다. ㅋㅋㅋ
동국사의 특징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일본식으로 지어진 절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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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사
[ 東國寺 ]
- 전라북도 군산시 금광동에 있는 한국 유일의 일본식 사찰.
1913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승려 우치다(內田)에 의해 ‘금강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된 동국사는 한국의 전통사찰과는 다른 양식을 띠고 있다. 주요 건물은 대웅전, 요사채, 종각 등이 자리하고 있는데, 8·15광복 뒤 김남곡 스님이 동국사로 사찰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르렀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인 선운사의 말사이다.
대웅전은 요사채와 복도로 연결되어 있고, 팔작지붕 홑처마 형식의 일본 에도(江戶) 시대의 건축양식을 띠고 있다. 건물 외벽에는 창문을 많이 달았고, 우리나라의 처마와 달리 처마에는 아무런 장식도 없는 특징을 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져 현재까지 남아 있는 일본식 사찰은 모두 없어지고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동국사 대웅전은 2003년에 등록문화재 제64호로 지정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동국사 [東國寺] (두산백과)
저녁에 법회가 있는지 몇몇 불자들이 자리를 하나 둘 채워가고 있는 모습이다.
군산에도 불심의 씨앗은 자라고 있었나 보다.....
석가모니를 아난 존자와 가섭 존자가 보필하고 있는 모습도 흔하지는 않은 풍경이다.
보물로 지정되었구나. 소조(塑造)라면.....
뼈대를 만들어 놓고 붙여서 만든 불상이라는 뜻이겠군...
왼쪽으로는 산신님이 좌정하시고,
오른쪽에는 독성님이 좌정하신 것을 보면
하나의 대웅전에 모든 분들을 모셨다는 의미이다.
행여 법회에 방해라도 될까봐, 사진만 얼른 담고 황망히 물러났다.
종각 앞에 서 있는 동상.....
어디선가 안면이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
문득, 일본식 사찰과 소녀상과, 10억 엔이 겹친다.
군산평화소녀상이었구나......
여기에서 이렇게 소녀상을 만나게 될 줄은 생각 못했다.
십시일반으로 모금해서 의미있는 동국사에 세웠다는 것....
그러게나..... 그 의미하는 바가 또 새롭게 다가온다.
차마 웃을 수 없는 화인의 표정이 사뭇....
그 의미에 공감할 수 있는 오직 한국인의 감정이 솟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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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뼈속 깊이 절절한 아픔이겠고,
또 누군가에겐 얼른 치워버리고 싶은 골치덩어리.....
그 모든 것을 지켜 보고 있다. 온 나라의 눈들이, 마음들이....
일본 조동종에서 참사문(懺謝文)을 바쳤구나....
아베만 빼고, 일본인의 가슴에도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는 게야.....
과연, 사필귀정(事必歸正)은 믿을 수 있는 말일까?
힘없어 무기력한 자들을 희망고문하는 글은 아닌가.....?
인과응보(因果應報)는 과연 존재 하는 것이겠지.....?
가끔은 뭐가 뭔지 모를 때가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어제의 우울함....
동전을 던지는 일행들의 즐거움.....
그 중간에서 바라보는 낭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