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부소산(扶蘇山) 야경
낮에 본 고란사(皐蘭寺)의 풍경이야 이미 본 바가 있으니
이번에는 밤의 고란사를 보자고 하여 길을 나섰다.
고란사는 고란초에서 이름이 얻어진 모양이다.
고란초는 양치식물 고사리목 고란초과의 상록 여러해살이풀이란다.
양치식물이면 고사리 같은 과목의 종류라고 보면 되겠는데.....
난초의 난(蘭)이 붙어 있는 것은 좀 생뚱맞은 느낌도 들기는 한다.
그런데 고란(皐蘭)이란 명칭은 여기 저기에서 나타난다.
중국에는 당나라때에 고란주(皐蘭州)가 있었고,
《한서(漢書)》에는 고란산(皐蘭山)도 등장을 한다.
일본에는 고란현(皐蘭県)이 있단다.
그러고 보면 고란(皐蘭)이라는 글자는 원래 있었던 모양이다.
직역하면, 연못이나 작은 웅덩이에 사는 난초라는 뜻 정도이다.
언덕의 난초도 된다. 고(皐)의 글자가 갖고 있는 뜻이 다양해서이다.
그렇다면 고란사에 있어서 고란초인지 원래 고란초라서 고란사인지.....
그 해답을 찾을 길이 없으니 그냥 그렇겠거니.... 해야 할 모양이다.
근데.... 뭔가 께름칙 하면 해결이 되지 않아서 찝찝하다.
에라~ 내친 김에 「皐蘭」에 대해서 좀더 파봐야 하겠다.
한한대자전을 훑어도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금성판 국어대사전에는 나온다.
고란사와 고란초가 나오는데 풀이란다. 또한 미흡하다. 고란을 찾아서....
널 믿는다. 대만에서 자존심을 걸고 만들었다는 《중문대사전》이다.
고(皐)를 찾으니, 고(皋)를 찾으란다. 이게 본래의 고란다. 그래서 또 뒤적뒤적....
이런 때는 확대경이 도움을 준다. 찾았다. 皐蘭~~!!!!
뭔가 설명이 수두룩빡빡~한 것이 매우 흡족하다.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지. 흐뭇흐뭇~
어디... 들바다 보자......
글자를 좀 크게 보기 위해서 2000픽셀로 저장을 한다.
혹시 아는가, 낭월만큼이나 찝찝한 것을 못 견디는 벗님도 있으실지... ㅋㅋㅋ
그렇다면 읽어보고 속이라도 시원하시라고~~ 어디.....
1. 연못 주변에서 살고 있는 난초[초사초혼에 나옴]
2. 등불을 형용한 말이다.[이가,병풍곡에 나옴]
3. ①산의 이름이다. 일명 오천산이라고 한다. 그 산에 다섯개의 샘이 있어서이다.
감숙성의 고란현 남쪽에 있으니 난주의 고란산 이름이다.
②석문산의 이름이다. 감숙성 도하현의 서남쪽에 있다.[한서곽거병전에 나옴]
그러니까 옛날에는 난초로 분류를 했었다는 이야기인 모양이다.
고란산에서 전쟁도 했던 모양이다. 그건 해당없다고 봐서 생략하고...
그러니까 등불을 형용했다는 말도 나오는 구먼.....
소설을 쓰자. 고란산에 있는 기이한 풀을 먹고 병이 나았다고.
그래서 고란초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고,
마침, 고란사에 그 풀이 있음을 알고서 병없이 오래 산다는 전설이... ㅋㅋㅋ
그만하면 할 만큼 했으니 스스로 만족하는 게 좋겠다.
약수터 위의 벼랑에는 고란초가 있다고 안내판이 붙어 있다.
그런데 잘 봐야 한다. 고사리 같은 큰 풀을 보고 고란초이겠거니... 할 수 있다.
늦은 시간에 사진을 찍어서 제대로 보이지는 않지만, 이것이 고란초이다.
어디, 고란초 사진이 잘 나온 것이 없는가.... 뒤지다가....
이명호 님의 야생화 사이트에서 사진을 가져왔다는 말씀으로 저작권을 고지하고...
http://www.skyspace.pe.kr/zboard/view.php?id=gallery&no=210
이 사이트에 가 보시면 고란초에 대한 정리가 잘 되어 있으니 참고 하시면 되겠다.
제대로 사진이 나왔구먼. 특히 고란초 잎의 뒷면이 백미이다.
바로 이 포자가 있는 것이 참 예술적이다.
이것의 수명이 하루 뿐이었을까? 고란초 잎이 하루를 지나면 가라앉기 때문에
당일 떠 온 물이라는 것을 백제의 왕이 알아 봤다고 하는 것을 보면......
고란초는 백제의 왕이 고란정의 약수를 좋아해서 매일 떠오라고 시켰는데
과연 고란정의 약수인지를 알 길이 없는지라,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고란초 잎을 하나 물에 띄워서 갖고 오도록 명을 했더란다.
그 풀은 고란사에만 있었으므로 꽤 괜찮은 해결책이었다고 하겠다.
친절하게 한글로 고란정이다. 구태여 한자까지 쓰지 않아도 되었을게다.....
컴컴해서 들여다 봐도 보이지 않는다.
플래시를 터뜨리니 비로소 대략 윤곽이 나타난다.
추석날이라고 관광객들이 많이도 다녀 갔다는데.. 그래도 물은 제법 많다.
아무리 바빠도 고란사에서는 고란약수에 대한 이야기는 읽어 주고 가야지...
근데.... 여기에서도 오류가 있었구먼.
기이한 풀이 있어서 고란초라고 했다는 건....
기이한 풀이 있었으니 이름이 고란초였다고 해야 할 것을....
에구~ 쯧쯧~ 이런 안내판 오류를 찾아서 유람이라도 해야 할까 보다. ㅋㅋㅋ
편액 아래에「 (皐) 언덕 고」라고 써 놓은 것을 보니 어지간히 들 물어봤던갑다.
앞에서 고(皋)와 고(皐)가 같은 글자임을 알았으니 왜 글자가 다른진 알겠고,
보통은 잘 쓰지 않는 글자여서 궁금한 사람들도 있었겠다.
종각에는 아담한 종이 매달려 있다.
현판을 보니 영종각(靈鐘閣)이다. 신령한 종이라는 뜻인가?
보통은 범종각(梵鐘閣) 정도인데 특이하게 신령 령(靈)을 써놨다.
백마강에 고요한 달밤아 고란사의 종소리가 들리어오면 구곡간장 찢어지는 백제꿈이 그립구나 아 --아 달빛 서린 낙화암의 그늘 속에서 불러보자 삼천궁녀를~~
《백마강》이라는 노래란다. 고란사의 종소리가 구슬프긴 했던가 보다. 그럼 비종각(悲鍾閣)이나 애종각(哀鍾閣)이 더 잘 어울렸겠구먼..... 금강이 백마강으로 불리는 것은 백마로 백제 수호룡을 잡아서인가? 나당연합군에서 당나라 소정방이 백마를 좋아한다는 용의 식성을 알고는 미끼로 백말을 달아서 용을 낚아 올렸다는 이야기가 있잖여...... 있는 것으로 없는 것을 잡았으니 필시 뻥이겠군.....
심우도의 벽화가 눈길을 끈다.
그 아래에는 은근슬쩍~ 낙화암을 그려 넣었나.....?
적절한 활용이로구먼. 보통은 산수도를 하나 넣는 자리인데.
고란사이니깐 얼마든지 용납이 되는 센스라고 봐도 되겠다.
이윽고, 어둠이 내린 백화정에 올랐다.
그런데, 그 흔한 가로등 하나도 없는 쓸쓸함.......
삼천 궁녀랑 귀신놀이라도 하라는 뜻일까?
플래시를 안 갖고 갔더라면 어쩔뻔 했냔 말이지.....
하늘이라도 맑았더라면 별빛을 만날 수가 있을까... 했는데
잔뜩 흐린 추석날의 밤이 아쉬운 면도 있구먼.
낙화암은 백화정에서 20여m내려가면 나온다.
난간에서 바라보니 금강의 굽이치는 저 멀리에 다리의 불빛이 화사하다.
그 위로 겹쳐 보이는 것은 백제보(百濟洑)이겠군......
행인이 끊긴 어둠 속을 시원한 밤공기 맞으면서 걷는다.
입구로 나가다가 보니 비로소 가로등이 하나씩 나타난다.
그러니까 산책로에는 불을 켜주고
계단도 많고 위험한 낙화암에는 불도 하나 없단 말이구먼....
길 가에 사자루가 있다기에 잠시 걸음을 옮겼다.
누각이 멋지게 숲을 지키고 있다. 그림 좋고~~!!
그런데.....
이름이 좀 야릇~하다. 사자루(泗泚樓)라잖여.....
아니, 사비루(泗沘樓)라고 했으면 아뭇 소리도 안 하려고 했는데
사자루, 사비루, 당시에는 적어도 호칭에서 이러한 구분이 없었단 말여?
아마도, 비(沘)에 점 하나가 붙어서 자(泚)가 된 것이 아니겠느냐는 의심.....
부여로 들어가는 길에다가는 사비문(泗沘門)이라고 써놓고,
부소산에다가는 사자루라니.... 뭔가 쪼~매~~~ 찝찝하더란.... ㅋㅋㅋ
혹시나..... 싶어서 인터넷 자료를 뒤적뒤적.....
사자루는 사비루(泗沘樓)를 잘못 쓴 글자라는 주장도 있었다. 백제의 수도가 사비이고, 사비에 있는 비(沘)로 쓸 것을 착각해서 ‘자(泚)’로 잘못 썼다는 얘기다. 고종의 아들 의친왕 이 1919년에 쓴 글인데, 부여문화원에 따르면 삼국사기에는 사비성, 삼국유사에는 사자성이란 기록이 존재해 왔기 때문에 지금 처럼 사자루를 그대로 쓰기로 했다.
어쩐지..... 의친왕...... 내 그럴 줄 알았다.....
이 양반이 한산 소곡주에 취하셔서 점 하나 찍는 바람에
감히 틀렸다고도 못하고 그냥 내다 걸었던 것은 아녀?
그래도 다시 사비로 고치지 않고 그냥 둔 이유도 일리는 있지만
누가 봐도 그건 쌩뚱맞다는 생각을 한다면 고쳤어야지.... 쯧쯧~
삼국시기가 옳으냐 삼국유사가 옳으냐 하고 싸워봐야 뭐....
그래 싸움은 계백장군께 맡기면 될 일이다. ㅋㅋㅋ
말의 배와 다리에 가득한 거미들의 낙원. 비도 안 맞겠군.
밥도 굶었는데 시원하게 궁남지나 둘러 보자.
저녁을 먹으려고 한 칼국수 집에 들어갔더니만....
오늘은 손님이 너무 많아서 재료가 동 나 버렸단다.
그럼 굶으면 되지 뭐. 궁남지 주차장에서...
마침 현명한 연지님이 미리 깎아서 통에 담아 갖고 온 배.
그 녀석으로 간식아닌 간식으로 밥통을 속이고....
어둠 속에서 생각지도 못한 작은 소란이 있었다.
연꽃도 다 지고 난 이 시간에, 이 밤중에....
다시 자세히 들여다 보니 연꽃을 향하고 있는 대포들.....
오호라~! 빅토리아가 개화 한 모양이다~~!!
여름에도 보고 싶었지만 개화하지 않아서 못 봤는데....
이것이야말로 책보다 더 반가운 부록이로군.
선수들이 찍고 있는 곁에서.....
곁불을 아니, 곁빛을 도움 받아서 몇 장 찍었다.
그래서 병신년에 해야 할 미션의 하나를 마무리 했다.
올해는 빅토리아 연꽃을 보는 것이 소원이었거던~!
빅토리아 연꽃을 보고 났더니
평소에 늘 봤던 야개연이 더 예쁘단 것을 알았다.
청초하게 피어있는 단아한 모습....
그래 네가 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