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㉒ 노인봉 옆 예림원(藝林園)
(방문일: 2026년 6월 2일 화요일)

언젠가 영상으로 봤던 기억이 나서 지나가는 길에 예림원을 잠깐 들렸다. 혹시 여름이니까 예쁜 꽃이라도 있으면 그녀들이 좋아하지 싶어서이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바로 길가에 있으니까.

노인봉의 모퉁이를 돌아서면 얼마지 않아서 바로 나타난다.

잠시 들려서 차 한 잔 마시면서 쉬어가기 괜찮은 곳으로 봐도 되지 싶다.


성인 5,000원 학생과 노인 4,000원














엇, 경북 청도라니 고향사람이 만들었구나.

자연과 예술이 만나는 공간, 예림원의 탄생
예림원은 수백 년의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 고대 유적지는 아닙니다. 2007년에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문자조각공원이자 식물원입니다. 하지만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울릉도 고유의 장구한 자연사를 그대로 품어낸 예술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해양경찰 출신이자 서예가인 박경원 원장이 설립한 이 공간은, 울릉도의 천혜의 자연에 문자를 나무에 새겨 넣은 조형미를 더해 만들어졌습니다. 자연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인간의 행복한 삶을 선사하는 ‘무릉도원’을 만들겠다는 설립 취지가 담겨 있습니다. 주인의 정성 어린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어, 돌 하나와 풀 한 포기에서도 짙은 생명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림원이 품고 있는 오랜 이야기들
예림원 자체는 현대에 조성되었지만, 그 안에는 울릉도의 오랜 역사를 지켜본 자연의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1. 1,200년의 세월을 견딘 최장수 주목나무
예림원 산책로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경이로운 존재는 수령이 1,200년에 달하는 주목나무입니다. 조선 시대에 섬을 비워두었던 ‘공도 정책(空島政策)’으로 울릉도에 사람의 발길이 완전히 끊겼던 수백 년의 적막한 시간 속에서도 이 나무는 묵묵히 섬을 지켜왔습니다. 이 고목 앞에서는 울릉도의 모진 비바람을 견뎌낸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2. 서로 다른 나무가 한 몸이 된 연리근
전시장을 벗어나 산길로 접어들면 수령 100년가량의 연리근(連理根)을 볼 수 있습니다. 풍게나무와 느티나무라는 전혀 다른 두 나무가 뿌리에서부터 한 몸으로 얽혀 자라는 모습입니다. 흔히 연리지는 끈끈한 인연이나 화합을 상징하는데, 이 연리근 역시 극한의 환경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두 생명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3. 절벽 끝 ‘얼굴바위’와 경이로운 전망대
예림원의 또 다른 자랑은 아찔한 벼랑 끝에 설치된 유리 전망대입니다. 이 전망대가 자리한 절벽은 사람의 옆모습을 꼭 닮아 ‘얼굴바위’라고도 불립니다. 50m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인공 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를 지나 전망대에 서면, 바다 위의 코끼리바위(공암)와 송곳봉 그리고 현포항 일대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뒷산 옥녀봉의 물을 끌어와 만든 이 폭포는 산과 바다를 잇는 훌륭한 매개체가 되어줍니다.
4. 세월을 응축한 250여 점의 분재
산책로를 따라 진열된 250여 점의 분재들은 대부분 수령이 300년에서 500년에 이릅니다. 울릉도 특산 식물과 야생화들이 척박한 바위틈이나 작은 화분 속에서도 꿋꿋하게 꽃을 피우고 잎을 내는 모습을 통해, 긴 인고의 시간을 이겨낸 생명의 숭고함을 보여줍니다.
예림원은 단순한 수목원을 넘어, 울릉도의 오랜 자연과 한 예술가의 집념이 만나 완성된 한 편의 시와 같은 공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