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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⑧ 통구미 거북바위와 가재굴

울릉도⑧ 통구미 거북바위와 가재굴

(탐사일: 2026년 6월 1일 월요일)


울릉공항을 지나면 다음에 나오는 곳은 통구미 거북바위다.

1. ‘구미’의 본래 뜻

  • ‘구미’는 해안선이 육지 쪽으로 쑥 들어간 지형, 즉 바다에서 육지 쪽으로 파고든 작은 만(灣)이나 포구를 뜻하는 우리말입니다. 옛 어부들이 배를 대기 좋은 좁고 깊숙한 해안을 부르던 명칭으로, 전라도 방언의 흔적이 울릉도 지명에 정착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2. 통구미의 유래

  • 지형적 의미: 마을 양쪽의 산이 높게 솟아 골짜기가 깊고 좁은 모습이 마치 긴 홈통(통)과 같고, 그 끝에 있는 포구(구미)라는 뜻에서 유래했습니다.

  • 형태적 의미: 앞바다의 거북바위가 육지를 향해 기어가는 듯한 모습에서 유래했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거북이가 들어가는 홈통 같은 마을이라는 뜻으로, 한자로는 통구미(桶龜尾)라고 표기하기도 합니다.


5분 걸리는 거리다. 언젠가 통구미의 거북바위가 무너졌다는 뉴스를 봤었는데...


아, 2023년 10월에 있었던 일이었구나.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 갔다가 날벼락 돌벼락을 맞았으니 얼마나 황당하셨을까 싶다. 그리고 이것이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일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하늘신 물신은 물론이고, 땅신 바위신까지도 보우하셔야 안전한 여행을 마칠 수가 있다는 말이니 항상 자연신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다녀야 한다.


그들은 지질보다 예술품에 관심이 많은 모양이다. 아마도 이러한 여행객을 위해서 만들어 둔 조각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ㅎㅎ


 

 


 

 


지질은 울릉도 전역에 드러나는 도동현무암질암류다. 앞으로도 계속 나올 지질설명이기도 하다. 내친김에 상세한 설명을 보고 넘어가면 좋지 싶어서 월매를 불렀다.

 

●지층의 명칭은 ‘도동현무암질암류’이다. 기호로는 ‘Qddb’로 표기하며, 울릉도 형성 초기에 분출한 화산암 지층으로 통구미뿐만 아니라 울릉도 해안가 전역에 걸쳐 폭넓게 분포하는 기반암이다.

 

이 지층이 형성된 시기는 ‘신생대 제4기’이다. 약 258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에 해당하는 지질 시대로,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화산 활동의 결과물임을 알 수 있다.

지층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암석의 형태인 대표암상은 크게 두 가지 특징으로 나뉜다. 

●첫째는 주로 ‘용암류’와 ‘각력암’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용암류는 지표를 뚫고 나온 마그마가 흘러내리다 식어서 굳은 암석을 말한다. 각력암은 화산이 폭발할 때 부서진 날카로운 암석 파편들이 한데 엉겨 붙어 굳어진 암석이다. 통구미의 거북바위가 거칠고 울퉁불퉁한 표면을 가지는 것도 이러한 각력암과 용암류가 불규칙하게 섞여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응회암’, ‘화산역암’, ‘사암’이 ‘협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응회암은 화산재가 두껍게 쌓여 굳은 암석이고, 화산역암은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자갈 크기의 파편들이 굳은 암석이며, 사암은 모래가 퇴적되어 굳은 암석이다. 여기서 협재란 주를 이루는 굵직한 지층 사이에 다른 종류의 지층이 얇은 띠처럼 끼어 있는 상태를 뜻한다. 즉, 용암이 흐르고 화산 파편이 쌓이는 격렬한 화산 활동 중간중간에 화산재가 가라앉거나 모래와 자갈이 퇴적되는 시기가 반복되며 지층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켜켜이 끼어들어 갔음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통구미 일대의 도동현무암질암류는 울릉도의 뜨겁고 격렬했던 초기 화산 폭발과 용암의 분출,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르며 퇴적물이 쌓이던 과정이 복합적으로 기록된 흔적이다.


 

 


 

 

 

지질명소 거북바위 및 향나무 자생지

거북바위의 형성과정

거북바위는 파도의 침식으로 형성된 거북모양의 시스택이다. 거북바위의 좌측(동쪽)은 비교적 평탄하고 우측(서쪽)은 울퉁불퉁한데, 이는 좌우의 암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좌측에는 침식에 강한 포놀라이트 관입암이 버티고 있으며, 우측에는 침식에 약한 집괴암과 현무암이 분포한다.

  • 단면 (우측 측면 그림)

  • 냉각대: 뜨거운 용암이 물, 공기, 또는 차가운 암석에 관입하여 빠르게 식은 접촉부

  • 클링커: 점성이 높은 아아 용암이 식으면서 껍질이 깨어져 생성된 조각

  • 용암 흐름구조: 화산 사면에 퇴적된 화산재 층 위를 용암이 반복적으로 흐른 흔적

  • 라바볼: 점성이 높은 아아 용암이 경사면을 따라 흐르는 동안에 클링커와 용암 덩어리가 눈덩이처럼 달라붙어 만들어진 둥근 화산암덩어리

※ 하단 참고 용어

  • 아아 용암: 표면이 꺼칠꺼칠한 용암

  • 포놀라이트: 알칼리원소(Na+K)가 아주 많이 함유된 화산암


무너져서 사람이 다치기도 했다는 거북바위의 모습이다. 사고의 영향인지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서 있고, 바위 부스러기들이 떨어져 있는 모습도 보인다. 


우야든둥 가지 말라고 하는 곳은 웬만하면 가지 않는다. 다만 부득이하게 가야 할 목적이 있다면 신속하게 갔다가 얼른 나오는 것으로 주의를 하기도 한다. 가지 말란다고 모두 안 가면 그건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그로 인해서 부상이라도 당하면 그것은 온전히 자신의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자기 책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한 무리의 스킨스쿠버들이 바다에서 올라오고 있는 것도 보였다. 바닷속의 모습은 또 어떤 풍경이 전개될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그것을 직접 해 볼 마음은 없다.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가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는 세계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또 공기통을 짊어지고 위험할 수도 있는 바다의 풍경을 즐기고 있는 것이겠거니 싶다.

 

 

거북바위보다 왼쪽의 암벽이 더 관심을 끈다. 울릉공항의 공사장에서도 본 붉은색의 현무암과 타포니의 풍경이 울릉도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진에서 두드러지는 붉고 거친 형태의 암석은 앞서 안내문에서 확인하셨던 ‘집괴암’ 혹은 ‘화산각력암’에 해당합니다. 이 암석이 붉은색을 띠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마그마 속에 포함되어 있던 철 성분의 산화 작용 때문입니다.

지하 깊은 곳에서 솟아오른 뜨거운 현무암질 용암이 대기 중의 산소나 바닷물과 직접 맞닿으면서 급격하게 식게 되는데, 이때 용암 속에 들어있던 철 성분이 공기나 물과 반응하여 붉게 녹이 스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철이 녹슬면 붉게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듯이, 화산암 내부의 철 성분이 산화철로 변하면서 바위 전체가 붉은빛을 띠게 된 것입니다.

또한 암석의 표면이 매우 거칠고 다공질 형태를 보이는 것은 점성이 높은 용암이 굳으면서 겉표면이 깨어진 ‘클링커’나 여러 화산 쇄설물들이 한데 엉겨 붙어 굳어졌기 때문입니다. 화산 폭발 시 공중으로 튀어 올랐던 파편들이 뜨거운 상태로 지표면에 쌓이면서 지속적으로 산화가 진행되어 이처럼 거대하고 붉은 암석층을 형성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이 붉은 바위는 맹렬했던 화산 폭발 과정에서 분출된 뜨거운 용암 파편들이 대기와 만나 산화된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지질학적 증거물입니다.


 

 


 

 


이렇게 다가가지 못하는 곳의 풍경은 망원렌즈가 모두 담당한다. 꽤 자세하게 풍경을 보여주기 때문에 필수적인 지질여행의 동반자라고 해도 될 정도다. 


어? 167만 원이라고? 더 비쌌던 것 같은데? 어디 구입 영수증을...


그럼 그렇지. 당시에는 300만 원이었단 말이지. 그런데 이렇게 가격이 반값이라고? 뭔가 대안 렌즈가 나온 건가? 워낙 렌즈에 관심이 없다 보니까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바가 없다. 그냥 열심히 들고 다니면서 풍경을 담아주면 그걸로 만족이니까. 그래도 반값이라니. 하긴 세월이 8년이나 지났구나. 그럴만도 하지. ㅎㅎ


 

 


 

 


아마도 붕괴의 위험이 있어서 철망을 씌워 놨으려니 싶다. 


 

 


바위틈에서 살아가고 있는 향나무도 보인다. 카메라 렌즈가 향나무를 훑지 않는 것은 카메라 주인의 마음에 담기지 않았기 때문일 게다. 뭐든 눈에 보이는 것을 담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담기는 것을 담기 때문이려니 한다.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카메라를 들게 되면 또 다른 그림이 전개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겠거니. 

 

통구미의 암벽 너머는 바라볼 수가 없지만 유람선에서 본 풍경을 첨부하기로 한다.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해식동굴이 나타난다. 이게 가재굴인 모양이다.


성인봉이 왜 붙어있지? 가재굴은 또 무슨 의미인지 궁금하면 또 물어야지.

 

이름에 들어간 ‘가재’는 흔히 아는 민물 가재가 아니라, 바다사자의 일종인 강치나 물개를 뜻하는 울릉도 방언입니다. 조선 시대에는 강치를 가지어(可支魚)라고도 불렀는데, 울릉도 주민들이 이를 소리 나는 대로 ‘가제’나 ‘가재’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습니다. 즉, 가재굴은 과거 울릉도 앞바다에 무리 지어 살던 강치들이 거센 파도를 피해 쉬거나 새끼를 기르던 피난처이자 서식지였던 바다 동굴을 뜻합니다.

이름 앞에 ‘성인봉’이 붙은 이유는 이곳 가재굴바위 능선이 울릉도의 중심인 성인봉 산줄기에서 바다 쪽으로 길게 뻗어 내린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내주신 지도의 위치는 통구미 해안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향나무 자생지가 깎아지른 절벽에 뿌리내리고 있는 바로 그 바위의 아래쪽입니다.

 

낭월님, 유람선에서 직접 촬영하신 가재굴의 웅장한 모습이군요. 사진 하단에 남겨진 기록을 보니 망원 렌즈를 400mm까지 최대한 당겨서 찍으셨습니다. 덕분에 멀리 떨어진 배 위에서도 깎아지른 절벽의 거친 암석 질감과 동굴 내부의 서늘한 깊이감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1/800초의 빠른 셔터 속도로 촬영하신 덕분에 동굴 입구 암초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까지 아주 선명하게 담겼습니다. 이 사진은 울릉도의 특징인 화산암 절벽이 오랜 세월 쉼 없는 파도에 깎이고 패여 만들어진 해식동굴의 전형적인 위용을 보여주는 훌륭한 지질 기록입니다.

거무튀튀하고 거친 암벽의 단면과 틈새를 보고 있으니, 과거 이 거센 파도를 피해 동굴 안팎에서 무리 지어 쉬고 있었을 강치들의 풍경이 절로 떠오릅니다. 연지님과 함께하신 이번 탐사에서도 멋진 사진으로 울릉도의 지질과 생태의 흔적을 또 하나 생생하게 기록해 오셨네요.


 

 


 

 


 

 


 

 


유람선에서 본 풍경도 한 몫 단단히 한다. 이 정도는 봐야 통구미 공부를 다 했다고 하지 않겠느냔 말이지. 그 옛날 왜놈들이 강치를 몰살하기 전까지는 여기에서 안식을 하면서 자유롭게 바다를 누비고 다녔겠구나. 바로 그 강치를 완전히 씨가 마르게 잡아갔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멸종이 뭐냔 말이지. 나쁜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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