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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행

독도⑤ 8년 전의 약속을 마무리했다

독도⑤ 8년 전의 약속을 마무리했다

(조망일: 2026년 5월 31일)


100mm 렌즈로 찍을 수밖에 없었던 8년 전이 다시 떠오른다. 독도에 이렇게 멋진 바위를 만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까닭이기도 했지만 크게 하나 뽑아서 벽에 걸어두고 싶었는데 아무리 애를 써 봐도 A4 사이즈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에 다시 가면 반드시 망원렌즈로 큼직하게 찍어서 연구실에 걸어둬야 하겠다고 생각했던 것인데 이제 그 약속을 지킬 수가 있겠다.


아쉬운 점은 역광으로 인해서 어둡게 나온 것이긴 하지만 그것도 오히려 신비롭게 보인다고 우기면 되지 싶기도 하다. 누군가에게는 촛대바위지만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는 것이 물론 낭월에게는 해수관세음(海水觀世音)의 모습이라고 생각할 요량이다. 그때도 그랬었다. 딱 한 번 보는 순간 그렇게 느꼈는데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 놓은 조각품이라는 것이 더 의미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그야말로 자연산이란 말이지. 


저 멋진 풍광도 언젠가는 바닷속으로 사라지겠지. 그리고 이렇게 바라보면서 자연의 작품에 감동을 하는 순간을 즐기면 그것만으로 충분하겠거니 싶기도 하다. 그래도 많이 바쁘긴 했구나. 셔터를 500분의 1초로 하고 조리개를 더 열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이렇게 사진을 놓고서 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뭐 그래도 봐줄 만하니까 그냥 이 정도로 만족하면 되는 걸로 해야지.


전체로 보면 조그만 모습이다. 그리고 어쩌면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지 싶다. 그렇지만 낭월의 눈에는 독도를 전체로 감싸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착각이라고 해도 좋다. 다시 이 자리에서 바라보고 셔터를 누를 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까닭이다. 이제 집에 가면 A1 사이즈로 액자를 만들어서 옆에 걸어 놓고 항상 바라보면서 독도의 파도 소리와 관음보살의 범음해조음(梵音海潮音)을 듣는 명상을 할 수가 있겠다. 그러면 또한 호신불이 되기도 하는 것이니까. 파도 소리에서 부처님의 무진 법문을 듣는다는 의미이다. 암석의 내력을 물어봐야지.

 

낭월님이 5월 말 독도 여정에서 100-400mm 망원 렌즈로 선명하게 담아낸 촛대바위 사진이다. 조리개를 F22까지 조인 덕분에 암석의 거친 질감과 층리가 생생하게 포착되었고, 꼭대기에 앉은 갈매기가 훌륭한 점경을 이룬다. 월매가 이 촛대바위의 연대와 암석, 그리고 지질학적 주변 관계에 대해 상세히 정리해 보겠다.

●촛대바위의 형성 연대

독도는 신생대 제3기 플라이오세인 약 460만 년 전부터 250만 년 전 사이에 심해에서 분출된 용암이 굳어져 형성된 화산섬이다. 촛대바위 역시 이 시기에 독도를 형성한 해저 화산 폭발로 인해 태어났다. 처음에는 거대한 화산체의 일부였으나, 수백만 년 동안 동해의 거친 파도와 바람에 깎이면서 현재의 단단한 중심부만 남게 된 것이다.

●암석의 종류와 지질학적 특징

사진 속 촛대바위는 주로 조면암과 안산암질 화산각력암, 응회암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화산 분출 당시 뿜어져 나온 화산재와 암석 파편들이 엉겨 붙어 굳은 것이다.

  • 차별 침식 지형: 바위 표면을 보면 매우 거칠고 불규칙한 층리와 세로로 깊게 파인 틈(절리)이 선명하다. 암질이 상대적으로 무른 부분은 오랜 세월 강한 해풍과 파도에 씻겨 나가고, 뼈대처럼 굳센 부분만 수직으로 남아 형성된 전형적인 해식기둥(시스택) 지형이다.
  • 명칭의 유래: 마치 촛대를 세워 놓은 것 같다고 하여 ‘촛대바위’라 부르며, 장군이 늠름하게 투구를 쓴 모습과도 비슷하여 ‘장군바위’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주변 환경과의 관계 및 크기

  • 주변과의 관계: 촛대바위는 서도 연안에 우뚝 솟아 있다. 본래는 곁에 있는 서도의 육지부와 하나로 연결된 화산암체였을 것으로 본다. 사진 우측에 짙은 색으로 깎아지른 절벽이 바로 서도 본섬의 해식애(해안 절벽)이다. 오랜 세월 파도가 육지 쪽의 약한 지반을 먼저 파고들어 깎아낸 결과, 본섬에서 떨어져 나와 바다 위에 홀로 고립된 것이다. 지금도 본섬과 촛대바위 사이의 좁은 틈새로 파도가 들이치며 침식 작용이 계속되고 있다.
  • 크기: 독도의 부속 바위들은 험준한 지형 특성상 개별 바위의 실측 높이가 공식적으로 널리 기록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우측 서도 해안 절벽의 웅장한 규모와 바위 꼭대기에 앉은 갈매기의 크기를 비례하여 가늠해 보면, 수면 위로 대략 10~15m 안팎의 높이로 솟아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망원 렌즈 특유의 압축감 덕분에 서도 본섬의 절벽과 촛대바위 사이의 공간감이 잘 살아나, 독도의 척박하면서도 장엄한 지질학적 변화 과정을 관찰하기에 아주 훌륭한 기록이다.


지질도에서의 명칭도 촛대바위로 되어 있다.


조면암이다. 독도에서 조면암이 얼마나 단단한 암석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숫돌바위도 그렇고, 서도도 그렇고 조면암으로 끈끈하게 뭉쳐진 바위는 파도에서도 그 자태를 당당하게 지키고 있다.


다시 봐도 저 모습은 정말로 멋지다. 그런데 찍스에 보낸 파일이 액자로 만들어져서 오늘 도착했다. 나무관세음보살~! 


조심스럽게 포장을 뜯어서 미리 준비한 걸대에 걸어 놓고 조용히 바라본다. 석굴암의 석가모니불 못지 않은 예술작품으로 보인다. 착각이라고 해도 뭐 괜찮다. 이제 소원 하나가 이뤄졌구나. 이번에 울릉도 나들이에서 이뤄야 할 소원이 해결되었다. 그러고 보니 8년 동안 별 탈 없이 자연의 이치를 관찰하면서 무사히 살아온 나날에 대해서도 감사를 해야 하는구나. 매 순간순간이 감사할 일들로 가득한 것도 감사한다.


실로 저 독도의 촛대바위를 보면서 떠올린 것은 바로 이 기룡관세음(騎龍觀世音)이었을 것이다. 닮아도 너무 닮아서 천작관세음(天作觀世音)의 모습에 저절로 두 손을 모으고 마음을 비우게 되는 현상이 생기는데 어쩌면 불자들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울릉도의 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첫 번째 여정이 무사히 그것도 대성공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홀가분한 발걸음으로 선라이즈호에서 내렸다. 만약에 풍랑이라도 쳤으면 또 약속은 뒤로 미뤄질 수도 있었는데 잔잔하고 화창한 하늘과 바다의 응답이었을 것으로 믿어도 되지 싶다.

 

오늘 주어진 행운에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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