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③ 울릉크루즈 뉴씨다오펄호
(승선일: 2026년 5월 30일~31일)

모두의 표정이 희희낙락인 것은 놀러 가기 때문일 게다.
일단 안내 데스크에서 키를 받아서 지정된 방을 찾아가야지.



8620 4인실이다. 이 배는 2, 4, 6인실이 전부이다. 애초에 그렇게 만들어진 모양이다. 다인실과 같은 공간은 없다.

갓바위로 장군바위로 쏘다닌 영향인지 바로 골아떨어졌다. 어차피 갑판에 나가봐야 볼 것도 없을 테니까. 방송으로는 공연을 한다느니 뭘 한다느니 하면서 계속 잠을 깨울 소리들은 들어왔지만 그냥 무시하고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5월 31일 새벽.
밝아올 시간을 보고서 갑판으로 나가 봤다. 갑판은 후미 쪽에서만 가능하다. 앞으로 나가는 길은 없는 모양이다.

한 여성이 대포를 들고서 해가 솟아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나는군. 나도 그랬었지. 지금은 뭐 별로. 말하자면 졸업했다는 느낌? ㅎㅎㅎ

간밤에 신나게 놀았던 흔적이려니 싶다. 야외 무대라든가... 갈매기가 먹으면서 흘려 놓은 흔적을 찾아서 기웃거리는 것도 보인다. 같이 배를 타고 동행했던 모양이다.

8층이다. 최상층인 셈이다. 옥상은 헬기장으로 올라가지 못하게 얽어 놨다. 일출을 보러 올라가라는 방송이 있다고 누군가 말했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혹시나 일출 시간이 되면 열어 주려나'했던 것은 쓸데없는 희망고문이었다. 울릉도의 전체 모습이나 하나 담을까 하고 갑판을 서성였다.

그래, 울릉도 전경은 담았다. 멀리서 보니까 별다를 것은 없다. 그냥 울릉도라고 하는 이름표 하나 붙여놓고 싶을 따름이다.

이렇게 말이지. 자주 사용하는 렌즈는 아니지만 이런 경우에는 유용한 12-24렌즈다. 23mm에서 전체가 들어오지 않아서 얼른 바꿔 끼웠다. 이렇게 한 번만 사용해도 만족스러운 렌즈이기도 하다.

사진 찍을 공간이 너무 협소하구나. 뭐 배가 그렇게 만들어졌으니 어쩔 수가 없기는 하다만 움직일 곳이 좁아서 우리에 갇힌 늑대가 떠오를 따름이다. ㅎㅎ

선상 일출이다. 하늘은 쾌청이구나. 바다도 잔잔하다. 오늘 아침 독도행 배를 타야 할 상황에서 바다의 풍경은 매우 중요하단 말이지.

일출이구나. 이미 솟아버린 해는 싱겁다. 절반까지만 일출이고 완전 노출은 해당 없다. 미녀가 비단 천을 둘렀을 때가 더 매력적이라는 말과도 통할랑강? 그런 것 같기도 하고. ㅎㅎ
우야든둥, 수면과 떨어지면 병자(丙子)에서 병인(丙寅)으로 변한단 말이지. 인(寅)은 갑(甲)이고 갑은 바람이니까. 태양과 바다 사이에 바람이 들어가 버리니까 팽팽하던 균형이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지잖여. 그러니까 병자가 매력적인 이유는 수극화의 이치로 조화를 이루기 때문일 게야. 라고 혼자 중얼중얼하면서 새벽 풍경을 음미한다. 여하튼 좋다.

아직 하선하려면 40분쯤 남았다. 그 사이에 한가롭게 선상 풍경을 즐기면 된다.

"혹시... 새우깡이나 뭐 그런 거 없쓔?"


배가 도착하고, 다리가 연결되고, 하선이 시작되었다.

거의 7시간이 걸리는 바닷길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울릉도 여행이 시작인 셈이구나. 우선 차를 찾아야 하는데? 어딘지 우왕좌왕하다가 물어서 확인했다.

여기에서 기다리면 된단다. 후미에서 나온 차는 왼쪽에 옮겨다 놓는 분주한 직원들이다. 독도행 배 시간은 8시 20분, 지금은 6시 10분 두어 시간의 여유와 미리 가서 대기해야 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한 시간 남짓의 시간이 있는 셈이다.
"독도크루즈를 타실 손님은 차를 천천히 하선합니다. 바로 독도크루즈로 가면 됩니다."
이 방송의 내용이 무슨 뜻인지 얼른 알아듣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사동항에서 바로 이어지는 6시 30분 독도행 유람선이 있었던 것이다. 실은 표를 예매했었다가 취소했는데 사전에 그것을 몰랐던 것이다. 아무리 배워도 또 배워야 할 것이 생기기 마련이다.

영일만항에서 보여준 안내판에서 독도크루즈라는 제목을 그냥 흘려봤던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으니 이미 소용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탈 배는 저동항에서 출발하는 대저해운의 선라이즈호이기 때문이다.
배에서 내려서 아침 요기를 할 생각만 했던 것인데 그것도 나쁘진 않았다. 빈속에 배를 타는 것보다 뭔가 요기를 하고 여유 있게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것도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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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지나온 자리에 대한 공부
포항 영일만항에서 울릉도 사동항까지의 거리
포항 영일만항에서 울릉도 사동항까지의 해상 거리는 약 217km이다. 대형 여객선이 주로 오가는 이 항로는 기상 상황과 선박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시간 50분에서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뱃길이다.
항해하는 바다의 깊이 (울릉분지)
포항을 떠나 울릉도로 향하는 항로가 지나는 바다는 지형적으로 ‘울릉분지’라 불리는 거대한 해저 분지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연안을 조금만 벗어나도 바다의 깊이가 급격하게 깊어지며, 항해하는 구간의 평균 수심은 약 2,000m에 달한다. 특히 울릉도 주변과 울릉분지의 중심부는 깊이가 2,200m 이상으로 푹 꺼져 있으며, 울릉도 북쪽 해역은 최대 2,985m까지 내려가는 전형적인 심해의 웅장함을 품고 있다.
해류의 구조
이 해역은 따뜻한 물과 차가운 물이 교차하는 매우 역동적인 해류 구조를 보여준다. 적도 부근에서 올라오는 쿠로시오 해류에서 갈라져 나와 대한해협을 거쳐 북상하는 따뜻한 동한난류가 포항 앞바다를 지나 연안을 따라 흐른다. 동시에 북쪽에서는 차가운 물줄기인 북한한류가 남쪽으로 내려온다.
이 두 해류는 동해 한가운데서 정면으로 만나게 되는데, 북상하던 동한난류는 차가운 물과 부딪히면서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울릉도 인근으로 흘러간다. 이 과정에서 해류가 뱀처럼 굽이쳐 흐르는 사행 현상이 발생하거나 거대한 소용돌이가 만들어지면서, 한류와 난류가 활발하게 섞이는 풍부한 조경 수역이 형성된다.
동해가 생성된 시기
이 깊고 푸른 바다는 지질학적으로 신생대에 형성된 비교적 젊은 바다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3,000만 년 전에서 1,500만 년 전 사이, 원래 한반도가 속한 유라시아 대륙의 가장자리에 단단히 붙어 있던 일본 열도가 활발한 지각 운동으로 인해 대륙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거대한 대륙의 틈이 갈라지고 점차 넓게 벌어지면서 그 공간으로 바닷물이 유입되었고, 결국 지금의 거대한 동해와 울릉분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토록 넓은 바다가 열리기까지는 수천만 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으며, 지각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강력한 해저 화산 활동으로 인해 바다 밑바닥에서부터 마그마가 솟아올라 울릉도와 독도 같은 화산섬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동해의 염도 (약 34‰ 내외)
동해의 평균 염도는 약 34‰(퍼밀) 정도로, 짠맛이 강하고 연중 그 농도가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된다.
깊은 수심과 적은 민물 유입: 동해는 수심이 매우 깊고 해안선이 단조로워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강물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다. 민물이 덜 섞이니 바닷물 본연의 짠맛이 잘 유지되는 것이다.
난류의 영향: 적도 부근에서 올라오는 쿠로시오 해류의 지류인 동한난류가 동해로 흘러든다. 이 난류는 온도가 높고 염분이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어 동해의 염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서해의 염도 (약 31~32‰ 내외)
반면 서해의 평균 염도는 31‰에서 32‰ 수준으로 동해보다 확연히 낮으며, 계절에 따른 염도 변화도 아주 심한 편이다.
얕은 수심과 갇힌 지형: 서해는 평균 수심이 44m에 불과할 정도로 얕고, 삼면이 육지로 꽉 막혀 있는 반폐쇄적인 바다이다.
막대한 민물의 유입: 이곳은 동해와 달리 민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입구다. 한국의 한강, 금강, 영산강뿐만 아니라 중국의 양쯔강, 황하 같은 거대한 강줄기들이 쉴 새 없이 엄청난 양의 민물을 쏟아낸다. 민물이 바닷물과 계속 섞이면서 염도가 묽어질 수밖에 없다.
여름철의 급격한 변화: 특히 장마철이나 태풍이 지나가는 여름에는 육지에서 빗물이 폭포수처럼 바다로 쓸려 내려오기 때문에, 이 시기 서해의 염도는 평소보다 훨씬 더 뚝 떨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