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2 · 금요일
낭월명리학당 一念卽是無量劫 -순간을 영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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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적천수

[571] 제44장. 소요원(逍遙園)/ 14.부부(夫婦)의 인연(因緣)

[571] 44. 소요원(逍遙園)

 

14. 부부(夫婦)의 인연(因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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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에는 누구랄 것도 없이 각자 준비를 한 다음에 알아서 자리를 찾아 앉았다. 우창으로부터 적천수에 대한 풀이를 듣기 위해서였다. 이해가 깊은 사람은 깊은 만큼 또 얕은 사람은 얕은 만큼 저마다 소중한 시간을 놓칠 수가 없다는 듯이 진지한 표정으로 종이와 붓을 준비하고 우창이 자리하기를 기다렸다. 우창은 소화를 시킬 겸해서 정원을 한 바퀴 돌면서 산책했다. 하늘이 붉게 물들어서 산하(山下)가 모두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내실로 들어가다가 모두 앉아서 우창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서 말했다.

저녁노을이 참 곱습니다. 아니, 벌써 공부할 준비를 다 하고 계셨습니까? 참으로 공부의 열기가 쇳덩이도 녹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하하~!”

우창이 자리에 앉기를 기다려서 기현주가 말했다.

적천수의 상편(上篇)을 마치고 나니까 또 하편(下篇)이 궁금해서 좀이 쑤시잖아. 그러니까 다 같이 모여서 동생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호호호~!”

우창이 시작하기에 앞서서 갈만에게 말했다.

아마도 광덕은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네. 그렇지만 자꾸 듣다가 보면 귀가 열리듯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귀를 기울이는 것이 공부에는 해롭지 않을 테니 잘 들어보고 혹 나중에라도 궁금한 것이 있으면 자원에게 물어서 해결하도록 하면 될 것이네.”

당연합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스승님께서는 아무 염려 마시고 풀이해 주시면 비록 알아듣지는 못하더라도 열심히 귀 기울여 보겠습니다.”

우창은 그제야 마음이 놓이는지 기현주에게 읽어보라고 시켰다. 기현주가 책을 펼쳐서 적천수 하편(下篇)이라고 된 대목을 보고 말했다.

상편은 통신론(通神論)이더니 하편은 육친론(六親論)이잖아? 이것은 무슨 의미이지? 상편은 이론(理論)에 비중을 둔 것이고 하편은 실무(實務)에 비중을 둔 것으로 보면 될까?”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이치를 깨달았다면 이제 실제로 징험(徵驗)을 봐야 할 것이니 순서는 맞는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다. 다만 내용은 또한 믿을 것도 있고 허황(虛荒)한 것도 있으니까 그 점에 대해서 잘 이해하면 될 것으로 봅니다.”

알겠어. 통천론에서도 쓸데없는 인족(蚓足)까지 있었는데 하물며 응용이라니 더할 수도 있겠구나. 그러한 것을 배우는 데는 밝은 스승의 안내가 더욱 필요한 법인데 동생이 안내해 주고 있으니 전혀 염려할 바가 없다고 하겠어.”

상하편으로 나뉘었으니 다시 나눈다면 장()으로 이름을 해야 하겠습니다만 그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니 그냥 우리가 편한 대로 편명으로 하면 되겠습니다.”

알았어. 그렇게 할게.”

기현주가 이렇게 말하고는 부처(夫妻)편을 읽었다.

 

부처인연숙세래(夫妻因緣宿世來)

희신유의방천재(喜神有意傍天財)

 

부부의 인연은 전생에서 온 것이니

용신이 되어 돕는다면 하늘이 주는 재물이다

 

다 읽고서 풀이를 한 다음에 기현주가 물었다.

어머나, 부부인연은 전생에서 온 것이라는 말이 참 특이하네. 어찌 부부인연만 그렇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부모와 자녀는 숙명으로 만난 것이지만 부부는 후에 만나는 인연이어서 그또한 같은 의미라고 본 것이지 싶습니다.”

, 그러니까 부부라고 해서 혈육(血肉)의 인연과 다르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야?”

그렇게 이해해 봅니다.”

우창의 말에 갈만이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이 물었다.

스승님, 좀 이상합니다. 원래 부모를 먼저 거론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어떻게 부부의 인연을 먼저 말하는지 궁금합니다.”

갈만의 말에 우창이 웃으며 말했다.

이점이 바로 유학(儒學)과 명학(命學)의 차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네. 유학에서는 당연한 것도 명학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관하니 말이지. 그런데 생각해 볼까? 내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야 부모가 아니겠습니까? 부모로부터 유전자(遺傳子)를 받아서 평생을 살면서 그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니 말이지요.”

? 유전자라니 그건 또 무엇인가? 양학(洋學)에서 논하는 것인가 싶은데 말이네.”

양학뿐이 아니라 여기에서도 부친으로부터 뼈를 빌고 모친에게서 살을 빌어 태어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것을 유전자라고 칭하는 것입니다.”

, 그렇구나. 그렇게 보는 것은 정신(精神)이 위주인가? 아니면 신체(身體)가 위주인가?”

유전자는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니 당연히 신체를 위주로 하는 것으로 봐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하신 것으로는 명학은 신체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과 심리를 논한다고 하셨으니 육신(肉身)을 위주로 하면 부모가 우선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정신을 위주로 한다면 어떤가? 부모의 영향이 큰가? 아니면 배우자의 영향이 큰가?”

생각해 보니, 부모는 30세 전에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 후로 종신(終身)토록 배우자의 영향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맞네. 그렇다면 맨 처음으로 다루는 것이 부처(夫妻)가 되는 것은 타당하다고 해도 되겠나?”

아하! 이제 이해가 되었습니다. 역시 실용적인 관점에서 유심론(唯心論)으로 바라보고 있는 논리라는 것이 그대로 증명이 되었습니다. 잘 알았습니다.”

갈만의 물음이 끝나자 이번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기현주가 물었다.

동생, 재성이 용신이면 재물복을 타고 난다는 말인데 남자를 위주로 말한 것이야? 여자에게는 관성을 논해야 하는데 이름은 부처(夫妻)라고 하니 뭔가 어색하잖아?”

만약에 처의 인연이라고 했으면 몰라도 부부인연이라고 했으니 남녀 공히 재물의 도움을 받으면 삶이 윤택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용신이 재성이라면 삶이 풍요로울 것이니 여기에 남녀가 어디 있겠습니까?”

아니, 그래도 남녀유별(男女有別)이잖아?”

그렇지 않아도 일부 주석(註釋)에서는 아내로만 관하는 풀이도 있습니다. 천재(天財)라는 구절로 인해서지요. 심지어 어떤 원본(原本:陳集本)에는 천재를 처재(妻財)로 적은 곳도 있습니다.”

? 원본도 여러 가지란 말이야?”

그렇습니다. 누님. 하하하~!”

그건 또 어떻게 된 거야?”

아마도 오래된 세월을 필사(筆寫)로 옮기면서 스스로 주석(註釋)을 붙이고 원문(原文)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 결과물일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이미 살펴보지 않았습니까? 가탁 선생이나 사족 선생이나 인족 선생의 글이라고 짐작되는 내용들 말이지요. 하하~!”

, 맞아! 그랬었지. 그러니까 천재(天財)는 하늘이 준 재물로 해석이 되지만 처재(妻財)라고 하게 되면 처와 재물을 같이 묶어서 말하는 것이 되고, 이것은 편명(篇名)이 부처(夫妻)인 것에 위배(違背)되잖아?”

맞습니다. 그렇게 되면 제목도 논처(論妻)’거나 처론(妻論)’이라고 했어야 옳다고 하겠습니다. 자신의 선입견(先入見)이나 단견(短見)으로 인해서 원문까지도 고치려고 드는 학자도 어디 한둘이겠습니까? 하하하~!”

그렇겠다. 사서삼경(四書三經)도 아니고 명서(命書)이니 말이지. 이해되었어. 그러니까 희신(喜神)이 용신을 돕게 되면 부부의 인연이 좋다는 말이잖아?”

아닙니다. 희신이란 용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여성에게는 관성(官星)이 용신이고 남성에게는 재성(財星)이 용신일때 해당하는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그런 것이었어? 정말 혼자서 풀이했다면 전혀 다르게 해석할뻔했잖아. 듣고 보니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맞겠네.”

적어도 적천수를 쓴 경도 선생의 시대에는 부군(夫君)은 관성이 되고, 내처(內妻)는 재성이 되는 것으로 관했습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이야? 당연한 거잖아?”

하충 스승님이 출현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것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하충 스승님이 쓴 기서(奇書)심리추명(心理推命)에서 이러한 것을 모두 바꿔놓았습니다. 그리고 우창도 그러한 책을 만나게 된 것에 대해서 하늘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하~!”

우창의 말에서 심리추명이라는 말이 나오자 경악한 사람은 갈만이었다.

? 아니, 심리추명이라고 하면 사람의 심리를 팔자로 풀이한다는 뜻이지 않습니까? 어떻게 그런 책이 존재할 수가 있단 말입니까?”

그러니까 내가 기서(奇書)라고 하지 않았나? 하하하~!”

이번엔 기현주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분은 또 어떤 분이기에 기묘(奇妙)한 이론을 펼쳤단 말이야?”

우창도 자세한 내력은 모릅니다. 다만, 불행히도 단명(短命)하셨던 것으로 짐작만 해 봅니다. 그래서 내력은 모르겠고 책만 하나 남겨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심리추명에서는 뭐라고 했기에?”

기현주가 흥미가 동해서 다시 물었다. 그리고 갈만도 마찬가지의 표정이었다. 그것을 보며 우창이 설명했다.

참으로 놀라운 내용이었지요. 배우자(配偶者)의 인연은 일지(日支)를 본다고 선언(宣言)하셨으니 말입니다.”

? 처는 재성으로 그것도 정재(正財)로 보는 것이 아니란 말이야? ~! 이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잖아? 천지(天地)가 개벽(開闢)하는 만큼이나 중대한 선언인걸.”

그래서 풍문에는 천기(天機)를 누설(漏泄)해서 단명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맞아, 그런 말은 있어. ‘천재불우(天才不遇)’라고 하잖아. 그래도 책을 남겨 놓아서 이렇게 전해 받을 비법(秘法)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그렇지?”

다행 정도가 아니지요. 그야말로 잠을 자다가 보석의 비를 맞은 셈이라고나 할까요? 우창은 이러한 내용을 접하고 소름이 돋았던 것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알았어. 난 다 모르겠고, 우창 동생을 만난 것만이 기연(奇緣)이라고 생각될 뿐이야. 호호호~!”

기현주의 말에 우창이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다시 물었다.

, 그건 그렇고. 그래서? 하충 스승님의 말씀은 어떻게 되는지 설명해 줘봐. 일지를 처()로 보는 것이 아니라 부()로도 본다는 말이야?”

아닙니다. 하충 스승님께서는 월지(月支)를 부()로 본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우창이 궁리한 끝에 부부는 일신(一身)이라는 말을 생각하면서 일지(日支)에 두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우창도 이제 보니 일대종사(一代宗師)의 내공을 숨기고 있었구나. 그러니까 하충 스승님의 화살에 깃털을 달았단 말이잖아?”

기현주의 말을 듣고 있던 자원이 물었다.

아니, 언니. 화살은 뭐고 깃털은 뭐예요?”

, 공자의 말씀이야. 논어에 나오는데 이미 뛰어난 것을 더욱 빛나게 다듬었다는 뜻이야. 호호호~!”

기현주의 말에 자원이 탄식하며 말했다.

~ 그렇구나. 역시 많은 책을 읽어야 하는데 자원은 견식(見識)이 좁아서 생각에도 한계가 있음을 통감하겠어요.”

괜찮아. 이렇게 공부하면서 하나씩 보태는 것이니까 말이야. 호호~!”

이렇게 말한 기현주가 다시 우창에게 물었다.

핵심(核心)이 궁금해. 일지에 용신이 있으면 평생의 복이라는 말이지? 더구나 부부의 인연이 돈독(敦篤)함은 말할 필요도 없고 말이야.”

맞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부부인연을 보는 방법이 매우 간단하잖아?”

물론이지요. 용신법(用神法)만 알고 있다면 말입니다.”

용신법? , 그야 이미 앞서 배웠잖아. 강자의억(强者宜抑)하고 약자의부(弱者宜扶)하여 오행균형(五行均衡)을 이룬다고 했으니 말이지.”

누님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하하~!”

! 그러니까 용신법을 잘 모른다면 이러한 이치를 적용하는 것도 쉽지 않겠구나. 그건 또 생각지 못했어.”

맞습니다. 그래서 용신 용신 하는 것이지요. 하하하~!”

정말 간명(簡明)한 비법이 있었구나.”

이것은 원문에도 벗어나지 않습니다. ‘방천재(傍天財)’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곁에 천재가 있다는 뜻이라고 했으니 어쩌면 경도 선생도 이러한 조짐(兆朕)을 읽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봤습니다.”

그런데 말야. 동생이 말하면서 경도는 선생이라고 하고 하충은 스승님이라고 하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어?”

그야 황상(皇上)’이라고 하면서 북을 향해 두 손을 모으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창은 하충 스승님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하하~!”

그건 왜?”

팔자(八字)로 접근해야 할 것은 육체(肉體)가 아니라 정신(精神)이라는 것을 명쾌하게 밝혀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유학(儒學)보다는 불학(佛學)에 가깝기도 하지요. 어쩌면 하충 스승님은 불교(佛敎)에도 정통(精通)하지 않으셨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우창의 설명을 곰곰 생각하던 기현주가 말했다.

과연 하충 스승님의 가르침을 바탕에 두고서 적천수를 관하는 것은 전혀 다른 관법을 얻게 되겠구나. 참으로 놀라워.”

오히려 적천수의 진미(珍味)를 알게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하~!”

아니, 그건 그렇고.”

이렇게 말한 기현주가 다시 말을 이었다.

일지(日支)가 용신이면 부부의 인연이 좋다고 한단 말이지?”

참으로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일지에 기신(忌神)이 있으면 어떻게 되는 거야?”

물으나 마나 누님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흉하단 말이지?”

맞습니다. 그렇게 해석하면 됩니다.”

한신(閑神)이면?”

한신이면 무해무덕(無害無德)한 인연으로 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아니, 그렇게 간단한 것이었어?”

그렇습니다. 용신만 안다면 말이지요.”

그러니까 말이야.”

? 뭐가 말입니까?”

내가 이렇게나 적천수를 공부하려고 드는 이유란 말이지. 자칫했으면 이러한 가르침을 그냥 흘려버릴 뻔 했으니 말이야.”

기현주는 이마에 땀을 닦았다. 이야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땀이 송글송글 맺혔기 때문이다. 다시 숨돌릴 겨를도 없이 물었다.

일지가 용신인데 월지나 시지에서 충을 받으면 어떻게 될까?”

만약에 원국에서 그러한 구조가 되어 있다고 하면 배우자가 도움을 주려고 노력을 많이 하지만 배우자에게 장애가 따르겠습니다. 그로 인해서 온전한 협력이 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좌우에서 일지를 생하고 있다면?”

순탄하게 협력하는 인연이겠지요.”

. 건명(乾命)에서 재성(財星)이 많으면 처첩(妻妾)이 많다고 해석하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하지?”

()와 첩()은 다릅니다. 처는 일지를 점유(占有)하나 첩은 그렇지 못하니 그야말로 재성(財星)으로 보면 됩니다. 당연히 그렇게 될 수가 있다고 보기도 하겠지요.”

참으로 그렇게 되는 거야?”

아닙니다. 그냥 하나의 이유일 따름이지요. 재성이 많아도 일처종사(一妻從事)하는 남자도 많으니까요. 하하~!”

그러니까 그것도 소용없는 말이었어?”

무재사주(無財四柱)도 첩을 거느리는 것을 보면 알 일이지 않습니까?”

, 그런 것이었어? 고법(古法)이라고 해서 다 믿을 것도 아니구나.”

당연합니다.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것이 후학의 가려야 할 가장 중요한 공부법이지요.”

이야기를 듣던 기현주가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이 또 물었다.

, 부부가 살다가 한쪽이 먼저 세상을 떠나기도 하고 또 불화가 심해서 이혼하기도 하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이지?”

부부가 사별하는 것은 팔자에서 논하지 않습니다. 재혼하면 되니까요.”

맞아. 수명은 논하지 않는다고 했지? 그렇다면 이혼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은 좋겠지?”

그렇습니다. 만약에 일지에 희용신이 있는데 부부인연이 불미(不美)하다면 이혼하고 다시 만나면 좋아질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봅니다.”

아하! 그 말은 처음의 만남은 잘못되었단 것이구나.”

맞습니다. 부모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부모가 맘에 드는 배우자를 강요하여 혼인하게 되었는데 잘 지내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헤어지는 것보다 못하기도 하니까요.”

그래도 원문에 숙세(宿世)에서 온 인연을 만난다고 했잖아?”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그렇지만 환경의 조건도 영향을 받을 테니까요. 그래도 기본적으로 팔자의 암시를 면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면 됩니다.”

기현주가 또 물었다.

그렇다면 팔자의 인연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 수가 있을까?”

우창이 대답했다.

궁합(宮合)으로 참작(參酌)을 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기에 참작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고요.”

어떻게 참작하는데?”

일지(日支)의 오행(五行)으로 배우자의 일간을 보는 것이지요.”

가령 갑진(甲辰)일주라고 한다면?”

배우자는 토수목(土水木)이 될 가능성이 더 있습니다.”

정유(丁酉)일주라면?”

배우자의 일간은 금()이 될 가능성이 많겠지요.”

아니, 배우자가 신금(辛金)이 되는 것은 아니고?”

그것까지는 논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오행만으로도 참고하는 것이 유의미(有意味)하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왜 참작한다고 해?”

모두가 그런 것은 또 아닌 까닭입니다. 그런데 따져보면 칠팔 할()은 이에 해당이 되어서 신기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건 어느 책에서 본 거야?”

책에는 그렇게 쓴 곳이 없었지 싶습니다.”

뭐야? 그렇다면 그것도 동생이 깨달은 것이었어?”

팔자를 연구하다가 보니 그러한 공식(公式)같은 형태가 드러나서 유념(留念)할 따름이지요. 하하하~!”

기현주는 놀랍다는 듯이 우창을 바라보다가 다시 물었다.

어떻게 그런 것까지 알 수가 있지?”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다가 보니 얻는 것도 하나둘 쌓이는 것이지요.”

역시 경험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말이네. 그렇지?”

맞습니다. 겪지 않으면 죽었다 깨어나도 모른다고 하지 않습니까.”

정말 놀람의 연속이구나. 오늘 이러한 이야기를 듣게 될 줄이야 상상하지 못했어. 이렇게나 중요한 비법(秘法)을 왜 알려주는 거야? 혼자서 가슴 속에 품고서 써먹으면 더 용하다고 소문이 날 텐데 말이야.”

우창의 말을 들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에 대해 생각하다가 급기야 이러한 말까지 했다. 그러자 우창이 웃으며 대답했다.

누님도 참, 맛있는 음식은 여럿이서 나눠 먹으면 더 맛있는 법이듯이 학문도 깨달은 것이 있으면 나눌 적에 더욱 큰 기쁨이 된다는 것은 아시면서 왜 그러십니까? 하하하~!”

그야 맞는 말이지만 세상인심이 어디 그래? 좁쌀만 한 것을 하나 얻게 되면 그것을 대대손손 깊숙하게 숨겨놓고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인 양으로 아끼고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은 것이 보통이잖아?”

혼자서 즐기는 비법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우창은 나누는 것이 즐거울 따름입니다. 하하하~!”

과연 동생이 진정한 스승이로구나. 감동이야~!”

이렇게 말하는 기현주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였다.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 깃들어 있는 표정이었다.

그것 봐요. 누님. 이렇게 나누니 얼마나 좋습니까? 숨겨도 하루 밥 세 그릇이고, 드러내도 하루 밥 세 그릇은 변함이 없다면 어느 것이 좋겠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 아무렴. 여하튼 동생은 참 특이한 사람이네. 그래서 내가 첫눈에 알아봤나 봐. 호호호~!”

기현주는 우창에게서 모르던 학문을 배우게 될 것으로 생각한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는 여겼지만 이렇게까지 깊은 공부를 하게 될 줄은 생각지 못했다는 듯이 우창을 보며 말했다. 그것을 본 우창이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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