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와 나무의 대화] 산책길에 문득.....
(프롬프트)
바위와 나무의 대화.
바위는 나무가 시시때때로 꽃이 피고
열매가 맺고 낙엽이 지는 것을 부러워하고
나무는 바위가 비가 오거나 가뭄이 들거나
폭염이 이어져도 미동도 하지 않고
굳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부러워하면서
나누는 대화를 3000자 분량의 원고로 써줘

바위와 나무의 대화
— 변하지 않는 것과 끊임없이 변하는 것의 노래
어느 깊은 산자락, 계곡을 끼고 선 바위와 나무가 있었다.
천 년은 묵었으리라 싶은 바위는 한자리에 엎드려 있었고,
그 곁엔 몇 해 되지 않아 뿌리 내린 어린 단풍나무가 바람에 가지를 흔들며 살고 있었다.
늦봄이 한창이었다.
초록이 무성해지고, 햇살이 꽃잎을 데우는 계절.
그날 바위가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나무야, 너는 참 좋겠다.
해마다 꽃을 피우고,
새들이 와서 지저귀고,
열매를 맺고, 바람에 흩날리는 잎도 아름답지 않느냐.”
나무는 흔들리는 잎사귀로 바위를 돌아보며 웃었다.
“그래요, 바위님. 저는 늘 바쁘게 살아가지요.
계절이 오면 꽃을 피우고,
또 열매를 맺기 위해 햇살을 모으고,
가을이면 낙엽을 떨구며 잠들 준비를 해요.
그런데 전 가끔은 바위님이 부러워요.”
바위는 조용히 그 말을 들었다.
“바위님은 어떠한 날씨에도 흔들리지 않으시잖아요.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폭염이 들어도,
그 자리에, 그 자세로… 아무 일 없다는 듯 계시잖아요.”
바위는 깊은 숨을 내쉬듯 한참을 침묵했다가 대답했다.
“그래, 나는 이 자리에서 수백 년, 수천 년을 보냈지.
하지만 너처럼 꽃을 피워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나를 깃들인 이끼는 말도 없고,
비를 맞아도 눈을 맞아도, 감정도 표현하지 못하지.
누군가 나를 밟고 지나가도 난 그저 참고 있을 뿐이야.”
나무가 가지를 흔들며 속삭였다.
“하지만 바위님이 있기에 제가 이 자리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어요.
당신이 흙을 안아주고, 비탈진 이 언덕을 버텨주었기에
저도 그 위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거예요.
그건 꽃보다 더 위대한 일이에요.”
바위는 눈을 감은 듯 고요했다.
“그렇지만 너는 바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구름의 그림자를 품고,
아이들이 너의 그늘에서 쉬어 가지 않느냐.
나는 늘 제자리. 세상이 어떻게 바뀌든,
내 마음은 늘 거기 있어.
지겹다고 생각한 적도 있단다.”
나무가 조용히 말했다.
“저도 늘 움직이듯 보이지만,
사실 뿌리는 단단히 박혀 있어요.
저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지만,
사실 그 안엔 변하지 않는 마음이 있어요.
그게 바로 바위님이 저에게 가르쳐준 것이죠.”
바위가 천천히 웃는다.
“그렇다면 너도 나를 닮았구나.
너는 겉으론 꽃을 피우고 잎을 떨구지만,
그 안엔 굳센 심지가 자라고 있었던 거야.”
잠시 침묵.
계곡 바람이 지나가고, 솔잎 사이로 햇살이 부서진다.
어디선가 꾀꼬리 소리가 들리고, 멀리서 천천히 구름이 흐른다.
나무가 말했다.
“우린 서로 다르지만,
당신의 깊음 속에 제가 있고,
저의 흔들림 속에 당신이 있지요.”
바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무야.
우리는 다르기에 서로를 부러워했고,
그 부러움 속에 서로를 닮아가고 있었던 거야.”
그날 이후,
바위는 바람이 스쳐도 조금은 더 따뜻한 눈길로 나무를 바라보았고,
나무는 잎이 떨어질 때면, 조금 더 담담한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였다.
시간은 흘러,
다시 꽃이 피고,
비가 오고,
햇살이 내리쬐고,
낙엽이 떨어지고,
눈이 내렸다.
하지만 그 모든 계절을 함께한
바위와 나무는,
말없이 그 자리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의 이야기를 안고
산의 한 모퉁이를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