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2 · 금요일
낭월명리학당 一念卽是無量劫 -순간을 영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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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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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행

부산 태종대(太宗臺)(1/3)

부산 태종대(太宗臺)(1/3)

부산(釜山) 태종대(太宗臺)의 아침(1/3)

  N1_02988 해운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새벽에 길을 나선 것은 태종대를 보고자 함이다. 상쾌한 새벽, 어쩌면 꼭두새벽이라고 해야 할랑강.... 여튼 새벽의 기운을 함께 하는 것은 일종의 중독성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이 중독성이 있어서 자꾸만 달린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둠에 잠긴 시간에 카메라에 삼각대 챙겨 들고  길을 나서는 것도 어쩌면 그런 현상과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N1_02999 부산(釜山)은 논산(論山)에서 300km정도 되는 거리이다. 천리는 안 되고, 750리인 모양이다. 다른 일이 있어서 부산나들이를 했지만, 낭월은 낭월대로 새벽 볼일이 있었으니 언제부턴가 가보고자 했던 태종대를 둘려볼 계획이었다. 20180911_061214 날씨가 좋다면 대마도(對馬島)를 볼 수가 있다는 것은 부록으로 삼을 요량이다. 그러나.... 미리 살펴본 하늘의 예보는... 그것까지 바라기는 어렵겠다는 느낌을 준다. 20180911_061535 3시에 비가 온다는 그림을 보면서 카메라의 방수 카바를 챙기지 않은 것을 떠올렸다. 폭우가 쏟아진다면 태종대의 풍경이 일미일텐데 문제는 카메라에 그 대비를 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인해서이다. 이미 늦었으므로 그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니 일단 가보기라도 하자는 생각을 했다. 부산(釜山)은 가마솥산이라는 뜻이 늘 궁금했다. 태종대를 가려면 부산을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왜 부산인지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 봤더니 약간의 자료가 나온다. 부산이란 이름이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1402년(태종 2) 1월 28일 『태종실록』에 富山이라는 명칭이 처음 보이며, 『경상도지리지(1425)』 『세종실록지리지(1454)』 『경상도속찬지리지(1469)』 등에 "동래부산포(東萊富山浦)"라 하였고, 1471년 편찬된 신숙주의 『해동제국기』 에도 "동래지부산포(東萊之富山浦)"라 하고, 같은 책「삼포왜관도(三浦倭館圖)」에도 "동래현부산포(東萊縣富山浦)"라고 기록해 놓고 있다. 이때의 부산포는 "부자 富"를 사용하였다. 1470년(성종 1년) 12월 15일자의 『성종실록』 에 釜山이라는 명칭이 처음 나타나는데, 1474년 4월 남제(南悌)가 그린「부산포지도」에는 여전히 富山이라 쓰고 있어 이 시기는 富山과 釜山을 혼용하여 쓰여졌다. 그러나 이후의 기록은 부산포(釜山浦)로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부산의 지명변천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동국여지승람(1481)』 이 완성된 15세기 말엽부터는 釜山이라는 지명이 일반화 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니까 원래는 부자산의 부산(富山)이었다는 이야기로군. 추정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유추한 자료여서 일단 인용하기로 했다. [자료출처:부산도서관넷] N1_03006 광안대교를 달리면서 해안풍경이 언뜻 스쳐서 셔터를 눌렀다. 아직은 어둠에 잠긴 광안리이다. 이 깊은 어둠 속에서 더구나 달리는 차 속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낭월에겐 ISO20000이 있기 때문이다. 무슨 뜻인지 모르는 벗님은..... 공부~~!! ㅎㅎ N1_03010 광안대교를 지나니 다시 부산항대교이다. 교각의 줄을 보니 사장교(斜張橋)로군. 부산항 뒤쪽의 불빛이 꽤나 볼만하다. 마음 같아선 차를 세우고 두어 샷 날렸으면 좋겠지만 오늘의 목표는 부산항이 아니라 태종대이고, 천문박명이 4시 40분인데, 현재 시간이 4시 13분이다. 30분도 남지 않았다. 2km를 걸어야 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미 늦어도 많이 늦었으니 꾸물댈 여유가 없었다. 예전에는 일출시간이 궁금했는데 이제는 천문박명시간이 궁금하다. 해가 뜨는 것은 의미가 없어진 모양이다. 그냥 희끄무레하게 밝아오는 그 새벽의 빛이 좋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박명(薄明)에 반했다.'는 말이다. N1_03013 부산항대교를 건너니 바로 영도(影島)이다. 그림자 섬이라고? 그럴 수가 있어? 어떻게 그림자가 실체의 이름이 될 수가 있지....? 여기엔 반드시 무슨 연유가 있을게다. 그래서 또 열심히 찾아본다. 그래 찾으면 얻는 법이니깐. 원래의 영도는 절영도(絶影島)였더란다. '그림자를 끊는 섬'이로군. 이건 또 뭐지? 의문을 풀려다가 또 다른 의문에 부딪치는 꼴이다. 그림자 섬도 얄궂은데, 그림자를 끊는다니 이것도 풀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폭풍검색을 해서 얻은 결과, '그림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달리는 말을 키우는 섬'이라는 설명이 등장한다. 음... 그건 말이 되는군. 직관적인 이름은 아니지만 설명을 보면 이해는 할 수가 있는 이름이다. 그런데 절영도면 그대로 절영도라고 부르면 될 일을 왜 끊은[絶] 것을 끊어[絶] 내고 그림자만 남겨 놓았지? 그러니까 유령의 섬이 되어버리지 않느냔 말이지. 그림자 섬은 유령섬이라는 말과 더 가까운 느낌이 들어서이다. N1_03017 2018년 9월 9일 새벽 4시 35분에 태종대 입구에 도달했음을 증명하는 샷이다. 이미 천문박명이 시작되려는 시간은 5분이 남았는데, 가야 할 길은 2000m이니 서둘러도 20분은 잡아야 할 것이고, 대충 가도 30분은 걸릴테니 약간 늦은 감이 있지만 뭐 나름대로 최선을 다 했으니 어쩔 수가 없다. 낭월 : 난 놀다가 택시타고 가면 되니까 들어가서 더 자거라. 연지 : 나도 그냥 가 볼쳐. 낭월 : 많이 걸어야 하는데 개안캤나? 연지 : 걸어 보지 뭐.... 낭월 : 그럼 같이 가자.   시민박명(市民薄明)은 5시 42분이니까, 그래도 새벽의 맛은 느낄 수가 있겠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1차는 실패했더라도 2차가 있다는 것은 여유로움에 큰 보탬이 되기도 한다. 태양의 고도가 지평선 아래로 18~12도까지 위치하게 되면 천문박명(天文薄明)이라고 하고, 12~6도까지의 영역에 오게 되면 빛으로 수평선을 구분할 정도가 되는데 이것을 항해박명(航海薄明)이라고 칭하고, 6~0도, 그러니까 일출 전까지의 시간에는 육안으로 사물을 구분할 정도의 밝기가 되어서 시민박명이라고 하는데, 기준은 바닷가에서 수평선을 바라본 것을 기준한다고도 한다. N1_03019 3000원을 내면 태종대를 한 바퀴 돌아주는 관광버스는 9시부터 운행을 한다니까 아무런 소용이 없다. 박명에 미친 놈을 위해서 4시에 한 대 정도 운행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마도 낭월 혼자 만은 아닐 것이라고 중얼중얼.... ㅋㅋㅋ N1_03020 걷고 또 걷는다. 섬 길은 삽시도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오르락 내르락이 심하다. 그렇거나 말거나 꽃길이란다. 아무렴~! 꽃길이고 말고~! 이 시간에 두 발로 성큼 성큼 걸어서 태종대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이 어찌 꽃길이 아니랴~! 걸음 걸음이 꽃길이다. 그러니 꽃길만 걷는 것이 맞다. 공감! 또 공감~~!! N1_03021 길바닥에도 안내판을 해 놓은 곳은 태종대로 가는 길에서 첨 봤지 싶다. 등대까지는 2km만 가면 되는군. 옛날에는 삼각대가 무겁다고 투덜거리기도 했는데 이젠 그런 생각도 호강에 넘쳐서 하는 말인 줄을 알게 되었다. 가벼운 삼각대가 바람에 흔들려서 사진을 망쳐 본 사람만 안다. 망친 사진을 망연(茫然)히 바라보면서 비로소 삼각대의 무게가 10kg라고 할지라도 그걸 짊어지고 가는 것이 옳았다는 것을 깨닫고 보면 삼각대가 묵직한 것은 연장 복이 많은 사람에게 주어진 행복이란 것을. 그나저나 이름에 대해서 또 생각해 본다. 태종대(太宗臺)는 태종(太宗)이 주어일 게다. 원래 종(宗)은 최고로 높은 위치에 있는 존재를 의미한다. 종정(宗正)이나 종가(宗家)도 그렇게 사용하는 것을 보면 능히 짐작이 된다. 마루 종(宗)은 방문 앞의 마루가 아니라 지붕의 용마루를 말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일의 근원도 마루이고, 모든 계보의 으뜸도 마루이다. 이렇게 높고도 높은 것이 종(宗)이다. 그런데 그 위에 크나큰 태(太)를 붙였다. 말하자면 천중천(天中天)이다. 하늘 중에서 가장 높은 하늘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이렇게 대단한 이름이 붙은 것에는 무슨 까닭이 있는 걸까? 자료를 찾아보니, 신라 태종무열왕(太宗武烈王) 김춘추가 활을 쏘아서 후포를 맞췄다는데, 설마하니 경북 울진의 후포는 아닐테고, 무슨 동물인가 싶어서 검색을 해 봐도 분명하지 않으니 그냥 통과한다. 그러니까 이 태종이 그 태종이라는 말이구먼. 혹 조선시대의 이방원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었는데 훨씬 오래 전으로 올라가야 하는 모양이다. N1_03024 이러구러~! 전망대에 도달했다. 5시 14분이면, 여기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은 거의 30분이 걸린 셈이로군. 중간에 달리기를 하는 사람 한 명 본 것이 전부인 고요하기 짝이 없는 태종대 길이었다. 이렇게 막상 도달하고 나면 오히려 차가 들어오지 않는 것이 고요한 시간을 누릴 수가 있는 장점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 심리도 발생한다. 일종의 보상심리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ㅋㅋㅋ N1_03025 전망대를 휘둘러 보고는 다시 등대가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전망대에서는 그림이 나오지 않겠다는 것이 항해박명을 통해서 보였기 때문이다. 이미 시간은 항해박명인 5시 11분을 지나고 있었던 것이다. 20180911_072323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 모양인데, 깜깜하다. 그래서 가방에서 손전등을 꺼내 들었다. 궁남지의 빅토리아 연꽃을 찍으려고 마련한 건데, 길을 나서니까 이렇게 길 안내도 해 주는 신통한 녀석이다.
N1_03028
더듬더듬 내려갔더니 등대가 보였다. 그래서 부랴부랴 삼각대를 세우고 몇 장 찍었다. 왜냐하면 잠시 후면 이 불도 꺼질 것이기 때문이다.
N1_03032
근데..... 등대라고 하기에는 위치가 너무 낮은 곳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더 내려갈 길은 보이지 않았다. 약간은 이상했지만 다른 곳으로 해서 바위가 있는 곳으로 내려갈 길이 있으려니.... 했다.
N1_03032-2
너무 어두워서 조금 밝게 보정을 해 봤다. 뭔지는 보여야 하지 않게느냔 말이지... ㅎㅎ
아무리 사전에 조사를 한다고 해도 빠지는 곳은 있기 마련이다. 만약에 태종대의 지도를 미리 눈여겨 봤더라면 지금부터 25분 정도의 시간은 허비하지 않을 수가 있었고, 겸해서 체력의 소모까지도 방지할 수가 있었더라는 건 항상 나중에서야 알게 된다는 사실.
N1_03033
낭월학당의 벗님을 위해서 드리는 「안내말씀」이다. 아무리 깜깜한 오밤중에 태종대를 갔더라도, 등대의 입구를 지나쳐서 길만 따라서 올라가지는 말라는 이야기이다. 이 금싸라기보다 소중한 새벽의 다이아몬드 시간을 30여분 허비하고 나면 편재(偏財)의 대충대충 한 조사가 얼마나 인생의 낭비를 가져오는지를 절감(切感)하고 또 통감(痛感)하기 마련이다.
해변으로 가기 위해서 한~~~~ 참을 그렇게 걸어 올라갔고, 그렇게 해서 태종사 입구까지 갔더라는 이야기이다. 마침 새벽에 절을 찾는 아저씨의 안내로 무의미한 질주는 멈추었거니와, 그로 인한 에너지의 소모는 아무도 보상해 주지 않는다. 각설하고. 다시 전망대로 되돌아 왔다. 아직도 시민박명이다. 일출 시간은 남았다는 뜻이다. N1_03047 그러나, 비는 뿌리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하늘의 풍경은 일출을 논할 상황이 아닌 것은 진작에 파악이 끝났던지라 기대를 하지 않으니 오히려 구름이랑 놀자는 생각이 들어서 편안했다. 기대는 빨리 포기하는 것이 상책이고, 번뇌는 빨리 끊는 것이 최선이다. N1_03051 일출 시간은 6시 8분이니까 아직은 일출 전이다. 그러나 꼭 그 시간이 되어봐야 아는 것은 아니다. 이미 조짐이 있지 않은가.... 조짐이 별로 안 좋군. 오늘 새벽의 바다는 임자(壬子)로구나. 위는 구름천지, 아래로는 물천지이니깐. ㅠㅠ N1_03060 하늘의 구름과 바다의 물은 서로 통하는 것이 있다. 본질적으로 같은 수(水)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본질적으로 이 둘은 쉼없이 흐른다는 것도 같을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구름이 흐르고 물이 흐른다. N1_03075 절벽 앞의 바위 위에는 새벽바람에 고기를 잡으러 나온 사람들이 대여섯 보인다. 대여섯이면 오륙도. ㅋㅋㅋ N1_03076 아니지, 지금 내가 이러고 있으려고 새벽길을 나섰던 건 아닌데... 싶었다. 혹시 몰라서 알람을 3시 20분에 맞췄는데 잠은 3시 15분까지였다. 알람이 울리기 전에 잠이 깬 것은 자연성(自然醒)이고, 알람을 듣고 깨면 인위성(人爲醒)이다. 물론 자연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나저나 바닷가로 내려가는 길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다시 어정거리는데 할머니 한 분이 운동하러 나오신 것이 보인다. N1_04575-2 신선바위를 가리키면서 물었다. 낭월 : 여기를 가는 길은 어디에 있습니까? 할매 : 등대 알로 가면 되니더. 낭월 : 등대로 가는 길로 가면 내려 갈 수가 있다는 말씀입니까? 할매 : 하모요. 여게서는 몬갑니더. 길이 엄씸더. 낭월 : 아, 그렇구나. 고맙습니다. N1_03084 반신반의.... 5시 21분에 손전등을 켜고 내려갔던 길을, 6시 18분에는 그냥 내려갔다. 이미 일출시간은 저만큼 지나 있었다. 어둠에서 뭔가 길을 찾지 못했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던 것은 할매의 말씀을 듣고나서였다. N1_03086 다시 찾아가서야 오른쪽으로 등대로 가는 길이 나타났다. 원래 그 자리에 있었건만, 만날 때가 덜 되었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군. 그래서 다시 빙빙 돌아서 제자리로 오니 이미 1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태양이라도 솟구치는 풍경이었더라면 더욱 많이 아쉬웠을 게다. 다행히 하늘은 먹구름이 가득해서 전혀 아쉽지 않았고, 다만 헛걸음으로 보낸 시간만 아까울 따름이다. N1_03088 이런 구조물을 보면 일주문(一柱門)이려니 한다. 등대로 가는 관문이라고 해도 되지 싶은 구조물이 산뜻하게 나그네를 반긴다. N1_03091 그니깐.... 아까 등대에 불이 꺼지기 전에 바로 내려 왔더라면 등대에 불이 켜진 모습을 제대로 담을 뻔 했는데.... 싶어서 조금 아쉽기는 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등대의 뒤통수라도 볼 수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에둘러 덮었다. ㅎㅎㅎ 아니면 워쩔껴~~!! N1_03096 맞어~! 이게 태종대지~! 신선바위를 보고서야 부족했던 50%를 채우는 느낌이었다. 이제 그만 돌아가도 본전은 되었지 싶지만 그럴 수는 없는 장사다. 신선바위에서 인증샷을 남기지 않고는. ㅋㅋㅋ 그러나 어찌 알았으랴. 2017년부터 통행금지가 되었다는 것을. 그래서 바라보는 신선바위가 되고 말았다. 그러니까 다시 깨닫게 되는 것, 오늘 바로 움직이지 않으면 내일은 폐쇄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2016년에 왔었더라면 지금은 담을 수가 없는 사진을 내 컴퓨터 하드에서 보게 되었을텐데 말이다. 원통한 일이지만 어쩔 수가 없다. ㅋㅋㅋ N1_03112 파도가 일렁인다. 그것은 흡사 손짓이다. "어여 와봐~~!! " N1_03123 잘못 찍은 사진이 아니다. 손이 출연한 것은 파도의 물보라가 카메라 렌즈로 향해서 날아와서이다. 바람이 일어나고 파도가 반응하니 이것이 태종대의 진면목일게다. 아름답구나.... N1_03377 파도랑 놀 적에는 연사(連射)가 필수이다. 그리고 소니A7M3은 바로 그 기능에서 탁월하다. 아무리 눌러도 멈칫거리지 않으니 말이다. 사실, 함께 동행한 소니A7R2는 10연사만 눌러도 철컥~ 처얼컥~! 한다. 속이 터진다. 더욱 천불이 나는 것은 그렇게 처얼컥~ 하고 난 다음에 있다. 앞서 찍은 파도 사진보다 더 멋진 고래급 파도가 몰아쳐 온다는 것이다. 이때 아무리 셔터를 눌러봐야 소용이 없다. '저장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잔뜩 벼르고 있다가 기회가 왔을 적에 덥썩 잡았던 것이 이런 상황에서 보답을 한다. 기회의 신은 우물쭈물하면 그냥 지나가고 만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N1_03389 활도(活濤)이다. 살아서 역동하는 풍경에 넋을 잃고 빠져 든다. 나중에 보니까 파도랑 놀면서 2천 샷 정도는 찍었지 싶다. 기다리는 연지님이 그만하고 가자는 말이 나올 법도 한데 계단 아래에서 조용히 기다린다. '어디 네 양껏 놀아봐라'라는 듯이. W2_02805 바람이 거세게 몰아친다. 카메라의 끈이 갈매기처럼 날아 오르는 것을 보면 대략 짐작이 된다. 이럴수록 무거운 삼각대의 공덕이 넘쳐난다. 그래도 흔들리면 삼각대의 중심대에 카메라 가방을 매달아야 한다.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N1_03637 움직이지 않는 곳에서는 움직이는 것이 용신(用神)이다. 바위벼랑에서 움직이는 것은 파도 뿐이다. 그리고 오가는 고깃배도.... N1_03727 파도는 좋은데, 카메라로 달려드는 물보라가 문제다. 소금기운이 카메라에 남으면 아무래도 고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서는 렌즈를 가리느라고 멋진 파도를 놓치기도 한다. 파도는 지나가도 다시 오겠지만 렌즈에 물이 묻으면 애로가 많은 까닭이다. N1_04046 일곱시가 다가오니, 갈매기들이 아침 먹으러 나타난다. 바람을 타느라고 같은 방향으로 날으는 모양인가 싶다. N1_04287 「주전자 섬」으로도 부른다는 생도(生島) 주변으로 고깃배들도 대여섯 척이 모여든다. 어쩌면 낚시배인지도 모르겠다. 낚시배도 고기를 잡는 것은 같으니깐 뭐.... ㅎㅎ 항로표시등이 예쁘게 서 있으니 그것도 볼거리에 포함이 되는 군. N1_04328 그 사이에 날이 밝아서 멀리는 해운대가 보이고, 가까이는 오륙도가 보인다. 오륙도를 기준으로 삼아서 위쪽은 동해(東海)이고, 아래쪽은 남해(南海)란다. 그러니까 태종대는 남해에 있는 셈이군. N1_04346 이제 슬슬 짐을 꾸려야 할 시간인듯 싶어서 멀리 눈길을 줘 본다. 오륙도의 등대섬이 가까이 보이는 것은 400mm렌즈로 최대한 당겨서이다. 이따가 유람선을 타야 할 이유가 하나 생겼다. 오륙도를 제대로 둘러 볼 마음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마음은 파도와 같은 것, 잠잠했다가도 한 순간에 일어나서는 모든 것을 집어 삼킬듯이 달려들곤 하는 것처럼, 한 마음이 일어나면 걷잡을 수가 없다. 그대로 몰아칠 뿐이다. N1_04369 계단을 오르다가 자갈마당쪽에 눈길을 두니 바위와 파도가 협주곡을 연주하고 있다. 또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것은 여기에 지휘자가 빠지면 안 되는 까닭이다. ㅎㅎ   결코, 본전 생각이 나서가 아니다. 이렇게 멋진 풍광을 그냥 지나친다는 것은 조물주에 대한 죄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단을 오르다 말고 다시 전을 펼쳤다. N1_04480 파도의 힘도 터지기 직전에 있다. 에너지는 폭발하기 직전이 가장 큰 힘이 되는 까닭이다. 이미 터져버리면 싱겁다는 느낌이 남게 되는 까닭이다. N1_04487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봐야 하는 것은 빤한 결말인 줄을 알면서도 지켜보고 있는 마음일게다. 그렇게 지켜보고는 만족을 하고서 걸음을 옮긴다. N1_04535 자갈마당, 역빈 등의 용어는 안내판을 보고서 읽은 것이다. 해안에서는 항상 지질학에 대한 공부의 흥미를 유발시킨다. 문제는 해안을 떠나면 이내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W2_03335 낭월 : 앉아서 노는 손에 인증샷이나 한 장 찍어 봐라. 연지 : 그럴까? 그럼.... 낭월 : 배 고프지? 연지 : 진작부터 고파도 참고 있었잖아. 낭월 : 이제 다 놀았다. 그만 가자. 연지 : 화인이도 아침 먹으러 어여 오라고 전화 했어. 낭월 : 그렇겠구나. 가자. N1_04546 돌아가는 길에는 앞장을 서는 연지님이다. 난간에 서보라고 했더니 내려다 본다. N1_04554 인어상이 있었군. 내려갈 적에는 못 봤는데 이제서야 보이는 것은 다 놀았다는 이야기로구나. 삼각대는 새벽의 풍경만 찍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은 연지랑 기념사진 찍는 용도로도 쓰인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참 무심한 냥반이다. ㅋㅋㅋ N1_04556 요렇게 태종대 스러운 인증샷도 하나 남기고.... W2_03356 자유의 여신상이 쓰고 있음직한 모자도 인어공주에게 씌워 주는 것은 일도 아니다. 렌즈의 화각놀이로 얼마든지 가능하니깐. N1_04574 어둠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등대 뒤통수를 찍은 자리의 바닥에 있는 그림도 날이 밝으니 잘 보이는 구나. N1_04578 전망대의 의자에서 쉬는 포즈를 끝으로 태종대 여행을 마무리 짓고 서둘러서 돌아가야 하는 길만 남았다. N1_04582 전망대 건물을 한 번 돌아다 봐주고는 바삐 걷는다. 벌써 8시가 넘었다. 호텔의 조식은 10시까지라고 했는데 마냥 노닥거릴 수도 없는 것은 화인이 예약을 하면서 밥값도 줘 놨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태종대 입구에서 아무거라도 요기하면 되는데.... 그것도 번거로운 짐이군. ㅋㅋ N1_04588 송학(松鶴)이다. 흑학(黑鶴)이 태종대에 살고 있었구나. ㅋㅋㅋㅋㅋ N1_04590 한참 내려오니 남항전망대가 있다. 지나는 길에 올라보니까 가덕도가 보인단다. 그렇잖아도 이번 부산 나들이에 가덕도부터 태종대까지 훑으려고 했었는데 사정이 생겨서 그냥 지나친 곳이잖은가.... 그래서 한 장 남겼다. N1_04591 가덕도에서부터 거제도로 가는 해저터널이 시작된다. N1_04592 저 등대에서 슈돌의 승재 부자가 하룻밤 묵었었겠군.... 아마도.... 오늘은 시간이 안 될 것 같고... 다음에 발길을 할 곳으로 남겨 두자. N1_04608 하루 일과를 준비하는 유람차도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N1_04612 아무리 바빠도 이거 한 장은 남겨야지.... 4시 35분에 찍은 곳에서 8시 40분에 찍었으니 태종대에서 노닐은 시간은 4시간 정도 되는가 보다. 이제는 정말 서둘러야 겠네. 오늘 새벽에 낭월에게 주어진 시간은 모두 소진되었다는 말이다. N1_04638 터줏대감도 낭월에게 잘 가라는 듯하다. 오늘은 또 하나를 얻었다. '일출이 없어서 더 즐거울 수도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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