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린 씨앗
뿌린 만큼 거둔다.
봄에 모종 키워서 심고,
여름 내내 땡볕과 가뭄과 싸우고...
이제 그 결실을 거둔다.
모처럼 먼지 덮인 숫돌을 찾아서 낫을 갈았다.
목수는 한 나절을 연장을 갈고 있다는데
선비는 잠시 얼렁뚱땅, 대충대충 쓱쓱~~~
들깨 심어 들깨 거둔다.
뭘 먹고 이리도 자랐는지....
농사가 참 잘 되었다.
일년 동안 시래기국에 넣어먹을 들깨가루의 원료이다.
농땡이 화상도 때론 농부틱해진다.
뭐든 대충 흉내는 내는 까닭이다.
아무리 들깨가 많아도
하나 둘 베다가 보면....
점점 줄어든다. 줄면 줄었지 늘진 않으니까.
그래도 수확인데 수시로 돌본 이의 기쁨은 있기 마련이다.
등줄기가 살짝 땡길 쯤이면...
휑~하게 드러눕는 들깨들을 접하게 된다.
며칠 마르면 털어야 할 일을 예약한다.
그리하여 비로소 마무리가 되는 것.
뿌린 씨앗의 마침표이다.
오늘은 또 무슨 씨앗을 뿌리게 될까?
그리고, 그 결실은 어떻게 될까?
밭 농부는 씨앗을 고르고,
글 농부는 책을 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