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과 밭

호박 따러 간다기에 줄렁줄렁 따라갔다.
가뭄이 극심한데도 주렁주렁 달린 호박.....
생명력 하나는 대단한 호박이다.
넝쿨식물의 힘인가.....

물이 흐르는 논에서는 가을로 향하는 벼포기들.
가뭄에 아랑곳 없이 금빛이 사알짝 감돈다.
골짜기의 덕을 보고 있는 벼는 그나마 복이 많은 셈이다.

이웃한 화인네 밭에 심어 놓은 것 들.....
한 달도 더 전에 비료를 준 들깨밭이다.
얼마나 비가 오지 않았으면....
그때 한 숱갈씩 놓아 둔 비료가.....
아직도 그대로이다.
이것이 녹아야 들깨도 거름기를 받아서 자랄 텐데...
뇌~애~란 꼴을 하고 있는 영양실조의 모습이라니....
비료를 줘도 먹을 수가 없으면 소용없다는 것.
이것도 만고의 진리이다.
숱가락만 밥맛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들깨도 옆에 있는 비료를 먹을 수가 없으면
그냥 말라가면서도 거름 맛을 알 방법이 없으니...
줘도 못 먹는 현실의 안타까움.
지혜가 가득한 책을 곁에 쌓아놓고도
열심히 읽지 않는 낭월과 겹친다......
어느 덧 가을인데.... 반성. 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