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도라지 밭에 갔더니 아주 쬐끄만 새가 한 마리 포르르~ 날아간다. 그리고는 깍깍거린다. 이것은 시선을 자신에게 모아달라는 보호본능임을 산골 사람은 다 안다.
새끼를 품었을 적에는 날개가 꺾인 것처럼 행동하여 더 급하게 유인하지만, 포르르 날아갈 적에는 아직 알을 품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살그머니 뒤져봤다.
아니나 다를까, 손바닥보다 작은 둥지에 파란 알이 다섯이다. 다섯은 참 좋은 숫자이다. 오행이니깐. ㅋㅋㅋ
집도 견고하게 잘 지었다. 바람에 흔들리지 말라고 도라지 줄기 세 개를 감싸고 둥지를 틀은 모습을 보면 과연 새들은 건축가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아 보인다.
미안타~
어여 알 품고 예쁜 새끼들 깨어나게 하렴. 그래서 벌레들도 많이 잡아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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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알을 조사해 보니까 뱁새 알로 판명이 되었다.
그리고 뱁새 둥지에 뻐꾸기가 알을 낳는다는 것도 알았다. 그러니까 두견이 집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알을 낳고 도망치는 모양이다.
알에서 새끼가 부화되는 것인가... 했는데...
그게 아니라 뻐꾸기 새끼가 먼저 부화해서 뱁새 알을 밀어내고 있는 장면이란다. 내친 김에 뻐꾸기에 대해서 누군가 써 놓은 글이 있어서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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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하다보면 뻐꾹~ 뻐꾹~하는 뻐꾸기의 울음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이 뻐꾸기들은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 것으로 유명하다. 뻐꾸기는 보통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에 알을 낳는데, 알을 낳기 전 그 둥지에 알을 1~2개 없앤다. 둥지 주인을 감쪽 같이 속이고 자기 알의 부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런데 뻐꾸기 알의 색이 그 둥지 알 색깔(푸른색)을 띠어야 속일 수 있다. 뻐꾸기는 알의 색깔을 조절하는 놀라운 능력으로 이와 비슷한 색깔의 알을 낳는다. 일본 뻐꾸기는 개개비 둥지에 알을 낳는데 개개비 알과 비슷한 흰색바탕의 검은색 반점의 알을 낳는다. 또한 뻐꾸기 알은 새들 중에서 가장 부화일수가 짧은 10~11일이다. 다른 알보다 먼저 태어나 다른 알들을 둥지에서 밀어내고 혼자 먹이를 받아먹기 위해서다. 이어 뻐꾸기 새끼는 먹이를 갖다 주는 계모새(?)를 울음소리로 속인다. 붉은머리오목눈이 새끼들은 ‘삐약’을 외치고 몇 초 후에 삐약을 다시 외치지만 뻐꾸기 새끼는 삐약을 쉴 새 없이 외쳐댄다. 삐약 소리를 시끄럽게 들을수록 계모새는 둥지에 여러 마리의 새끼가 있는 것으로 착각해 먹이를 더욱 자주 갖다 준다. 뻐꾸기 새끼는 붉은머리오목눈이 새끼보다 먹이를 5배나 많이 먹기 때문에 ‘삐약’소리로 계모새의 모성애를 더 많이 자극시켜야 한다. 그런데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들도 알을 낳을 때 계속 색을 바꿔가며 알을 낳는다. 뻐꾸기알과 구별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만약 자기가 낳은 새끼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 굶겨 죽이거나 아예 그 둥지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뻐꾸기가 계모에 알을 맡겨 성공시키는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뻐꾸기는 2세 육성(?)에 대한 자신의 계략이 실패하면 무서운 보복에 들어간다. 우선 해당 둥지를 찾아가 모든 것을 부숴버린다. 그리고 계략을 눈치 챈 계모새가 주변에 다시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으면 또다시 찾아가 그 둥지를 파괴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결국 뻐꾸기는 소리만 화려할 뿐 남을 속이고, 무자비한 보복을 하는 사기꾼 집단에 비견된다. 서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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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이 둥지의 다섯 개의 알 중에서도 뻐꾸기 알이 있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 또 지켜봐야 하겠다는 호기심이 발동한다.
참고로 뱁새가 얼마나 작은지를 비교할 사진이 있어서 첨부한다.
왜 가랭이가 찢어진다고 하는지 충~분히 공감이 되고도 남지 싶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