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운주사(雲住寺)
한 마음이 동해서 운주사로 향했다. 운주사라고 하면 보통 천불천탑(千佛千塔)의 절로 이름이 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래 전에 나들이를 했던 적은 있었지만 봄 기운을 만나려나 싶은 마음과 함께 길을 나섰다.
전남 화순의 운주사까지는 약 200km정도이다. 2시간에는 바쁠 것이고, 3시간이면 넉넉하겠군. 그렇게 길을 나섰다. 며칠 비도 뿌리고 했지만 하늘도 맑아서 어제의 황사는 사라지고 없는 것 같다.
밴드에 놀러 간다고 했더니 어느 회원님은 오래 전에 다녀 갔을 적에는 부처님이 누워계셨는데 세월이 흘러서 일어나셨는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그래서 일어나셨으면 알려 주겠다고 했다. ㅎㅎㅎ
주차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주변의 관광안내도를 살피는 습관이 있다. 혹시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명소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운주사의 조감도도 살펴보고.....
운주사의 역사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도 카메라에 담아 놓는다. 언제 일일이 읽고 있느냔 이야기이다. 얼른 담아놨다가 나중에 천천히 읽어볼 수도 있으니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사진기행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동국여지승람에서도 일천의 부처와 일천의 탑이 있다고 했으니 지금은 모두 어디가고 남아있는 것이 전부인가 보다. 여하튼 낭월은 또 2015년의 2월의 운주사를 기록할 뿐.
입장료가 3000원이다. 나랑은 상관없는 입장료이긴 하지만, 적지 않구먼....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40여년 전에 팔공산 동화사로 출가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입장료를 냈던 기억이..... 저녁을 먹는데 매표소 아지매가 날 발견하고서는 '입산하는 것이라고 했으면 입장료를 내라고 하지 않았을텐데 그랬다'는 이야기가 문득 떠오르는군.... 내가 참 그만큼 어리숙 했다는 이야기이지.... 추억이란.....
산문에 들어가는 길에 대부분 만나게 되는 일주문. 영귀산?주사(靈龜山?住寺)..... 엉? 이게 뭔자야? 잘 못 봤나 싶어서 다시 확인해 본다.
다시 봐도 마찬가지다. 처음 보는 글자를 만나게 되었다. 짐작컨댄 아마도 운(雲)자 겠거니..... 싶다. 그렇지만 세심한 학자의 눈에는 궁금증이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돌아가서 확인해 봐야지...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시간이다. 사전에는 설마 나오겠지... 싶어서이다...
고문자가 좀 있을 것 같은 강희자전을 찾았지만 그런 글자는 없단다. 쳇~! 이름값도 못하는 군....
그래~ 적어도 중문대사전에는 나오겠지... 대만의 자존심으로 만든 책인데 말이지.... 그러나 없다.
급기야, 대만의 중고서점에서 구입했던 사해까지 펼쳤다. 그러나 그 곳에도 내가 찾는 글자는 나오지 않았다. 거 참....
이런 자도 있고....
저런 자도 있고...
요런 자도 있고....
요렇게 생긴 글자도 다 있는데, 그 글자는 없다.
그래서 알게 되었다. 저 글자는 순수한 국산이라는 것을.
뒷쪽에는 천불천탑도량이라 써 있다. 글씨체도 자유로워 보인다. 글이란 알아보면 되는 겨~~~!! 암~~!!
초입의 한 켠에 불상들이 열을 지어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요런 부처님.
또 요런 부처님.
이런 부처님...
또 이런 부처님....
조선 천지에서 운주사에만 있을 법 한...
부처님이긴 한겨....?
멋지다~~!!
엉? 주무시는 부처님이 욜로 이사 하셨나? 산 위에 계셨던 것 같은데.....
그러니까 운주사에는 누워계신 부처님이 몇 분? 두 분. 땡~! 세 분~~!! 그렇군...
이 부처님은 애송이 같은데...... 옆에 뭐라고 써 있군...
아하.... 세월호 위령 부처시구나.... 한 살 되셨구먼...
저마다 알 수 없는 사연을 간직한 부처님들과 마음의 대화를 나누다가 길을 재촉한다.
여하튼 언제 봐도 제 멋대로 생긴 자유를 만끽하는 불탑이다. 운주사에 오지 않으면 만날 수가 없는 모습들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하긴.... 일주문의 현판조차도.... ㅎㅎㅎ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 대우받으시는 부처님. 집까지 있으시니깐. 부자 이신듯 ㅋㅋ
오호~! 있어 보이시네.....
뭔가 모르게 있어 보인다구.... 보물이기도 하고....
그니깐..... 어디에서 이런 탑을 볼 수가 있겠냔 이야기지... 동글동글... 빈대떡을 포개 놓은 것 같은 탑... 기단도 없이 사각 돌을 세우고 그 위에 척척 얹어놓은 것 같은.... 그래서 더 정겨운.... 규격과 스타일과 멋은 내 팽개쳐 버리고 오로지 마음만 맑으면 되지 않느냐는..... 맞...아...요.... 그 마음... 그래서 불원오백리(不遠五百里)하고 찾아왔잖아요.... 아름다워요. 수수한 모습이.... 마치 내 엄니 같은.....
천왕문의 현판도 재미있군. 보통은 천왕문(天王門)이라고 쓰는 것이겠건만, 여전히 운주사이다. 그리고 100%국산 운자도 함께. 주련에는 뭐라고 쓴겨....?
천불래회운중주(千佛來會雲中住) 일천의 부처가 모여들어 구름 중에 머물고 천탑용출편만산(千塔涌出徧滿山) 일천의 탑이 솟아나서 온 산에 가득하구나
아늑한 양지쪽에 자리잡은 아담한 대웅전이다. 그 앞에도 탑은 있다.
누가 봐도 탑이란 것은 알겠는데.... 온전한 지붕이 없다. 폭탄이라도 맞았나 싶어서 문득 낙산사의 석탑이 떠오른다. 그 석탑은 6.25난리에 폭탄을 맞았다고 했는데....
따사로운 햇살에 부부가 나들이 하셨나보다. 또한 인연이니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법당의 문을 여니 종이 걸려있다. 이렇게 생긴 것도 종이다. 연꽃문양을 하고 있는 것도 운주사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른 곳에서는 못 본 것이어서이다.
안쪽에 글자들이 보여서 들바다 봤다. 운주사라고 되어 있군. 혹시 여기에서도 100%국산 '운'자를 썼나 싶었는데 그건 아니로군. 활자로 글자를 심었다면 도리가 없지....
또 한 분의 부처님. 황금 옷을 입은 부처님.
부처님을 옹호하는 신장님. 불공이 있었는지 과일이 푸짐하게 고여있다. 저 노란 놈은 망고?
신장님들이 엄청 많다. 하나 둘 셋. 음 104분이군. 그걸 세어봤느냐고? 아니, 그럼 어찌 알어? 책에 나와 있어. ㅋㅋ. 못 믿겠으면 직접 세어 보시던가. ㅎㅎ (진짜로 세어 보시려고~?)
여기저기 볼 곳이 많다고 팻말이 눈길을 끈다.
어린 친구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
산골에서도 전화는 울린다. 한편으로 참배를 하면서 한편으로는 업무를 보고 있으니 참으로 효율적인 시간씀이다. 쇼핑몰 홈페이지 독자들이 성화를 대니 받지 않을 수도 없단다....
운주사에서 어쩌면... 가장 성의없는 부처? 어쩌면 노인이 팔에 힘이 빠져서 나름 최대한의 성의로 조성을 했을 수도 있지... 보지 않고 단정하지 말것~!
운주사의 전경이 들어오는 화각을 얻으려고 자꾸만 위로 올라갔더니 불사바위가 나오고 바위에 올라서니 이렇게 풍경이 나타난다.
어린 학생 둘이 희희낙락이다.
와불이 있는 곳을 올려다 봤다. 소나무가 듬성듬성 있는 위치 쯤이겠군....
바위 아래에도 부처....
부처도 많지만 어느 부처도 모두 정감이 간다. 석공의 마음이 살갗에 와 닿는 듯 하다...
바둑알탑이라고 했더니 수긍하지 않는다. 그래서 발우탑이라고 했더니 그건 말이 된단다. 연지님도 탑으 보는 수준이 있으신겨~~ ㅎㅎ
와불로 오르는 길 옆에도 부처들이 수행 중이시다.
이 부처님들은 아직도 주무시는 구먼.... 그만하면 일어나실 때도 되었으련만....
"부처님~~~ 그만 주무시고 일어나세요~~!! 이미 아름다운 세상이거든요~~!!"
에구.... 귀는 있으나 귓구멍이 없다.
2015년 2월 24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