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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㉕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천부풍혈

울릉도㉕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천부풍혈(天府風穴)

(탐사일: 2026년 6월 2일 화요일)


나리분지에서 출발할 적에는 천부해중전망대를 갈 요량이었다. 그런데 가는 도중에 천부풍혈이 있다는 것을 깜빡했다. 여기는 그냥 지나치기 섭섭한 풍경이기에 잠시 차를 세우고 탐사하기로 했다.


4.3km에 12분 거리다.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나리분지에서 내려와서 추산의 해안이 궁금해서 다시 되돌아가는 바람에 천부풍혈을 지나치지 않을 수가 있었다. 그러니까 송곳봉 아래로 갔다가 다시 나왔다는 이야기다.


"와! 엄청 큰 코끼리다~!"

누가 외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코끼리라고 했으니 코끼리인 거지. 통과 폭이 매우 좁은 외길이라서 신호를 받고 가야 한다. 빨간불을 기다렸다가 신호가 바뀌자 차를 댈 곳을 찾았다.


명색이 지질탐사를 나온 탐사대로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풍광임이 분명하지. 아무렴.


이름이 풍혈(風穴)인 것으로 봐서 자연적으로 난 구멍 같은 틈인 모양이다. 이 지역은 천부리(天府里)이다. 이름이 뭔가 있어 보인다. 혹 이름에 대해서 무슨 유래라도 있는 걸까?

 

울릉도의 천부리 지명에는 두 가지의 주된 유래가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옛 선창과 관련된 역사적 유래입니다. 조선시대에 이 지역은 일본 배들이 정박하여 배를 고치거나 울릉도의 좋은 나무를 베어가던 곳이라 하여 ‘왜선창’이라고 불렸습니다. 이후 예전부터 있던 선창이라는 뜻에서 점차 ‘옛선창’이나 ‘예선창’으로 불리게 되었고, 훗날 행정구역 이름을 한자식으로 새로 지으면서 하늘 마을이라는 의미를 담은 지금의 이름으로 정해졌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울릉도의 깊은 원시림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과거 개척민들이 처음 이 지역에 들어왔을 때, 숲이 너무나 울창하여 사방이 꽉 막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나무를 베어내고 터를 잡자 그 베어낸 자리만큼 동그랗게 하늘이 드러나 보였고, 그 모습을 본떠 하늘을 뜻하는 ‘천부’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유래도 함께 전해집니다.

 


생각보다는 특별한 이름이 아니었나 보다. 춘매(챗지피티)에게 물어보면 다른 소리를 하려나 싶어서 다시 물었다.

 

1. "천부지지(天府之地)"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

울릉도 개척령이 내려진 뒤 개척민들이 이 지역에 들어왔을 때 숲이 너무 울창하여 사방의 지형을 알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무를 베어내고 주변을 살펴보니

  • 땅이 비교적 평탄하고
  • 물이 풍부하며
  • 사람이 살기 좋은 터전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개척민들이

"참으로 천부지지(天府之地)로구나."

라고 하였고, 여기서 천부(天府)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전해집니다. 천부지지는 문자 그대로 "하늘이 내린 창고 같은 땅", "하늘이 준 복된 땅"이라는 뜻입니다.

이 설명은 현재 울릉군에서도 공식적인 지명 유래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2. 원래는 왜선창(倭船倉)이었다는 이야기

조선시대에는 이곳을

  • 왜선창(倭船倉)
  • 옛선창

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일본 어선들이 드나들며

  • 배를 만들고
  • 고기를 잡고
  • 목재를 반출하던 곳

이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행정지명을 정하면서 왜선창이라는 이름 대신 천부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지금도 천부리 안에는

  • 천부1리(옛 왜선창)
  • 천부2리(본천부)

라는 구분이 남아 있는데,

본천부는 "원래 천부였던 곳"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3. 섬목(도항) 이야기

천부리에서 관음도로 들어가는 입구를 지금도 "섬목"이라 부르는데,

옛사람들은

산줄기가 바다로 뻗어 나가다가 끊어지고 다시 일어나 관음도가 되었는데,
그 사이가 마치 섬의 목처럼 보인다.

하여

"섬목"

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지금 관음도 출렁다리가 있는 곳이 바로 그 섬목입니다.


4. 낭월님이 좋아하실 만한 해석

"천부(天府)"라는 이름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동양사상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천부는 원래

  • 하늘의 창고
  • 신들의 관청
  • 풍요가 모이는 곳
  • 천연의 보고(寶庫)

라는 뜻이 있습니다.

실제로 천부리는

  • 울릉도 최대의 어장과 가까웠고
  • 관음도와 죽도 방면의 해상 교통 요지였으며
  • 독도가 가장 잘 보이는 곳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개척민들이 이곳을 보고

"하늘이 내려준 창고 같은 땅"

이라고 느꼈을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새벽에 천부항에서 바라보면 관음도 너머로 떠오르는 동해의 햇빛이 장관인데, 옛사람들이 왜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마치 성인봉이 병풍처럼 둘러서고 바다가 앞마당처럼 펼쳐진 모습이 정말 "하늘의 부고(府庫)"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 훨씬 낫구나. 이런 때는 월매보다 춘매가 한 수 위인 걸로. ㅎㅎ


누군가는 코를 바라보고 누군 가는 머리를 바라본다. 위쪽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이다.


 

 


 

 


여기도 조면암이겠구나. 천부조면암? 여하튼 확인을 해 봐야지.


 

 


이건 뭐 천부풍혈뿐만 아니라 전 지역이 천부조면암이었구나. 


천부항 일대가 전부 같은 지질로 되어 있는 모양이다. 

 

거친 표면 속에 담긴 화산의 기록

조면암은 이름 그대로 표면이 거친 화산암입니다. 마그마가 지표로 분출해 빠르게 식으면서 만들어지는데, 규산 함량은 중간 정도지만 알칼리 성분인 나트륨과 칼륨이 풍부하여 점성이 매우 높습니다. 현무암처럼 넓게 퍼져 흐르기보다는 꿀렁꿀렁 솟아올라 굳어버리기 때문에, 울릉도 해안에서 볼 수 있는 깎아지른 듯한 거대한 절벽이나 뾰족한 봉우리들은 대부분 이 조면암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천부조면암의 층서적 가치

그중에서도 천부조면암은 울릉도 북부 화산암류의 뼈대를 이루는 아주 오래된 지층입니다. 지질학자들은 울릉도의 칼데라 형성과 다단계 진화 과정을 연구할 때 천부조면암을 주요 기준점으로 삼습니다.

천부조면암은 사동각력암과 함께 꽤 이른 시기에 형성된 암반입니다. 이후에 일어난 화산 폭발이나 산사태 등으로 인해 쏟아져 내린 화산쇄설물과 퇴적층이 바로 이 천부조면암의 침식면 위에 차곡차곡 쌓이게 되었습니다. 즉, 울릉도의 굵직한 지각 변동을 가장 밑바닥에서 묵묵히 받쳐내고 있는 오랜 기단부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삼선암이 품고 있는 시간의 차이

사진 촬영차 북면 앞바다를 살피셨다면 바다 위로 우뚝 솟은 세 개의 바위, 삼선암을 보셨을 겁니다. 이 삼선암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천부조면암의 흔적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선암은 일선암, 이선암, 삼선암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겉보기에는 비슷한 시기에 떨어져 나온 형제 바위 같지만 사실 태생이 조금 다릅니다.

  • 일선암: 가장 먼저 생성된 천부조면암 암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이선암과 삼선암: 그보다 나중에 형성된 관모봉 조면암 암질에 속합니다.

하나의 곶으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던 암반이 파도에 깎여나가며 지금의 해식기둥 지형으로 남게 되었지만, 그 세 봉우리 사이에는 각기 다른 화산 폭발 시기의 암석이 섞여 있는 것입니다. 특히 천부조면암으로 된 일선암은 나머지 두 바위에 비해 토양이나 식물이 뿌리내릴 조건이 척박하여, 향나무 등의 식생 분포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용암이 식으며 쩍쩍 갈라진 수직절리와 파도의 오랜 침식 작용이 만들어낸 웅장한 풍경 뒤에는, 이처럼 천부조면암이라는 단단하고 오랜 지질학적 토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물이 들어가야 규모가 가늠이 되기로 한 장 추가했다. 


 

 


완전히 코를 박고 물을 빨아들이는 모습으로 봐도 되지 싶다.


 

 


 

 


 

 


 

 


천부조면암과 사동각력암이 근간을 이루는 기반암이라고 하니까 또 새롭게 보이기도 한다. 조면암 위에 응회암이 쌓였던 모양이다.


 

 


 

 


 

 























유람선에서는 천부풍혈이 어떻게 보이나 궁금해서 유람선 사진을 찾아보니 하필이면 코끼리바위에 눈이 팔려서 그것은 잠깐 스쳐 지나가고 말았다. 그래도 끝에 걸린 풍경이 소중해서 다시 다듬었다.


이 정도면 대략 무엇인지 알려주면 알 정도의 몰골이 나타나는구나. 다행이다. 고화소 놀음의 긍정적인 면이라고나 하면 되겠다. 좀 더 안 되겠니? 다시 해 봐. 앞에 코끼리바위를 더 잘라내 보든가...


그래 좀 아쉽긴 해도 윤곽은 알아볼 정도구나. 여기까지가 한계다. 여하튼 바다에서 바라본 천부풍혈은 이렇다는 정도로 소개하기에는 그런대로 괜찮은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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