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天地順遂而精粹者昌(고천지순수이정수차장)
天地乖悖而混亂者亡(천지괴패이혼란자망)
천간(天干)과 지지(地支)가 순응(順應)하여 따르면 정신(精神)이 순수(純粹)하여 번창(繁昌)한다. 간지(干支)가 일그러지고 순리(順理)를 거스른다면 혼잡(混雜)되어 산란(散亂)하여 패망(敗亡)한다. “이번 구절은 뭔가 느낌이 좋은걸.” 글을 읽고 난 우창이 말했다. 이 말에 고월도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우창의 말이 이어졌다. “여기에서 말하는 천지(天地)는 간지(干支)를 말하는 것이겠지?” “맞아. 잘 이해하셨네.” “순수란 말은 순리(順理)대로 수행(遂行)한다는 뜻이라고 보면 될까?” “그렇지.” “그렇게 정신(精神)이 순수(純粹)한 자는 창성(昌盛)한단 말이겠지?” “틀림없는 이야기네.” “글은 쉬우나 뜻은 참 어렵군.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지?” “이 말은 사주의 네 기둥인 여덟 글자가 서로 앞에서 당겨주고 뒤에서 밀어주면 좋다는 이야기라고 해석할 수가 있겠네.” “그 말은 생을 할 곳에서는 생을 받고, 설을 할 곳에서는 설을 하게 되어서 수요(需要)와 공급(供給)의 적절(適切)함을 의미할까?” “정확하군.” “그러한 사주를 타고나게 된 사람은 항상 번창(繁昌)하게 된다는 말이겠지?” “제대로 이해를 하셨네.” “우선 말만 들어봐도 그럴 것으로 생각되네. 다시 말하면 음양의 순역과 같은 것은 논하지 말고 오행의 흐름으로 판단하라는 말이 아니겠는가?” “맞아.” “그렇다면 어떤 사주가 순수(順遂)하고, 정수(精粹)한 것인지만 알면 해석은 어려울 것이 없겠는걸.” “이제 앞으로 계속해서 공부하게 되면 이해가 될 것이네. 항상 주의해야 할 것은 조바심일 뿐이지.” “그렇군. 그런데 이러한 사주를 타고 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희귀(稀貴)하다고 해야 하겠지.” “하긴,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이해가 되네.” “이해가 되셨으면 다음 구절을 보세.” “아, 그렇지. 다음은 ‘괴패(乖悖)’라는 말이 나오는군. 필시 뭔가 일그러지고 거스른다는 뜻이겠지?” “잘 이해하셨네. 앞의 구절과 대치되는 의미라고 보면 되겠지.” “그렇다면 혼란(混亂)도 같은 의미로군.” “뭔가 자연의 이치를 벗어나서 좌충우돌(左衝右突)을 일으키고 있는 장면이 떠오른다면 틀림없다고 하겠네.” “그렇게 되면 멸망(滅亡)인가?”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니 당연하다고 해야겠지.” “뭔가 전체적인 간지의 조화(調和)를 말하는 것 같은걸.” “맞아, 바로 그 이야기라네.” “오호~! 멋진걸. 이러한 이야기를 해야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니까 경도 스승님이 안타까워하셨군.” “아마도 그럴 것이네.” “이거 아무래도, 점점 적천수에 빠져드는 것을 피할 수가 없겠는걸.” “이해가 되셨거든 다음 구절을 볼까?” “아, 그렇지. 알았네.”不論有根無根(불론유근무근)
俱要天覆地載(구요천복지재)
뿌리가 있고 말고는 논하지 않는다. 하늘은 덮어주고 땅은 담아주는 것을 갖추기를 요한다. 우창이 다음 구절을 읽고 풀이했다. “뿌리가 있고 없고는 논하지 않아도 되지만,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은 천복지재(天覆地載)라.” 우창의 풀이를 듣고서 고월이 물었다. “여기에서 말하는 뿌리라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알겠는가?” “뿌리가 뭔가? 의지처를 말하는 것인가?” “그렇게 봐도 되겠지.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나를 생조(生助)하는 오행을 일러서 뿌리라고 한다네.” “생조라니?” “가령 목을 기준으로 말한다면, 생(生)은 수(水)가 되는 것이고 조(助)는 목(木)이 되는 것이라네.” “아, 그러니까 오행의 생극으로 말한다는 뜻이로군.” “그렇지. 명학(命學)은 오행학(五行學)이라고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네.” “그렇다면 뿌리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인가?” “어떻게 중요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다만 그렇게 중요한 뿌리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천복지재라는 뜻이지.” “그렇다면 우선 뿌리에 대해서 이해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해하고 말고 할 것이 뭐가 있는가? 오행의 생극만 알면 다 되는 것을 말이지.” “아니, 뿌리라고 해도 깊은 뿌리도 있고, 얕은 뿌리도 있을 테니 이러한 것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그야 당연하지. 그렇다면 뿌리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볼까?” “그러니까 말이네. 가령 뿌리라고 하더라도 10할의 뿌리가 있을 것이고, 5할의 뿌리도 있을 것이고, 1할의 뿌리도 있지 않겠는가?” “당연하지.” “그렇다면 그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해 주시게.” “먼저 앞에서 지장간(支藏干)에 대해서 공부한 것이 기억나는가?” “그야 당연히 기억나지. 오호라~! 지금 그것을 적용시킬 때가 되었나 보군.” “맞았네. 이제 뿌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면 그것이 기준이 된단 말이지.” “뿌리에 대한 공식을 뭐라고 이름하는가?” “이름은 「통근법(通根法)」이라고 한다네. 과히 어려운 뜻은 아니니까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을 것이네만.” “그렇겠군. 이치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하네.” “오행의 통근(通根)이므로 천간으로 논할 필요도 없으니 더욱 간단하지.” 가만히 듣고 있는 자원이 나섰다. “임싸부, 자원도 이해가 될 것 같아요. 오행으로 논한다는 말에서 답이 보여요.” “어디 자원이 설명해 볼 텐가?” “우선 목(木)으로 보면, 생(生)은 수(水)가 되므로 해자(亥子)가 이에 해당하고, 조(助)는 목(木)이 되므로 인묘(寅卯)가 되는 거죠?” “오호 제대로 이해를 하셨군. 그리고 또?” “목에게 사오(巳午)는 전혀 의지할 곳이 없는걸요. 신유술(申酉戌)도 그렇고요.” “대략 보면 물론 그렇지. 다만 신(申)에는 임(壬)이 있다는 것을 잊었나?” “아, 맞다~! 임이 있다면 3할이 되는 건가요?” “그렇다네. 진(辰)은 또 어떤가?” “진은 계을무로 325라고 하셨으니까 5할의 수목(水木)이 있어요.” “맞아. 그래서 5할 미만이면 뿌리가 약하다고 하고, 5할 이상이면 뿌리가 된다고 보는 것이라네.” “그렇다면 통근에 대해서 순서대로 지지를 나열(羅列)할 수도 있겠는걸요.” “어디 해 보시게.” “자(子), 해(亥), 묘(卯)는 10할이죠?” “맞아.” “인(寅)은 7할이고, 진(辰)은 5할이에요.” “맞았네.” “미(未), 신(申)은 3할이니 통근이 약하다고 하겠어요.” “잘 이해하셨군.” “축(丑)은 2할이라서 더욱 약하다고 하겠네요.” “틀림없지.” “그 나머지인 사(巳), 오(午), 유(酉), 술(戌)은 전혀 의지를 할 것이 없으니 완전히 불통(不通)이네요.” “그렇게만 정리하면 틀림이 없겠네. 하하~!” “화(火)의 입장도 가능하겠는데요.” “어디 설명해 봐.” “인(寅), 묘(卯), 오(午)는 10할이고, 사(巳)는 7할, 미(未), 술(戌)은 5할, 진(辰)은 2할이고 나머지는 전혀 없다고 보면 되겠어요.” “해(亥)에도 3할이 있지 않은가?” “아, 맞다~! 해중갑목(亥中甲木)은 3할이 되네요.” “그런 것도 일단 잘 챙겨야 나중에 오류가 생기지 않지. 하하~!” “맞아요.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빠뜨렸네요. 더욱 조심해야 하겠어요.” “토(土)에 대해서도 정리가 가능하겠군.” “물론이죠. 토는 오(午)에만 10할이네요. 술(戌)에는 8할이고, 사(巳), 미(未)에는 7할, 축(丑), 진(辰)에는 5할, 인(寅)에는 3할인걸요. 그 외에는 없다고 보면 되겠어요.” “잘 정리했군. 금(金)은 어떨까?” “금은 유(酉)에 10할, 축(丑)에 8할, 신(申), 술(戌)에 7할, 진(辰), 미(未)에 5할, 사(巳)에 3할이네요. 나머지는 없어요.” “맞아. 그럼 마지막으로 수(水)는?” “수는 신(申), 유(酉), 자(子)에 10할이네요. 해(亥)에 7할, 축(丑)에 5할, 진(辰), 사(巳)에 3할, 술(戌)에 2할이네요.” “이제 통근법에 대해서는 졸업을 하셨군.” “그러니까 이러한 관점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천복지재란 말씀이죠?” “그렇다네.” 우창과 자원은 통근법(通根法)에 대해서 정리하고 나니까 육갑의 의미가 더욱 살아나는 느낌이 들어서 천복지재의 의미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