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뭇가지가 아름다운 것은 겨울 뿐이다.
잎이 나고 꽃이 피면 그러한 것들에게 현혹되어서
정작 본질은 잊어버리기 마련인 까닭이다.
그래서 잎이 피기 전에 나무의 자화상을 본다.
문득,
서예를 배우러 갔을 적에 선생이 해 준 말이 생각난다.
"장봉(藏鋒)이 되지 않았어요~!"
그렇군 낙엽이 진 다음의 가지는 노봉(露鋒)이네.
칼끝이 드러나면 안 되는 것이야 서예가의 말일 뿐이고.
칼끝이든, 붓끝이든, 드러나면 나는대로 보면 되는 것.
그래서 봄기운이 아직은 도달하지 않은 것을 본다.
어제의 네 모습.
오늘의 이 모습.
그리고 내일의 네 모습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