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통하 능설금기(壬水通河 能泄金氣)
강중지덕 주류불체(剛中之德 周流不滯)
통근투계 충천분지(通根透癸 沖天奔地)
화즉유정 종즉상제(化則有情 從則相濟)
임수(壬水)는 은하(銀河)에 통하고 능히 금기(金氣)를 설(洩)하니 강강(剛强)한 가운데 공덕(功德)이며 두루 흘러 막힘이 없다. 뿌리에 통하고 계수(癸水)가 투출(透出)하면 하늘과 땅을 휩쓸고 다닌다. 변화(變化)하면 유정(有情)하고 순종(順從)하면 상제(相濟)한다. “원문을 보니 또 만만치 않아 보이는걸.” “만만하면 경도 스승님이 아니지. 하하~! 어디 하나씩 풀어 보세나.” 우창이 원문을 보면서 풀이를 시작했다. “처음에 나오는 글은, ‘임수통하’라고 했네. 임(壬)은 하(河)와 통(通)한다는데 이 하는 뭘 의하는 것일까?” 그 말을 듣자, 자원이 나섰다. “황하(黃河)가 하(河)잖아요?” 그 말을 듣고 우창이 말했다. “황하도 하이기는 하지, 강하(江河)라고 할 적에 강(江)은 장강(長江)을 말하고, 하(河)는 황하(黃河)를 말하는 것이니까. 그런데 경도 스승님이 말씀하려는 것이 과연 그 말일까?” 고월이 곰곰 생각하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건 아닐 것이라는 표현이기도 했다. “고월의 생각으로는 지상(地上)의 물을 논하는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되네.” “지상이 아니고서도 물이 있단 말인가?” 우창의 물음에 고월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천하(天河)가 있지 않은가?” “천하라고? 은하수(銀河水)를 말하는 것인가?” “그렇지.” “오호~! 그것은 생각하지 못한 이야긴 걸. 설명을 해 줘보시게.” “지상(地上)과 은하수(銀河水)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고월은 뭐가 있다고 생각하나?” “기체(氣體)가 있다고 봐야 하겠지?” “기체라고? 그것은 임수의 본질이라고 하충 선생이 말했던 것이 아닌가? 오호, 기가 막힌 접근이로군. 더 설명을 해 주셔봐.” “나도 전에는 떠오르는 것이 황하뿐이었거든. 그런데 하충 선생의 천간론을 접하고 나서는 ‘임수통하’의 의미를 달리 보게 되었던 것이지.” “하여튼, 고월의 통찰력과 응용력은 타의 추종(追從)을 불허하는군.” “칭찬을 해 주니 고맙군. 하하~!” “그런데 너무 멀리 나간 것은 아닐까?” “왜 안 되나? 태양도 우주인데, 태양을 병(丙)이라고 인용(引用)하면서 임(壬)으로 은하수를 대입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고 봤네. 구태여 사유(思惟)의 영역(領域)을 제한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듣고 보니 그것도 맞는 말이군. 그렇다면 경도 스승님은 임(壬)이 공기와 같은 기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말이 아닌가?” “어쩌면 하충 선생이 경도 스승님의 의도를 알고서 확대해석을 했을 수도 있겠지. 여하튼 두 분 선생의 이야기는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이치가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오호~! 재미있는걸. 다음 구절로 넘어가 보겠네.” “그러지.” “다음은, ‘능설금기’라고 했네. 능히 금기(金氣)를 배설(排泄)한다는 뜻인데 무슨 의미인지도 설명을 부탁하네.” 그러자 자원이 한마디 거들었다. “그야 당연히 금생수(金生水)라는 뜻이죠~!” “오, 그것도 맞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겠지. 그렇지만 고월은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 같은걸. 뭔가 조금은 더 깊은 뜻을 찾아낼 것 같단 말이지. 하하~!” “임싸부, 무슨 뜻이 있는지 어서 설명해주셔 봐요~!” “일차적으로는 금생수도 맞는다고 봐야 할 것이네. 다만, 금기(金氣)라고 하면 경(庚)이겠나? 아니면 신(辛)이겠나?” “그야 양기음질(陽氣陰質)의 논리로 본다면 당연히 경(庚)을 말하는 것으로 봐야 하겠는데요. 맞죠?” “맞아, 경(庚)의 기운을 빼어나게 해 준다는 의미로 본단 뜻이지.” “예? 그게 무슨 말씀이죠?” “경(庚)의 완고한 주체를 슬기롭게 만들어 주는 것은 지능적(知能的)으로 발전을 하고 있다는 의미가 되겠지?” “그건 맞는 말이에요.” “기통기(氣通氣)하고, 질통질(質通質)한다는 논리로 대입을 한다면, 당연히 임(壬)은 경(庚)과 소통이 이뤄진단 말이거든.” “가능하겠는걸요. 그래서요?” 호기심이 잔뜩 동한 자원이 다음 말을 재촉했다. “그렇다면 ‘능설금기’는 고체(固體)와 같은 경(庚)의 주체를 연마시켜서 세련(洗鍊)되게 해 준다는 뜻이 된다는 이야기이지.” “그렇담, 임(壬)의 궁리(窮理)하는 성분이 여기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봐도 될까요?” “왜 안 되겠어? 그것도 가능하다고 보겠네.” “아무래도, 설(泄)자를 보면 마구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새어 나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느껴진단 말이네.” “그렇죠. 배탈이 나면, 설사(泄瀉)를 한다고 사용하기도 하잖아요. 호호호~!” “아래로 빼어내는 것은 설사지만, 위로 빼어내는 것은 설기(洩氣)라고 하는 것이라네. 총명(聰明)하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지.” “아하~! 소녀의 비유가 적절하지 못했사옵니다. 임싸부~! 호호~!” “웃자고 한 말이 아니었나?” “예~! 맞사옵니다. 웃자고 한 말이었사옵니다~! 호호~!” “설(泄)을 이해하려면, 설기정영(洩其精英)이라는 글귀를 이해하면 좋을 것 같군.” “그런데 설(洩)과 설(泄)의 의미는 어떻게 달라져요?” “설(洩)은 새어나간다는 뜻이고, 설(泄)도 새어나간다는 뜻이니 기본적인 의미는 같다고 봐야지. 그래서 구분이 없이 사용하기도 하지.” “만약에 나눠서 대입한다면 어느 글자를 여기에다 사용하고 싶으세요?” “느낌으로 말한다면, 설(洩)이 더 매력적이라고 할까?” “왜 그렇죠?” “설(洩)은 수(氵)예 예(曳)를 더한 것이고, 설(泄)은 수(氵)에 세(世)를 더한 것인데, 예(曳)는 왈(曰)이 있으니 말을 한다는 의미가 되고, 설(泄)은 세(世)가 세상을 의미하니까 말이지.” “그렇다면 설(洩)은 진리를 남에게 말로 내보이고자 할 경우에 사용한다는 말씀이네요?” “특별히 구별할 필요는 없지만, 은밀(隱密)한 이치를 몰래 보인다는 느낌에서는 그렇다는 이야기라네. 다만 실제로 사용할 적에는 구분하지 않아도 되겠지. 이러한 것을 선비의 유희(遊戱)라고 말한다네. 하하~!” “선비의 유희라뇨?” “글자나 좀 배웠다는 인사들이 저희들만 아는 놀이를 하는 것이지 뭐겠는가. 하하~!” “아, 그런 뜻이었군요. 호호~!” “사실, 글자 놀이를 하기로 든다면 그것만으로도 하루를 다 소모해도 부족할 지경이지. 하하~!” “다음에 또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본과(本科)보다 별과(別科)가 더 재미있잖아요. 호호~!” 같이 한바탕 웃음을 나눈 다음에 또 우창이 다음 구절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