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2 · 금요일
낭월명리학당 一念卽是無量劫 -순간을 영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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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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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풍경

산중전기-산묘전

산중전기-산묘전

산중전기(山中傳記)-산묘전(山猫傳)

    go120200610-001 오랜 옛날..... 충청도 계룡산 자락에는 암자가 있었고.. 주위에는 온갖 산새들이 저마다 자기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더란다. 비둘기 한 쌍도 서로 쓰다듬어 주면서 오손도손... 초여름의 풍경을 함께 누리고 있었더란다. go20200610-001 새끼들을 무탈하게 부화시켜서 저마다 자신의 삶을 누리도록 해 놓고나니까 급하게 서둘러야 할 일도 없었던지라 그렇게 자연풍경과 스님의 독경소리를 즐겼다. go20200610-004 그런데, 평화로움 뒤에는 위기가 오기 마련이다. 어디에서 날아왔는지 귀여운 새 한마리... 그것을 본 비둘기의 잠자던 바람기가 발동을 했던지.... 눈길을 주다가 마음을 주다가 급기야 사랑을 주고 말았다. go20200610-003 옆에서 그 꼴을 지켜 볼 수가 없었던지.... 치열하게 따지고 싸우는 또 한 마리의 비둘기... 암수는 구별을 할 수가 없으니 태도만으로 대략 짐작만 할 따름이었다. 사랑은 화합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사랑은 투쟁이었고 생존이었다. 사생결단으로 싸움을 하다가... 그렇게 싸우다가.... go20200610-002 한 마리는 도저히 자신의 분을 이기지 못하고 몸을 던져서 스스로를 마감했다. 그 슬픈 소식에 산천의 초목도 잠시 고개를 숙였다. 이 또한 자연의 일부임을.... 그렇게 시간은 덧없이 흘러갔다. 자고이래로 사랑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그 대상에 따라서 반드시 좋은 결말을 내지는 않는다. 때로는 심각한 전쟁이 일어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싸우다가 생명을 잃기도 한다. 가끔은 목숨보다 중요한 것이 질투심이기도 한 까닭이다. 아마도 그로부터 두어 시간이 지나갔나 보다. 갑자기 마당이 소란스러워서 내다 봤다. go20200610-005 아, 그랬다. 누군가의 죽음은 또 누군가에게는 삶이었다. 비둘기가 자신의 몫을 다 살지 못한 나머지는 고양이 몸에서 마저 살고자 한 것일까.....? 그 진위는 알 도리가 없겠으나...... 이렇게 다시 생명이 윤회하듯이 비둘기의 몸으로 존재하다가 또 어느 순간에는 고양이 몸과 하나가 된다. 이렇게 순환하는 것이 또한 자연임을.... go20200610-006 고양이는 수컷이다. 이름은 얼룩이다. 요즘 암컷은 새끼 세 마리를 키우느라고 바쁘다. 그래서 수컷도 뭔가 해야 한다는 짐이 있었다. go120200612-001 새끼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제일 아름답다고 했던가.... 무엇을 먹어도 항상 암컷에게 양보를 한다. 나름대로 놀고 먹는 것처럼 보여도 저마다 몫은 있기 마련이다. go120200612-002 그래서 수컷도 뭔가는 해야 한다는 책임감 혹은 의무감. 아마도 이것도 수컷의 숙명일 게다..... go20200610-007 비둘기를 보면서 잠시, 아주 잠시 생각을 하더니... 덥썩 물고는 자리를 옮긴다. 아마도 호젓한 곳에서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으려는 듯... 그래서 조용히 뒤를 밟았다. go20200610-009 얼룩아? 오데가노? go20200610-010 내가 그거 뺏어 묵을 줄 아나? 아이다~!! go20200610-011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목단나무 속으로 들어간다. 혼자 먹으려는 야생 본능이겠거니.... go20200610-012 "냐아옹~~!!" go20200610-013 녀석이 한 번 소리치자. 기다렸다는 듯이 암컷이 달려든다. 아니, 그냥 달라고 해도 줄 법하건만... "앙~! 크앙~!!!" go20200610-014 그렇게 암컷이 비둘기를 물고는 안 보이는 곳으로 몸을 숨긴다. 그랬다. 자신이 먹으려고 한 것이 아니었음을 알겠다. 수컷은 원래 그런 것이 운명이려니..... go20200610-015 "개안나?" "머가요?" "그냥 묵지 그랬더노?" "에고, 시님도 참... 그기 넘어 가능교~!" "마, 그랬구나... 녀석~! 하하하~!" 계룡산 자락의 어느 날 풍경이었더란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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