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5화] 사주는 과학인가
입춘이 낼모랜데 우짜자고 눈은 이리도 퍼붓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새해에는 풍
년이 들 모양이라고 해야 하겠다.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는 말을 어려서
늘 들었는데, 하늘만 보고 농사를 하던 시절이라서 토양 속에 많은 수분을 함유
하게 되면 가뭄살을 덜 받게 될 것을 판단하여 그렇게 말을 한 것이 아닌가 싶
은 생각을 해 본다.
1. 사주는 과학이라고 하시는 벗님들께
흔히 미신이냐 아니냐로 놓고 말이 많을 즈음이면 사주는 과학이라는 말로 자
꾸 지위를 고추세우려고 하시는 벗님들을 접하게 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기준을 세우는 하나의 공식으로 내어놓는 방법으로 과학(科學)이
냐 아니냐는 것을 들고 나오는 것도 심심찮게 볼 수가 있는 것이 오늘의 상황이
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 좀 생각을 해보고 의견 드리려고 마음을 일으킨다. 엇
저녁에 어느 프로그램에서 과학자 되시는 분이 사주는 절대로 과학이 아니라고
하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서 이것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보기
도 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주는 과학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 그 과학자분은 바로
알고 계시는 것 같다. 물론 이해하는 과정에서는 뭔가 미진한 부분이 있을지라
도 결론적으로 사주는 과학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해야 옳다고 생각하는 낭
월이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그럼 사주는 보잘것이 없는 장난이냐고 하실지도 모르겠
다. 이렇게 나오기 때문에 이분논법이 문제라는 것이다. 내편 아니면 적편이냐
는 판단의 기준으로 인해서 세상은 이렇게도 갈등의 나날들을 오랫동안 겪어 왔
음에도 여전히 그렇게 길들여져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게 저울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도 과학자도 알고, 농부
도 알고 있는 것인데, 어쩐 일인지 토론이라고 벌어지기만 하면 여지없이 이렇
게 과학이냐 아니냐를 갖고 잣대질을 하려고 서두르는 경우를 많이 발견하곤 한
다.
2. 상대방의 생각도 문제는 문제
사주를 부정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사주는 과학이 아니므로 미신이라는 식의 몰
아붙이는 마음이 가득하다는 것도 능히 짐작을 하고도 남는 일이다. 아마도 이
한담을 읽으시는 벗님이시라면 그러한 경험도 많으실 것으로 생각이 된다. 겪어
보지 않으셨다면 오히려 이상하다고 해야 하겠지.... 그리고 혼자 답변을 못하
고 흥분하여 속을 태우면서 스스로 갈등을 하신 경험도 있을 것이다. 과연 과학
도 아닌 사주팔자 공부를 더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지 않으
면서 여기까지 오셨다면 참으로 행복한 과정이라고 하겠고, 실은 아직도 멀었다
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부대끼면서 공부는 익어가는 것이기 때
문이리라....
그러니까 싸움을 하면 둘이 똑 같다시던 부친의 말씀대로 같은 사람이니까 싸우
는 것이겠지만 그렇게 일생의 힘을 모아서 연구하고 정진하는 사람에게
“그대가 연구하는 명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라고 단언을 하게 되면 그 말을 들은 사주학자는 또 열이 받혀서는 반박을 하게
되고 유감스럽게도 그 반박에서 그만 그의 함정에 걸려들게 되어 있다는 것이
다. 왜냐면 ‘너의 학문은 과학이 아니다’라고 하는 말을 하게 되면 ‘아니다 과학
이다’를 하기 위해서 반박을 시도하게 되는데, 유감스럽게도 그 반박에서는 성
공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 낭월의 결론이다. 그러므로 애초에 같이 맞장을 뜰 일
이 아닌 것인데 감정적으로 처리를 하다가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그래서 여기
약간의 의견을 드림으로써 연구하시는데 내 학문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생
각해 보시는데 동참을 하시라고 권해 드린다.
3. 사주가 과학이 아닌 이유
간단하다. 과학은 시작과 끝을 일목요연하게 설명을 할 수가 있어야 한다. 그렇
지 못하면 속임수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는 것이 현재의 많은 과학자적인 사고
방식이다. 그런 시험관에 사주를 넣어보자. 과연 명확한 것이 뭐 하나라도 있는
지 말이다.
간지의 나열부터가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지 않는다. 오늘이 정유(丁酉)일이다.
그렇다면 정유일인 근거를 대야 오늘 태어난 사람의 성분에는 정화(丁火)적인
요소와 유금(酉金)적인 요소가 작용한다고 믿을 것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러한 근거를 아무도 댈 수가 없다. 정유일이라고 해서 기온이 더 높은 것도 아
니고, 겉으로는 덥고 속으로는 서늘하다고 할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혹 겨울의
낮에는 따스하고 밤에는 서늘하니 정유일의 현상이 아니고 뭐겠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또한 어림도 없는 유치한 설명일 뿐이다. 그렇지 않은 근거를
너무도 많이 갖고 있는 것이 과학자적인 의심꾼들이다.
지장간도 그렇다. 아무리 연구를 해도 왜 그렇게 제정이 되었는지를 알 수가 없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용은 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느껴지는데 근거를 대라
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절기의 변화를 대입할 수도 있을 게다. 그러나 그 또한 이
론적일 뿐이고 구체적으로 과학자의 실험실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는 것이 낭월도 아쉽다면 아쉽다고 하겠다. 그래서 분명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결론을 내려야 하고, 여기에 대해서 분개하신다면 그야말로 ‘무지한 충신’이라
는 명예로운 별명을 얻게 될 수도 있겠다.
이렇게 원인과 결과의 연관성을 대입하기 어려운 학문을 연구하면서 과학의 잣
대로 규명을 하려고 한다면 그에 대해서 구체적인 답변이 마련되기 전에는 섣부
르게 증명을 하겠다고 나서지 않는 것이 양명(養命)에 최선이라고 해야 하는 셈
이다. 왜냐면 어설프게 나섰다가 깨지고 나면 열을 받을 것은 뻔하고 그렇게 되
면 심장이 열을 받아서 만수무강에 지대한 장애를 받을 것이 당연한 인과법이
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주는 과학이 아닌 것이다.
4. 그럼 통계학인가?
그런 말도 한다. 사주는 통계학이라고 하면서 또한 학문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
고 시도를 하는 학자를 더러 본다. 물론 전혀 틀렸다고 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여하튼 통계학이라고 하기에도 적당하지 않다고 해야 하겠다. 아마도 처음 시작
이 되었을 적에는 그렇게 시작이 되었을 수도 있음을 생각 해본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렇게 구체화된 내용을 보면 그냥 통계학이라고 하기에도 어울리지
않는 그 뭔가가 있다고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냥 하기 쉬운 말로 몇%라고 하
지만 그래도 그렇게 말을 하는 것은 유사해 보이는 부분이 있어서라고 해도 되
겠다. 그러나 사주학을 통계학이라고 하는 것도 어색하다는 것은 지울 수가 없
는 입장이다.
5. 사주학은 현상학(現象學)이다
결론은 이렇다. 현상학으로 사주를 관찰해야지 다른 접근법으로는 난해하다거
나 불합리하다거나 하는 말만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게 될 뿐이라는 것이 낭
월의 생각이다. 물론 현상학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구체적인 분야까지는 잘 모르
겠지만 적어도 과학으로 사주를 담기에는 너무도 불가사의한 부분이 많다는 것
이고, 따지고 보면 과학은 이제 겨우 백년을 넘나드는 어린애이다. 그에 비한다
면 사주학은 적어도 천년을 거론해야 가능한 어른인데 어린아이가 우째 어른의
속을 헤아린단 말이냐고 근엄하게 한바탕 나무람을 줘도 좋지 않을까 싶다.
낭월이 이해하기에 현상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면 어떤 상황이 나타남
을 연구하는 것이 틀림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마침 그러한 용어가
있는지 국어사전을 살펴봤다. 사전의 정의는 이렇게 되어 있다.
현상학(現象學) 명. 철학. <독>.... (1)본질. 본체와 구별되는 현상에 관한 학문.
(2)감각적 확실성부터 최고의 절대지(絶對知)에 이르기까지의 정신 발전 과정
의 서술. 정신 현상학. (3)모든 학문의 기초로서 순수한 의식의 본질적 구조를
분석하여 기술하는 학문. 하이데거의 학파도 이에 속함.
대략 영어는 생략하고 적어보니 이렇게 설명이 되어 있다. 내용이 좀 어렵게 느
껴져서 명확하게 감이 잡히진 않지만 제목과 연결해서 생각을 해보면 정신현상
학이라는 말도 나오고 하는 것이 흥미롭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정신현상학으로
사주심리학을 대입시키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혹 이 부분에 대해서
더욱 명쾌한 설명을 해주실 벗님이 계신다면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 낭월에게
메일을 보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6. 사실은 명리학(命理學)이지요
너무나도 간단한 이름인데, 사람들이 그게 과연 존재하는 학문이냐고 묻는 바람
에 다른 유사품을 대입해서 설명을 하려고 할 뿐이지 실은 오로지 정확한 말은
명리학일 뿐이다. 그 외의 어떤 이름을 붙여 봐도 여엉~ 찜찜한 느낌이 드는 것
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그래도 현재 검증이 된 학술용
어를 사용하려고 하다가 보니 과학(科學)보다는 현상학(現象學)이 훨씬 근접하
다는 생각이 들어서 혹 현대학문에 찌든(!) 학도가 명리학이 뭐냐고 묻는다면 그
냥 현상하게 가깝다고 이해를 하면 될 것이라는 말로 해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섣부르게 과학이라는 말로 승부수를 띄우지 말라는 권고를
간곡히 드린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
낭월한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