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6 · 월요일(辛巳日)
낭월명리학당 一念卽是無量劫 -순간을 영원처럼
인연이 되셔서 고맙습니다
07.06 · 월(辛巳日)
오주괘 →
일상의 풍경

빨간 우단동자

 

_DSC1955-2

작아도 있을 것은 다 있고,

작아도 할 것은 다 하는 것이 자연이다.

항상 초여름을 장식하는 빨간 우단동자()를 보면,

자연의 조밀(稠密)함에 감탄하곤 한다.

우단()은 벨벳(velvet)이다.

일본으로 가서 비로도(ビロード)가 되었나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포르투칼 말로 비로드(veludo)이란다.

_DSC1962

3m에서 바라본 우단동자이다.

줄기에 온통 솜털을 뒤집어 쓰고 있어서 우단인가 싶다.

갸가 갸같다. 서로 비슷비슷한 모습이다.

그래서 이렇게 바라보면 딱 그만큼만 보이는 법이다.

그래도 우단동자를 본 것은 맞다.

그러나, 10cm로 바짝 붙어서 보면 또 다른 것도 보인다.

_DSC1914

이렇게 한 송이만 볼 적에는 그런갑다.... 싶다.

_DSC1958

이제 마악 피어나려는 송이를 보면 약간 달라지는 느낌이다.

속에서 쉼 없이 움직이고 있는 꽃심의 변화가 눈에 들어온다.

다소곳하게 모여있는 인체의 갈비와 같다.

이렇게 감싸고 있다는 것은 속에 매우 중요한 것이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아직 공개할 준비가 덜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단 이러한 것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 속으로 빠져든다.

_DSC1916

차차로 빗장이 열리는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는 뜻이다.

물론, 낭월은 인내심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서로 다른 꽃을 찾아서 그 과정을 담는다.

한 송이에 고정카메라를 설치하고서

연속촬영을 해 보고 싶은 마음도 없진 않지만

그러기에는 절차가 복잡하다.

_DSC1936

차츰차츰.....

조금씩, 조금씩......

_DSC1916-2

그렇게 변화하는 과정....이 아니라

계속 피어나는 모습들을 지켜보는 것이다.

_DSC1924

작년에도 봤고,

재작년에도 봤는데,

올해는 또 이런 모습으로 보인다.

같아도 같은 것이 아니다.

꽃이 다르고 바라보는 낭월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제 본 것과 오늘 본 것이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없음이다.

 

_DSC1924-2

절정이다.

그래서 더 들이대 본다.

왕관이 보인다. 여왕님이 강림하셨다.

화알짝 열린 빗장 안에서는 이미 생의 역사가 진행 중이다.

_DSC1955-2

이제 벌나비가 와도 된다.

완숙(完熟)이다.

음양의 조화(造化)가 일어나고 있음이다.

모든 것은 절정이 아름답다.

그래서 절정만 바라본다.

그러나 그 절정도 이전과, 이후가 있음을.....

_DSC1945

절정의 이후이다.

꽃잎도 벌을 불러모으는 역할을 다 했고,

빗장도 자신의 보호의무를 다 마쳤다.

이제부터가 우단동자의 본업이다.

결실을 갈무리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 대로 넘어가는 역사의 현장이다.

_DSC2007

혹시라도,

빨간 우단동자의 크기를 모르시는 벗님을 위해서

이 정도의 수고는 해도 되지 싶다. ㅎㅎㅎ

근데, 왜 빨간 우단동자냐고?

전에는 그냥 우단동자였다.

그런데.....

img_1731_jys4658

어느 화단에서 이렇게 하얀 우단동자를 봤기 때문이다.

 

img_1730_jys4658-2

색깔만 다를 뿐, 분명히 우단동자였다.

그래서 그후로는 빨간 우단동자라고 붙여줘야 했다.

어디에서 보이거든 한 포기 구해와야 하겠다.

 
목록으로 — 일상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