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 제29장. 물질오행관/ 8.수원지(水源池)의 고향(故鄕)

작성일
2021-07-05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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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제29장. 물질오행관(物質五行觀) 


8. 수원지(水源池)의 고향(故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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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오광을 너무 괴롭히지 말아요. 호호호~!”

그러자 오광이 땀을 닦는 시늉을 하면서 말했다.

“정말 자원 선생님의 공격은 감당이 되지 않았는데 누나가 도와주시니 고맙습니다. 귀를 활짝 열고 경청(傾聽)하겠습니다.”

그러자 자원이 이에 답했다.

“뭘, 그 정도를 갖고서 호호호~!”

“언니의 말을 듣고 보니까, 곤륜산의 수원지에서 시작된 최초의 물조차도 실은 그 이전에는 또 다른 어딘가에서 왔다는 말이잖아요?”

이번에는 춘매가 자신이 이해한 것을 확인도 할 겸 자원을 향해서 묻자 자원이 말했다.

“난들 알아? 그렇지만 오행을 공부한다는 사람이 그래도 가능하다면 최초의 상태가 어땠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 봐야 하지 않겠느냔 말이야. 그래서 생각하다가 보니까 수원지의 이전(以前)에 대해서도 상상을 해 보는 거야.”

“언니, 정말 멋져요~! 아마 누구도 쉽게 거기까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을 거에요. 참, 그런 것은 식신의 영역이 아니던가요? 어떻게 상관의 성분으로 그런 것을 생각할 수가 있는지가 놀라워요. 호호호~!”

“왜 그래~! 나도 식신 하나는 있어. 비록 월지(月支)에 있기는 하지만 말이야. 호호호~!”

“아, 그렇구나. 월지면 지척(咫尺)이죠. 언니도 식신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인정할께요. 호호호~!”

춘매의 말에 자원도 미소를 지었다.

“언니의 말을 들어봐서는 최초의 발원지에서 나오는 물도 세상에 없던 물이 아니라면, 그 물의 시작점은 도대체 어디일까요?”

“답은 끝에서 찾는 거야.”

자원이 해답의 실마리를 툭 던졌다. 그러자 춘매의 눈이 반짝이면서 얼른 답을 찾아냈다.

“아하~! 대해(大海)구나. 그렇죠?”

“이제 감을 잡았구나. 호호호~!”

“그야 언니의 말을 바탕으로 삼아서 추론을 해 본 것일 뿐이에요. 다만 아득히 먼 곳에 있는 바다에서 어떻게 높고 깊은 곤륜산의 수원지까지 물이 오게 되었는지는 상상불가(想像不可)에요.”

“아무렴 어때? 어차피 상상인데 뭘. 죽음의 끝에서 삶을 만난다면 당연히 수원지의 물은 물의 끝인 바다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야.”

“맞아요. 완전히 공감했어요. 그리고 뭔가 멈춰있던 것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도 얻었어요. 그러니까 최초로 솟아오른 한 잔의 물은 바다에서 왔다고 봐야 이치에 맞는 거죠?”

“그렇지. 이렇게 되어야만 물은 순환(循環)한다는 이치에도 부합(符合)이 되는 것이니까.”

“정말 멋져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어요? 놀라워요. 호호호~!”

“동생이 말귀를 알아 들으니 나도 즐겁네. 호호호~!”

춘매가 미소를 짓고는 다시 자기 생각을 말했다.

“처음에는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듯하던 물이 졸졸졸 소리를 내면서 흐르기 시작하다가 점차로 세력을 키워가면서 낮은 곳으로 찾아 흐르잖아요?”

“맞아.”

“물이 흐르는 것은 만고불변(萬古不變)의 진리(眞理)이기 때문에 법(法)이라는 글자가 만들어진 것이겠지요?”

“오호~! 그게 또 그렇게도 연결되나?”

“법(法)은 물[氵]이 흘러가는[去] 것을 의미하니까요.”

“왜 물이 흘러간다고 생각했을까? 흘러올 수도 있을 텐데 말이야.”

“아, 그것도 그러네요. 왜 그랬을까요? 물이 흘러온다는 의미의 글자는 없기 때문일까요?”

그러자 자원이 글자 하나를 썼다. 모두의 이목이 자원의 붓끝으로 쏠렸다. 자원이 쓴 글자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313 물수올래

“언니, 이런 글자도 있어요? 처음 봐요.”

“강이름 래(淶)라는 글자야. 하북(河北)의 내수현(淶水縣)의 지명(地名)이기도 해, 다만 아마 앞으로도 이 글자는 볼 일이 없을 거야. 그냥 심심할 적에 법(法)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혹시 물[氵]이 온다[來]는 글자는 없을지 궁금해서 옥편(玉篇)을 찾아본 것이 기억났으니까. 호호호~!”

“재미있어요. 호호호~!”

“그런데, 래(淶)도 있는데 법(法)은 ‘물이 흘러갈 거’라고 하지 않고 물이 흘러가는 모습을 따서 진리(眞理)를 설명하는 뜻으로 삼았다는 것이 재미있잖아?”

“맞아요. 그런데 물이 흘러온다고 하면 종착지(終着地)처럼 느껴지잖아요? 그런데 물의 종착지는 바다이기 때문에 온다고 하는 말은 타당하지 않아 보이기도 하네요. 만약에 인간이 바다에서 생활하면서 글자를 만들었다면 온다고 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다만 땅에서 물이 흘러가는 것만 보면서 어디로 가는지 동경했을 수도 있겠어요. 그래서 어쩌면 바다로 흘러간다는 것을 생각해서 진리는 바다로 흘러가는 물처럼 변함이 없다는 뜻이 아니었을까요?”

“와우~! 동생의 추리력(推理力)도 상당한걸. 호호호~!”

“모두가 언니의 열정적인 가르침 덕분이죠. 그런데 마을의 우물은 천(泉)이라고 하잖아요? 이것은 무슨 뜻일까요? 문득 수원지(水源池)와 천수(泉水)의 차이가 뭔지 궁금했어요.”

“같은 말이야. 땅에서 맑은[白] 물[水]이 솟아난다는 뜻이니까.”

“백(白)은 오행으로는 금(金)의 색이기도 하잖아요? 그렇다면 금의 아래에 있는 물이라는 뜻으로 볼 수는 없을까요?”

“불가(不可)~!”

“아니, 왜 안 되죠?”

“바위 아래에 있는 물은 밖으로 나올 수가 없잖아? 그러니까 맑은 물이라는 의미로 봐야지. 샘물이 맑지 않으면 이미 그것은 마실 수도 없는 물이니까 당연히 맑아야 하는 의미로 흰백(白)을 쓴 것이 타당하다고 봐.”

“아, 그렇구나. 그래서 원천(源泉)이라는 말도 있었구나. 맞죠?”

“당연하지.”

“그러면 원천(源泉)에서 물이 흘러서 나중에는 하천(河川)이 되잖아요? 여기에서 천(川)은 왜 수(水)가 사라졌을까요?”

자원은 춘매의 물음에 웃음을 터뜨렸다.

“호호호~! 그렇게 보여?”

“아무리 봐도 물이 아니잖아요?”

“그럼 묘(淼)자를 썼어야 할 것을 그랬구나. 호호호~!”

“와, 재미있게 생긴 글자에요~!”

“응, ‘물이 아득할 묘’야. 물이 끝없이 모여서 큰 호수가 되고 수평선(水平線)이 아득하다는 뜻이 아닐까 싶어. 그렇지만 천(川)은 그런 뜻은 아니고, 골짜기 세 곳에서 가느다랗게 물이 흘러서 모인다는 뜻이야. 그러니까 그림이라고 볼 수가 있겠네.”

“아하~! 이해가 되었어요. 하천의 물이 더 많이 모이면 강(江)이 되나요?”

“맞아. 곤륜산에서부터 흐르기 시작한 물이 남으로 흐르면 장강(長江:양자강)이 되고, 북으로 흐르면 황하(黃河)가 되지.”

“바다는 보지 못한 사람도 강은 보잖아요. 그런데 강(江)은 왜 물[氵]이 만든 것[工]이라고 했을까요?”

“그럼 생각해 봐, 강물은 누가 만든 것일까?”

자원의 물음에 춘매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물이 흐러다가 강이 되었잖아요? 그렇다면 강물은 물이 만든 거네요. 그래서 글자가 강(江)이었군요. 재미있어요.”

“이렇게 글자를 파먹고 놀다가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몰라. 재미있어서 말이야. 호호호~!”

“바다로 가기 전에 많이 모인 물을 호수(湖水)라고 하고. 최종으로 도달(到達)하는 곳은 바다 해(海)가 되는데, 아마도 물[氵]이 언제나[每] 있다는 뜻이겠지?”

“와~! 그렇구나. 물이 흐르는 모양에 따라서 제각기 이름이 다르다는 것도 새삼스럽게 생각해 보게 되네요. 바다로 간 물은 다시 되돌아온다는 것이잖아요? 돌아오는 길은 지하(地下)로 이어지겠죠?”

“맞아. 바다에 도달한 물은 다시 두 갈래의 길을 걷게 되지.”

“두 갈래로 갈라진다고요? 수원지로만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요?”

“항상 음양의 이치는 살아있는 거야. 호호호~!”

“아, 그렇구나. 그렇다면 지하로 흐르는 것은 음(陰)이겠죠?”

“물론이야.”

“그렇다면 양은 무엇이죠?”

“승천(昇天)이지.”

“아, 물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있었네요? 그런데 물이 어떻게 하늘로 올라가나요? 물은 아래로 흐른다는 것이 만고(萬古)의 법(法)이잖아요?”

“맞아. 법에는 순법(順法)도 있고, 역법(逆法)도 있어. 세상의 모든 이치가 다 그렇듯이 말이야.”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이해가 되지 않아요.”

“바다로 간 물의 하나는 땅의 도움을 받아서 수원지로 되돌아가고, 또 하나는 불의 도움을 받아서 하늘로 가서 만물을 적셔주는 우로(雨露)가 되는 거야.”

“아, 빗물은 불의 도움을 받아서 하늘로 올라간 건가요?”

“솥에 물을 붓고 불을 때면 물이 어떻게 되지?”

“그야 물이 졸아서 없어지잖아요.”

“맞아. 바다도 거대한 솥이라고 할 수가 있는 땅에 들어있는 물이라고 생각하고 태양은 강력한 불이라고 생각하면 이치는 같은 거야. 단지 크고 작은 차이가 있을 뿐이지.”

“와우~! 그렇게 말씀을 해 주시니까 비로소 이해가 되었어요. 그래서 비가 되어서 만물을 키우는 것이니 강물보다도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거네요.?”

“그렇지? 물이 불의 기운을 받지 못하면 땅 위의 산천초목(山川草木)은 말라서 죽게 될 것이고, 물이 흐르는 부근에서만 살아가고 있을 거야. 그런데 수시로 때를 맞춰서 비가 내려주니까 물줄기가 없는 곳에서도 초목이 잘 자랄 수가 있는 거야.”

그러자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있는 오광이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는 듯이 말했다.

“아하, 우둔한 오광도 이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물은 순환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냥 순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만물의 생명을 적셔서 살아가게 할 수가 있는 일을 하면서 순환하네요. 물이 아니면 기름진 옥토조차도 황량(荒凉)한 사막(沙漠)이 되겠습니다.”

“그렇지. 물론 사막에서도 물은 자신의 몫을 하고 있기는 해. 사막에도 생명체는 있거든. 비가 내려서 식물은 물을 몸에 저장하고서 가뭄을 견디고, 동물은 새벽에 이슬을 받아먹고 생명을 이어가는 것이니까.”

“정말 놀랍습니다. 자연의 물은 그렇게 순환하는데 사람도 물을 먹지 않으면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죽게 되지 않습니까?”

“오, 이제 사람 속으로 들어온 물에 대해서 생각해 볼까?”

“예~!”

오광이 이렇게 답을 하고서 자원의 설명을 기다렸다.

“물의 속성(屬性)은 흐르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체내(體內)에 들어온 물조차도 그 흐름을 이어가고자 하겠지?”

“그렇겠습니다. 그래서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고, 그렇게 몸으로 들어온 물은 몸을 돌아서 방광(膀胱)을 통해서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 아닙니까?”

“맞아.”

“그런데 물과 혈액(血液)은 어떻게 다릅니까?”

“혈액도 물이지 뭘. 다만 몸을 살리는 성분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다를 뿐이지. 몸에 있는 물은 7할(割:70%)이라니까 알고 보면 인체도 물주머니라고 할 수가 있겠지?”

자원의 말에 오광이 놀라면서 말했다.

“아니, 그렇게나 많습니까? 뼈와 살이 있고, 그 사이에 약간의 혈액이 있는 것이 아닌가요?”

“아이들은 8할이 물이고, 성인은 6할이 물이니까 평균으로 7할이 물이라는 이야기야.”

“참 놀랍습니다.”

“몸의 구석구석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물이야. 물은 빈틈을 용납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물이고, 물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심지어 하루에 한 되(1.8ℓ)의 물을 마시지 못하면 갈증을 느끼게 되기도 하니까 항상 몸에는 7할의 수분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야.”

“참으로 신기합니다. 그러니까 몸에서도 물은 항상 순환(循環)하고 있다는 말이잖습니까? 놀라운 물입니다.”

그러자 춘매가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이 말했다.

“참, 언니에게 물어봐야겠어요. 몸의 이야기가 나와서 생각이 났는데요. 혈액과 체액이 물이라고 한다면 땅에 해당하는 것은 근육(筋肉)일까요? 그러니까 내장을 포함해서 팔다리를 감싸고 있는 모든 살은 토(土)라고 보면 되는 건가 싶어서요.”

“당연하지. 오장육부(五臟六腑)가 모두 자연에서의 땅이고, 흙이고 토양이야. 그러니 삶을 유지하는데 기본적인 존재들이 모두 토가 되는 셈이잖아? 이것은 이 땅이 지구(地球)라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지.”

“장부(臟腑)의 기능만 생각했는데 본질로 본다면 모두가 흙에 해당하는 것이네요. 처음 알았어요. 호호호~!”

“때론 나눠서 보고, 또 때론 묶어서 보게 되면 그사이에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되는 거야. 동생도 열심히 궁리하니까 나날이 더 많은 것을 깨닫게 될 것은 틀림이 없지. 호호호~!”

“살에도 물이 있나요? 그래야 땅속에 물이 있는 것과 서로 맞아떨어질 텐데 말이죠.”

“당연하지. 피부가 긁히면 무엇이 나와?”

“살짝 긁히면 진물이 나오고, 많이 긁히면 피가 나와요.”

“그러니까 말이야. 진물도 물이니까 피부든 살이든 모두 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어?”

“아하~! 그런 것이었구나. 이렇게 생각해 보니까 물이 없는 곳이 없지 싶어요. 심지어 뼛속에도 물이 있을까요?”

“물론이야. 어디나 있어. 벼나 보리를 생각해 봐. 물론 완전히 건조(乾燥)된 상태의 씨앗을 말하는 거야.”

“알죠. 매일 밥을 지어 먹는 것이잖아요. 그렇다면 그 속에도 물이 있다는 말인가요? 그건 아니겠죠?”

“쌀을 깨물면 어때?”

“그러면 딱! 하고 소리가 나죠. 보리도 마찬가지고요.”

“맞아, 곡물(穀物)이 완전히 마르면 그렇게 되지. 그 안에 포함된 수분(水分)은 1.5할(割:15%)이야. 물론 물이라고 하면 이해가 되지 않을 거니까 이런 경우에는 수분(水分)이라고 말할 뿐이야. 수분이 물이라는 말이지 뭐겠어?”

“예? 수분과 물은 같은 거잖아요? 바싹 마른 쌀이나 보리에 그렇게나 많은 물이 있다는 것은 믿어지지 않아요.”

“아, 수분은 수증기(水蒸氣)라고 말을 할 수가 있어. 물하고는 다르지. 수증기가 가득 차게 되면 10할(割:100%)인데, 수분이 수증기라고 본다면, 이것이 자꾸 모이게 되면 비로소 물이 되는 거야. 그러니까 아무리 마른 것이라도 그 안에는 수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말이지.”

춘매가 이해하기 쉽도록 자원은 더욱 자세하게 설명을 했다. 수증기와 물의 관계에 대해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대부분 혼란스러워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춘매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했기 때문이다. 더욱 자세히 설명했다.

“물이 얼면 얼음이 되지?”

“맞아요. 날이 추워지면 깊은 강물도 얼어붙잖아요.”

“그러다가 따뜻한 봄날이 되면 아지랑이로 변해서 하늘로 올라가지?”

“아지랑이가 물이었어요?”

“땅에 있는 물이 증발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그럴 때의 물은 기체(氣體)가 되는 거야. 이것을 수증기(水蒸氣)라고 하는 거야. 그러다가 구름이 되어서 비가 내리면 또 물이 되는 거지. 이렇게 고체의 얼음에서 액체의 물이 되었다가 다시 기체의 수증기가 되었다가 또 비로 변해서 물이 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도 물의 순환이라고 할 수가 있겠네.”

“와~! 참으로 놀라워요. 다른 오행과 특별하게 다른 것이 무엇인지를 대략 알 것도 같아요.”

“오행 중에서 물이 갖고있는 특별한 성질이 무엇인지 잘 이해가 되었어? 물이 기체로 변하면 이때는 물로 보기도 하지만 기체에 해당해서 수증기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특별하게 물이라고 하지 않고 수분이라고 해서 습기(濕氣)가 얼마나 포함되어 있느냐를 측정하는 것을 습도(濕度)라고 하는 거야. 그러니까 습도란 수분인 수증기가 공기 중에 얼마나 많이 있느냐는 말도 되는 거야. 습도가 높으면 몸이 끈적끈적하고 기분도 불쾌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지.”

“신기해요. 물이 마법사처럼 보이기도 해요.”

“물은 불을 만나느냐 못 만나느냐에 따라서 변하기도 하고 못 변하기도 하는 거야. 불을 만나지 못하면 얼어붙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얼음이 되고, 온 천지가 얼어붙으면 빙산(氷山)이라고 하고, 또 설산(雪山)의 만년설(萬年雪)이 되는 거야. 그러다가 불을 적당히 만나면 물이 되었다가 다시 불을 과다하게 만나면 이번에는 물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수증기가 되는 거야. 아무리 목이 말라도 수증기를 마실 수는 없으니까 말이야. 그러니 적당(的當)하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해 보게 되는 거야.”

“정말요? 그런 것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했어요. 그렇다면 한겨울에 공기가 건조할 때도 수분은 있는 것일까요? 너무 메말라서 물을 먹지 않으면 목이 칼칼하기도 하잖아요. 기침도 나고요.”

“물에 불기운이 섞이면 물은 수증기가 되는 거야. 이것을 수화기제(水火旣濟)라고 해, 수증기로 변해서 불기운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면 구름이 되지. 구름이 비는 아니잖아? 점점 구름이 많이 모이게 되면 비로소 물방울이 맺히게 되고, 그때는 적당한 환경을 만나면 비가 되어서 다시 땅으로 돌아오게 되는 거야. 그러니까 수분은 물이기도 하고, 물이라고 할수 없는 것이기도 하지. 마치 사람의 태아(胎兒)로 들어가기 이전의 영혼(靈魂)과 같다고나 할까?”

“아, 무슨 뜻인지 짐작이 되네요. 이해했어요.”

“좀 더 설명을 해 볼까? 겨울에 환경이 매우 건조해서 입술이 갈라지고 터진다면 왜 그럴까?”

“그야 대기(大氣)에는 수분이 없고, 입술에는 수분이 있으니까 빨래가 마르듯이 물을 빼앗겨서 마르게 되고, 갈라지고, 터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옳지, 잘 이해했구나. 입술에 물은 없지만, 수분은 있는 거잖아. 그런데 그 수분이 더 건조한 공간(空間)에게 빼앗기게 되면 입술에는 수분이 부족해서 갈라지고 또 심하면 터져서 피가 흐르기도 하는 거야. 그러한 경우에 대기의 공기(空氣) 중에는 수분이 얼마나 있을까?”

“그 정도라면 대기에는 수분도 전혀 없는 것이 아닐까요?”

“놀랍게도 그런 상황에서도 대기에는 1.5할(割:15%)의 수분이 있다는 거야. 그러니까 완전히 말랐다는 것들에는 항상 1.5할의 수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야기지. 그렇기에 메마른 사막에 이른 아침이 되면 표면에 이슬이 맺히는 거야. 세상 어디엔들 물이 없는 곳이 있을까?”

“와우~! 물에서 이렇게 많은 것을 배우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오행으로 수(水)라고만 생각했지. 이렇게까지 깊은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잖아요. 그렇지만 불 속에는 물이 없지 않을까요?”

“그럴까? 호호호~!”

“예? 그 말은.....?”

“불은 어디에 존재하지?”

“나무가 불타니까 나무에 있는 것이잖아요. 그것도 마른 나무죠.”

“맞아. 마른 나무에는 수분이 얼마나 있을까?”

“그야 씨앗과 마찬가지로 1,5할이 있겠네요?”

“나무가 불타는 순간에 나무의 수분은 불과 함께 타오를까? 아니면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게 될까?”

“음.... 아무래도 불과 같이 타오르겠네요. 그렇다면 불에도 수분이 있다는 말이잖아요?”

“아마도? 호호호~!”

“정말 오행은 신기하네요. 감탄했어요. 호호호~!”

“자연은 온통 신기한 것들로 가득하니까.”

“참, 또 궁금한 것이 생겼어요.”

“뭐지?”

“바닷물은 염분(鹽分)이 있잖아요.”

“그렇지.”

“냇물은 싱겁잖아요? 바닷물이 수원지로 간다는 의미가 여기에서는 모순(矛盾)이 되는 것으로 느껴져서 말이에요.”

“오~! 예리(銳利)한데? 호호호~!”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우창이 감탄하면서 말했다.

“아니, 자원의 공부가 광범위(廣範圍)하다는 것은 진즉에 알았으나 이렇게까지 깊을 줄은 몰랐네. 어떻게 그런 것까지 알고 있는 거지?”

“그야 싸부가 자원을 과소평가(過小評價)하신 거잖아요? 호호호~!”

“원, 그럴 리가 있나.”

“별 것 아니에요. 실은 몸에 대해서 도가 튼 도사들이 바글바글한 천진(天津)의 하북원(河北院)에서 항상 보고 듣는 것이 그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래서 몸이나 자연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이해를 하게 된 것뿐이에요. 호호호~!”

“아, 그랬구나. 참으로 배울 것도 많고, 알아야 할 것도 많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네. 귀중한 가르침에 하나도 놓칠 수가 없어서 정신없이 주워 담느라고 머리가 다 뻐근하군. 하하하~!”

“싸부에게 유익한 이야기라면 자원은 행복할 따름이에요. 호호호~!”

“유익하다 마다. 오광의 열정적인 호기심으로 인해서 이렇게 여러 사람의 상식 주머니가 자꾸만 커지게 되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가 있겠어? 그러니 마음은 유쾌하고 몸도 덩달아서 상쾌할 따름이니 여기가 천국이랄 밖에. 하하하~!”

자원이 우창을 보며 미소를 짓고는 춘매를 향해서 말했다.

“동생이 바다의 물은 짜고, 강의 물은 싱거운 것에 대해서 내게 물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소금의 무게로 인한 것이 아닐까 싶어.”

그러자 춘매가 다시 물었다.

“소금의 무게라니까 이해는 되는데 물도 무거운데 그 차이가 뭐죠?”

“옳지~! 점점 동생의 물음에 심장이 쫄깃~해진다니깐.”

“왜요?”

“왜긴 뭘 왜야? 행여 내가 답을 할 수가 없는 것을 물을까 봐서지. 호호호~!”

“에구~ 언니도 참. 정말 그런 궁금증이 생겨봤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언니를 땀나게 할 수가 있다면 꿈에라도 행복하겠어요. 호호호~!”

춘매의 너스레에 자원도 미소로 답하고는 물을 한 모금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