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 제16장 역경(易經)의 입문(入門)/ 7. 주역의 중심은 중천건(重天乾)

작성일
2017-04-1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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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제16장 역경(易經)의 입문(入門)


7. 주역의 중심은 중천건(重天乾)



상인화는 건괘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건괘(乾卦䷀)는 육양(六陽)으로 되어있는 괘야.”

“괘상(卦象)을 보니 알겠습니다. 모두가 양이네요.”

“여섯 개의 표시를 효(爻)라고 하는 건 알아?”

“그것도 정확히는 모릅니다. 어떤 뜻입니까?”

“효는 음효(陰爻⚋)와 양효(陽爻⚊)로 되어있어서 그렇게 부르면 되는 거야.”

“이름이 왜 효(爻)라고 하는 건가요?”

“팔괘의 최소 단위가 효야. 위는 양이고 아래는 음이니 서로 만나서 변화를 읽게 된다는 뜻으로 만든 고인의 생각이었던 게지.”

“알겠습니다.”

“하나의 소성괘는 총 삼효(三爻)가 되고, 하나의 대성괘는 총 육효(六爻)가 되는 거야.”

“예. 그렇게 말씀을 들으니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이것 하나하나를 모두 효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아두면 돼.”

“잊지 않겠습니다.”

“건괘(乾卦)의 효를 읽어봐.”

“예? 효를 읽다니요? 아, 일효, 이효, 삼효, 사효, 오효, 육효라고 읽으면 되겠죠?”

“물론 아래부터 읽는다는 것은 알고 있지?”

“예, 그건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효를 읽는 방법을 알려 줄게.”

“아니, 누님의 그 말씀은 제가 잘못 읽은 것인가요?”

“약간의 주역적인 방법이 있으니까 그것을 이해하면 되는 거야.”

“어떻게 읽으면 되나요?”

“역경(易經)을 보면 양효(陽爻)에는 구(九)라고 써놓고, 음효(陰爻)에는 육(六)이라고 써놓은 것이 있어.”

“아니, 효(爻)라고 한다고 하셨잖아요?”

“말로는 효라고 하고 쓰기는 음양을 구분해서 육구(六九)로 표시한다는 말이야.”

“아, 말하는 것과 글로 쓰는 것이 다르다는 말이구나. 알겠습니다.”

“그냥 일효라고 했을 때 그것이 양인지 음인지에 대한 구분이 없잖아?”

“그렇겠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간단하게 기록하기 위해서 이러한 약속을 한 거야.”

“이해가 됩니다. 그 방법만 알아두면 간단히 기록할 수가 있겠네요.”

“맞아.”

“그럼 건괘는 일구, 이구, 삼구, 사구, 오구, 육구 라고 하면 되겠지요?”

“여하튼 잘도 끌어다 붙이네.”

“정답이 아닌가 봅니다. 어서 알려 주세요. 누님.”

“방향은 맞았어.”

“그럼 뭐가 틀렸나요?”

“처음에 있는 효는 무조건 초(初)라는 이름으로 부르면 돼.”

“그럼 초구(初九)나 초육(初六)이 되는 거네요?”

“옳지~!”

“그리고 맨 마지막의 육효(六爻)는 상(上)을 붙이라고 되어있어.”

“그렇다면 여섯 번째 효가 양이면 상구(上九)가 되고, 음이면 상육(上六)이 되겠군요?”

“맞아~!”

“그야 뭐 간단합니다. 누님.”

“그럼 어디 다시 건괘의 효를 읽어봐.”

“건괘는 초구(初九), 이구(二九), 삼구(三九), 사구(四九), 오구(五九),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구(上九)입니다. 이젠 잘했죠?”

“잘하기는 했는데 순서가 바뀌었네.”

“예? 순서대로 했는데요?”

“초효와 상효를 제외하고는 앞에다가 육구(六九)를 붙이는 거야.”

“어허~! 이것이 생각보다 간단치가 않군요.”

“그래도 이내 적응하게 될 거야.”

“그럼 다시 하겠습니다.”

“응.”

“건괘는 초구(初九), 구이(九二), 구삼(九三), 구사(九四), 구오(九五), 그리고 상구(上九)입니다.”

“완벽해~!”

“이제 겨우 효를 읽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소해 보이는 것들을 배워가는 것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누님~!”

“그럴 거야. 어떤 괘라도 이렇게만 부르면 되는 거야. 그럼 시험 삼아서. 곤괘도 해 볼까?”

“곤괘라면 중지곤(重地坤䷁)을 말하는 거죠?”

“당연하지.”

“곤괘는 초육(初六), 육이(六二), 육삼(六三), 육사(六四), 육오(六五), 상육(上六)입니다.”

“오호~! 잘했어. 동생~!”

“누님의 칭찬을 들으니까 어깨가 저절로 들썩입니다. 하하~!”

“이제부터는 어떤 책에서 괘가 보이지 않고 이와 같은 식으로만 여섯 개의 효에 대한 언급이 있으면 그것을 역산(逆算)하면 무슨 괘인지도 찾아낼 수가 있겠지?”

“아직은 어렵겠지만 더 공부하면 가능하지 싶습니다.”

“맞아, 그렇게만 정리하면 되는 거야.”

“그런데 궁금한 것이 생겼습니다. 누님.”

“뭐지?”

“왜 양효(陽爻)는 구(九)를 붙이고, 음효(陰爻)는 육(六)을 붙이는지는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조금만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아, 그렇구나. 그 설명을 하지 않았네. 들어봐.”

“옙~!”

“생수(生數)는 알지?”

“생수라면, 혹 일(一), 이(二), 삼(三), 사(四), 오(五)를 말씀하시는지요?”

“맞아, 이 생수를 음양으로 나누는 거야.”

“음양의 기준이 뭐죠?”

“홀짝~!”

“아, 그러니까 1,3,5는 홀이니 양(陽)이고, 2,4는 짝이니 음입니다.”

“그러면 양수를 합해봐.”

“세 수를 합하면 9가 됩니다. 그래서 양효는 구(九)로 표시하는 것인가요?”

“맞아~!”

“이렇게 간단할 수가. 그렇다면 음수는 6이 되므로 육(六)으로 표기한단 말씀이잖아요?”

“그런 거야.”

“너무도 간단한 것을 몰랐습니다.”

“아무리 간단해도 모르면 어려운 거니까.”

“누님의 자상한 가르침으로 주역 공부가 이렇게도 재미있는 것은 줄을 알겠습니다.”

“64괘는 어디부터 좇아서 나왔지?”

“팔괘로부터 나온 것이지 않습니까?”

“그야 동생도 알고 나도 아는 이야기이고.”

“그럼 누님은 알고 저는 모르는 이치가 있단 말씀이십니까?”

“답하기에 따라서 동생이 모르고 있을 수도 있지. 그런데 이미 답을 보니까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겠어.”

“정말입니다. 그것 말고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주역의 64괘는 건곤(乾坤)의 두 괘를 바탕으로 삼고 변화한 모습을 나타낸 거야.”

“예? 건괘(乾卦䷀)와 곤괘(坤卦䷁)에서 나온 것이란 말씀입니까? 그들도 또한 자신의 괘를 갖고 있어서 다른 괘와 다르다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거야.”

“정말 접근하는 방법 자체가 다릅니다. 역시 하늘에서 누님을 보내주신 것으로밖에 생각이 되지 않습니다.”

“그랬을 수도 있어. 또한 하늘이 동생을 내게 보내줬다는 말도 되잖아.”

“그렇게 생각해 주신다니까 이루 말을 할 수가 없을 만큼 감격(感激)입니다. 누님.”

“원래 자연의 거래법은 주고받는 것이니까.”

“알았습니다. 받은 만큼 나누고, 나눈 만큼 돌아온다는 이치입니다.”

“맞아, 그러니까 조금 받았다고 해서 너무 감격할 것도 없고, 또 조금 줬다고 해서 생색을 낼 것도 아닌 거야.”

“건곤(乾坤)의 두 괘가 8괘의 부모라는 것은 알았습니다만, 64괘의 부모가 되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당연한 것 아니야? 8괘에서는 부모인데 64괘에서는 부모가 아니라고 한다면 그런 부모가 어디 있겠어?”

“아흐~! 그래서 우창이 석두(石頭)라는 것입니다. 그러한 이치를 관통(貫通)할 줄을 모르고 하나는 하나인 줄만 생각한다니까요. 하하~!”

“동생만이 아니라 누구나 그래.”

“그렇다면 위로가 됩니다. 하하~!”

“자, 건괘(乾卦䷀)의 구조를 볼까?”

“옙~! 잘 보고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해 주시려는지 궁금합니다.”

“여섯 개의 양효(陽爻)가 있는 것은 나도 알고 동생도 아는 거야 그치?”

“물론입니다. 누님~!”

“그렇다면 이 여섯 개의 양효가 갖고 있는 의미가 같을까? 아니면 다를까?”

“그야 물론 다르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소성괘에서 초효는 할아버지이고, 2효는 아버지이고, 3효는 아들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것만으로도 각각의 의미는 다르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생각했어. 아래의 건괘는 내괘(內卦)라고도 하고, 위의 건괘는 외괘(外卦)라고도 해.”

“아, 그럼 같은 건괘라도 위치에 따라서 내외로 나뉘는 거군요.”

“그래. 이것은 어떤 대성괘라도 마찬가지야.”

“아하~! 알겠습니다. 내괘와 외괘로 보는 것에 따라 같은 괘이지만 위치에 따른 의미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로군요. 신기합니다.”

“내괘는 가정에 해당하는 것을 암시하고, 외괘는 집 밖의 일이라고 해석을 하는 기초가 되는 거야.”

“그럴 수가 있겠습니다. 그렇게 하괘와 상괘의 위치에 따른 해석이 다르다는 것은 명확하게 이해를 했습니다. 누님.”

“일단 하나의 점괘(占卦)가 주어지면, 그것을 하나의 소우주(小宇宙)로 간주(看做)하고 관찰하면서 풀이를 하게 되지.”

“그렇다면 어떻게 하나의 점괘를 얻게 되는 것입니까?”

“왜? 벌써 점괘를 얻어서 풀이를 해 보겠다고?”

“아니 기왕이면 누님~! 점괘를 얻어놓고 풀이를 해야 더 재미있지 않을까요?”

“점괘만 얻어놓고서 해석을 못 하면 뭐하지?”

“그렇긴 합니다만, 방법을 알아 놓으면 나중에 필요한 일이 생기면 책을 보면서 풀이를 읽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완전 실용주의(實用主義)구나!”

“그럼요. 배웠으면 써먹어야 하잖아요? 하하하~!”

“알았어.”

“어서 괘를 얻는 방법을 알려 주세요. 누님.”

“원래는 시초(蓍草)를 사용해서 득괘(得卦)하는 거야.”

“풀을 사용한다고요?”

“응.”

“대막대기에 글씨를 써서 하는 것이 아니고요?”

“그건 편법(便法)이야.”

“아, 방편으로 사용하는 거란 말씀이죠?”

“맞아. 왜냐하면, 시초는 사용하기가 번거로우니까 간편한 방법을 찾아서 사용하게 된 거야.”

“그렇게 해서 점괘가 맞지 않으면 어쩝니까?”

“맞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으면 되는 거야.”

“누님께서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십니까?”

“나?”

“예, 누님께서 사용하시는 방법을 저도 쓰려고요. 하하~!”

“난 득괘를 하지 않아.”

“아니, 그럼요?”

“그냥 자연에서 얻어.”

“예? 무슨 말씀이세요?”

“눈에 보이는 것에서도 얻고, 귀에 들리는 것에서도 얻는 거야.”

문득, 우창은 까치 이야기를 하던 경순이 떠올랐다. 역학의 고수들인 이렇게 사용하는 것인가 보다 싶은 생각에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정말 부럽습니다. 얼마나 공부를 하면 점괘(占卦)를 자연에서 얻어 낼 수가 있습니까?”

“동생도 하다가 보면 그렇게 될 거야.”

“정말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그래도 맞는다는 것이잖아요?”

“당연하지. 맞지 않으면 못 쓰겠지?”

“그러니까 말입니다. 어떻게 그런 괘를 얻어서 변화무쌍(變化無雙)한 이치를 꿰뚫어 볼 수가 있느냔 말이지요.”

“그래서 역(易)은 도(道)라고 하는 거야.”

“누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더 빨리 공부하고 싶어집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차근차근하다가 보면 어느 사이에 자신이 그 안에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야.”

“그런데 왜 정식(正式)으로 점괘를 얻는 것은 그렇게도 번거롭게 했을까요?”

“그야 난들 알겠어?”

“그래도 이유를 생각해 보셨을 거잖아요?”

“생각이야 해 봤지.”

“그게 뭐냔 말씀입니다.”

“그 하나는 복잡하게 해 놓은 이유 중에 하나는 정성(精誠)을 필요로 하게 되었던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야.”

“아, 그럴싸합니다. 일리가 있네요.”

“또 다른 하나는 어렵게 함으로 해서 함부로 점괘를 얻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으로 봐.”

“그것도 말이 되는데요.”

“누나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하면 되겠어?”

“하긴, 그러셔야 누님이죠. 하하~!”

“아마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괘를 풀어야 할 일이 있어서 득괘를 하겠다면 어디 해 봐라’하는 마음일 것으로 봐.”

“동감입니다. 그렇다면 득괘의 방법은 단순하더라도 정성만 있고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을 묻는다면 시초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말이라고.”

“역시 본래의 뜻을 알아야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죽으나 사나 그 방법이 아니면 큰일 나는 줄 알고 그대로 하려고 끙끙대면서 고생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동생같이 총명한 사람은 고인의 뜻을 바로 알아내지.”

“그래도 원칙적인 것을 알고는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왜? 시초점을 쳐 보게?”

“혹 때에 따라서는 그것도 알고는 있어야죠.”

“알았어. 설명해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