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 제11장 간지의 변화 / 13. 살인상생(殺印相生)

작성일
2017-03-18 09:20
조회
2742
[147] 제11장 간지(干支)의 변화(變化)

13. 살인상생(殺印相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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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살인상생(殺印相生)’의 구절로 인해서 십성 공부를 하게 된 셈이네요. 덕분에 또 머리 아픈 공부를 했지만요. 호호~!”

자원의 이야기에 미소로 답한 고월이 설명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갑신(甲申)과 무인(戊寅)은 진정한 살인상생이다.’라는 뜻이네. 아마도 이에 대해서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을 테니 그것을 물으시게.”

우선 우창이 먼저 물었다.

“먼저 살인상생의 뜻을 알아야 갑신과 무인에 대해서도 이해를 할 수가 있을 것 같으니 설명을 부탁하네.”

“아, 그렇겠군. 살(殺)이 무엇인지는 이제 이해가 되셨겠지?”

“물론이네. 나를 극하는데 음양이 같은 것이라고 하면 되겠나?”

“잘 이해하셨네. 그렇다면 인(印)도 문제없이 이해하셨겠지?”

그러자 자원도 그것은 안다는 듯이 나섰다.

“나를 생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정인(正印)이나 편인(偏印)에 대해 구분하지 않았네요. 그건 왜일까요?”

“아, 그것은 비유한다면 배가 고픈 나에게 밥을 주는 어머니라면, 생모(生母)이든 계모(繼母)이든 가릴 필요가 있을까?”

“그게 무슨 상관이겠어요. 당연히 구분할 필요가 없죠.”

“그래서 그냥 인(印)이라고만 한 것이라네.”

“아하~! 명쾌하군요.”

“참고로 설명해 준다면, 구태여 정편(正偏)을 구분할 필요가 없을 때는 한 글자로 말하는 법도 있다네.”

“어떻게요?”

“정인과 편인은 인(印)이라고 하지.”

“이미 설명하신걸요.”

“비견(比肩)과 겁재(劫財)는 겁(劫)이라고 하고. 두 글자로 말을 할 적에는 비겁(比劫)이라고 하네.”

“아, 겁(劫)자를 따와서 대표로 삼은 것이로군요. 인(印)을 두 글자로 할 적에는 어떻게 한다는 말씀을 안 하셨는데요?”

“아, 또 참고할 것은 인(印)을 두 글자로 할 적에는 인성(印星)이라고 하면 돼.”

“아하, 정편(正偏)으로 구분이 되지 않아서 그렇게 하는 거죠?”

“당연하지. 잘 이해하셨네.”

“이런 거야 너무 쉽죠. 호호~!”

“식신(食神)과 상관(傷官)은 식(食)으로 대신하네. 두 글자로 할 때에는 식상(食傷)이라고 하면 된다네.”

“한 글자로 식신과 상관을 표현할 적에는 식이라고 하고, 식상(食傷)은 구분해야 할 경우에 사용하는 것이네요.”

“맞아, 정재(正財)와 편재(偏財)는 묶어서는 재성(財星)이라고 하고 한 글자로는 재(財)라고 하면 되고.”

“그것은 인성(印星)과 같네요.”

“맞아~!”

“그렇다면 정관(正官)과 편관(偏官)은 살(殺)이라고 한단 말이죠?”

“아니지.”

“아니, 여태 말씀하신 걸로 봐서는 그래야 할 것 같은데요?”

“한 글자로 할 적에는 관(官)이라고 하고, 두 글자로 할 적에는 관살(官殺)이라고 한다네.”

“그렇담 편관(偏官)을 한 글자로 할 적에는 살(殺)이라고 하지만 묶어서 할 적에는 관(官)을 쓴단 말이죠? 왜 그렇죠?”

“그냥 그렇게 사용하는 것이니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보네.”

“알았어요. 그럼 살인상생의 뜻은 편관(偏官)이 정인이나 편인이든 상관없이 생하는 구조라는 뜻인 거죠?”

“그렇지.”

“편관(偏官)이 인성(印星)을 생하면 살인(殺印)이라고 한다면, 정관(正官)이 인성을 생하면 관인(官印)이라고 할까요?”

“물론이네, 그렇게 보면 되고,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일 것이 있단 이야기도 포함해야지.”

“그건 또 뭐죠?”

“상생(相生)~!”

“상생은 이미 살인(殺印)으로 상생이란 뜻이 아니던가요?”

“그런데,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더란 말이지.”

“어머, 그럼 또 뭐가 있어요?”

“그 인(印)이 나를 생(生)해야 하는 것까지 포함해야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 ‘살인상생(殺印相生)’이라는 구조라네.”

“아, 정말 복잡하기도 한 내용을 단 네 글자로 담았다는 이야기네요. 뭔가 대단한 것을 하나 배운 것 같아요. 호호~!”

“이해했으니 다행이로군. 하하~!”

그러자 우창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설명을 보탰다.

“아, 그러니까 갑신(甲申)에 대해서 설명한다면, 신중경금(申中庚金)이 신중임수(申中壬水)를 생하는 것을 살생인(殺生印)이라고 하고, 다시 임수(壬水)가 갑(甲)을 생하는 것이 바로 상생(相生)이란 말인가?”

“그렇다네. 정확히 이해하셨군.”

“이야~! 알고 보니 살인상생이란 뜻을 보면 참으로 멋진 말일걸. 그래서 어떻다는 의미이지?”

“그래서 허약(虛弱)해 보이는 갑신(甲申)의 갑(甲)이지만 절대로 굶어죽지 않는다는 뜻이라네.”

“엉? 그렇다면 그리 썩 좋은 의미는 아니지 않은가? 밥은 먹을 수가 있다는 말은 다른 것은 모두 포기(抛棄)해야 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네.”

“당연하지. 사실 일간(日干)이 편관(偏官)에 앉아있는 모습이 썩 좋다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갑자(甲子)라면 참 좋을 텐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설명하려고 경도 스승님이 갑신을 예로 든 것인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본래의 뜻은 다를 것으로 보네.”

“어떻게 말인가?”

“보통 사람들의 생각에는 ‘갑신(甲申)의 갑(甲)의 상태는 사목(死木)’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을 해 보는 것이지.”

“아, 그래서 경도 스승님이 죽을 지경일 수는 있지만 죽은 나무는 아니라는 의미를 전하고자 했단 말인가?”

“맞아~! 바로 그러한 뜻이라고 이해를 했네.”

“역시~! 고월이 아니면 적천수의 진수(眞髓)를 이해한다는 것은 수박의 겉을 핥고 있는 것에 불과하겠군. 진심으로 존경하네~!”

“너무 그러지 마시게. 하하~!”

“그렇다면 갑신(甲申)에 이어서 언급한 무인(戊寅)도 같은 조건이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당연하지. 어디 자원이 설명을 해 보시려나?”

“어머! 제가요? 고마워요. 문답의 상대로 여겨주셔서요. 호호~! 그럼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느낌을 설명해 볼게요.”

“자원의 이해력이면 그 정도는 충분히 설명될 텐데 뭘. 하하~!”

“자리를 깔아주시니까 한 번 설명해 볼게요. 용감한 소녀는 싸부님이 시키면 뭐든지 합니다. 해요. 호호~!”

“어디~!”

“우선 인중갑목(寅中甲木)이 인중병화(寅中丙火)를 생해요.”

“옳지~!”

“다시 인중병화(寅中丙火)가 천간의 무토(戊土)를 생하죠.”

“정확하게 설명했군. 잘 했어. 그렇게만 정리하면 이제 살인상생의 네 글자를 보면 바로 이해를 할 수가 있을 것이고 또 활용도 가능하겠지?”

“구조에 대해서는 갑신을 빌어서 설명할 수가 있겠지만 그것의 활용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데요?”

“아, 그야 앞으로 배우면 되잖은가. 급하시긴 하하~!”

“아니죠. 내친김에 활용하는 법도 알려 주셔야죠. 그냥 어물쩍 넘어가시면 어째요~!”

“활용법까지 지금 배우겠다고?”

“뭐가 안 되겠어요. 임싸부가 알려주실 능력자이신걸요. 호호~!”

“그렇다면 참고로 설명해 볼 테니까 어디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해 봐.”

“여부가 있습니까요. 어여 말씀해 주소서~!”

“가령 일주(日柱)가 무인(戊寅)이면 살인상생이겠지만, 무자(戊子)라면 그것은 불가능하지.”

“당연하겠네요.”

“그런데 월주(月柱)나 시주(時柱)에 병인(丙寅)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인중갑목(寅中甲木)이 월간(月干)의 병화(丙火)를 생해요.”

“오호~! 그러고는?”

“그 월간병화가 다시 일간무토(日干戊土)를 생해요. 그러면 이것도 살인상생이라고 하는 건가요?”

“옳거니~! 그렇고말고~!”

“그렇다면 단독으로 무인(戊寅)과 비교해서 어떨까요?”

“그것은 장단점이 있겠지. 그것까지 묻다니 참 대단하군.”

“이상하게 임싸부의 말씀을 듣다가 보면 자꾸 궁금한 것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요. 그래서 불쑥불쑥 여쭙게 되네요.”

“매우 바람직하고 좋은 현상이지.”

“무인(戊寅)은 약하지만, 안정적(安定的)이라고 할 수가 있고, 병인(丙寅)의 생을 받는 무자(戊子)는 도움은 크지만 불안정하다고 할 수가 있지.”

“예? 안정과 불안정의 차이인가요? 그건 의외인걸요.”

“안정인 것은 남들이 가져갈 수가 없다는 뜻이고, 불안정은 공격을 받을 수가 있다는 것이지.”

“공격을 받다니요?”

“만약 연간(年干)에 임수(壬水)가 와서 병화를 극하게 되면 불이 꺼질 수도 있지 않겠느냔 말이지.”

“그야 무인이라고 하더라도 신(申)을 만나면 꺼지기는 마찬가지일 텐데요?”

“역시 자원은 참 예리하단 말이야.”

“뭘요. 여태까지 임싸부가 알려 주신 건데요.”

“그나저나 이러한 설명을 들으면서 어떤 생각이 들지?”

“마치 간지들이 살아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맞아. 처음에는 그냥 글자들로만 보이던 것들이 시간이 경과하면서 이해가 깊어지게 되면 이제는 살아서 펄펄 날기도 하고, 두들겨 맞아서 웅크리기도 하고,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기도 하지.”

“정말요~! 그렇게 느껴질 것 같아요. 이미 살인상생을 통해서도 그러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길가의 바위도 자연의 이치를 모르면 죽어있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또한 생명이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야.”

“바위까지요? 나무라면 또 모르겠는데 그건 너무 심한 비약(飛躍)이 아닌가요?”

“하하하~! 그것이 지금의 생각이라고 해 두지. 하하~!”

“쳇, 알았어요. 아직도 저의 공부는 멀었으니까요.”

문득 우창을 돌아보면서 고월이 말했다.

“우창, 이해가 되셨으면 다음을 읽어볼까?”

“덕분에 살인상생을 이해하고 나니까, 뭔가 한 단계 상승한 느낌이 드는군. 다음 구절에는 또 어떤 뜻이 들어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래서 서생(書生)은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는 것이라네. 하하~!”

“다음은 경인(庚寅)과 계축(癸丑)이 나오는걸. ‘야좌양신흥왕(也坐兩神興旺)’이라고 하면 앉은 자리에서 두 신이 흥성(興盛)하고 왕성(旺盛)하단 뜻이 아닌가?”

“맞았네. 그 말이지.”

“경인(庚寅)이라고 하면 금극목(金剋木)인데?”

“그렇다면 보통은 인(寅)이 경(庚)에게 공격을 받아서 무력화된다고 할 수가 있겠지?”

“이미 내가 봐도 그렇게 보이는걸.”

“그것을 깨우쳐 주시려고 경도 스승님이 언급을 하고 있는 것이라네.”

“아마도 속뜻은 그것이 전부 다가 아니란 뜻이로군. 그렇다면 진짜로 이해를 해야 할 것은 뭐지?”

“경인에서 인중병화(寅中丙火)를 고려하지 못하면 헛다리를 짚을 수가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군.”

“병(丙)이 경(庚)을 공격한단 말인가?”

“아마도 그런 뜻이라고 봐야 하지 싶네.”

“어떻게 공격을 하지? 그리고 공격을 하면 오히려 화극금(火剋金)이 되어서 경(庚)이 죽을 상황이 되는 것은 아닐까?”

“그것이 바로 절묘한 ‘양신(兩神)이 흥왕(興旺)’한 이치라네.”

“명료하게 이해가 되지 않으니 답답하군, 자세히 풀어서 설명을 해 주시게.”

“경(庚)은 인(寅)을 공격하고자 하고, 인은 공격을 받지 않으려고 자구책으로 줄기에 가시를 만들었다네.”

“아, 그러니까 가시는 인중병화(寅中丙火)를 말씀하신 거죠?”

“맞아. 자신의 보호벽을 마련한 것으로 이해를 할 수가 있지.”

“이야~! 참으로 멋진 비유(譬喩)에 귀가 뻥뻥 뚫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양신(兩神)이 모두 자신의 힘을 얻어서 능력을 발휘한다는 말인가?”

우창의 질문에 고월이 답을 했다.

“사실 힘이 왕성하다고 하는 것은 조금 과장(誇張)된 의미라고 봐야 하겠지? 어쩌면 이것은 ‘천복지재(天覆地載)’의 이론에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이지.”

“그래서 말이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군. 경도 스승님의 의도가 어디에 있었을까?”

“아마도 이 대목을 쓰시면서 마신 술이 조금 과하셨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네. 하하~!”

“그런 것도 보인단 말인가? 참으로 대단하이.”

“아니, 웃자고 한 말이네. 하하~!”

“그렇지만 경(庚)은 땅이 실어주지 않고, 인(寅)은 하늘에서 덮어주지 않으니 이것은 논란이 생길 수가 있겠는걸.”

“예리한 판단이네. 그래서 이것은 아마도 경(庚)으로 인해서 인(寅)이 죽음의 직전에 해당하는 것처럼 인식하는 견해에 대해서 약간의 반발이라고 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네.”

“아, 그랬을 수도 있겠군.”

“그러니까 액면(額面) 그대로 믿기보다는 경(庚)도 생각보다 강하지 않고, 인(寅)도 생각보다 약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한다면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네.”

“그렇다면 ‘양신흥왕’이 아니라‘ 양신불왕(兩神不旺)’이라고 해야 할 것이 아닌가?”

“멋진 말이네. 이제 우창도 고서의 원문을 뜯어서 고칠 정도의 수준이 되었단 말이 아닌가.”

“무슨 말씀을~!”

“어쩌면 경도 스승님도 그렇게 말을 하려고 한 것이 이렇게 된 것이라고 이해를 하는 것이 오히려 타당하겠군.”

“잘 알았네. 다음의 계축(癸丑)은 어떻게 하지?”

“계축이야말로 ‘양신흥왕’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네. 지지의 축(丑)도 힘이 있고, 천간의 계(癸)도 비록 토극수(土剋水)를 당한다고는 하지만 축중신금(丑中辛金)과 축중계수(丑中癸水)의 힘을 받고서 꿋꿋하게 버티는 것으로 봐서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군.”

“그렇다면, 갑신(甲申), 무인(戊寅), 계축(癸丑)이 모두 이치에 타당하다면 경인(庚寅)을 다른 간지로 바꿔서 이해할 수는 없을까?”

“오호~! 그것참 멋진 생각인걸. 그렇다면 60개의 간지에서 무엇을 넣으면 ‘양신흥왕’에 잘 어울릴까?”

 

“만약에 경(庚)을 넣기로 한다면 참으로 마땅한 배합이 없기는 하네. 경술(庚戌)을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도 생각을 해 볼 수 있겠는걸. 오히려 경인보다는 훨씬 나을 것으로 보겠네.”

“일반적인 생각으로 본다면 어떨까?”

“아마도 토생금(土生金)을 하므로 경(庚)은 강(强)하고 술(戌)은 약하다고 하는 견해도 가능할 수가 있겠지.”

“그렇다면 양신이 모두 왕성하다는 의미를 적용시킬 수도 있을까?”

“가능하지. 왜냐하면 술(戌)은 조열(燥熱)한 기운이 강하기 때문에 경(庚)에게 모든 토기(土氣)를 다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견해(見解)도 있으니까.”

“그렇다면 경인보다는 경술로도 생각해서 ‘양신흥왕’을 이해하는 간지로 삼아보는 것이 좋겠는걸.”

“우창의 말대로 그렇게 봐도 괜찮겠네. 경인(庚寅)은 아무래도 ‘천복지재(天覆地載)’의 원칙에서 벗어나 있으니까 말이지. 원문을 만약에 고친다면, ‘계축경술(癸丑庚戌) 양신흥왕(兩神興旺)’이라고 하잔 말이지.”

자원이 그 말을 듣고는 재미있는지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

“정말 간지(干支)의 연구는 재미있어요.”

자원이 재미있어하는 것을 보면서 고월의 마음도 흐뭇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