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 제11장 간지의 변화 / 10. 열 개의 상징성(象徵性)

작성일
2017-03-15 09:17
조회
2072
[144] 제11장 간지(干支)의 변화(變化)

10. 열 개의 상징성(象徵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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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창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고월이 물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가?”

“명색이 간지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말하겠다는 ‘간지총론’에서 단지 네 개의 간지만을 논할 수는 없지 않을까? 너무 부분적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네.”

“오호~! 예리한걸.”

“그렇다면 이 구절은 좀 이상하군. 간지의 합이 뭐 그리 중요하단 의미인가 싶어서 말이네.”

“사실 경도 스승님은 합충(合沖)에 대해서는 좀 깊이 생각을 하셨던 것 같네.”

“그것은 좋게 말하면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로는 집착(執着)을 한 감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걸.”

“그건 또 왜?”

“다음의 구절에서 ‘지왕희정’은 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네.”

“어떻게 해석을 했기에?”

“의미는 ‘지지(地支)가 왕성(旺盛)하면 안정(安靜)된 것을 좋아한다’는 뜻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겠지.”

“이것은 합이 된 것을 깨면 안 된다는 의미로 봐서 또한 충이 두렵다고 할 수가 있지.”

“뭔가 뜻이 무척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걸.”

“왜 그런 생각이 들었지?”

고월이 다시 묻자 우창은 천천히 자기 생각을 말했다.

“아니, ‘지생천(地生天)’을 말했으면 다음에 나올 이야기는 당연히 ‘천생지(天生地)’라야 하지 않은가?”

“오호~!”

“그런데 뜬금없이 ‘천합지(天合地)’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싶군.”

“그렇다면 합(合)은 생(生)의 오기(誤記)라는 생각인가?”

“당연하지 않은가? 아무래도 합은 생으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일리가 있는 말이로군. 천합지와 천생지의 차이는 글자가 한 자의 차이지만 의미로 생각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하겠네. 그렇다면 뒤의 구절에 대한 해석은 연결이 되는가?”

“이것은 병인(丙寅)으로 예를 든다면, 인(寅)을 병(丙)이 생하는 입주기 변화라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네.”

“그래서?”

“천간이 생을 해주니까 지지는 이미 기운이 왕성하단 말이라고 보네. 그렇다면 안정(安靜)이 되어야 하고, 그것이 기쁘다는 뜻으로 보면 별 무리가 없지 않을까?”

“내가 생각했던 것을 우창이 뒤집어서 가르쳐 주시는군.”

“그래? 고월은 어떻게 생각하셨나?”

“난 그냥 글자 그대로 놓고 풀이하면서 고개를 좀 갸웃거리기만 했지 ‘천합지’를 ‘천생지’로 봐야 한다는 생각을 못 했으니 말이네. 역시 사유가 깊은 우창의 도움을 받네.”

“좀 무례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경도 스승님이 착각하셨을 수도 있고, 누군가 적천수를 옮겨 쓰다가 보면 생을 합으로 바꿀 수도 있으니까.”

“얼마든지 그것이 가능한 것이니까 바꿔서 생각해 보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보네. 그리고 문맥도 이렇게 해놓고 보니까 한 글자의 차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것 같은걸.”

“동의를 해 주셨다면 이 구절의 의미는 이렇게 이해를 해도 되겠네. 여하튼 왕성한 지지(地支)는 충돌(衝突)이 발생하면 혼란이 극심(極甚)해진다는 의미로 보는 것은 틀림이 없겠지?”

“맞아. ‘천합지’에서 ‘지왕희정’에 대한 의미는 서로 맞물리는 느낌이 들지 않았거든. 그렇다면 이 글자는 고쳐서 보는 것으로 해 보세.”

“천간에서 지지를 생하는 경우에는 지지가 왕성해지므로 안정된 것을 좋아한다고 하면 매끄럽게 딱 맞아떨어지는걸.”

“결론은 충동(衝動)은 꺼리고 안정(安靜)은 좋은 것으로 보라는 의미만 이해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군. 우창 덕분에 한 수 배웠네.”

“그렇다면 다음 구절로 넘어가네.”

“지지에 대한 공부도 쏠쏠한걸. 다음은 뭐지?”

 

甲申戊寅 眞爲殺印相生(갑신무인 진위살인상생)


庚寅癸丑 也坐兩神興旺(경인계축 야좌양신흥왕)


 

갑신(甲申)과 무인(戊寅)은

진정(眞正)한 살인상생(殺印相生)이고

 

경인(庚寅)과, 계축(癸丑)은

앉은 자리와 함께 두 오행이 흥왕(興旺)하다.

 

“오호 이제 구체적으로 간지의 특수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지 않은가? 육갑을 외우지 못했더라면 무슨 말인가 싶을 수도 있겠는걸.”

“그래, 육갑을 외우고 보니까 무엇이 보이는가?”

여태까지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자원이 비명을 질렀다.

“어머~!”

“왜 그러지?”

“이게 무슨 말이에요. 살인(殺印)이라뇨? ‘도장을 죽인다.’가 뭐죠?”

그 말에 우창도 고개를 흔들면서 중얼거렸다.

“이번 구절은 좀 어려운걸. 갑신(甲申)과 무인(戊寅)은 알겠는데, ‘진위살인상생’은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는걸. ‘죽인다?’는 말? ‘도장’이라는 말? 상생(相生)은 알겠는데 이것은 도대체 무슨 말이지? 아무래도 고월의 도움이 필요하겠는걸.”

“난 또 무슨 말이라고. 하하~!”

“진즉에 말씀을 해 주지 않은 것이 있단 말이죠?”

자원이 고월에게 따지듯 말하자 고월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랬군. 사실 말을 할 겨를도 없었지. 하하~!”

“괜찮아요. 지금 말씀해 주시면 되니까요. 호호~!”

“살(殺)이니 인(印)이니 하는 말은 명학(命學)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형용사(形容詞)라고 생각하면 되겠네.”

“그래요? 죽인다느니 도장이라느니, 참 이해가 안 되네요.”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식을 하나 알아야 한다네.”

“아직도 알아야 할 공식이 있단 말이에요?”

“아직은 뭘 이제 시작이지. 하하~!”

“여하튼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어서 배워야만 적천수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게 뭐죠? 어서 알려주세요.”

“그것은 오행의 생극에 대한 별명으로 십성(十星)이라고 한다네.”

“열 개의 별이라고요?”

“예전에 고인들은 십신(十神)이라고 하셨지.”

“십신이라면, 열 분의 신령님이라고요?”

“신(神)과 성(星)의 차이가 뭘까?”

고월의 그 말에 자원이 곰곰 생각하다가 말했다.

“보이는 신(神)은 별이고요, 안 보이는 별은 신이에요. 그렇담 결국은 서로 같다는 뜻이네요.”

“거 참 기발한 답이로군. 하하~!”

고월이 웃었다. 그러자 우창도 따라 웃었다. 어찌 보면 자원은 참 맹랑(孟浪)한 면이 있어서 공부하는 데 활력을 주기도 했다.

“고인들이 신(神)이라고 한 것은 아마도 뭔가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한 작용이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라고 보네.”

“그렇담 성(星)은요?”

“성(星)이라고 한 것은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두고 신비(神秘)하게 볼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볼 수가 있지.”

“그런데 성(星)이라고 한 사람은 누굴까요?”

“하충 선생이라고 보네.”

“아, 경순 선생이 말씀하셨던 분이잖아요?”

“맞아. 가능하면 구체적인 직관력(直觀力)으로 상황이든 논리든 풀어가려는 것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이해가 되네요. 그렇담 같은 값이면 신보다 성으로 하는 것이 좋겠어요.”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고월이 동조를 하자 자원이 다시 물었다.

“그런데 별이 몇 개죠?”

“열 개.”

“예? 겨우 열 개밖에 안 되나요?”

“왜 부족한가? 그럼 백 개로 할까?”

그러나 자원이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

“아뇨~! 그럴 리가요. 생각보다 적어서 다행이라는 뜻이에요. 호호~!”

“열 개의 별을 십성(十星)이라고 한다네.”

“하늘에도 열 개의 별이 있잖아요.”

“그게 뭐지?”

“일광(日光), 월광(月光), 수성(水星), 금성(金星), 화성(火星), 목성(木星), 토성(土星), 천왕성(天王星), 해왕성(海王星), 명왕성(冥王星)이 있잖아요.”

“오호~! 재미있는 이야기로군. 하하~!”

“왜요? 말이 안 되는 거죠?”

“말이야 되네.”

“번지를 잘못 짚었나요?”

“그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하늘의 별도 다 알고 있다니 대단하단 말이네. 하하~!”

“이것을 활용할 방법이 없나요?”

“그것은 천학(天學)에서 다뤄야 할 일이라고 봐야지. 지금 우리가 토론하고 연구하는 것은 명학(命學)이란 말이네. 하하~!”

“아, 네.... 그렇군요.”

“다음에 천문학을 배울 적에 활용해 보도록 하면 좋겠네.”

“알았어요. 모처럼 아는 채를 해 보려고 했는데 본전도 못 건졌네요. 호호~!”

“그럼 십성의 구결을 알려줄 테니 잘 들어보시게.”

“옙~!”

고월은 천천히 구결을 외웠다.

 

비아자 비견겁재(比我者 比肩劫財)


아생자 식신상관(我生者 食神傷官)


아극자 편재정재(我剋者 偏財正財)


극아자 편관정관(剋我者 偏官正官)


생아자 편인정인(生我者 偏印正印)


 

“우선 이렇게 구결을 외워야 하네.”

“무슨 의미인지 뜻도 알려주셔야 외우기가 쉽죠.”

“아, 그렇군. 나도 내 생각만 하고 있었네. 하하~!”

“죄송해요. 임싸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무주공산을 헤매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하실지 짐작이 되어요.”

“그럼 하나하나 설명을 해 주겠네.”

“준비 끝났어요. 어서 말씀해 주세요.”

“비아자(比我者)는 비견(比肩)과 겁재(劫財)란 말은 ‘나와 같은 오행이면 비견(比肩)과 겁재(劫財)’란 말이네.”

“아, 의외로 쉬운걸요.”

“그러니까 이것은 무조건 외우는 것이 편할 거네. 의미는 또 설명해 줄 테니까.”

“여기에서 아(我)라고 하는 것은 아마도 일간(日干)을 두고 말하는 것이겠지요?”

“맞아, 그러니까 일간과 오행은 같은데, 음양이 다르면 겁재라고 하고, 음양이 같으면 비견이라고 한다는 공식이네.”

“그야 어려울 일이 없네요.”

“그러니까 자원은 갑오(甲午)일에 태어났으니까 ‘아(我)’가 갑(甲)이 되는 거지. 그리고 나와 같은 음양이 되면 갑(甲)이니까 이것을 비견(比肩)이라고 하고, 음양이 다른 을(乙)은 겁재(劫財)가 되는 거지.”

“아, 그러니까 사람마다 다르단 말씀이네요. 물론 사람마다라고 해 봐야 갑(甲)에서 계(癸)까지 열 가지의 천간이 전부이니까 열 가지의 경우가 있다는 말씀이죠?”

“맞아, 제대로 이해를 했군.”

“알겠어요. 무조건 외워놓고 이야기를 들어야 하겠네요.”

“다음으로 아생자란 ‘내가 생하는 것은 식신(食神)과 상관(傷官)’이라는 뜻이라네. 음양이 다르면 상관이 되고 음양이 같으면 식신이 된다는 것도 겸해서 알아 두게.”

“그렇다면 저의 ‘아’는 갑(甲)이니까 갑이 생하는 것은 병정(丙丁)이잖아요? 병정에서 음양이 다른 것은 양대음(陽對陰)으로 정화(丁火)가 되니까 정이 상관(傷官)이라고 한단 말이죠? 상관성(傷官星)이라고 해야 하나요?”

“오호~! 일식이로군.”

“예? 무슨 말씀이세요?”

“하하~! 내가 방금 지어냈다네. 일식이오(一識二悟)라, 하나를 알게 되면 둘을 깨닫는단 말이네. 좋은 뜻이야. 하하~!”

“괜한 말씀 마시고 공부나 가르쳐 줘요. 호호~!”

“상관이라고 하면 되고 성(星)은 붙이지 않아도 된다네. 그냥 그 공식을 사용할 적에 명칭만 십성이라고 알고 있으면 된다네.”

“임싸부는 병(丙)이죠? 그렇다면 상관은 기(己), 축(丑), 미(未)로군요. 식신은 무(戊), 진(辰), 술(戌)이고요. 맞죠?”

“맞아. 그렇게 대입하면 정확하네.”

“그렇다면 다음 구절을 보죠.”

“그래봐. 어디.”

“아극자는 내가 극하는 것이로군요. 그것은 정재(正財)와 편재(偏財)라고 하니까, 갑(甲)에게 정재는 기(己), 축(丑), 미(未)가 되고, 편재는 무(戊), 진(辰), 술(戌)이로군요.”

“잘한다~! 짝짝짝~!”

“임싸부가 격려해 주시니 힘이 나요. 호호~!”

“잘하고 있어. 다음은?”

“극아자라는 것은 나를 극하는 것이라는 뜻이네요. 정관(正官)과 편관(偏官)이라고 했으니까 갑(甲)에게 음양이 다른 정관은 신(辛), 유(酉)가 되고, 음양이 같은 편관은 경(庚), 신(申)이예요.”

“맞았어. 그렇게만 외워두면 틀림이 없지.”

“생아자는, 나를 생하는 것은 정인(正印)과 편인(偏印)이란 말이로군요. 갑(甲)에게 음양이 다른 계(癸), 자(子)는 정인이 되고, 음양이 같은 임(壬), 해(亥)는 편인이네요.”

“옳지~!”

“또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네요. 물론 각각의 작용은 이제 임싸부가 설명해 주실 거잖아요.”

“당연하지~! 이제부터 매우 중요한 이야기이니까 집중하고 잘 들어봐.”

“어찌 허투루 들을 수가 있어요. 봐하니 진싸부도 집중하시느라고 일체 말도 없으시잖아요.”

그러자 생각에 빠져 있던 우창이 입을 열었다.

“응~! 이름에 포함된 뜻을 생각하느라고. 도저히 글자만 봐서는 종잡을 수가 없단 말이네.”

“자, 서두를 것 없다네. 이제부터 그 뜻에 대해서 잘 풀이를 해 주겠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