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 제11장 간지의 변화 / 7. 통근법(通根法)의 핵심관찰법

작성일
2017-03-12 06:08
조회
2017
[141] 제11장 간지(干支)의 변화(變化)

7. 통근법(通根法)의 핵심관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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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월은 자원의 완강한 표정에서 확신(確信)하고 있다는 것을 읽었다.

“아니 그렇게까지 단정을 한단 말인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하니까요.”

“왜 말이 안 된다는 거지?”

“갑을이 같은 목이라면 같은 삶의 흐름을 타야 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그러니까 음생양사(陰生陽死)의 이론은 갑이 살면 을이 죽고, 을이 살면 갑이 죽는다는 거죠?”

“맞아.”

“그런데 음생양사는 이렇게 적용시키는 것이 맞나요?”

“왜?”

“오행을 음양으로 나눠놓고 다시 음이 생하는 곳에는 양이 죽고, 양이 생하는 곳에는 음이 죽는다는 논리는 바보라면 말이 된다고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만 조금만 이치를 안다면 코웃음을 칠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자원도 그 정도는 알겠다는 말이란 거지?”

“당연하죠. 몇 푼 되지 않는 저의 공부로도 그것은 알겠어요.”

“갑(甲)의 경우에는 말이 된다며?”

“그런데 여기에서 완전히 깨버렸어요. 이건 아니라고 봐요.”

“그렇다면 경도 스승님의 의도를 이해한 것으로 볼까?”

“아, 경도 스승님의 마음이 이랬을 것이란 말씀이죠?”

“아마도.”

“아하~! 정말 그렇겠네요. 그런데 음양생사론이 아직도 존재할까요?”

“당연하지. 아마 아직도가 아니라 앞으로 1천 년이 지난다고 해도 그대로 존재할 것이라고 봐.”

“어머, 왜요?”

“사람은 참으로 변하기 어렵거든. 하하하~!”

“맞아요.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아무도 변하게 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눈치 빠른 사람들이나 이렇게 적천수와 같은 이치를 배워서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지 달리 어쩌겠느냔 말이네. 하하~!”

“그런데 참 이상하네요.”

“뭐가 또?”

“아니, 양간(陽干)은 말이 되는데 음간(陰干)은 말이 안 되니 편법으로 음간도 양간의 흐름과 같이 역행을 하지 말고 순행을 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나마 합리적인 생각이로군.”

“그럼 이렇게 수정해서 적용시키면 될까요?”

“그것도 말이 안 돼.”

“왜요? 그러면 될 것 같은데?”

“그렇게 하기에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거든.”

“무슨 문제요?”

“화토(火土)를 같이 대입하고 있다는 것이지.”

“그건 무슨 말이에요? 화생토(火生土)의 관계가 분명한데요?”

“그러니까 하는 말이지.”

“그건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말씀인데요?”

“병(丙)과 무(戊)는 뿌리가 같다는 논리라네.”

“병(丙)이 미(未)를 만나면 쇠(衰)가 되는데, 무(戊)도 미를 만나면 쇠라는 거지. 이러한 논리는 또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면 정(丁)과 기(己)도 그런가요?”

“당연하지.”

“그렇다면 이미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잖아요?”

“이제 왜 불가능한지를 이해하셨나?”

“왜 그렇게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 건가요?”

“난들 알겠는가. 다만 그러한 이론이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네.”

“참 기가 막히네요. 음양을 잘못 대입한 경우이기도 하지만 오행조차도 잘못 대입한 것이라면 이것은 버려야 마땅한 것이 아닐까요?”

“오호, 자원의 생각에도 그렇단 말이지?”

“기가 막히잖아요. 그런 이론을 이야기한다면 정신이 바로 박힌 사람이라면 뭐라고 하겠어요?”

“아마도 바보가 아닌가 하겠지?”

“그러니까 말이죠. 경도 스승님까지 이렇게 말을 할 정도라면 이미 뿌리가 깊은 문제라는 의미잖아요.”

“잘 이해했네. 그렇다면 이 대목에 대한 이해는 잘 되었다고 봐도 될까?”

“알겠어요. 이치는 낙서에서 나왔다고 하지만 그것을 간지(干支)에 대입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니까 집착하지 말라는 의미에 대해서 명료하게 이해가 되었어요.”

자원이 제대로 이해를 한 것을 보면서 우창도 웃었다.

“우둔한 내가 생각해도 웃음만 나오는군. 이러한 논리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것이 신기할 따름이군. 하하~!”

“말도 말게. 세상에는 참으로 웃기는 이야기들이 수두룩하다네. 하하~!”

“이렇게 하나씩 깨달아가다가 보면 말끔하게 정리가 된 이론을 접하게 되지 않겠나. 경도 스승님께 경의를 표하면서 다음 구절로 넘어가네.”

“중요한 이야기도 좋고, 버리라는 이야기도 좋아요. 공부한다는 것은 이러한 것을 분별(分別)할 능력을 키우는 것이로군요. 호호~!”

 

故天地順遂而精粹者昌(고천지순수이정수차장)


天地乖悖而混亂者亡(천지괴패이혼란자망)


 

천간(天干)과 지지(地支)가 순응(順應)하여 따르면

정신(精神)이 순수(純粹)하여 번창(繁昌)한다.

 

간지(干支)가 일그러지고 순리(順理)를 거스른다면

혼잡(混雜)되어 산란(散亂)하여 패망(敗亡)한다.

 

“이번 구절은 뭔가 느낌이 좋은걸.”

글을 읽고 난 우창이 말했다. 이 말에 고월도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우창의 말이 이어졌다.

“여기에서 말하는 천지(天地)는 간지(干支)를 말하는 것이겠지?”

“맞아. 잘 이해하셨네.”

“순수란 말은 순리(順理)대로 수행(遂行)한다는 뜻이라고 보면 될까?”

“그렇지.”

“그렇게 정신(精神)이 순수(純粹)한 자는 창성(昌盛)한단 말이겠지?”

“틀림없는 이야기네.”

“글은 쉬우나 뜻은 참 어렵군.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지?”

“이 말은 사주의 네 기둥인 여덟 글자가 서로 앞에서 당겨주고 뒤에서 밀어주면 좋다는 이야기라고 해석할 수가 있겠네.”

“그 말은 생을 할 곳에서는 생을 받고, 설을 할 곳에서는 설을 하게 되어서 수요(需要)와 공급(供給)의 적절(適切)함을 의미할까?”

“정확하군.”

“그러한 사주를 타고나게 된 사람은 항상 번창(繁昌)하게 된다는 말이겠지?”

“제대로 이해를 하셨네.”

“우선 말만 들어봐도 그럴 것으로 생각되네. 다시 말하면 음양의 순역과 같은 것은 논하지 말고 오행의 흐름으로 판단하라는 말이 아니겠는가?”

“맞아.”

“그렇다면 어떤 사주가 순수(順遂)하고, 정수(精粹)한 것인지만 알면 해석은 어려울 것이 없겠는걸.”

“이제 앞으로 계속해서 공부하게 되면 이해가 될 것이네. 항상 주의해야 할 것은 조바심일 뿐이지.”

“그렇군. 그런데 이러한 사주를 타고 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희귀(稀貴)하다고 해야 하겠지.”

“하긴,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이해가 되네.”

“이해가 되셨으면 다음 구절을 보세.”

“아, 그렇지. 다음은 ‘괴패(乖悖)’라는 말이 나오는군. 필시 뭔가 일그러지고 거스른다는 뜻이겠지?”

“잘 이해하셨네. 앞의 구절과 대치되는 의미라고 보면 되겠지.”

“그렇다면 혼란(混亂)도 같은 의미로군.”

“뭔가 자연의 이치를 벗어나서 좌충우돌(左衝右突)을 일으키고 있는 장면이 떠오른다면 틀림없다고 하겠네.”

“그렇게 되면 멸망(滅亡)인가?”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니 당연하다고 해야겠지.”

“뭔가 전체적인 간지의 조화(調和)를 말하는 것 같은걸.”

“맞아, 바로 그 이야기라네.”

“오호~! 멋진걸. 이러한 이야기를 해야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니까 경도 스승님이 안타까워하셨군.”

“아마도 그럴 것이네.”

“이거 아무래도, 점점 적천수에 빠져드는 것을 피할 수가 없겠는걸.”

“이해가 되셨거든 다음 구절을 볼까?”

“아, 그렇지. 알았네.”

 

不論有根無根(불론유근무근)


俱要天覆地載(구요천복지재)


 

뿌리가 있고 말고는 논하지 않는다.

하늘은 덮어주고 땅은 담아주는 것을 갖추기를 요한다.

 

우창이 다음 구절을 읽고 풀이했다.

“뿌리가 있고 없고는 논하지 않아도 되지만,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은 천복지재(天覆地載)라.”

우창의 풀이를 듣고서 고월이 물었다.

“여기에서 말하는 뿌리라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알겠는가?”

“뿌리가 뭔가? 의지처를 말하는 것인가?”

“그렇게 봐도 되겠지.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나를 생조(生助)하는 오행을 일러서 뿌리라고 한다네.”

“생조라니?”

“가령 목을 기준으로 말한다면, 생(生)은 수(水)가 되는 것이고 조(助)는 목(木)이 되는 것이라네.”

“아, 그러니까 오행의 생극으로 말한다는 뜻이로군.”

“그렇지. 명학(命學)은 오행학(五行學)이라고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네.”

“그렇다면 뿌리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인가?”

“어떻게 중요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다만 그렇게 중요한 뿌리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천복지재라는 뜻이지.”

“그렇다면 우선 뿌리에 대해서 이해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해하고 말고 할 것이 뭐가 있는가? 오행의 생극만 알면 다 되는 것을 말이지.”

“아니, 뿌리라고 해도 깊은 뿌리도 있고, 얕은 뿌리도 있을 테니 이러한 것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그야 당연하지. 그렇다면 뿌리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볼까?”

“그러니까 말이네. 가령 뿌리라고 하더라도 10할의 뿌리가 있을 것이고, 5할의 뿌리도 있을 것이고, 1할의 뿌리도 있지 않겠는가?”

“당연하지.”

“그렇다면 그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해 주시게.”

“먼저 앞에서 지장간(支藏干)에 대해서 공부한 것이 기억나는가?”

“그야 당연히 기억나지. 오호라~! 지금 그것을 적용시킬 때가 되었나 보군.”

“맞았네. 이제 뿌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면 그것이 기준이 된단 말이지.”

“뿌리에 대한 공식을 뭐라고 이름하는가?”

“이름은 「통근법(通根法)」이라고 한다네. 과히 어려운 뜻은 아니니까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을 것이네만.”

“그렇겠군. 이치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하네.”

“오행의 통근(通根)이므로 천간으로 논할 필요도 없으니 더욱 간단하지.”

가만히 듣고 있는 자원이 나섰다.

“임싸부, 자원도 이해가 될 것 같아요. 오행으로 논한다는 말에서 답이 보여요.”

“어디 자원이 설명해 볼 텐가?”

“우선 목(木)으로 보면, 생(生)은 수(水)가 되므로 해자(亥子)가 이에 해당하고, 조(助)는 목(木)이 되므로 인묘(寅卯)가 되는 거죠?”

“오호 제대로 이해를 하셨군. 그리고 또?”

“목에게 사오(巳午)는 전혀 의지할 곳이 없는걸요. 신유술(申酉戌)도 그렇고요.”

“대략 보면 물론 그렇지. 다만 신(申)에는 임(壬)이 있다는 것을 잊었나?”

“아, 맞다~! 임이 있다면 3할이 되는 건가요?”

“그렇다네. 진(辰)은 또 어떤가?”

“진은 계을무로 325라고 하셨으니까 5할의 수목(水木)이 있어요.”

“맞아. 그래서 5할 미만이면 뿌리가 약하다고 하고, 5할 이상이면 뿌리가 된다고 보는 것이라네.”

“그렇다면 통근에 대해서 순서대로 지지를 나열(羅列)할 수도 있겠는걸요.”

“어디 해 보시게.”

“자(子), 해(亥), 묘(卯)는 10할이죠?”

“맞아.”

“인(寅)은 7할이고, 진(辰)은 5할이에요.”

“맞았네.”

“미(未), 신(申)은 3할이니 통근이 약하다고 하겠어요.”

“잘 이해하셨군.”

“축(丑)은 2할이라서 더욱 약하다고 하겠네요.”

“틀림없지.”

“그 나머지인 사(巳), 오(午), 유(酉), 술(戌)은 전혀 의지를 할 것이 없으니 완전히 불통(不通)이네요.”

“그렇게만 정리하면 틀림이 없겠네. 하하~!”

“화(火)의 입장도 가능하겠는데요.”

“어디 설명해 봐.”

“인(寅), 묘(卯), 오(午)는 10할이고, 사(巳)는 7할, 미(未), 술(戌)은 5할, 진(辰)은 2할이고 나머지는 전혀 없다고 보면 되겠어요.”

“해(亥)에도 3할이 있지 않은가?”

“아, 맞다~! 해중갑목(亥中甲木)은 3할이 되네요.”

“그런 것도 일단 잘 챙겨야 나중에 오류가 생기지 않지. 하하~!”

“맞아요.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빠뜨렸네요. 더욱 조심해야 하겠어요.”

“토(土)에 대해서도 정리가 가능하겠군.”

“물론이죠. 토는 오(午)에만 10할이네요. 술(戌)에는 8할이고, 사(巳), 미(未)에는 7할, 축(丑), 진(辰)에는 5할, 인(寅)에는 3할인걸요. 그 외에는 없다고 보면 되겠어요.”

“잘 정리했군. 금(金)은 어떨까?”

“금은 유(酉)에 10할, 축(丑)에 8할, 신(申), 술(戌)에 7할, 진(辰), 미(未)에 5할, 사(巳)에 3할이네요. 나머지는 없어요.”

“맞아. 그럼 마지막으로 수(水)는?”

“수는 신(申), 유(酉), 자(子)에 10할이네요. 해(亥)에 7할, 축(丑)에 5할, 진(辰), 사(巳)에 3할, 술(戌)에 2할이네요.”

“이제 통근법에 대해서는 졸업을 하셨군.”

“그러니까 이러한 관점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천복지재란 말씀이죠?”

“그렇다네.”

우창과 자원은 통근법(通根法)에 대해서 정리하고 나니까 육갑의 의미가 더욱 살아나는 느낌이 들어서 천복지재의 의미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