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 제10장 간지의 세계/ 22. 지장간(支藏干)을 암기(暗記)하라

작성일
2017-02-27 07:19
조회
2162
[128] 제10장 간지(干支)의 세계(世界)

22. 지장간(支藏干)을 암기(暗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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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제 다음 구절을 봐도 되겠군.”

“아, 맞아, 다음에는 무슨 글이 있는지 살펴봐야지.”

“우둔하고 부족함이 많은 자원도 큰 깨달음을 얻었어요. 선입견의 오류에 대해서 경계하라는 말씀에서 뭔가 느낌이 왔어요.”

“다행이네. 앞으로 더욱 즐거운 궁리가 될 것 같군. 그럼 또 다음 구절에 대해서 읽어보세.”

고월도 자신의 설명이 두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기뻤다. 우창이 다음 구절을 읽으면서 풀이했다.

 

생방파동고의개(生方怕動庫宜開)


패지봉충자세추(敗地逢沖仔細推)


 

생방(生方)은 충동(衝動)을 두려워하고

고(庫)는 열리는 것이 옳다.

 

패지(敗地)가 충돌(衝突)을 만나면

자세하게 추론(推論)해야 한다.

 

“이렇게 되어있는데, 왜 생방(生方)이 나오는지가 의아한걸. 생방이 있다는 말은 사방(死方)도 있단 말인가?”

“그것은 서로서로 알게 모르게 연결이 되어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

“여하튼 생방(生方)은 뭘 의미하는지부터 설명을 들어야겠군.”

“생방은 인신사해(寅申巳亥)를 두고 하는 말이라네. 다만 생방이라고 하지 말고 생지(生支)라고 했더라면 더 타당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드네.”

“경도 스승님도 풍수에 대해서는 상당한 애착을 보인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드는 대목인걸.”

“아마도 그랬을 수도 있겠지. 또 어쩌면 당시의 분위기에서 그러한 압력을 받았을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인신사해는 ‘파동(怕動)’이란 말이지?”

“그렇다네.”

“조금 전에 설명해 준 역학의 관점에서는 이것이 오히려 좋은 징조라고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 뭔가. 하하~!”

“당연하지. 그러니까 명학을 공부할 적에는 명학에 대해서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네.”

“가만, 인신사해는 양지(陽支)라고 하지 않았던가?”

“맞아. 진술(辰戌)은 따로 논하니까 인신사해는 양지라는 말로 해도 되지.”

“오호~! 양지는 충동(衝動)을 두려워한단 말인가?”

“그런 셈이지.”

“아무래도 좀 이상한걸.”

“뭐가 말인가?”

“아니, 양(陽)은 원래 동하는 것인데 동을 두려워한다는 것이 좀 이상하게 생각되어서 말이지.”

“그냥 동하는 것은 좋은데 충동하게 되는 것을 꺼린다는 의미라네.”

“충동과 동은 무슨 차이가 되는가?”

“인목(寅木)과 신금(申金)이 만나면 이것을 충동이라고 하고, 인목(寅木)과 유금(酉金)이 만나면 요동(搖動)이라고 한다네.”

“이나 저나 금극목(金剋木)의 관계가 되는 것이 아닌가?”

“맞아.”

“그런데 충동과 요동의 차이가 뭐지?”

“충동은 밖에서 안으로 와서 치는것을 의미하고 요동은 안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말하기도 하지.”

“그렇다면 지지(地支)의 음양에서 완만한 충은 좋지만 급격한 충은 두렵다는 말인가?”

“옳은 판단이네.”

“인목(寅木)과 신금(申金)이 충동하고, 사화(巳火)와 해수(亥水)가 충동한다는 것은 다른 지지(地支)와는 충동의 작용이 없다고 봐도 될까?”

“가장 강력(强力)한 것을 논했다고 보면 되지.”

“오행으로 대립이 된다면 모두 동하는 것으로 보는 것인가?”

“잘 생각했네. 간지의 이치는 오행의 확장이라고 보면 되니까.”

“무슨 뜻인지는 알 것 같군. 다음 구절을 보도록 하지. ‘고의개’라고 했네.‘창고(倉庫)는 개문(開門)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게 무슨 말일까?”

“필요한 물건을 꺼내려면 문을 열어야 하지 않겠느냔 말이겠지. 하하~!”

“그런데 갑자기 웬 창고가 등장하느냔 말이네.”

“그래서 지지는 천간에 비해서 복잡한 구조를 하고 있다고도 한다네.”

“천천히 설명해 줘봐. 무슨 말인지 당최 모르겠는걸.”

“지지에서의 창고를 설명하기는 좀 복잡하다네.”

“왠지 그럴 것 같지만 그래도 우리에겐 인내심이 있지 않은가. 하하~!”

“창고는 총 네 개가 있다네.”

“그렇게 많은가?”

“이른바, 진술축미(辰戌丑未)를 창고라고 한다네.”

“그것은 왜인가?”

“모든 것은 땅에다가 담아두는 이치라고 보면 되겠지.”

“천천히 설명해 주시게.”

“우선 창고를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해 둬야 할 일이 있다네.”

“그게 뭐지?”

“지장천간(支藏天干)이라네.”

“지에 숨겨진 천간이란 말인가?”

“그렇게 말을 할 수가 있지.”

“이거 뭔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걸.”

“그렇지도 않아. 하하~!”

“여하튼 설명을 들어보세. 지지(地支)에 천간이 숨어있다니 왜 그래야 하지?”

“그야 난들 알겠는가. 하하~!”

“아, 그렇군. 고월이 만든 것도 아닌데 말이지. 하하~!

“삼원(三元)에 대해서 공부했던 기억이 나지?”

“그야, 천원(天元), 지원(地元), 인원(人元)이라고 하지 않았나?”

“맞아, 명학(命學)에서는 그 삼원을 천간(天干), 지지(地支), 지장간(支藏干)이라고 한다네.”

“그렇다면 여태 배운 천간이 천원이었단 말이로군.”

“그대로네.”

“지원은 지금 배우고 있는 것이라고 하면 되겠고.”

“또한 그것도 맞는 말이네.”

“그렇다면 인원은 언제 배운단 말인가?”

“실은 지원에는 인원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네.”

“아, 따로 구분된 것이 아니란 말인가?”

“그렇다네. 지원은 인원을 포함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네.”

“그것은 불합리(不合理)한 것이 아닌가?”

“왜?”

“분명히 따로 존재하는 독립적인 것이어야 하지 않겠느냔 말이지.”

“그렇긴 한데 명학에서는 이것을 구분하지 않는다네.”

“아무래도 조금은 찝찝한걸.”

“뭐 그렇게 생각할 일도 아니라네.”

“무슨 까닭인지 설명을 해 줄 참이로군.”

“인간은 땅을 떠나서 존재할 수가 있을까?”

“그것이 어찌 가능하겠는가. 땅에서 태어나서, 땅을 파먹고 살다가, 다시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일 텐데 말이지.”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가?”

“뭘 말인가? 아하~! 지원에서 살아가는 것이 인원이란 의미?”

“맞았네. 바로 그 의미로 인해서 명학에서는 그것을 묶어서 생각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지.”

“이제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는군. 알겠어.”

“다행이네. 그래서 지장천간을 이해하는 것이 지원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단 말이 되는 것이라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지장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줄 참인가?”

“당연하지. 그냥 줄여서 지장간(支藏干)이라고도 하고, 장간(藏干)이라고도 한다는 것도 겸해서 알아두시고.”

“알았네.”

“혹 누군가 지장간(支藏干)을 지장간(地藏干)이라고 하거든 그 말이 이 말인 줄도 알면 된다는 것도 언급해 두네.”

“그건 또 왜 그런가?”

“천간(天干)과 지지(地支)에서 천지(天地)로 말하기 좋아하는 학자는 지장간(地藏干)이라고도 말을 하니까.”

“그래도 둘 중에 더 정확한 이름이 있을 것이 아닌가?”

“물론 당연히 지장간(支藏干)이 정확한 말이지.”

“그건 또 왜 그렇지?”

“땅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지(支)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지 않은가?”

“아, 알겠네. 고월이 말하는 것이 무슨 뜻인지.”

“그렇다면 되었네. 이제 장간(藏干)에 대한 이야기를 해 드리겠네.”

“기대가 되네~!”

“저도요~! 호호~!”

“이것은 무조건 외워둬야 할 것이네.”

“알았어. 어서 말을 해 주게.”

우창의 독촉을 받은 고월이 장간에 대해서 외웠다.

 

인병갑삼칠(寅丙甲三七)


신임경삼칠(申壬庚三七)


사경병삼칠(巳庚丙三七)


해갑임삼칠(亥甲壬三七)


 

“우선 인신사해(寅申巳亥)의 지장간(支藏干)이네. 이것부터 외우면 되니까.”

“음, 인목(寅木)은 병(丙)과 갑(甲)이 있는데 각각 삼(三)과 칠(七)이란 말인가?”

“그렇지. 병은 3할이고, 갑은 7할이란 말이지. 그렇게 비율이 되어 있다고만 외워두면 되니까 생각보다 간단하다네.”

자원이 말했다.

“괜히 걱정했어요. 이렇게만 되어 있으면 너무 간단한걸요. 호호~!”

“자, 다 이해를 했으면 다음의 구절도 잘 듣고 외우시게.”

그렇게 말하고는 다음 구절을 외웠다.

 

자중전계수(子中全癸水)


오중전정화(午中全丁火)


묘중전을목(卯中全乙木)


유중전신금(酉中全辛金)


 

구결을 본 자원이 말했다.

“아니, 자오묘유는 더 간단하네요? 이건 날로 먹기예요. 호호~!”

“다행이지? 이렇게 고마운 경우도 있다네. 하하하~!”

“너무 쉬워요.”

“자, 이번엔 조금 복잡하니까 주의해서 들어야 하네.”

그러면서 마지막 남은 구결을 외웠다.

 

진계을무삼이오(辰癸乙戊三二五)


술정신무삼이오(戌丁辛戊三二五)


축신계기삼이오(丑辛癸己三二五)


미을정기삼이오(未乙丁己三二五)


 

“와~! 뭐가 이렇게 많아요?”

자원이 깜짝 놀라서 외쳤다. 우창이 가만히 뜯어보더니 말했다.

“뭘 글자만 많지 내용은 간단하군. 진토(辰土)에는 계을무(癸乙戊)가 있는데 각각 비율은 계수(癸水)가 3할, 을목(乙木)이 2할, 무토(戊土)가 5할이라는 말이지 않은가?”

“맞아. 그렇게 외우면 되니까 어렵진 않을 것이네. 하하~!”

“아, 글자의 숫자만 보고 깜짝 놀랐잖아요. 호호~!”

“그래도 가장 많은 것은 사실이니까. 하하~!”

고월이 웃으면서 답을 하자,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던 자원이 말했다.

“임싸부~! 운칠기삼(運七技三)과 어떻게 달라요? 문득 인병갑삼칠을 보니까 그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런 말은 어디에서 들었어?”

“하북원에서요. 바둑 두던 도사들이 그렇게 말을 한 것을 들었어요. 호호~!”

“전혀 다른 말이지. 그것은 기술(技術)이 3할이면 운의 도움이 7할이라는 의미가 아닌가?”

“맞아요.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운이 도와야 이기는 것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바둑을 이기고서도 잘 둬서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고, 운이 좋아서 이겼다고 생각하기도 하지.”

“어머, 임싸부는 바둑도 아시나 봐요?”

“약간의 귀동냥일 뿐이라네. 하하~!”

“미안해요. 괜히 잡음을 넣었네요. 구결을 다 외웠으니까 이제 설명을 들을게요.”

고월이 지장간의 구조에 대해서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인목(寅木)이라는 것은 양목(陽木)이라고도 하는데, 그 이유는 7할의 갑(甲)이 있기 때문이고, 3할의 병(丙)은 비율이 낮아서 거론하지 않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지.”

“일리가 있군. 많은 무리를 따라서 명명(命名)이 되었단 말이겠지?”

“그렇다네.”

“인목(寅木), 병화(丙火), 갑목(甲木)이 어떤 구조로 되어있는 것인지가 궁금하네.”

“놀라운 분석력이군. 인목은 병삼(丙三)과 갑칠(甲七)이 모여 있는 것에 대한 명칭(名稱)이라고 보면 되겠네.”

“그러니까 인(寅) 속에 병갑(丙甲)이 있는 것이 아니란 뜻인가?”

“맞아, 병삼(丙三)과 갑칠(甲七)의 비율로 되어있는 것을 일러서 인(寅)이라고 한다고 생각하면 틀림없다고 하겠네.”

“알았네. 그것은 이유를 따지지 말고 외워야 한단 말이지?”

“당연하지. 일단 외워놓으면 되네. 인신사해의 생방에 대해서 이렇게 이해하면 되는 것이지. 하하~!”

“알았네. 이제 인신사해는 생방이면서 장간의 이야기였다는 것까지도 이해하면 되겠군. 그런데 말이야.”

“오, 또 무슨 궁금한 것이 있는가?”

“천간에서 개별로 존재하던 병(丙)과 갑(甲)이 어떻게 지지가 되면서 한 곳에 존재하게 된 것인지가 이해되지 않아서 말이네.”

“역시 우창은 학자의 자질을 타고 나셨군.”

“괜한 말을 할 필요는 없고. 하하~!”

“자, 그렇다면 인(寅)을 놓고 생각해 보도록 할까?”

“부디 그렇게 해주기를 부탁드리네.”

“사실, 생방(生方)은 생지(生支)라고 해야 한다는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네만 이에 대해서는 또 자세히 알아야 할 이야기가 있다네.”

“맞아, 그런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단 말이네. 어서 들어보세.”

“생지는 임산부(姙産婦)와 같다고 비유를 들 수가 있겠네.”

“임산부?”

“그렇지.”

“그럼 아기를 잉태(孕胎)하고 있는 여인이라는 뜻인가?”

“맞아. 바로 그렇게 개념을 잡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하겠지.”

“좀 더 상세한 설명을 부탁하네.”

“갑(甲)과 병(丙)이 있다는 것은 이해하셨지?”

“그야, 당연하지. 이미 설명을 들었으니까.”

“여기에서 생지라는 말은 낳는 지지라는 뜻에 대해서 주목을 해 볼 필요가 있다네.”

“낳는다는 것은 뭘 뜻하는 것인가?”

“어미가 아기를 낳는다는 것과 같은 말이네.”

“그럼 갑(甲)은 어미가 되고 병(丙)은 아기가 되는 건가.”

“당연하지.”

“오호~! 그것은 생각지 못했는걸. 이미 낳았다는 말은 아닌 것이지?”

“맞아, 뱃속에 잉태를 하고 있는 상태라고 이해를 하면 되네.”

“알겠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설명을 듣고 싶네.”

“여기에 대해서는 다시 또 긴 설명이 필요하니까, 차근차근 설명을 해 보도록 하겠네.”

두 사람은 귀를 활짝 열고 고월의 설명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