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 제10장 간지의 세계/ 20. 생명탄생(生命誕生)의 이치(理致)

작성일
2017-02-25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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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제10장 간지(干支)의 세계(世界)

20. 생명탄생(生命誕生)의 이치(理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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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창은 다시 목을 가다듬고는 계수(癸水)에 대한 항목을 읽었다.

 

계수지약 달어천진(癸水至弱 達於天津)


득룡이윤 공화사신(得龍而潤 功化斯神)


불수화토 불론경신(不愁火土 不論庚辛)


합무견화 화상사진(合戊見火 化象斯眞)


 

계수(癸水)는 지극(至極)히 유약(柔弱)하지만

하늘 나루터에 도달(到達)한다.

 

용(龍)을 얻어 윤택(潤澤)하면

공덕(功德)이 신령(神靈)과 같다.

 

화토(火土)를 근심하지 않고

경신(庚辛)을 논(論)하지 않는다.

 

무토(戊土)와 합(合)하고 화(火)를 보면

변화(變化)의 형상(形象)이 진실(眞實)하다.

 

“음, 계수(癸水)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어렵게 느껴지는걸.”

우창이 내용을 읽으면서도 뜻에 대해서 얼른 느낌이 오지 않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고월을 바라봤다. 고월이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뜻이 어렵기는 한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되는데 이것을 어떻게 풀이할 것인지 기대가 되네.”

“그야 염려할 일이 뭐가 있는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만큼만 생각하고 모르겠으면 또 물어볼 곳이 있지 않은가.”

“하긴 그렇군. 그렇다면 어디 풀이를 해 보세.”

“첫 구절은 ‘계수지약’이로군. 계수는 지극히도 약하다는 말이겠고, 이것은 천간편의 앞에 써놓은 대로 ‘계위지(癸爲至)’를 말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건 이해가 되겠는가?”

“참 그랬었지. 그렇게 말을 하니까 비로소 기억이 나네. 까마득한 옛날의 일인 양 가물가물해서 잊어버렸던 모양이네. 하하~!”

“다시 정리를 해 보면, 을목(乙木)은 유연(柔軟)하고, 정화(丁火)는 유중(柔中)하고, 기토(己土)는 비습(卑濕)하고, 신금(辛金)은 연약(軟弱)하고, 계수(癸水)는 지약(至弱)하니 그중에도 가장 약한 것이라고 해야 하겠는걸.”

“오호~! 과연 그렇군. 아마도 음중지음(陰中之陰)이라서 더욱 그렇다고 하겠는데, 음중지음과 계수를 어떻게 연결하지?”

“계수(癸水)를 물질로 본다면 어떤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야 빗물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자원은 어떻게 생각하나?”

고월은 아까부터 골똘하게 생각에 잠겨 있는 자원에게 질문을 불쑥 던졌다. 자원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자 깜짝 놀라면서 정신 차렸다.

“옙? 아, 임싸부께서 제게 뭐라고 하셨어요?”

“자원은 계수에 대해서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네.”

“아, 그야 물이잖아요. 액체라고도 했던가요? 액체라고 하면 물처럼 흘러서 모이는 것을 말한다고 정리하면 되지 싶어요.”

“그런데 다음 구절에서 ‘달어천진’이라고 한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천진은 제가 살던 곳이잖아요. 설마 그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겠죠? 호호~!”

“천진(天津)은 글자 그대로 봐야 할 거야. ‘하늘로 가는 나루터’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지.”

“그게 무슨 말일까요?”

“하늘에는 누가 살지?”

“옥황상제(玉皇上帝)가 계신다고 하잖아요?”

“맞아. 옥황상제는 만물을 창조하는 신이라고 해도 될까?”

“뭐 안 될 것은 없다고 봐요. 그런데요?”

“하늘나루에 가면 옥황상제를 만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생명을 창조할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 보는 것이라네.”

“아니, 임싸부도 참 뜬금없이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자원은 인체에 대해서 깊은 이해가 있잖은가?”

“깊기는요. 약간의 지식이 있을 뿐이에요. 그런데요?”

“계수를 수컷의 정자(精子)로 보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생각해 볼 수도 있겠는데 이러한 관점으로 한 번 풀이를 해 보잔 말이지.”

“예? 그렇게 생각할 수가 있단 말이에요. 어떻게요?

“지극히 약한 것은 정자가 되고, 그것이 천진에 도달한다는 것은 창조를 위한 나루터가 된다는 것으로 살펴보잔 말이네.”

그 말을 듣고 자원이 곰곰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러니까 임싸부의 귀띔을 듣고 생각해 본다면, ‘달어천진’은 잉태가 되는 것이고, 용을 얻는다고 하는 것은 착상(着床)을 말하는 것이겠네요.”

고월이 다시 물었다.

“착상은 또 뭐지?”

“수정한 난자(卵子)가 자궁의 벽에 자리를 잡고 자라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렇다면 ‘득룡이윤’에서, 윤(潤)은 무슨 의미이지?”

“윤의 반대는 조(燥)가 있겠죠?”

“그렇겠지.”

“자궁의 벽이 윤습(潤濕)하면 수정란(受精卵)이 잘 성장을 할 수가 있지만, 건조(乾燥)하다면 말라서 죽어버리겠죠?”

“아, 이 말이 그 말인가?”

“아마도요~!”

고월이 감탄하면서 말했다.

“정말 오늘 계(癸)의 공부에서는 자원의 도움이 무척이나 큰걸. 이런 것을 우리가 어떻게 알겠느냔 말이지. 하하~!”

“아니에요. 두 싸부께서 모를 뿐이지 웬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을 거예요. 호호~!”

자원의 말을 듣고 두 사람은 서로 바라보고 웃었다. 멋적은 웃음이었다. 우창이 다음 구절을 읊었다.

“자, 다음은 ‘공화사신’이라네. ‘공덕(功德)이 신령(神靈)과 같다.’는 뜻이로군. 갑자기 웬 신령이 등장하지?”

그러자, 자원이 다시 깔깔대며 웃었다.

“호호~! 천지를 창조하는 자가 누구겠어요?”

“그야 조물주가 아니겠나?”

“조물주는 인간일까요? 아니면 신일까요?”

“그야 신이지. 엇? 그렇다면 이미 하나의 생명이 탄생한 것이고, 이로 인해서 신과 같다는 의미로 말을 한 것인가?”

“옛말에, ‘암컷은 낳고 또 낳아서 다함이 없으니 암컷의 골짜기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그것을 계(癸)에서 발견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자원의 말에 깜짝 놀란 우창이 말했다.

“오호~! 진정 그러한 이치가 이 안에 있었단 말인가?”

“자원의 소견으로는 그렇다고 생각되어요. 호호~!”

그 말을 듣고 우창이 감탄했다.

“이렇게 앞뒤가 척척 맞는 설명을 들어보니 과연 계(癸)의 본 모습이 그대로 떠오르는걸.”

그러자 고월이 문득 떠오르는 말이 있었다.

“예전에 어느 화상을 만났을 적에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이라는 경을 읽어 준 적이 있었는데. 그 말이 문득 떠오르는군.”

“무슨 말인데 그러는가?”

“잉태한 처음에는 이슬 같고 안개 같아서 아침에 존재했다가도 저녁에 사라질 수가 있는 것이라고 했거든.”

“맞아요. 처음에 잉태하면 그래서 몸가짐을 정갈히 하고 부부간의 합방도 피하는 것이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지약(至弱)한 계수(癸水)가 결국은 탄생(誕生)의 신비(神秘)한 존재(存在)를 의미하는 것이었단 말이로군. 놀라워.”

우창과 고월은 몇 글자로 이러한 이치를 모두 담을 수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 거듭 감탄을 했다. 우창이 말했다.

“그러니까 계(癸)가 액체(液體)라는 이치는 이렇게 자식을 잉태하는 방법에서도 그대로 부합(附合)이 되는 것이었네 그려.”

“그렇군. 수(水)를 물이라고 하지 않고 액체라고 한 하충 선생의 통찰력도 여기에서 다시 그대로 되살아나는걸.”

“그렇군. 수(水)를 물이라고 하지 않고 액체라고 한 하충 선생의 통찰력도 여기에서 다시 빛이 나네.”

“그것만이 아니지.”

우창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

“여기에서 더욱 놀라운 것을 발견했네.”

“우리가 깨달은 것 이외에 또 무엇이 있었단 말인가?”

“암,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절처봉생(絶處逢生)을 본 것 같군.”

“절처봉생이라니? 끊어진 곳에서 살아나는 것을 봤단 말인가?”

“물론이네. 계(癸)는 원래 천간(天干)의 마지막이지 않은가?”

“그야 당연하지.”

그러자 자원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

“아하~! 진싸부. 정말 대단하세요. 저도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호호~!”

“오호~! 자원도 알았단 말이야? 그럼 어디 말해 봐.”

우창이 자원에게 말을 할 기회를 주자 자원은 신명이 나서 말했다.

“죽음의 계(癸)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는 것이잖아요. 그리고 그것은 다시 갑(甲)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를 저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 말에 고월도 감탄을 하면서 말했다.

“아, 우창은 과연 천부적인 철학자였군. 나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단박에 찾아내다니 놀랍군. 그나저나 경도 스승님도 이러한 것에 대해서 생각이나 하셨을까?”

그러자 우창이 말했다.

“아마도 알고 계셨을 것이네. 그래야 생생불식(生生不息)의 거듭 태어남에 대한 윤회(輪回)의 이치가 그 안에 있음을 볼 수 있었을 테니까 말이지.”

“그렇다면 천간의 순서는 인간 삶의 순차(循次)이고, 계갑(癸甲)은 그것을 이어주는 저승의 강인 계(癸)를 건너서 다시 생명의 탄생인 갑(甲)을 만나는 과정(過程)이었단 말이로군. 과연 놀랍군~!”

“고인(古人)의 지혜는 어디에 닿아있는지 상상도 못하겠는걸.”

“불과 네 구절의 시구(詩句)로 생명 탄생의 이치를 드러낸 것에 대해서 다시 감탄을 금치 못하겠네. 다음 구절을 보도록 하지.”

“자원도 다음 구절이 궁금해요. 어서 읽고 설명해 주세요. 호호~!”

“다음은 ‘불수화토’라고 했네. ‘화토(火土)를 근심하지 않는다.’는 뜻이로군. 이건 앞의 구절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인 것으로 보이네.”

“아마도, 서승 선생의 오행전도론에 대한 주석(註釋)으로 봐야 하겠군.”

“어느 대목과 부합하는 이야기일까?”

“아마도 화토(火土)가 많으면 수(水)가 말라버린다는 의미에 대한 반론(反論)이 아닐까 싶네.”

“그렇다면 ‘화극화(水剋火) 화왕수건(火旺水乾)’에 해당하는 대목일까?”

“그렇겠군. ‘수극화지만, 화가 너무 왕성하면 물은 말라버린다.’는 이야기에 대해서 논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닌가?”

“임싸부, 그렇다면 화세(火勢)가 아무리 왕성해도 계(癸)는 그냥 버틴다는 뜻이란 말인가요? 이슬 같아서 증발된다는 의미는 논하지 말라는 뜻으로 들려서 말이에요.”

“그렇지.”

“설명을 좀 해 주세요. 자원이 생각하기에도 증발이 될 것이라는 말에 공감이 된단 말이에요. 여기에 대해서 설득(說得)이 필요해요. 호호~!”

“물이 증발하면 어디로 갈까?”

“허공으로 흩어지게 되잖아요.”

“그다음에는?”

“그걸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닌가요?”

“구름은 왜 생겨날까?”

“구름이요? 글쎄요.”

“인체에 대해서 아는 것은 많아도 자연의 이치에 대해서는 다소 아는 것이 부족하다고 봐야 하겠구나. 하하~!”

“맞아요. 어서 그 이유를 알려 주세요.”

“구름은 물이 증발해서 허공으로 올라간 것이 뭉쳐서 되는 것이라네.”

“그래요? 그렇다면 화극수(火剋水)가 되면 수증기가 올라가서 구름이 많이 되는 것이네요?”

“그렇게 봐야지.”

“그랬다가 구름이 모여서 다시 비나 눈이 된단 말이에요?”

“그렇겠지? 어디로 가겠어? 하하~!”

“허공으로 흩어지는 줄만 알았어요.”

“경순형님이 그러셨지. 무토(戊土)의 힘으로 하늘의 물방울이 다시 땅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고.”

“그렇다면 증발해서 물이 줄어든다고 해도 없어지는 것이 아니잖아요?”

“당연하지.”

“아하, 그렇다면 뭐, 화가 많아서 말라버린다고 해서 두려워할 일은 아닌 것이 맞네요.”

“그럼 이해된 건가?”

“물론이죠. 그런데 화(火)는 그렇다고 하고, 토(土)는 어쩌죠?”

“그것은 또 ‘수약봉토(水弱逢土) 필위어색(必為淤塞)’의 항목에 대한 반론으로 생각을 해 볼 수가 있겠지.”

“그 글자의 뜻은 ‘수가 약한데 토를 만난다면 반드시 진흙이 되어서 막힌다.’는 말로 보이는데요. 그런가요?”

“맞아, 그러니까 물이 막혀버리는 것도 결국은 증발하는 것과 그 의미를 같이 두면 되겠지?”

“그래서 묶어서 화토(火土)라고 하셨나 봐요. 그런데 증발해봐야 다시 구름으로 되돌아온다는 이치를 생각하면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것으로 볼 수가 있겠어요.”

“그렇다면 이해가 되셨군. 다행이네. 다음 구절을 볼까?”

그 말을 듣고 있던 우창이 다음 구절을 설명했다.

“다음은 ‘불론경신’이라고 했네. ‘경신금(庚辛金)은 논하지 말라’는 것이 무슨 뜻일까?”

“아마도, 수뢰금생(水賴金生) 금다수탁(金多水濁)이 아닐까?”

“아니, 금이 많으면 금생수(金生水)가 되어서 수(水)가 범람(泛濫)한다는 말은 혹 일리가 있지만 탁해진다는 것은 무슨 뜻인 거지?”

“맞아, 아마도 금다수범(金多水泛)을 잘못 썼던가, 다른 의미가 있었을 것으로 봐야 하겠군.”

“잘못 쓴 것에 대해서는 버려두더라도, 다른 뜻이란 무엇일까?”

“어떤 이론을 볼라치면, 계(癸)는 지약(至弱)이라서 금이 있어도 금생수(金生水)를 못한다는 설이 있었거든. 그러한 관점으로 쓴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해 볼 수가 있겠네.”

“그건 또 무슨 말이지?”

“아마도, 느낌으로 본다면, 병이 든 새끼는 어미의 젖을 빨 힘도 없어서 아무리 먹을 것을 줘도 흡수가 되지 않아서 소용없다는 뜻일 수도 있지.”

“그게 말이 되는 이치인가?”

“물론 말이 안 되지. 그래서 경도 스승님이 뭐라고 하시는 것 아닌가?”

“경신금이 계(癸)를 생하지 못한다는 말은 논할 가치가 없다고?”

“맞아, 아마도 그런 뜻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봤네. 하하~!”

“역시 시원시원하신 경도 스승님이시군. 완전히 동감이네. 하하~!”

“그건 자원이 생각해 봐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알겠어요. 다음 구절을 읽어봐요.”

“자원도 공부에 참 열성이시구나.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군. 하하~!”

“당연하죠. 공부는 기회가 왔을 적에 몰아쳐야 한단 말이죠. 호호~!”

“자, 그럼 자원의 열정에 힘입어서 마지막 구절로 들어가네.”

“어서요.”

“보자. ‘합무견화’라고 했군. ‘무토(戊土)와 합을 하여 다시 화(火)를 본다.’는 것은 확실해 보이는데, 다음 구절까지 봐야 하겠는걸.”

“그렇군. 계속해 보시게.”

“마지막은, ‘화상사진’이라, ‘화상(化象)이 참되다고 한다.’는 말이로군. 화상은 무계합화(戊癸合火)를 말하는 것 같은데 맞는가?”

“그런가보군. 어디 풀이를 해 볼 수가 있겠는가. 우창?”

“해 보지. 그러니까 무(戊)의 중력(重力)을 계(癸)의 수증기(水蒸氣)가 만나면 구름이 되어서 땅에 떨어질 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가 있겠지?”

“당연하지.”

“그런데, 다시 불을 만나면 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닐까? 뭔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걸. 그런데 이것이 제대로 된 변화(變化)의 형상(形象)이라고 한다는 것은 납득이 안 되는걸.”

“그것은 증발시킬 적에 화(火)랑은 역할이 다르다는 의미라네.”

“어떻게? 같은 화가 아니란 말인가?”

“다르지. 증발시키는 화도 있지만 눈을 비로 만드는 화도 있단 말이네.”

“그건 또 무슨 말인가? 하나의 화가 하는 일이 그리도 다양하단 말인가?”

우창이 이해 못하고 다시 묻자, 이번에는 자원이 재빠르게 알아듣고서 설명했다.

“아, 임싸부, 자원이 생각하기에는 무계합(戊癸合)을 했는데 화(火)를 보게 되면 빗물이 되어서 산천초목(山川草木)에게 감로비가 되지만, 화를 만나지 못하면 서리와 눈이 되어서 천지의 초목을 모두 얼어붙게 해서 죽여 버리게 된다는 뜻인가요?”

“정확하게 핵심(核心)을 이해했군. 대단해~! 하하~!”

“그게 그 뜻이었나? 그러니까 겨울의 눈과 여름의 비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하신 거란 말이지?”

“달리 볼 방법이 없으니 그 뜻으로 해석을 하는 것이라네.”

“언뜻 생각하기에는 무계합화(戊癸合火)하면 계(癸)의 본성(本性)을 버리고 불을 따른다는 느낌이 살짝 들어서 혹 그렇게 설명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해 봤는데 그건 아니었군.”

“사실은 여기에 대해서 오해(誤解)도 많이 발생하곤 했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