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 제2장 태산으로 가는 길/ 8. 풋내기 도사(道士)

작성일
2017-01-0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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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 제2장 태산으로 가는 길 


8. 풋내기 도사(道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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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에서 태산으로 가는 길은 녹록지 않았다. 3천여 리의 머나먼 길이다. 우창은 장안을 떠난 후로 쉬지도 않고서 열심히 태산만을 향해서 걸었지만, 이미 한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러갔다. 그래도 사부님과 다닐 적에는 서로 이야기도 나누면서 또는 궁금한 것은 물어가면서 그렇게 다녀서인지 지루한 줄을 몰랐는데, 혼자서 목적지를 향해서 길을 간다는 것이 이렇게도 고단한 일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처음에는 급한 마음에 얼른 태산으로 가서 심곡자를 만나게 될 마음으로 서둘렀지만, 점점 몸도 마음도 지쳐가게 되자 오히려 유람객이 되어서 중간에 멋진 풍경이나 명승지가 나타나면 둘러보면서 즐기는 여행으로 방향을 바꿨다. 오가면서 보고 듣는 것이 모두 공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한몫했다.

낙양(洛陽)과 정주(鄭州)를 지나고 개봉(開封)을 바라보고 길을 가다가 도중에 백사진(白沙鎭)이라는 조그마한 성곽을 지나게 되었다. 그런데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이 성의 한곳에 매우 영험한 도사가 살고 있다는 말을 하는 것이 귀에 들어왔다. 원래가 개 눈에는 뭣만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이 우창이 그동안 자나 깨나 음양오행의 진리에 대해서만 생각을 하다 보니 그러한 이야기를 들으면 한번 가서 만나보지 않고는 좀이 쑤셔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갈 길도 바쁘지만, 잠시 걸음을 돌려서 그 도사가 살고 있다는 곳을 물어서 찾아가 보니 의외로 찾기가 수월했다. 많은 사람이 찾아오기 좋으라고 그랬는지 집 앞에다가 큼지막하게 「백발도사」라고 써 붙여놓았기 때문이었다.

“실례합니다. 도사님 계십니까?”

“예. 안으로 들어오시오.”

안에서는 의외로 젊은 사람의 거들먹거리는 목소리가 울려 나왔다. 우창은 아마도 사무를 보는 사람이겠거니 하고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방안은 그 사람 혼자만 앉아있었고 다른 사람은 없었다.

“저, 도사님이 계신다기에 한번 와봤습니다만...”

“아, 잘 오셨소. 내가 바로 백발도사요.”

“그러시군요. 전 또... 상호가 백발도사시기에...”

“아, 머리가 하얗게 되지 않았다는 말씀이시로군.”

“예, 그렇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 백발은 그 백발이 아니라 백발백중(百發百中)의 백발(百發)도사라오. 하하.”

“그렇다면 도사님의 법력이 참으로 대단하신 모양이군요.”

“당연하지. 나는 이미 천지도(天地道)를 통했거든.”

우창은 나이도 젊은 녀석의 하는 꼴을 보자 속이 비비 꼬였다. 이런 한심한 녀석이 있어 사람들이 점을 친다고 하면 모두 헛된 일이라고 비웃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니까 ‘너와 같은 놈들 때문에 사부님 같은 지혜로운 분들도 덩달아 사기꾼 취급을 받게 되는 거다.’라는 생각으로 그 자리에서 밟아주고 싶었다.

 

그렇지만 초면에 그럴 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일단 꾹꾹 눌러 참고서 하는 짓거리나 보자고 하는 속셈으로 일단 눌러앉았다. 한바탕 골탕을 먹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차근차근 파고들기로 했다. 진상도에게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거짓을 벗겨내면 실체만 남아서 또렷하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현실적으로 확인하니까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도사님이 그렇게도 용하시다고 주변에 소문이 파다하게 난 것을 보니 제가 잘 찾아왔나 봅니다. 참으로 다행이군요.”

“당신은 오늘 수지맞은 겁니다. 나를 찾았으니까 망정이지 다른 사람을 찾았다면 완전히 망한 거지.”

“다른 사람이라면 이 고을에 또 다른 도사가 있습니까?”

“저기 앞 동네에 가면 사기꾼 한 사람이 있는데 정말 엉터리라구.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거든.”

“아, 그렇군요. 그렇다면 더욱 마음이 놓입니다. 우선 도사시니까 제가 뭘 물어보려고 왔는지 아시겠네요. 백발백중의 실력으로 저를 정신이 나가버리게 한번 놀라운 능력을 발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을 던져놓고서 무표정하게 앉아서 이 자칭 도사의 얼굴만 바라봤다. 도사는 흘낏 우창의 얼굴을 살펴보더니만, 손가락을 꼽작꼽작하는데 천지반(天地盤)을 돌리는 것도 아니고, 생기복덕(生氣福德)을 찾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시늉만 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잔재주는 이미 사부님을 통해서 틈틈이 배워뒀기 때문에 능히 알아볼 정도가 되었던 것인데 여기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될 줄은 몰랐다.

“어허, 벼슬이 하고 싶구만.”

“예? 그렇게 나오나요?”

“그렇구먼 그려... 천권성(天權星)이 동했으니 벼슬길이 열렸는데 백호장군(白虎將軍)이 길을 가로막고 있구먼.”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백호장군은 통돼지를 좋아하는데, 한 마리 바치기만 하면 아무리 못 해도 향리(鄕吏) 정도는 땅 짚고 헤엄치기보다 쉽겠구먼. 어떡할라우?”

“예? 뭘요?”

“통돼지를 한 마리 백호장군께 바치겠느냔 말이오.”

“통돼지라...”

“왜? 하기 싫으우?”

“우리 사부님에게 여쭤보고 결정을 해야 하는데...”

“사부님이 뭘 알아? 이 백발도사가 알지.”

“그래도 저는 사부님이 가장 무서워서요.”

“그래? 사부님이 누군데?”

이제 아예 반말이다.

“그놈 순 사기꾼이네.”

“왜요?”

“자기 제자가 벼슬길이 이렇게 콱콱 막혀 있는 것도 모르고 이렇게 허송세월을 시킨단 말이야?”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그런 것 같아요.”

“당장에 스승인지 사기꾼인지 때려치워.”

“그렇군요. 그런데 제가 지금 어디로 가려고 하는 것인지 혹 아시겠어요?”

“그걸 왜 몰라. 스승에게 가서 통돼지를 바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물어보려 갈 참이잖아. 그런데 물어봐야 하지 말라고 할 거야. 원래가 스승이라는 사람은 제자의 앞길을 막기만 하거든.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 당장 때려치우라고.”

“그럼 제가 사부님께 배운 것과 백발도사님이 알고 계신 것과 한번 겨뤄보면 어떨까요? 만약에 제가 진다면 스승님을 당장 버리고서 백발도사님을 찾아와서 일평생 수족 노릇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말에 귀가 솔깃~한 모양이었다. 잠시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얼른 대꾸한다.

“그러지, 아마도 후회를 하게 될 거야.”

‘이 녀석아 누가 후회를 할 것인지는 조금 후에 보자고...’

이렇게 속으로만 대꾸한 우창은 백발도사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밖에는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서 큰소리로 외쳤다.

“길을 가시는 여러분께 아뢸 말씀이 있소이다. 지금 이 촌놈이 백발도사님이랑 내기하기로 했습니다. 어서 이리 와서 두 번 다시 보기 어려운 구경을 하시오.”

그러자 사람들이 금세 왁자하게 모여들었다. 원래가 구경거리가 없는 마을인지라 행여나 좋은 구경을 놓칠세라 너도나도 하던 일을 멈추고 나와 보니 백발도사와 행인인 것으로 보이는 젊은이였다.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을 잠시 기다린 우창이 다시 큰 소리로 말을 이어 갔다.

“지금 제가 용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백발도사님이랑 누가 잘 맞히는지에 대해서 내기를 했습니다. 제가 이기면 이 사람이 제게 절을 세 번하고 스승님이라고 부르기로 하고, 제가 지면 이 사람에게 일평생을 머슴으로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렇지요?”

우창은 다시 한번 다짐하였다. 아까와는 약간 말이 달랐지만, 도사도 그렇지 않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인지라 그렇다고 대답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야 물론이지. 혹 나중에 두말하면 안 돼.”

“어르신들 지금 둘이서 약속한 것을 들으셨을 테니 모두 증인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내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내기는 세 가지를 하려고 합니다. 우선 누구든지 자신의 그릇에다가 그 속에 무엇이든 좋으니 담은 다음에 이 앞에다가 내어놓는 것입니다. 누가 문제를 내겠습니까?”

이렇게 말하고서 모인 사람들을 주욱 훑어봤다. 사람들은 누가 뭘 들고 나오나 하고 두리번거렸다. 그러자 한쪽에서 영감님이 짚으로 만든 그릇을 들고 나타났다. 그 모양은 병처럼 생겼는데, 마른 곡식이나 그런 것을 담아두는 용기로 사용하는 물건이었다.

“저기... 이런 것도 괜찮을런가 모르겠구먼....”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보시는 대로 여기 물건이 나타났습니다. 이 물건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맞히면 되는 것입니다. 그럼 우선 백발도사님께서 말씀하도록 하고 저는 나중에 말하겠습니다.”

이렇게 말을 하고서는 백발도사의 얼굴을 살폈다. 그는 애써서 희희낙락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으나 내심으로는 대단히 난감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우창은 모른 채 하고서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을 것인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예전에 배운 적이 있는 단시점법(斷時占法)을 편법으로 개조해서 써볼 작정이었다.

우선 일진(日辰)을 보고서 괘를 뽑았다. 오늘은 갑자(甲子)일이다. 갑은 9이고, 자도 9이니 두 수를 합하면 18이고 지금의 시진(時辰)은 오시(午時)이니 9라서 세 수를 합하니 27수(數)에 해당하여 용괘(龍卦)가 나왔다. 일단 점괘(占卦)가 용으로 나왔으므로 저 노인의 그릇 속에 든 것을 유추(類推)해야 한다.

그러나 그 속에 든 것이 용일 수는 없다. 용은 상상의 동물인지는 몰라도 지금으로는 실체가 없는 동물인 까닭이다. 그렇다면 여기부터 판단을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사부님으로부터 배웠다. 사부님은 잔재주라고 하셨지만 이런 기회에 한 번 시험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같이 따라다니면서 몇 차례 재미있는 결과를 보고 감탄했던 경험이 있기에 그것만 믿고서 큰소리를 쳤던 것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우창도 내심 조바심이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 도사가 빗나갈 것은 알겠지만 자신도 전혀 맞히지 못하면 또한 웃음거리가 될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실, 잔재주면 어떻고, 정통방법이면 또 무슨 상관이겠는가 싶은 생각을 평소에 하고 있던 터였다. 그래서 사부님이 알려 준 단시점법이라면 결코 허망한 결과를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예전에 장안의 어느 영감에게서 꾸지람을 듣던 장면이 문득 떠올라서 쓴웃음을 지었다.

우창은 다시 생각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생긴 형상은 용처럼 생겼다고 가정하면 긴 형상이다. 그리고 용은 뱀과도 닮았다. 그렇다면 저 안에는 뱀이 들어있을 것일까? 그런데 뱀이라고 하기에는 용의 발이 걸렸다. 발이 있는 뱀은 없기 때문이다.

‘음..... 뭐지.....? 발이 달린 뱀.....’

혹 일진에서 힌트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일진을 살폈다. 일진은 갑자(甲子)였다. 그렇다면 자(子)는 수(水)가 되고 검은색이다. 그리고 숫자는 9가 된다. 우창은 다시 정리했다. 용처럼 길게 생겼고, 검은색이고, 발이 있고, 문득 독룡(毒龍)이나 독사(毒蛇)는 독이 있다는 생각까지 미치자 비로소 대략 그림이 그려졌다. 그것은 지네였다. 그렇게 생각을 한순간 문득 눈을 들어 앞을 보니 구경꾼들의 발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아하, 사부님께서 조짐을 활용하라는 말씀이 이것이었구나.’

이렇게 자연은 어떤 조짐을 계속해서 암시적으로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면서 비로소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리고 백발도사를 바라보니 자신과 마찬가지로 끙끙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사실 여기에서 부담을 느낄 사람은 백발도사이다. 이미 동네 사람들에게 도사로 소문을 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더욱 머릿속이 복잡할 것이라는 정황도 짐작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 지네가 살았겠느냐 죽었겠느냐가 문제인데, 지네가 살아있다면 저 그릇은 뚫고 나올 것이었다. 그놈은 조그마한 틈만 있어도 파고드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은 것으로 생각을 했다. 이것은 점괘가 아니라 상식으로 판단을 하는 것이지만 상식도 훌륭한 점괘라는 임기응변(臨機應變)의 묘리(妙理)를 스승님에게서 보고 배운 바가 있었다.

다음에는 몇 마리가 들어있을까를 생각했다. 그러면서 옛날에 사부님이 어느 농부의 바구니 안에 오리가 열세 마리 있을 것이라는 점괘를 보고 참 신기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우창에게 숫자까지 맞추는 것은 무리여서 자신이 없는 것은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무엇이든 감당을 할 수가 있는 선에서 답을 구하는 것이 옳다고 배운 까닭이다.

“자, 백발도사님 이제 말씀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자 우창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백발도사가 조금도 망설임이 없이 큰 소리로 외쳤다. 적어도 기세에 눌리지 않겠다는 마음은 살아있었다.

“저 속에는 콩이 들어 있구만요.”

자신이 있다는 듯이 그렇게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주인이 뭐라고 하려고 하는 것을 본 우창이 얼른 소리를 질렀다.

“자, 주인께서는 잠시만 기다려 주시오. 제가 아직 말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답변을 들으시고 속의 물건을 꺼내어서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아, 알겠소.”

그 영감은 흥미롭다는 듯이 이렇게 말하고서는 조용하게 물러났다. 사람들의 눈은 일제히 우창의 입으로 모였다.

“저 속에는 지네가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그 지네들은 모두 죽어있는 것이로군요. 몇 마리나 될까요? 전 아직 그것까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지네는 틀림없습니다.”

이 말은 들은 사람들은 웅성거렸다. 그 망태기는 마른 곡식을 담는 망태기지 지네 같은 종류를 담기에는 적당한 형태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릇 임자에게 눈길을 주었다.

“이제 그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한번 보여주시지요. 실은 저도 그 속이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합니다.”

그 영감은 망태기의 중간을 풀자, 묘하게도 그 망태기는 중간을 분리해서 열 수가 있게 되어있는 구조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는 마른 지네가 나왔다. 순간 모여 있던 사람들은 모두 감탄을 절로 했다. 우창이 물었다.

“어르신, 그것은 웬 지네입니까? 그 망태기는 지네를 담기에 적합하지 않은 망태기인데 그런 곳에 담게 된 연유도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참 용하시구먼요. 동생 집에 갔다가 무릎이 아프다고 했더니만 말린 지네의 가루가 좋다면서 평소에 한 마리씩 잡아서 말려놓은 것이 있다고 줬습니다. 마땅한 함지가 없어서 그냥 들고 오기도 그렇고 해서 망태기에다 담아가던 중입니다.”

지켜보던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지만, 백발도사는 생각이 달랐다. 큰소리로 항의를 하는 것이었다.

“이건 사기다. 두 사람이 짜고서 나를 골탕 먹이려고 꾸민 작당이니 이것은 무효이다. 누가 그런 망태기에다 지네를 담는단 말인가?”

이 말을 들은 주변의 사람들은 그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다시 두 번째의 시합을 통해서 결정을 내리도록 하자는 쪽으로 갔다. 이번에는 우창도 신중하게 생각을 하고서 백발도사에게 부탁했다.

“실은 저 영감님은 지금 처음 뵙는 분입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의혹도 가능하다 생각되니 이번에는 도사님이 아는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을 골라서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물건으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도사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자기가 아는 사람 중에 적당한 대상이 있는지를 열심히 물색하고 있는 틈에 우창은 조용히 단시점의 작용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참으로 감탄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허투루 대할 것이 하나도 없겠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백발도사는 자기가 맞출 수가 있을 만한 것을 물색하느라고 눈알을 바쁘게 굴리고 있었다.